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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전망과 스마트 강국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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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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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연구 포커스

COVID-19 이후, 뉴노멀과 미래전망Ⅲ

과학기술정책 포커스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전망과 스마트 강국을 위한 제언

통계로 보는 미래 관광시장 분석을 통해 본

FUTURE SOCIETY

Future Horizon Plus Vol. 48 2020_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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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Horizon Plus

Vol. 48 2020_6

FUTURE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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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조황희 발행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주소 30147 세종특별자치시 시청대로 370 세종국책연구단지 과학인프라동 5-7F 전화 044-287-2000

홈페이지 www.stepi.re.kr 편집위원 박혜민 윤정현 박정호 서현정 디자인・제작 (주)디자인집 www.designzip.co.kr ISSN 2383-6466

미래연구 포커스 : COVID-19 이후, 뉴노멀과 미래 전망 Ⅲ

01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뉴딜 정책 방향을 위한 제언

전지은 STEPI 혁신기업연구단 부연구위원

02 COVID-19 이후, 의료시스템의 진화와 경계의 소멸

이상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03 코로나(COVID-19) 팬데믹, 관광여행의 변화와 전망

이 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04 코로나19가 촉발한 모빌리티 산업 혁신 전망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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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책 포커스 :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전망과 스마트 강국을 위한 제언

01 스마트 제조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기술 활용 전망과 제언

양희태한동대 경영경제학부 교수

02 인공지능이 가져올 금융 서비스 혁신 전망

이제영광주대 경영학과 교수

03 국방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기술 활용 전망과 제언(안)

윤정현 STEPI 혁신성장정책연구본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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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미래

관광시장 분석을 통해 본 2020년 관광산업 현황과 미래전망

정 승한국관광공사 관광시장분석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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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뉴딜 정책 방향을 위한 제언

전지은 STEPI 혁신기업연구단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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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는 경기침체, 저성장, 인구구조의 변화, 추격 형 성장의 한계, 그리고 COVID-19까지,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기술적・환경적 변화를 동시 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러한 전환적 국면 속에서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여 디지털 전환의 가속 화를 위해 데이터 댐 구축, 일자리 창출 등의 목표를 제 시하고 있다.

기후변화, 고령화, 실업난뿐만 아니라, COVID-19 대유 행 역시 오늘날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 할 수 있다.

COVID-19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적지 않은 산업에 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이 또한 오랜 시간이 지나면 사 라지고 경기 역시 다시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다. 하 지만, 지금 당장 이에 대하여 정부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미래 관점에서 대비하지 않는다면 이 를 버틸 수 있는 사람들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취약한 국민들의 희생은 어렵지 않게 예상 할 수 있다. 이러한 대유행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 의 역할이 무엇일지에 대해 강구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디지털뉴딜 추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정부가 발빠르게 관련 사업을 정하고 예산 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디지털뉴딜을 추진하고 있 으나, 이를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한 세부계획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 글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한 한 국형 디지털뉴딜 추진을 위해 각국의 전략을 파악하고, 우리의 뉴딜에 최적화된 혁신경로를 설정하기 위한 방 향을 살펴보도록 한다.

요원해진 일상으로의 복귀?

각국 정부들은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인 디지털 전환에 대해 사회・경제・산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추진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COVID-19 등의 영향으로 디지털 전환

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부흥,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정부가 대규모 재정을 투자하 는 뉴딜의 성격을 가진 디지털 전략 및 정책을 살펴보기 로 한다.

먼저 과거에 인터넷과 같은 범용기술 개발을 지원하 여 경제성장을 일으킨 경험이 있는 미국은 이니셔티브 를 활용하여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 전환 핵심기술들의 기초연구를 발빠르게 지원하고 있 다. 최근에는 COVID-19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R&D 프로그램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 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 (Information Technology & Innovation Foundation) 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디지털 정책(Digital Policy for Physical Distancing, 2020.4.)」을 발표하여 COVID-19 발생 이후 위기의 체계적 관리와 경제 회복 을 촉진할 수 있도록 디지털 분야의 세 가지 핵심 영역에 관한 부양책을 제안하고 있다. 세 가지 핵심 영역은 ① 원활한 서비스 거리두기를 지원하는 디지털 플랫폼 구 축, ② 원격 업무, 스마트 공장, 디지털 서비스 등 차세대 디지털 경제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 ③ 감염병 및 바이러 스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더 많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교육, 교통, 의료, 정부서비스 등의 분야별 디 지털화 확산이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R&D 투자 및 지 원을 하고 있다.1) 미국의 「디지털 정책」은 첨단기술 개 발 및 투자에 대한 민간 의존도가 증가되어 대부분의 글 로벌 미국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미국 주요 기업들은 AI, 블록체인, 사이버 보안 등의 핵심 첨단기술 분야에 총 9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는 중국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은 2020년 3월 COVID-19 충격에 따른 경기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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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극복하기 위해 「신인프라건설(新基建)」을 추진하면서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예고했고, 새로운 디지털 환경 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신인프라건설」은 IT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인프라 구축 (신형 인프라건설, 뉴 SOC)과 함께 기존의 전통적인 인 프라의 업그레이드를 포함하고, 5G, 산업용 인터넷, 빅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 특고압 전송, 신에너지 자동차와 충전기, 고속도시철도의 7대 대표 분야를 중점으로 하고 있다. 중국판 뉴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인프라 투 자는 단기적으로는 내수 시장 확충과 일자리를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COVID-19를 기회로 삼아 미래 성장 기 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2) 중국의 국가 발전개혁위원회에서는 신인프라의 개념을 “사회의 새로 운 발전이념을 중심으로 미래의 기술혁신을 위한 정보 네트워크 기반 확대와 디지털 구조 전환, 스마트 업그레 이드, 융합 혁신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 체계”로 정의하였다. 여기에는 기존 개념에서 물리적 인 프라에 가까운 철도, 신에너지 자동차 및 충전소 등은 제 외하고 정보 인프라, 융합 인프라, 혁신 인프라로 구성된 신인프라 목록이 포함되어 있다(<표 1> 참고).

