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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포용적 국토균형발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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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과 치료법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은 밀도가 높은 대도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한다. 그 래서인지 코로나19 이후에는 재택근무, 언택트(un+contact, 불필요한 대면접촉 최소화) 소비 등 도시적 삶의 방식이 우선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신산업 중심의 산업재 편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크다. 재택근무를 위한 화상회의, 모바일을 통한 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일반화되고, 중장기적으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원격의료 시장의 성장까지도 예상된다.

지난 3월 구인구직 플랫폼인 사람인의 조사에 의하면, 대기업 60.9%, 중소기업 36.8%

로 대기업의 재택근무 비율이 높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73.3%), 정보통신 · IT(58.8%) 등 대도시 지향 지식기반 활동의 재택근무 비율이 높은 반면, 기계 · 철강(14.3%), 건설 (20.8%) 등 현장근무가 필수적인 업종은 그 비율이 낮다. 사람인의 조사는 대도시는 전 염병에 맞서 생활양식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 력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지역들 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욱 쇠퇴할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불평등과 경제적 불 안정에 대응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포용적 국토발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하였다. 국가 간 이동제한, 산업 활동 중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이른바 그레이트 록다운(Great Lockdown)은 거의 모 든 국가의 경제활동을 위축시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 4월, 코로나19 사태 의 영향을 반영하여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무려 6.3%p나 하향조 정하였다.

2021년 경제성장률을 5.8%로 제시한 것은 다소 긍정적이지만, 이번 하반기부터 전염 병이 시들해지고 각 주요국들의 봉쇄 노력이 점차 풀릴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가정을 전제 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는 분명하다. 그레이트 록다운으로 올해 세계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억제책은 팬데믹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포용적 국토균형발전 방향

박경현 |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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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호 2020 June

공간은 질병에 맞서 진화해왔다

해결을 위해 불가피하지만, 이로 인한 경제 충격은 무역 및 글로벌 가치사슬 붕괴에 따라 세계 각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Jarad Diamond)는 유행병으로 찾아오는 전염병 들의 공통점을 지적한다. 첫째, 질병들은 감염된 환자 한 사람으로부터 그 부근의 건강한 사람들에게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전파되어 단기간에 전체 인구가 질병에 노출된다. 둘 째, 급성병이므로 단기간에 죽거나 완치된다. 셋째, 운 좋게 회복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체 가 형성되어 면역력이 생기므로 그때부터 꽤 오랫동안, 경우에 따라서는 평생 동안 그 질 병이 재발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 질병들은 대체로 인간에게만 발생한다. 유행병을 일으키는 세균들은 대개 토양이나 다른 동물의 몸속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Jarad Diamond 1998).

인류의 역사는 질병과의 전쟁으로 점철되었다.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 페스트, 홍역, 콜레라 같은 질병은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 하지만 공간은 강력한 질병에 맞서 항상 진화하였다. 콜레라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사례를 보자.

산업혁명은 도시인구 증가와 거주 여건의 악화를 동시에 초래하였다. 산업혁명이 태

<그림 1> 2020년 세계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주: IMF는 코로나19발 악영향을 반영하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거 하향 조정했음.

자료: https://www.imf.org/en/Publications/WEO/Issues/2020/04/14/World-Economic-Outlook-April-2020-The-Great-Lockdown-49306 (2020년 4월 20일 검색).

(단위: %)

2019년 10월 2020년 1월 2020년 4월

글로벌 선진국 신흥국 미국 유로존 중국 일본 한국 영국 인도 8

6

4

2

0

(2)

(4)

(6)

(8)

(10)

-6.5 -1.2

-5.2

-7.5 -5.9

-1.0

-6.1 -3.0

3.4 3.3

1.7 1.6

4.6 4.4

2.1 2.0 1.4

0.5 0.7 2.2

1.4 1.4 7.0

5.8

2.2 1.9 1.3

5.8 6.0

1.2

(3)

동했던 당시에는 도시 공중보건 위생에 대한 개념이 미약했다. 19세기 콜레라에 오염 된 물이 공급되고, 이 물을 사용한 사람들이 질병에 감염되었다. 콜레라균은 심한 설 사를 하게 만들고 물속으로 스며들어 피해를 확산시켰다. 산업활동으로 사람들과 물 자의 왕래가 많아지면서 콜레라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속하게 퍼졌다. 콜 레라가 수많은 사상자를 낸 이후, 도시는 법 · 제도 정비와 공간계획을 통해 상하수도 체계, 화장실 시설을 개선하였다. 감염병에 취약한 빈민구역을 정비함으로써 콜레라 의 확산에 맞섰다.

