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과 24시간 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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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국녹내장의 현황

녹내장과 24시간 안압

국 문 석 울산의대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추적관찰 중 높은 안압(IOP)이 녹내장 발생 및 진행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논란 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24시간 안압과 녹내장과의 관계에 있어 서는 대규모 prospective 임상연구(clinical trials)가 없다. 그 이 유는 24시간 안압이 녹내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서가 아니라 연구 design이 어렵고 대규모로 전향적 연구를 진행하기에는 비용 및 여러 현실적인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참고로 안압은 24시간 동안 일정한 수치가 아니라 변동 혹은 변화를 갖는 생리적 지표이다. 이와 관련 몇 개 단어의 정의를 짚어보면 IOP fluctuation은 일반적으로 안압의 24시간(일중) 변 동(화)을 의미하며 variability는 24시간보다 긴 기간(장기간, 예 를 들면 외래 방문 시 안압변화)에서 IOP 변동(화)을 의미한다.

대규모 임상연구의 부재로 인해 안압과 녹내장 관계에서 이론 의 여지가 있는 주제 중 하나가 아마도 24시간 안압과 녹내장 과의 연관성이 될 것이다.

먼저 외래 방문 시 측정된 안압의 평균(mean)수치와 방문 간 의 안압의 변동(변화)수치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 보면, Advanced Glaucoma Intervention Study (AGIS)¹에서는 ‘외 래 방문 시 측정되는 안압의 변동 폭이 녹내장 진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라고 밝힌 바 있다. 좀 더 나아가 ‘방문 때마다 안 압이 18 mmHg가 넘는 횟수가 많아질 때 녹내장 진행이 더 잘 된다’ 라는 보고를 하였다. 결론적으로 ‘외래 방문 시 안압 수 치가 일정하지 않고 높았다 낮았다 하는 변동 폭이 클수록 녹 내장 예후에 부정적이다’² 라고 말하고 있다.

Early Manifest Glaucoma Trial (EMGT)^3,4에 의하면 외래 방문 중 측정되는 IOP 변동 폭보다는 방문 기간 중의 평균 안압수치 가 녹내장의 예후와 연관이 있다고 발표하여 상반된 듯한 결 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연구 design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상반된 결과만은 아닌 것 같다. 그 이유는 이러한 대규모 임상 연구들이 연구환자의 특성, 연구 design, 목표 안압, 녹내장 진 행을 판단하는 근거, 그리고 분석 방법이 각각 다르기에 이러 한 이견의 결과가 생긴다. 한 예로 AGIS¹는 약물치료에도 불구 하고 진행되는 녹내장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저 안압을 30%에 서 37%까지 떨어뜨렸고 결과적으로 많은 환자들이 low teen 안압을 추적 관찰 기간 중 유지하였다. 반면에 EMGT^3,4에서는 처음 발견된 녹내장환자 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져서 초 기 녹내장 환자가 많이 포함되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치료군 에서는 약물이나 laser 치료로 기저 안압을 25% 떨어뜨리는 것 을 목표로 하였다. 따라서 많은 치료군 환자들이 mid-teen이나 high-teen 안압을 관찰 기간 중 유지한 것이다. 이와 같이 연구 환자의 특성, 목표 안압, 관찰기간 중 안압수치 등은 녹내장 진 행과 안압의 변동(화) 혹은 평균치 간의 관계에서 서로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대규모 임상연구인 Collaborative Initial Glaucoma Treatment Study (CIGTS)⁵는 처음 녹내장이 발견된 녹내장 환 자들을 대상으로 약물 혹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여 안압 하 강이 급격하게 이루어질 때(37%: 약물 치료군 vs. 48%: 수술 치 료군) 비록 평균 안압 하강 정도가 약물 치료군에 비해 수술 치료군에서 더 많이 이루어졌지만 이 두 군 간 녹내장의 진행 에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이와 달리 점진적인 안압 하 강이 이루어진 EMGT^3,4에서는 치료군에서 1 mmHg 안압 하강 이 녹내장 진행 위험 가능성을 10%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여주 었다. 다시 말하면 녹내장 진행과 관련 안압 하강 효과가 기저 안압이 높은 눈에서는 점진적인 1 mmHg 안압 하강은 의미 있 는 시신경 및 시야 보호 효과를 갖지만 CIGTS⁵ 결과에서 나타 난 것처럼 처음부터 공격적인 치료로 기저 안압을 충분이 낮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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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3 | Number 2 2014