또한 중국 중앙정부의 신인프라 건설에 발맞추어 중국 내 각 지역에서는 2020년 신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와 관 련된 시행방안과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발빠르게 움직 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상하이 정부가 발표한 「상하이 시 신인프라건설 추진에 관한 시행방안(上海市推进新 型基础设施建设行动方案(2020~2022)」에서는 향후 3 년간 48개 프로젝트(5G 기지국 구축, 무인 공장 및 전기 자동차 충전소 건설 등)에 총 2,700억 위안을 투입할 예 정임을 밝혔다.3) 즉, 중국은 신인프라 건설의 발전방향 에 맞춰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 되어 있고, 더불어 국가가 혁신기술을 실험하는 도시 정 비 등 ‘선허용, 후규제’ 방식으로 신산업 발전을 촉진하 고 있다.4)

유럽은 집행위원회(이하 EC)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목 표로 하는 유럽 그린 뉴딜 시행과 디지털화 가속을 연계 한5) 「유럽 신산업정책(A New Industrial Strategy for Europe, 2020.3.)」을 발표하면서6) 2050년까지 유럽의 산업경쟁력 및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 였다. 유럽에서는 기후 변화와 디지털 전환을 향후 미래 를 이끌어갈 중요한 핵심축으로 지정하고 이를 기반으

<표 1> 중국 2020 신(新)인프라의 개념

분류 주요 내용 예시

정보 인프라 신세대 정보기술의 진화로 인해 생성된 인프라

-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 5G, 사물・공업・위성인터넷 등 - 신기술 인프라: 인공지능,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 계산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스마트 컴퓨팅 센터 등

융합 인프라

전통 인프라의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기 위해

주로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의 심층적 응 용을 통해 만들어진 융합시설

- 스마트 교통 인프라, - 스마트 에너지 인프라 등

혁신 인프라 미래과학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혁신기술 개발, 상품 연구개 발을 지원하는 공익적 인프라

- 중대 과학기술 인프라 - 과학교육 인프라 - 산업기술혁신 인프라

자료: 방정(2020.6.9.), 「中 신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가동」, 『KOTRA 해외시장뉴스』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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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한 산업 경쟁력을 증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 볼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데이터(Data)를 디 지털 전환의 핵심으로 정하여 「디지털 전략(Shaping Europe’s Digital Future, 2020.2.19.)」을 제시하였고, 유럽 내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여 산업경쟁력 을 강화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집중 지원을 하고 있 다. 이에 따라 「유럽데이터전략(A European Strategy for Data)」과 「인공지능백서(White paper on Artificial Intelligence)」를 2020년 2월에 발표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유 럽데이터전략」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데이터 산업 독점 을 견제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관한 법적 규제 마련, 관리 인프라 구축, 분야별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 며 유럽 내 국가들의 데이터를 단일시장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인공지능 백서」에서는 유럽공통기금 등을 연계하여 향후 10년간 매년 200억 유로 이상의 예산을 유럽 전체 인공지능 산 업에 투자할 계획을 밝히며7) AI 기술의 신뢰성을 담보하 고 이를 모든 기업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윤리적으로 혁 신 및 경쟁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하 고 있다. 그 외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주요 내용으로는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장벽 완화를 통한 유럽 단일시장 기능 강화, 외국 기업과의 불공정 경쟁을 경계하는 글로 벌 공정 경쟁 확보, 산업 디지털화를 위한 민간 투자 촉 진 및 자금 조달, 유럽 산업역량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로봇공학, 클라우드, 생명공학 등의 핵심 전략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유럽의 디지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일찌감치 있었다.

유럽의 금융위기 이후, 유럽 집행위원회에서는 지속적 으로 성장과 고용을 재건하기 위한 투자정책에 초점을 맞춰 국가 아젠다를 설정하여 「유럽 2020 전략(Europe

2020, 2010.3.)」을 발표하였고, 이 중 ‘디지털 어젠다 (Digital Agenda for Europe)’를 세부적으로 제시함으 로써 디지털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춰 왔다. 「유럽 2020 전략」8)은 1990년대부터 시작된 유럽의 경제・금융 위기 로 경제성장 둔화와 일자리 감소가 일어나면서 미래의 지속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EC가 발표한 유럽 공동체 차원의 경제발전 전략이다. 스마트・지속가능・포용 성장 을 제시한 이 전략의 목표에는 고용률 제고와 R&D 투 자 확대가 포함되어 있으며, 목표 달성을 위한 7대 이니 셔티브 중 하나가 ‘디지털 어젠다’이다. 세부 주요 내용 으로는 ① 디지털 단일시장 원칙의 정립, ② ICT 표준 설 정 및 호환성 개선, ③ 신뢰성과 보안성 제고, ④ 초고속 인터넷 보급 확대, ⑤ ICT 분야 첨단 연구 및 혁신 활성 화, ⑥ 전유럽인의 디지털 활용역량 증진, ⑦ ICT 기반 혜택을 사회 편익에 활용 등을 담고 있다.

디지털 어젠다의 세부내용 중 하나였던 디지털 단일 시 장은 2014년 새로 출범한 EC에 의해 역내 디지털 시장 및 혁신 정책으로 위상이 높아져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 (Digital Single Market Strategy for Europe, 2015)」9) 으로 발표되기도 하였는데, 해당 전략은 유럽 ICT 분야 의 약점은 EU 회원국별 상이한 정책과 법제도와 그로 인한 역내 디지털 시장의 분절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 기 힘든 것에 있다고 보고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고 거대 시장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국가를 통합하는 디지털 단 일시장 전략이 정책적 우선순위를 가지게 되었다. 이후 단일시장 형성을 위한 다양한 계획이 발표되었는데, 유 럽의 디지털 전환 촉진 정책은 규범 및 가이드라인을 바 탕으로 유럽 내 국가들의 단일시장을 형성하여 함께하 기 위한 정책을 펼쳐 왔으며, 이에 대한 전략적 수단으 로 제도혁신을 취해 온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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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디지털 뉴딜의 주요 내용

우리나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고 경기회복과 경제적 도약을 위한 전략 방안으로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였다. 본 정책은 디지털 뉴딜과 그 린 뉴딜 두 개의 축으로 추진하고, 2025년까지 총 160 조 원(국비 114.1조 원)을 투입하고, 총 190만여 개의 일 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한 축인 디지털 뉴 딜은 온라인 소비, 원격 근무 등의 비대면화가 확산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경제사회 구조의 전환을 위 해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 육성, 교통・

수자원・도시・물류 기반시설의 디지털화의 추진을 계획 하고 있다. 위와 같은 디지털 뉴딜 추진을 위한 대표 과 제로서 데이터 댐 구축을 큰 목표로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력산업 디지털화 및 신산업 창출에 대한 목표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뉴딜 추진을 위한 방안으로 정부는 국민 참여형 뉴딜펀드를 조성하여 국민참여, 민간투자를 적 극 활성화하겠다는 취지하에 2020년 9월에는 「국민참 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였 다. 다만, 이러한 적극적인 추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뉴딜 추진 전략을 명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려웠고, 이에 2020년 9월에는 “한국판 뉴딜 법・제도개혁 TF”가 뉴딜 추진을 위한 제도적 개선 과제로 161개의 입법과제를 발굴하여 제시하였으며, 이 중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정부는 디지털 뉴딜 추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중이지만, 디지털 전환이라는 국면을 새롭 게 수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뉴딜 추진 활성화라는 측 면에서 뉴딜의 성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 로 제도적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뉴딜 추진 활성화 방향