2003년 사스 사례도 유사하다. 사스가 확산되던 2003년, 중국의 소비자들은 외출을 꺼렸다. 대신 인터넷을 활용하여 집에서 하는 온라인 쇼핑이 급속하게 증가하였다. 이즈 음 알리바바는 온라인 C2C(Customer-to-Customer) 쇼핑몰 플랫폼인 타오바오를 오 픈하고 온라인 소비문화의 변화를 이끌었다. 사스 발병은 언택트 소비를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오프라인 상점은 온라인 시장에 우위를 내주기 시작했다. 백 화점, 소매점, 물류창고 등의 입지는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변화하였다. IT 기술 발달과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은 오프라인 중심의 기업이 창고, 매장, 배송 등의 공간입지 전략을 수정하게 만들었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이커머스(e-commerce)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소 비 패턴과 주도적인 유통 채널의 변화를 가져왔다. 알리바바는 2007년 홍콩증시,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되었고, 현재는 금융, 물류, 편의점, 클라우드 등 여러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질병과 관련된 위 사례들의 공통점은 도시는 강력한 질병에 맞서 산업 및 공간 구조 혁 신을 통해 질병과의 전쟁에서 결국 승리하였다는 점이다. 콜레라로 인해 도시의 상하수 도 체계가 정비되었으며, 사스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고 전통적 소매공간 구조가 변화하였다. 원인과 치료법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이 일단 퍼지기 시작하면 밀도가 높은 대 도시는 경제적, 인구적 측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도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 질병들은 도시의 창조성, 혁신성에 무릎을 꿇어왔다.

질병의 전파를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경제적, 지리적 분리다. 국가 간 이동제 한, 교역 감소, 일상생활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바이러스의 직접 전파를 완화한다. 하지만 밀도가 높은 대도시는 경제적, 지리적 분리에도 불구하고 질병 전파의 가능성이 높다. 도 시의 높은 밀도가 팬데믹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이유다.

전염병의 확산에 있어 밀도는 매우 중요하다. 이는 코로나19 전파 속도가 여타 도시들 보다 빨랐던 도시들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우선 뉴욕, 런던 등 방문객과 관광객이 많 고 세계 각국의 인구가 모이면서, 고밀도 주거지역이 있는 도시들이 먼저 피해를 입었다.

중국의 우한, 미국의 디트로이트, 북부 이탈리아와 같은 산업 중심지들은 대면접촉을 통 한 생산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코로나19 확산의 타깃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스

전염병은

공간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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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호 2020 June

위스, 프랑스 등 국제적 관광지도 코로나19 확산의 희생양이 되었다(Florida 2020).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도시 내 모든 곳에서 동일한 속도로 확산되었을까? 도시 내에서 도 소득, 직업, 거주지 등에 따른 차별적 밀도의 종류에 주목해야 한다. 넓은 집에 거주하 는 부유층은 감염병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온라인 쇼핑 등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반면 저소득층이나 열악한 위생환 경 속에서 조밀하게 모여 사는 사람들은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집에서 나가야 한다. 감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상점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흡연, 비만, 당뇨,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자가 많은 곳, 고령인구가 많은 곳, 원격근무 불가능자가 많은 곳, 집단예배 종 교시설 등도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Hendrickson and Muro 2020).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뉴욕 보건부가 5월 18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통계자료에 따르면, 뉴욕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의 코로나19 사망률이 가장 부유한 동네 의 사망률에 비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 은 브루클린 인근의 스타렛 시티(Starrett City) 지역으로 코로나19 사망자수는 주민 10 만 명당 444명이다. 반면 사망자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뉴욕 맨해튼의 부유한 백인 거주 지역인 그래머시 파크(Gramercy Park)로 주민 10만 명당 31명이었다(프레시안 2020).