경우(약물과 수술치료군) 낮은 안압에서는 추가적인 1 mmHg 안압 하강 효과가 두 군 간에 차이가 없고 시신경 및 시야보호 효과 또한 적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결국 EMGT^3,4에서와 같이 기저 안압이 높은, 처음 발견된 녹내장 눈들에서 평균 IOP 하 강이 녹내장 예후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만 AGIS^1,2와 같이 처음부터 과감한 치료로 평균 안압을 충분이 낮춘 눈들에서 는 평균 안압 수치보다는 널뛰기같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안압 의 변동이 녹내장 예후에 좋지 않다고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위의 결과를 우리 환자에 반영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 치료 전 에도 기저 안압이 정상이거나 낮은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가 많은데 이러한 환자에서는 외래 관찰 시 평균 안압 수치뿐만 아니라 안압의 변동 수치 또한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상 안압 녹내장 눈에서는 낮은 안압에도 취약한 시신경을 보호키 위 해 20%-30% 이상 평균 안압 하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낮게 낮춘 평균 안압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에게서는 녹내장이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안 압의 변동이 외래 방문 때마다 크다고 하면 여전히 녹내장 예 후에는 부정적이므로 외래 관찰 시 안압 변동을 줄이는 것 또 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우 섬유주절제술과 같 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여 외래 방문 시 안압의 변동폭을 줄 이면 많은 경우 녹내장이 안정되고 진행하지 않는 것을 임상적 으로 경험한다. 이 역시 장기간 안압 변동 폭을 줄여야 환자에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녹내장 관련 안압의 일중(24시간) 변동 중 평균(mean)과 변 동(fluctuation)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녹내장 환자에서 일중 변 동을 생활습관 자세에서 측정했을 때 수면시간(supine position) 때에 상승하고 깨어 있는 시간(sitting position) 때에 감소 하는 경향이 있다.⁶ 이는 앉은 자세에서 안압 측정시 안압이 아침시간 때에 가장 높은 것과는 상반된 결과이다. 수면 시 안 압 상승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혹은 비스듬히 누 웠을 때 episcleral venous pressure의 상승과 choroidal tissue engorgement로 인한 결과이나 각각 개개인에 따라 24시간 안 압 변동 pattern이 다를 수 있다. 한 예로 안구 길이가 큰 근시 환자의 경우 바로 누운 자세에서도 수면시간 안압이 일중시 간(daytime)때에 비해 차이가 없다. 따라서 수면 시 안압의 변 화는 안구 길이, 기저안압정도, 각 개인의 aqueous humor dy- namics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한창 이루어지 고 있다.⁷ 녹내장환자에서 크게 24시간 안압 pattern은 생활습 관 자세에서 3가지로 나타난다.^6,7 최대치 안압(Peak)이 수면시 간에 나타나는 경우, 일중시간 때에 나타나는 경우, 그리고 24 시간 지속적으로 높은 경우이다. 근시환자(myopic open angle

glaucoma patient)의 경우 24시간 안압은 일반적으로 pattern없 이 24시간 지속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다.⁷ 24시간 안압은 크게

‘최대치(peak), 평균치(mean), 그리고 일중변동(fluctuation)폭’이 라는 지표를 사용하게 되는데, 당연히 최대치, 평균치 값들이 높으면 일중변동폭에도 영향을 주어 녹내장 예후에는 부정적 인 역할을 한다. 아직까지 24시간 안압의 일중변동과 녹내장 예후와의 관계는 전향적 다기관 임상연구가 없는데 이는 24시 간 안압 측정이 이미 언급한 것처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발표된 후향적 임상연구^6-10 결과뿐 만 아니라 필자 역시 안압의 24시간 변동을 24시간 평균 안압 과 같이 줄이는 것이 결국 장기간 외래 안압 평균치 및 변동을 감소시켜 녹내장 예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반 대로 장기간 동안 외래관찰 시 얻어진 시간대별 안압, 평균치, 변동치들은 계절, 호르몬, 녹내장 약물 치료, 녹내장 질환, 약 물 순응도 등 여러 인자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에 장기간에 얻 어진 안압 자료를 가지고 24시간 일중 안압 평균치와 변동폭 을 예측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결론적으로, 안압의 평균치와 변동폭은 장기간(>24시간)과 단기간(24시간 내)으로 구분하여 생각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의 미가 있다. 많은 대규모 녹내장 임상 연구들이 장기간 안압의 평균치를 낮추는 것이 녹내장 예후에 중요하다는 것은 한 목 소리를 내어왔지만 비록 평균 안압이 낮다 하더라도 변동이 큰 널뛰기 안압은 시신경 및 시야의 추가적 손상을 가져올 수 있 기에 이 또한 피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많이 보 는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에서도 장기간 평균안압뿐만 아니라 변동 폭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24시간 최대치(peak), 평균(mean) 안압과 변동(fluctuation)은 장기간 평균 안압과 변 동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단기간(24시간) 평균 안압과 변동폭을 꾸준히 낮추는 것이 결국은 장기간의 평균안압과 변동을 낮추어서 녹내장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각각 환자마다 24시간 안압의 최대(peak)수치 발생 시간이 다르므로^6,7 24시간 중 최대 안압 이 언제 발생하는지를 적절히 파악하여 해당시간에 적절한 약 물 혹은 수술적 방법으로 변동폭을 낮추는 것 또한 앞으로 녹 내장 환자의 개별적(individualized), 맞춤(customized) 치료를 위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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