디지털 뉴딜의 주요 핵심은 바로 데이터 댐 구축, 신산업 및 일자리 창출, 이를 위한 민간의 참여 활성화라는 점을 이해하고, 필자는 우리의 디지털 뉴딜 추진을 위한 다음 세 가지 제도적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데이터의 가치 증대를 위한 제도적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데이터와 제도개선에 대한 논의는 굉장히 활 발히 진행되어 2020년 초에는 데이터3법이라 불리는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 률」의 개정이 있었다. 개정에는 데이터 이용 활성화를 위한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하고, 추진체계의 일원화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 효율화, 개인정보 처리자의 책임 강 화, 개인정보의 모호한 판단 기준 명확화 등으로 추진되 었고, 2020년 8월부터 개정된 법률로 시행되고 있다. 데 이터의 가명성은 데이터의 활용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 하게 여겨야 할 문제이지만, 데이터 활용에 앞서 데이터 의 바람직한 수집을 통한 가치의 증대를 이룰 필요가 있 다. 현재는 정부가 가진 데이터가 무엇인지, 어떤 항목으 로 수집되었는지 등을 파악하기 어렵고, 민간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 또한 마찬가지이다.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바람직한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위해서 는 행정 데이터의 구조, 수집항목 등의 정보를 공개하는 노력이 선제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행정 데이터의 경 제적 가치 증대를 통해 활용까지 연계하여 가치를 높이 기 위한 수집기준 확립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수집이 적합하게 이루어진 데이터는 활용으로서 그 가치를 높 일 수 있고 데이터 플랫폼의 유용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데이터 거래기준, 거버넌스 등의 데이터 거래 질서 규율 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데이터는 기존 재화와 달 리 비배재성, 비경합성, 비마모성 등의 특성이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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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취급할 필요가 있고, 이 특성을 반영한 거래 등 시장관리체계 개편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산업 패러다임을 이끌 선도형 제도 구축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기술혁신과 제도는 공진화적인 관계가 있다고 학계에서 입증되고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은 디지 털 혁신은 기존의 기술혁신보다는 좀 더 빠르게 진행되 고 있어 후발적인 제도 개선이 혁신의 추진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선도적으로 제도 개선 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신산업과 융합 산업 등의 원활 한 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이다. 즉, 핀테크와 같은 신산업이 제도적 부재로 인해 합법적 사업 운영이 어려운 지점을 해소함과 더불어 다 양한 사업으로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 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신산업의 창출은 새로 운 일자리를 만드는 시장의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 에 새로운 일자리의 안정적 도입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을 구축하고,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의 법적 지위를 확립 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민간참여 활성화를 위한 수익구조 개선이 필요하 다. 현재는 민간 참여에 대한 제도적 기반으로 세제혜택 을 제시하고 있는 바, 이는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목적 을 가진 조직이라는 점에 미루어 볼 때, 매력적인 인센티 브는 아닐 수 있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민간주도의 디 지털 뉴딜 추진을 위해 민간참여를 통한 수익창출 구조 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데이터 댐 구축이 바람직하 게 이루어질 경우, 향후 데이터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데이터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기업의 수익 이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단, 데이터 거래를 하 는 기업의 수익은 데이터를 발생시키는 원 기여자에게 일일이 이익을 환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그 이 익의 일부를 세금의 형태로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

한 검토도 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데이터 경 제 체계 성장의 선순환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딜 정책은 1930년대 미국이 경제 대공황에서 탈출하 고자 국가가 처음으로 시장에 개입하면서 등장하였다.

미국이 시행한 뉴딜정책은 ‘테네시강 유역 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테네시강에 거대한 댐을 만들면서 공공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통한 공공 일자리 창출, 실업해소, 유동 성 재순환 시작 등 경제회복의 길을 이끌었다. 우리의 뉴 딜도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정선 을 넘지 않는 국가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단, 디지털 전 환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주는 정부보다는 각종 사업의 수행을 위한 환경과 기반 조성의 측면에서 정부의 역할 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1) KISTEP(2020), 「미국, ‘사회적 거리두기’ 디지털 정책 동향」, 『과학기 술&ICT 정책기술동향』, No. 165.

2) 위클리비즈(2020.4.17.), 「무려 5900조원 “중국판 뉴딜의 맛을 보여주마」, http://weekly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16/

2020041602805.html(2020.6.14.)

3) 아주경제(2020.6.14.), 「中상하이판 신인프라 방안 발표... 3년간 46조 투자」, https://www.ajunews.com/view/20200508133509075(2020.

6.14.)

4) 월간APP(2019.10.14.), 「중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그 배경과 전 략」, http://www.withpress.co.kr/archives/4490(2020.6.14.) 5) EC는 디지털 산업 및 인프라 개발과 그린딜 정책시행 및 탄소중립목표 달

성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고 전제한다.

6) 유럽 신산업정책에 관한 내용은 European Commission(2020), 「EU 신 산업정책 발표」, 심은정(2020.5.7.), https://news.kotra.or.kr/user/

globalBbs/kotranews/5/globalBbsDataView.do?setIdx=244&

dataIdx=181463을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7) 강노경(2020), 「EU 신정부의 미래 산업 전략과 시사점(AI・데이터 산업 중심)」, 『한국무역협회 Market Report』.

8) 유럽 2020 전략에 관한 내용은 EC(2010), “EUROPE 2020-A European strategy for smart”, Sustainable and Inclusive Growth.과 주벨기에・유럽연합대사관(2010), Europe 2020 Strategy.을 바탕으 로 정리하였다.

9)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에 관한 내용은 KOTRA(2017), 「EU 디지털 단일 시장 전략의 평가와 시사점」, 『Global Strategy Report』, 2017-10.을 바탕으로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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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이후, 의료시스템의 진화와 경계의 소멸

이상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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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사회가 위기 상황을 맞고 이를 극 복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회 구성 요소들의 변화 와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사회시스템의 근본적 변혁을 가져온 사례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14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은 당시 인 구의 1/3 정도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런데 이와 같은 노 동력 감소에 따른 인건비 상승은 중세 봉건 제도를 지탱 하던 장원제도를 붕괴시키면서 근대 자본주의의 발흥을 가져왔고, 교회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고 인간 중심의 사 고가 싹트면서 르네상스의 발흥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현재 전 세계는 COVID-19라는 근대 역사 이후 가장 심 각한 감염병의 유행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도 전 세계적 으로 매주 2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누 적 사망자 수도 100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는 각국의 의료시스템에 심각한 부담을 부과하고 있는 동시 에, 그동안 드러나지 않고 수면에 잠재되어 있던 시스템 의 내재적인 문제들을 표면에 노출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답보 상 태에 있던 의료시스템의 미래 지향적인 혁신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사회적, 정책적 어젠다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의료 분 야의 변화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 고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변화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 행되고 있던 것들이며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했을 뿐이다.