방역이 성공적이었던 한국의 상황도 자유롭지 못하다. 구로 신도림 콜센터를 비롯하여 최근 1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한 부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의 대부분은 원격근무가 불가능한 일용직, 계약직 등 저임금노동자들이었다. 밀도가 높은 대도시라 하더라도 감 염병은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공간적 불평등 심 화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 재택근무, 언택트 활동 등 삶의 방식의 변화로 도시집중이 해소될 것인가? 몇 년 전 미래학자들은 디지털 혁명이 거리소멸(death of distance)을 유 발하고, 분산된 형태의 거주 및 재택근무 등 비대면 산업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흥미롭게도 현재 논의 중인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보편적 예상과 달리 디지털 기술 확대는 일자리 및 경제활동의 대도시 집 중을 더욱 심화시켰다. 첨단기술 기업과 노동자는 몇몇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중하였 다. 도시에는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전문지식, 신뢰관계, 행정시스템, 신기술 등이 집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도권의 인구도 50%를 넘어섰다. 서울 테헤란밸 리, 판교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ICT 서비스, 뉴미디어 등 첨단기술 기업이 집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도시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 중국 선전시는 중국 의 실리콘밸리로, 두바이는 세계 비즈니스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밀도가 높은 대도시가 감염병 확산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도시는 지식경제와 고급인력들의 혁신적 아이디어가 교환되고, 다양하고 많은 일자리

불평등 심화에

대비한 포용적

국토균형발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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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있다. 역사적으로도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은 도시가 뛰어났다. 대도시의 첨단기술 기 업은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성장할 수 있는 반면, 지방의 전통적 제조업 기업 들은 경로의존성, 록인(lock-in) 효과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쇠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과정에서 첨단대기업이 다수 입지한 대도시는 성장하고, 전통 제조업 기반의 지역은 쇠퇴하여 지역 간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지방소멸, 저출 산 · 고령화, 저성장, 청년실업난 등 우리 사회의 난제들은 코로나19 이후 산업구조 및 생 활방식의 변화로 인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하여 포용적 국토 균형발전에 대한 방향성과 전략을 미리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경쟁력 있는 지방도시권 육성, 산업위기지역 지원, 도시 및 주변지역 간 연계 강화, 혁 신도시 등 지역 성장거점 육성, 저렴하고 깨끗한 주택 공급, 지역 청년인재 고용 확대, 도 시-농촌 활동을 연계하는 제3섹터 지원 등 포용적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코로나 위기 대응을 위해 도시밀도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감염병센터는 어느 곳에나 있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감염병이 대도시에서만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소멸하려면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국가적인 경 제대응 정책은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장소를 중심으로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정 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1998. 총, 균, 쇠. 파주: 문학사상사.

프레시안. 2020. 뉴욕 코로나19 사망률, 가난한 지역이 최대 15배 높았다, 5월 20일. https://www.pressian.com/pages/

articles/2020052004194270364 (2020년 5월 25일 검색).

Barr. J. 2020. Are Crowded Cities the Reason for the COVID-19 Pandemic?https://blogs.scientificamerican.com/

observations/are- crowded-cities-the-reason-for-the-covid-19-pandemic/ (2020년 4월 17일 검색).

Florida, R. 2020. The Geography of Coronavirus. CityLab. https://www.citylab.com/equity/2020/04/coronavirus- spread-map-city-urban-density-suburbs-rural-data/609394/ (2020년 4월 3일 검색).

Hendrickson, C. and Muro, M. 2020. Will COVID-19 rebalance America’s uneven economic geography? Don’t bet on it. https://www.brookings.edu/blog/ the-avenue/2020/04/13/will-covid-19-rearrange-americas-uneven- economic-geography-dont-bet-on-it/ (2020년 4월 13일 검색).

IMF. 2020. World Economic Outlook, April 2020: The Great Lockdown. https://www.imf.org/en/Publications/WEO/

Issues/2020/04/14/World-Economic-Outlook-April-2020-The-Great-Lockdown-49306 (2020년 4월 20일 검색).

참고문헌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