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및 지하수의 방사능오염과 복원방향
김 영 진
삼성물산 건설부문 토목기술실 물환경팀 과장 [email protected]
I. 배경
지난 3월 일본 북동부 태평양연안에서 발생한 강도 9.0 규모의 강력한 지진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 전소가 일부 파괴되면서, 이에 따른 방사능 유출로 주변 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언론에 서 일본 NHK방송을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후쿠시 마 원전 방수구의 남쪽 100 m 지점 바닷물 시료에서 기 준 농도를 16배에서 126배까지 크게 웃도는 방사성 요 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 (3월 22일자 서울신문). 이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 주변 생태계는 물론, 우리나라를 포 함한 주변국가의 방사성 물질 오염에 관한 우려가 증폭 되고 있다. 본 기사는 방사능물질과 이에 오염된 토양 및 지하수 관리방안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 여, 독자들이 방사능 오염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에서 벗 어나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를 만들고자 하였다.
II. 방사능 물질에 대한 이해
2.1 방사선과 방사능 물질
방사선(放射線, radiation)은 불안정한 원소의 원자핵 이 스스로 붕괴하면서 내부로부터 방출하는 에너지로, 이 방사선의 세기를 방사능(放射能, radioactivity)이라 한다. 방사능은 단위시간 당 붕괴 수로 나타내며, 식은 다음과 같다.
R=---dN dt
여기서 R은 방사능, N은 핵의 수를 나타낸다. 방사능 의 단위는 발견자 앙리 베크렐(Becquerel)의 이름을 따 서 Bq(베크렐)로 표시하며 1 Bq 는 1 붕괴/s를 의미한 다. 실제로 나타나는 방사능은 매우 높기 때문에 1 MBq(=106Bq)이나 1 GBq(=109Bq)이 실제 단위로 많 이 쓰이고 있다.
이렇게 방사선을 배출하는 성질을 가진 원자핵을 방 사성 핵종(核種)이라 하고, 방사성 핵종을 함유하는 물
질을 방사성 물질이라고 한다. 자연계에는 우라늄, 라듐 을 비롯하여 원자번호가 비교적 큰 약 40종에 이르는 원소의 원자핵이 이에 속하며, 원자핵반응에 의해서 인 공적으로 방사능을 띠게 한 것에는 원자번호 1인 수소에 서 104번 원소인 쿠르차트븀(kurchatvium)에 이르는 약 1,000종의 방사성 핵종이 존재한다.
2.2 방사선의 종류
에너지를 가진 파장의 형태로 방출되는 방사선은 발 견된 순서대로 그리스 문자를 따서 알파(α), 베타(β), 감 마(γ)로 이름 지어졌다.
알파입자(αparticle)는 가장 무거운 입자로 우라늄, 라돈처럼 무거운 원소가 분해될 때 발생하며 에너지는 가장 크나 쉽게 이동하거나 흡수되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다. 반면에 호흡(inhalation)이나 섭취(ingestion) 등 의 경로로 체내에 유입될 경우 인체에 대한 위해도는 매우 높아, 이러한 방사성 원소들은 발암물질로 분류된 다. 베타선(β-ray)은 감마입자에 비하여 8000배 정도 작은 베타 입자로, 가볍고 작은 만큼 감마입자에 비하 여 이동성이 커서, 공기 중 3-4 m를 이동하거나 mm 단위 두께의 장애물을 뚫고 나갈 수 있다. 감마선은 에 너지가 높고 알파, 베타선과 달리 파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동성이 매우 높다. 의료시설에 흔히 이용되는 x-선(x-ray)과 비슷한 이동성을 보이나 더 위해한 성 분이다. 알파, 베타, 감마선의 이동성은 아래 그림 1에 잘 나와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방 사선은 이동성이 매우 낮고 얇은 막도 통과하지 못 하는 알파입자로, 일본에서 유출된 방사능이 공기를 통하여 국내에 도달한 후 호흡에 의하여 인체에 유
입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하겠다. 분진 등 다른 경로를 통한 이동 가능성은 뒤에서 다시 알아보도록 한다.