의료를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의료시스템에 나타나고 있 는 여러 변화들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대면 진 료의 폭발적인 증가와 환자들의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인 식과 태도의 변화라고 하겠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

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이용이 5-10배 가량 증가하 였으며 환자들의 인식도 급격하게 향상되고 있다.1) 이 와 같은 비대면 진료의 급격한 증가는 단순히 환자와 의 사가 만나는 물리적인 공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 로 이동하였다는 것 이상의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이는 근대적인 의미의 병원이 생긴 이후, 거의 100여 년 동안 별다른 혁신 없이 유지되어 왔던 의료가 소비되는 방식 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환자들이 의 료기관이라고 하는 물리적 공간으로 찾아와서 의료를 제공받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의료기관 경계 밖에서 의 료를 제공받는 방식으로 의료기관의 경계가 소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2) 실제로 단순한 비대면 진료 수준을 넘어서는 다양한 형태의 시도들이 세계 각국에서 이루 어지고 있다. 미국의 인터마운틴 헬스시스템 산하 병원 에서는 그동안 매우 고도의 시술이라고 생각되던 혈액 암 환자들에 대한 골수이식을 환자의 집에서 시행하는 재택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도 하였다.3)

이와 같은 탈의료기관화 경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 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급성기 병상의 급격한 감소이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 듯이 우리나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OECD 회원국에서 급성기 병상 수는 최근 20여 년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 다. 병상 수 감소의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해석이 가능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노령화 등으로 인해서 의료에 대 한 수요는 증가하는데 병상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그동안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던 많은 서 비스들이 의료기관의 경계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경계의 소멸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 개인의 삶의 질이 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가능하기만 하다면 환자들 은 병원이 아닌 집, 혹은 집과 비슷한 환경에서 의료서 비스 제공을 원할 것이다. 의료시스템의 지속가능성,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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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재정적인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많은 비용이 드는 병원보다 적은 비 용으로 같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면 정책의 방향은 그 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환자들도 원하고 정부도 원했지만 기술적, 제도적 제약 때문에 일어나지 못했던 의료기관의 공간적 “경계의 소멸”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 화되고 있다.

건강과 예방 중심의 의료시스템

의료에 있어서 물리적 공간의 경계가 소멸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통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의료에 대 한 개념의 경계도 소멸되고 있다. 몇 년 전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약 3개월에 걸쳐서 세 차례의 수술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서 자신의 정상 유방을 양쪽 모두 절제하였음을 고백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그

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10년 이상 유방암으로 투병하다 56세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하면서 자신 역시 BRCA1 이라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인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 달했었는데 이 수술로 인해서 그 위험이 5% 미 만으로 감소하였다고 이야기하였다. 안젤리나 졸리의 사례는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의료가 우리의 통상 적인 사고의 범위를 넘어서게 될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 다. 그녀가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실에서 전신마취하에 외과의사를 통해서 수술을 받았다는 측면에서 보면 그 녀는 우리가 가진 통상적인 의료의 개념 체계 속에서 치 료를 받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질병이 없었고 자신에게 앞으로 닥치게 될지도 모르는 (하지만 매우 확률이 높은) 유방암을 예방하는 행위를 한 것이다. 이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예 방과 치료라는 의료의 개념적 “경계의 소멸”이 일어나고

[그림 1] OECD 국가의 인구 천 명당 급성기 병상 수 추이

자료: 연세대학교 의료경영연구실 내부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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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현재 의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르로이 후드(Leroy Hood)는 질병 발생 이후에 대응하 는 형태의 기존 의료가 보다 적극적으로 질병의 발생 을 예방하는 의료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그 변화 의 중심 키워드로 네 개의 P를 제시한 바 있다.4)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서 질병에 걸릴 위험 혹은 약품의 효과 를 예측(predictive)할 수 있게 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을 통해 일상에서 건강을 관리함으로써 질병을 예방 (preventive)하고,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서 맞춤의료 (personalized)가 가능해지고, 소비자들이 건강 및 의료 와 관련된 정보를 보다 많이 가지게 됨에 따라서 의료서 비스 정보 공유 및 보다 활발한 참여(participatory)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우선 주목 하여야 하는 것은 정보 권력의 변화이다. 과거에는 개인 의 건강이나 질병과 관련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수단 을 의료기관과 의사가 독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개 인도 자신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게 되었고, 스스로 건강과 질병에 대한 정보 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 의료기관과 의사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던 시대에는 모든 정보는 의료기관 에 보관되어 있고 정보에 대한 권력을 의료기관이 독점 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전자 분석 등이 보다 활성화되면 개인들이 생산하고 소유하는 정보가 의료기관이 보유한 정보의 양을 넘어서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보에 대한 권력도 개인 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5)

데이터 사이언스로서의 의료

개인이 소유하는 자신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정보의 급 격한 증가에 기인하는 정보 권력의 변화는 단순히 개 인이 자신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정보를 과거보다 많 이 가지고 있다는 수준을 넘어서는 중요한 함의를 가진

다. 2019년 30조 원 규모였던 전 세계 웨어러블 시장은 2027년까지 매년 15.9%의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 사태는 의료에 있어서 웨어러블의 가치를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6) 이들 웨어 러블을 통해서 축적되는 데이터들이 인공지능과 결합하 게 되면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의료는 전혀 다른 모습 으로 우리 생활 전반에 변화를 주게 될 것이다. 또한 유 전자 분석 기술의 발달과 비용의 급격한 하락은 일반인 들도 자신의 유전 정보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앞으로의 개인은 자신의 건강과 질병에 관련된 수없이 많은 빅데이터의 클라우드에 둘러싸이게 될 것 이며, 앞으로의 의료는 더이상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 가 아니라 이들 빅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해 지는 데이터 사이언스로 진화할 것이다. 병원들의 성패 역시 이들 데이터를 자신들의 진료와 사업에 얼마나 잘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지에 좌우되게 될 것이다.

유전자 정보를 포함해서 개인이 자신의 건강과 질병에 관련된 많은 정보를 가지게 되고 의료시스템이 질병 중 심에서 건강과 예방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프리바이버(previvor)의 등장이 다. 앞의 안젤리나 졸리의 사례에서 보듯이 가까운 미 래에 개인들은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서 자신이 특정 암과 같은, 어떤 심각한 질환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되 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 은 후 5년 동안 재발이 없는 사람들을 암생존자(cancer survivor)라고 하는데, 아직 암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미 래에 걸릴 암을 미리 적극적으로 치료(예방)해서 생존하 게 된 사람들이 프리바이버인 것이다. 이들은 아직 그 질환에 이환되지 않았을지라도 해당 질환을 예방(치료) 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같은 위험을 가지고 있는 이들과 소셜네트워크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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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계를 통해서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다. 앞 으로 이들은 보건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엄청난 목소 리를 내는 집단이 될 것이며 의료기관들 역시 이들에 대 한 서비스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보건의료의 철의 삼각

어느 나라나 의료시스템이 구성되고 진화하는 과정에 서 세 가지의 중요한 정책목표를 가지게 된다([그림 2]).

의료시스템이 구성되는 초기 단계에는 국민들이 의료 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접근성 확보라는 목표를 가진 다. 여기서 접근성은 지리적인 접근성뿐만 아니라 의료 보험 제도 등을 포함한 경제적 접근성도 포함된다. 접근 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다음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양질 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하려는 정책목표를 가지게 된다. 제공되는 의료서비스가 오히려 국민들의 건강에 위해를 가하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들 두 단계를 지나는 과정에서 의료에 투입되는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를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비용 중심의 정책 목 표를 설정하게 된다. 노령화 등으로 인해서 의료에 투입

되는 비용의 급증을 경험하면서 의료체계의 재정적 지 속가능성을 우려하는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그동안 의료 체계를 운영하는 데 있어 비용 통제를 중시하면서 효율 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정책방향을 유지해왔 으며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의료시스템에 있어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정책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새로운 인 식을 하게 되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 해서 의료공급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다른 환자들의 의료이용에 심각한 장애가 생기고 감염을 우려한 많은 환자가 스스로 의료기관을 회피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접근성의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의료 부 문의 변화와 이를 통해서 나타나게 될 미래의료가 가지 는 더욱 중요한 함의는 보건의료의 철의 삼각이 가지는 음의 균형 관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 이다. 그동안 의료시스템 운영에서 철의 삼각을 구성하 는 세 가지 정책목표들은 상호 간에 음의 균형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국가가 증가하는 의료비를 관리하기 위

[그림 2] 보건의료의 철의 삼각

자료: 저자 작성 비용

접근성 의료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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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비용을 통제하면 의료의 질이 저하되고,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비용의 증가와 함께 접 근성의 저하를 가져왔던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의료와 의 융합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의료는 의료의 질 향상이 비용의 증가와 접근성의 저하를 수반 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 를 겪으면서 이러한 새로운 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과 수용성이 증대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의료시스템의 진화를 위한 과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의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폭발적인 증가 앞에서 우리 사회가 100년 이상 유지해 온 의료시스템은 다양한 측면에서 창조적 파괴와 함께 경계의 소멸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IT와의 융합 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들이 가능해지면서 의료 에 있어서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고 유전자 분석 기술 등 BT와의 융합으로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맞 춤 치료나 맞춤형 건강증진 프로그램과 같은 새로운 의 료가 창조되면서 의료서비스 영역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과거 감염성 질환 및 급성질환이 주요 건강상의 문제였던 시기에 구축된 의료시스템이 만성질환 중심으 로 변화한 현재의 사회 변화와 기술 변화에 부합하지 못 함을 깨달으면서 새로운 의료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진 행되고 있다.7)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재의 코로나19 사태는 100년 이상 커다란 변화 없이 유지되어 왔던 의료시스템이 예 방 중심, 환자 중심, 데이터 중심의 시스템으로 전면적 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당면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이 당연히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중장기적으

1) Bestsennyy, O. et al.(2020. May 29), “Telehealth: A Quarter- trillion-dollar Post-COVID-19 Reality?”, McKinsey & Company.

2) 이상규(2014), 「마켓 3.0 시대의 병원산업 미래전략」, 병원의료산업 희 망포럼.

3) Michaud, A. and X. Cousens(2020. Sep 5), “COVID-19’s Lasting Effects on Health Care,” Wall Street Journal.

4) Hood, L. and S. H. Friend(2011), “Predictive, Personalized, Preventive, Participatory (P4) Cancer Medicine,” Nature Review in Clinical Oncology, 8(3): pp. 184-187.

5) 이상규(2018), 「미래보건의료와 환자참여」, 『미래보건의료 전망연구』, 23: 510-556.

6) GRAND VIEW RESEARCH(2020. Jun), https://www.grandview research.com/industry-analysis/wearable-technology-market (2020.11.06.)

7) 이상규(2017), 「병원산업의 가치기반 의료공급체계로의 전환과 공공병원 의 정체성 정립」, 『건정연 issue paper』, 23.

로 의료시스템을 진화, 발전시키기 위한 고민들이 이루 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겠 지만 우선적으로는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적극적이고 다양한 수준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현행 의료 관련 법률들에 대한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사회의 다양 한 분야와 연결되어 있는 미래의료와 관련된 정책을 총 괄,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도 신설되어야 할 것이 다. 이를 통해서 미래의료 분야의 많은 혁신들이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보상 시스템을 구축하고 의료데이터 및 인터페이스의 표준이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의료인들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에서 미래의료와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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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COVID-19) 팬데믹, 관광여행의 변화와 전망

1)

이 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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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은 심각하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는 예기 치 못한 위기에 직면하는 사건을 ‘블랙스완(2008)’에 비 유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은 예측하기 어 려웠다. 더구나 일반적 감염병 위기는 3~4개월이 지나 면서 해결이 되었는데 이번은 달랐다. 우리 생애에서 세 계적 규모로 전염병이 동시에 대유행하는 상태인 팬데 믹은 다른 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재난이다. 아직도 언제 끝날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학 분야 전문가들조차 서 로 다른 예측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인류의 삶 에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BC: Before COVID-19 &

AC: After COVID-19)로 나뉘어 여러 변화가 있을 것이 라는 예견은 일치하고 있다.

세상은 멈추어졌고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리서치 조사(2020년 6월)에 의하면 직장에서 체류 시간은 34%

감소하였다. 반면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68%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이 40% 증가하고 배달 앱을 통한 배달 품목

의 다양화 역시 39% 증가하였다.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를 이용하는 비율이 64% 증가하였고 역시 가족과 보내 는 시간도 68% 증가하였다. 이제는 직장을 중심으로 한 사회생활과 사회적 친교로부터 가족과 집을 중심으로 확연히 변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영향은 더 심각하다. 방한 또는 해외여행이 약 95% 이상 감소하였고, 호텔 객실 이용률이 심할 때 는 5%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하였다. 면세점과 마이스 (MICE)업계 역시 이동이 멈춘 현상 속에서 비즈니스는 중단되고 있다. 여러 연구소에서 경제적 파급효과를 제 시하고 있지만, 예측되는 기간에 따라 영향 정도는 다르 다. 서울연구원이 올 4월에 발표한 서울의 관광 부문 피 해액만 해도 코로나19가 6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 약 5조 7,58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관광산업의 GDP 비율이 높은 유럽에서 국제관광의 중단 이 주는 피해는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유럽 관광위

[그림 1] 주요 이슈별 관광산업 부문의 피해 현황

자료: 한국관광통계, 한국관광공사

관광객 감소규모는 약 125만명

손실액은 3조 2천억 원으로 추정

3~8월 간 관광업계의 심각한 경영 불황을 맞이하며 여행심리 위축

2003년 SARS

2015년 6월 MERS 발생 2017년

중국방한 관광금지

2019년

일본 수출규제/불매운동

2020년 COVID-19

관광객 감소 규모 약 800만 명 손실액 약 18조 원

중국 항공노선 44.9% 감소

호텔 객실이용률 12.5% 하락

165만 명의 외래관광객 감소, 피해액 4조 6천억 원 규모

콘도미니엄 이용률 10%대로 하락

MICE 행사 400여 건 취소/연기

카지노 50% 이상 실적 급감

방일여행 전년대비 60% 이상 감소

일본인의 방한관광 감소(전년대비 40% 수준) 사스 피해 현황

사드 관련 피해 현황 메르스 피해 현황

일본 수출규제 피해현황

3,753 3,684 3,908 4,250 4,660

5,322 5,147 5,347

5,818 6,023 6,155 6,448 6,891

7,818 8,798

9,795 11,140

14,202 17,242

13,336 15,347

17,503

2,200 13,232

4,753

12,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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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회는 향후 유럽 관광 분야 일자리의 최소 3분의 1이 사 라질 것으로 예상하며, 국제통화기금은 이탈리아 9.1%, 그리스 10%, 스페인 8%의 GDP 감소를 예상한다.

여행・관광 분야 세계 100대 기업의 CEO로 구성된 ‘세계 여행관광협회(WTTC)’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여행・관 광산업에서 약 1억 8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약 6천 340만 개의 관광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 였다. 전 세계 GDP 규모도 총 2조 6천 894억 달러(약 3 천 291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고 역시 아 시아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아 약 1조 410억 달러(약 1천 27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피해를 줄이기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한국 정부는 기업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금융지원으로 관광기금 특별융 자, 만기 연장, 상환유예를 하고 있으며, 세정지원으로 내국세, 지방세, 관세 등을 유예하고 있다. 고용지원 대

책으로는 고용유지 지원금 및 4대 보험 납부유예 및 감 면을 하고 있으며, 보증지원으로 피해기업 특례와 우대 보증 및 기한을 연장해 주고 있다. 기타 경영지원으로 상 담창구를 운영하고 호텔 등급평가 심사유예 및 유원시 설 안전점검 수수료 감면을 추진하고 있다.

각 지자체 역시 관광산업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서울형 위기 극복 프로젝트는 여행사, 호텔, 마이스업체 에 500만 원씩 각각 1,000개를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 다. 이 밖에도 금융, 재정, 세제, 방역, 경영지원과 고용 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를 비 롯한 일부 지자체는 관광지 입장료를 일부 지원하여 요 금을 낮추어 방문을 유도하는 정책도 활용하고 있다.

관광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정책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최신현황과 지원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Corona-Navigator’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관광청은 추가경정예산안 중 약 1조 7천 억 엔 규모의 일본 관광수요 환기 대책을 마련하였다.

미국 역시 공항 및 관광보조금을 마련하여 지급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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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분야별 관광기업 지원대책

자료: 문화체육관광부(2020)

으며,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관광위원회에서는 약 570만 달러 규모의 관광산업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시아의 싱가포르 역시 관광사업체를 위해 즉각 적인 지원 예산안을 3차에 걸쳐 내놓고 있다.

관광산업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PATA(2011, 아시아태평양 관광기구)는 관광 위기를 14 가지로 유형화하고 있다. 그 중 ‘건강’ 유형 속에 유행병 과 팬데믹을 포함하고 있다. ‘위기’는 “개인, 집단, 공동

금융지원(특별융자, 만기연장, 상환유예)

세정지원(내국세, 지방세, 관세)

보증지원(우대 보증 및 대출 보증 기한 연장) 고용지원(지원금 및 4대보험 납부유예 및 감면)

관광기금 신용보증금 특별융자

관광기금 일반융자 운영자금 확대 및 조기지원

관광기금 융자원금 상환 의무 유예

소상공인 12조 원 초저금리 금융지원 패키지

미소금융 창업・운영 자금 지원

긴급경영안정자금 신규융자, 만기연장, 상환유예

힘내라 대한민국 특별운영자금

내국세 신고.납부기한 연장 및 징수.체납처분 유예

지방세 신고.납부기한 연장 및 징수.체납처분 유예 등

관세 납기 연장, 당일 환급, 관세 조사 유예 등

코로나19 피해기업 특례 및 우대 보증

- 담보가 없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지 못하는 피해 소상공인.기업

코로나19 피해기업 대출 보증 기한 연장 대상 - 코로나19로 인해 고용 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

- 매출액 16%감소 요건을 한시적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로 완화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 확대(지원규모 약 5,004억 원)

-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특별고용업종 지정(휴업.휴직 수당 지원 비율 한시적 상향)

여행업계 4,919개사 신청(4월14일 기준, 메르스 대비 16.7배 증가)

4대 보험 납부 유예 및 감면 지원

구분 신청 집행 소진완료

무담보 특별융자 (1,000억 원)

1,421건, 828억 5천만 원 (2.19-4.10) *신청 4.20일까지

702건, 378억 5천만 원 (2.19-4.10) 5월 중순 일반융자

(5,250억 원)

633건, 3,447억 9천만 원 (3.2-4.10)

126건, 617억 9천만 원 (3.2-4.10) - 융자원금 상환유예

(2,000억 원) 확정규모: 682건, 1,539억 원 * 4월13일 완료됨 4월 말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2020.4.14.)

경영지원(기타 지원사항)

관광기업기원센터 내 코로나19 상담창구 운영

- (내용) 코로나19 관련 부처별 지원대책 안내 및 경영상 애로사항 접수, 기존 관광 기업지원센터 사업 중 지원 가능한 사업 상세 안내

호텔등급평가 심사 유예

유원시설 안전점검 수수료 감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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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또는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안정하고 위 험한 상황을 야기하는 예기치 못한 사건(Seefar, 1998)”

을 의미한다. 현재 코로나19는 위기를 거쳐 ‘재난’ 상황 으로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팬데믹에 의한 전 세계적 현 상은 항공을 비롯한 교통과 관광인프라와 서비스 전체 를 멈추게 하고 있으며, 관광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산업생태계는 산업의 생산 관계에서 형성되는 가 치사슬과 이를 구성하는 제도와 산업의 이해관계자 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흐름의 구성체를 의미한다.

Moor(1996)는 주요 산업으로서 핵심산업과 확장산업 으로 구분하였고, Georghiou(2017)는 인적 자원, 재정, 서비스, 지식을 포함하여 혁신 생태계 구성요소를 제시 하였다. 결국, 관광산업은 여행사나 호텔 등 주요 관광기 반산업만이 아니라 음식점, 기념품 가게, 교통, 재래시장 등 다양한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형성되어 있다 는 것이다. 개별단위의 사업체는 위기 후에 새로운 사업 체로 대체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산업생태계가 무너지 면 복원하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일이 걸린다.

이번 코로나19는 한국 관광산업 생태계의 약한 고리를 드러나게 해주었다. 우선, 산업별 위기 대책 마련이 부족 하다. 위기관리는 산업별 특성에 따라 대안도 차별화되 어야 하는데 아직 산업별 위기관리매뉴얼이 부족하다.

둘째, 개별산업의 유동자금과 보험 등 기업 유지를 위 한 제도적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중소규모 의 산업체이기 때문에 유동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 따라 서 산업별 특성에 맞는 사회적 경제 상호부조 제도를 통 해 유지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신기술의 혁신 적 적용이 느리다는 것이다. 해외 OTA(Online Travel Agency)의 플랫폼 비즈니스 등이 빠르게 확산하여 대 세를 형성하는 동안에도 재래식 비즈니스와 국내시장에 한정된 마켓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동안 가격경쟁으로 매출 규모만 늘리려고 했지, 기술 활용을 통한 산업 흐름 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왔다.

여행은 종말을 고할 것인가? 지속할 것인가?

철학자 고쿠분 고이치로(2014)는 ‘지루함’은 ‘새로운 것 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좌절된 상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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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한국 방역 과정의 관광 영향

자료: 저자 작성

파스칼(1623-1662)은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지루함이 라고 했다. 우리는 지루함을 힘들어한다. 그래서 ‘변화’

와 ‘여행’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욕구이다. 코로나19 로 멈춰진 세상에서 가만히 방안에만 있기에는 너무 지 루하고 재미없다. 집안에 갇혀서 온라인으로 영화를 보 거나 동네공원을 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루함 을 벗어나기 위해 인간의 여행 욕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 이며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리서치가 6월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여가 레크리에이션 활동은 대체로 75%~85% 감소하였 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다시 여가 레크리에이션 활동 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응답이 74%~85%까지 높게 나왔 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20년 5월)의 조사에서도, 코 로나19 지속 시에 국내 여행 의향은 45.8%에 불과하지 만, 코로나19가 종식되면 92.8%는 국내 여행을 하겠다 고 응답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여행 형태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한양대

관광연구소와 한국관광학회(2020)의 전문가 조사에 의 하면, 탈세계화로 지역 내 관광 확대, 수용력을 고려한 예약 플랫폼 활성화, 안전과 위생 보장형 관광 수용 및 공급체계 확대, 바이러스 프리형(Virus free) 자연 중심 관광 선호, 비대면 관광 서비스 기술 확대, 과시적 여행 보다는 삶의 질과 행복 추구형으로 여행 가치의 전환 등 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었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관광 전략은 무엇인가?

세계 각국은 여행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EU는 7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의 관광객 허용을 권고하였다. 터키는 코로나19로 인해 ‘안전한 관광 인 증’ 프로그램을 마련하였고, 만일을 대비한 코로나19 여 행자 보험을 마련하였다. 사이판의 마리아나제도는 한 국인 여행객의 입국을 허용하였고, 홍콩은 ‘오픈 하우스 홍콩’ 포럼을 통해 안전한 여행지를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트레블버블(Travel Bubble)’

한국 방역 과정의 개방성과 신뢰도 형성

한국 코로나19 방역 투명성으로 신뢰감 형성

외국인 방문객 보호 및 국경 봉쇄하지 않은 채 개방적 방역

뉴질랜드, 베트남, 타이완 등 상대적으로 잘 관리된 국가와 상호주의 협정, 관광객 교류 정책 고려 (예, Travel Bubble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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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국제적 신뢰감과 믿음으로 향후 국제관광에 좋은 기회 맞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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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통해 두 국가 간에만 관광객을 교류하는 정책을 시도 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도 이 제도를 시행하고자 하 며, 한국과 중국, 베트남, 타이완도 서로 간에 방역을 존 중하는 교류방식의 관광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도 움직이고 있다. 가격이 높아도 안전과 위생을 중시하는 경향을 반영하여, 국내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

는 분류군에 한국관광공사의 ‘품질인증 숙소’와 ‘프리미 엄 호텔’을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아고다’는 로 컬관광의 선호를 반영하여 ‘Go Local’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스테이 폴리오(Stay Polio)는 매주 한 번 유니크한 공간에서의 숙박을 감각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는 한국 관광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도 있다.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낸 방 역시스템은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특히, 국경을 봉 쇄하지 않은 채 외국인 방문객도 보호하는 개방적 방역 을 수행하였다. 이것은 한국 여행은 보호받을 수 있다는 국제적인 신뢰감과 믿음을 형성하였고, 코로나19 국제 여행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관광산업에서는 세 가지 전략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코로나 블루(blue) 에 주목하라. 오랫동안 지속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권태로움과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한 상품이 필요하다.

기분전환과 자연자원 중심 아웃도어 관광을 찾는 수요 가 증가하는 것은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주 의회복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에서는 자 연이 주는 소프트한 자극이 사람들을 회복시켜준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지속하는 과정에서 안전한 관광을 실 천하면서도 우울함과 권태를 극복할 수 있는 자연환경 형 관광상품과 기회 제공이 필요하다.

둘째, 새로운 표적 시장을 정하라. Travel Pulse는 6 월 기사에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1981-1995생) 와 Z세대(1996-2012생)가 여행산업 회복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트레블 (American Express Travel) 조사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휴일 동안 48%가 여행한 데 비해, X세대와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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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부머의 경우, 각각 22%와 27%만이 여행을 했다고 한 다. MZ 세대가 주목받는 것은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에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적으며, 디지털 친화 세대 또는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릴 만큼 비대면 사회 변화에 적응 력이 빠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표적 시장은 소규모 친 밀집단이다. 코로나19는 무작위 단체와의 만남보다는 가족이나 친한 지인과 작은 집단여행을 선호하게 할 것 이다. 외부위험은 여행행위에서도 믿을 수 있는 관계에 더 의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셋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하라. 유명한 관광지 도 좋지만 사소한 일상의 자원이 관광 매력이 되는 생활 관광이 뜨고 있다. 이미 TV에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와 같은 프로그램이나 ‘유재석의 유퀴즈 온더 블록’과 같이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매력이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골목길, 동네식당, 작은 카페 등을 사진 찍고 즐기 는 생활밀착형 관광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퍼스널 라이제이션(Personalization)이 관광에도 부각될 것이 다. 개인맞춤형 여행사 트래블메이커(Travel Maker)는 철저히 나에게 맞는 여행을 현지 전문가가 개발하여 제 공하고 있다. 액티비티 전문가나 인생 최고 장면을 남겨 주는 스냅 전문가 등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여 행 경험을 홍보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AI의 활용은 여행 분야의 퍼스널라이제이션 상품을 더 강화할 것이다. 한 편 상대적으로 품질관광과 럭셔리 관광의 가능성도 커 졌다. 소비자는 비용보다 품질을 우선시할 것이다. 가성 비보다는 가격이 높더라도 믿을 만하고 만족스러운 상 품을 사려 할 것이다. 이미 국내 여행 3일에 100만 원이 넘는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정책 차원에서도 코로나19 이후 변화에 주목하는 전략 이 필요하다. 우선, 안전위생 관광을 위한 제도구축이 필요하다. 관광 숙박과 음식점의 방역상태와 관광지의

바이러스 프리구역 같이 위생과 청결 등 안전을 입증하 는 인증제가 필요하다. 음식문화도 변화해야 한다. 여러 숟가락으로 하나의 찌개를 먹는 습관에서, 개별식기를 사용하는 식문화로 전환해야 한다. 관광지의 밀집을 방 지하기 위한 혼잡관리와 혼잡예보체계의 구축도 요구된 다. 또한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생태계를 위해 양적 관광 에서 질적 관광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데이터 에 기반을 둔 경영방식과 기술이 결합한 공급체계와 서 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업별 촘촘한 위기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관광산업진흥 전담조직을 마련하 여 혁신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포괄적인 지원도 필 요하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블랙스완’을 대처하는 방안으 로 ‘안티프레질(Antifragile, 2013)’이라는 개념도 제시 한다. 위험한 변수가 생길 때 더 단단해지는 현상을 의 미하는 용어이다. 바람은 촛불을 끄기도 하지만 모닥불 을 키우기도 한다. 가지치기하는 것이 결국 나무가 더 크고 견고히 성장하게 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는 우리 관광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지만, 보완할 기 회를 주었다.

인류에게 여행의 종말은 오지 않을 것이다. 이동을 전제 로 변화를 추구하는 인간의 내재적 욕구는 사라지지 않 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얻은 아픈 교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 한국 관광은 더 약해질 수도 강 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1) 이훈(2020.07.17.), 「코로나19 재난에 휘청...그러나 여행의 종말은 없 다」, 이데일리. 칼럼과 ‘미래예측연구회(2020.09.24.)’ 발표자료를 수정 보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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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촉발한 모빌리티 산업 혁신 전망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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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경험은 위에서 언급한 다양성, 접근성과 함께 개 발 디바이스들이 사용자들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내연기관이 사라져 넓은 공 간을 제공하는 전기차와 인간운전자가 인공지능으로 대 체된 자율주행 기능이 결합한 로보택시는 시간과 공간 의 개념과 가치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로보택시와 함께 코로나19가 등장한 이후 로보마트라고 불리는 자율주행배송로봇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함께 퍼스널 모빌리티 산업이 급격히 팽창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과 모빌리티 서비스 공급자와 사용자 안전을 위한 비대면 이동과 배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 3대 가치인 다양성, 접근성, 사용자 경험과 함께 안전이 추가되어 모빌리티 4대 키워드로 확장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모빌리티는 서비스 관점에서 “디바이스 다양성, 손쉬운 접근성, 새로운 사용자를 제공하며 안전 한 이동을 위한 모든 서비스”로 정의할 수 있다. 또한 모 빌리티 업체를 표명하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를 분석하면 “인간과 사물의 물리적 이동을 가능하게 하 는 모든 수단들의 제품과 서비스 연구개발, 사용자 경험 과 상호작용 설계, 시장 출시, 운영 및 유지보수와 폐기 등까지 전 과정”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확산은 이 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모빌리티 산업과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다.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막대한 타격 을 받은 항공산업뿐만 아니라, 재택근무 등의 여파로 택 시, 대중교통, 우버와 리프트와 같은 운송네트워크서비 스(Transport Network Company)는 전 세계에서 공 통적으로 급감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자택대기명령 (Shelter-in-Place Order)이 실행된 국가와 도시에서 피

모빌리티의 4대 키워드:

다양성, 접근성, 사용자 경험, 안전

모빌리티 부문은 최근 어느 산업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 고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뿐 만 아니라, 전자, 테크 자이언트, 공유경제 업체, 스타트 업체들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기존 비즈니스 영역을 벗어나 새롭게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 학문적으로 합의된 정의나 관련 법과 정책에서 명확히 기술한 정의 를 찾아보긴 힘들다. 국내에서 모빌리티 업체를 표방하 거나 기존 중점 사업 분야를 넘어 모빌리티 트랜스포메 이션을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물어봐도 모빌리티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다수다. 새로 운 캐시카우와 성장동력으로 등장하면서 최고경영자들 은 모빌리티 사업 강화를 지시하고 있으며, 실무진에선 모빌리티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다양성, 접근성, 사용자 경험이다. 최근 전동킥보드로 대표되는 퍼스널 모빌리 티,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등 다양한 디바이스들이 등장했다. 물론 기존 택시, 대중 교통 수단인 버스와 지하철, 철도, 항공 등도 모빌리티 서비스 핵심인 MaaS(Mobility as a Service)에 중요한 이동 수단으로 모빌리티 정책의 대상이다.

서비스 관점에선 기존 이동수단이 정류장, 지하철역 등 정해진 장소에서 대량 운송에 최적화된 스케쥴에 맞 춰 사용자가 이동해야 했다, 대부분 모빌리티 서비스들 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현재 위치로 호출하는 온디맨드 (On-Demand),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활용해 주변 자 전거, 전동킥보드, 공유차량 등의 검색이 가능하다. 디바 이스 중심에서 사용자 접근성 향상을 높이는 방향으로 시스템과 서비스 핵심 가치가 이동하고 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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