2.3 방사성 물질의 종류
1986년 4월 26일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서는 다량 의 I-131과 세슘(Cs-137), 제논(Xe-133), 스트론튬(Sr- 90), 플루토늄 등을 비롯해 10여 가지 방사능 물질이 방 출되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는 요오드와 세슘이 이슈화 되고 있다.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요오드(I-127)는 방사능이 없 으며 방사성 동위원소인 요오드-131(I-131)은 핵분열 시 발생한다.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 플루토늄 등의 핵 분열 생성물 중 약 3%가 I-131이다. 방사성 I-131은 베 타 붕괴를 일으키고 감마선을 방출하므로, 세포를 변이 시키거나 생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방사성 I-131이 다 량 체내에 흡수되어 갑상선에 축적되면 갑상선 비대증 과 갑상선 염증을 일으키고, 특히 I-131 섭취 당시의 연 령이 10대 이하의 경우, 나중에 갑상선암이 될 수도 있 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지상 핵무기
그림 1. 방사선의 종류별 이동특성
(출처: http://www.oasisllc.com)
실험으로 인해 방출된 I-131이, 어린이들이 섭취하는 우유에 오염된 일이 있다. 요오드는 갑상선 기능에 필수 적 성분이지만, 과량으로 섭취하면 오히려 해로워 갑상 선 질병 환자는 요오드가 들어있는 미역이나 다시마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방사성 I-131은 의료용으로 도 다양하게 이용되기도 한다.
세슘 역시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얻어지는 물질 로, 세슘-137은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핵실험 등의 결과로 발생하는 인공 원소다. 세슘-137은 강력한 감마선으로 암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자궁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정상세포가 이에 노출 되면 반대로 암 등이 발현할 수도 있다. 세슘은 수용성 이고 독성이 높아 호흡이나 섭취로 체내에 유입될 경우 위해도가 높은데, 몸속에 퍼져 주로 근육조직에 쌓이는 경향이 있다. 반감기가 30년으로 길어 인체에 축적되면 장기간 근육 등에 남아 세포 내 유전자를 손상하고 암과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스트론튬과 플루토늄은 세슘이나 요오드와 마찬가 지로 원자로에서 생기는 대표적 핵분열 생성물이다.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은 감마선을, 스트론튬은 베타 선을, 플루토늄은 알파선을 내는 핵종이며, 스트론튬 에 피폭될 경우 뼈에 축적되어 장기간 많은 양에 피폭 되면 암을 유발한다. 스트롤튬은 세슘과 다르게 검출 여부 조사과정이 까다로워,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조사대상에서 빠져 있는 점은 다소 우려되는 부분 이다.
III. 방사능 오염현황 및 이동경로
전술한 바와 같이 방사능 물질 자체는 잔류성이 크고
입자성을 띠는 경우에도 비중이 높아 이동성이 매우 낮 다. 문제는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유출사고 후 두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방사성 물질이 도쿄 인근 지 역의 농작물에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는가 하면 도 쿄의 하수처리장과 정수장에서도 발견되는 등 수도권까 지 오염시킨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점이다. 5월 14일자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쿄도는 13일 수도 정화과정에서 발생한 4개 정수장의 토양에서 1 kg 당 최대 14,650 Bq 의 방사성 세슘과 88,400 Bq의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3일과 4일 히타치나카시의 하수처 리장에서 채취한 진흙을 태운 재를 조사한 결과 1 ㎏ 당 17,020 Bq의 세슘과 120 Bq의 요오드가 검출됐다. 도 쿄 북쪽의 이바라키현은 3개 지역에서 채취한 목초에서 잠정기준치(1 ㎏당 300 Bq)를 초과하는 340∼860 Bq 의 세슘이 나왔다고 밝혔다. 더 문제가 심각한 것은 후 쿠시마 원전에서 300 ㎞ 이상 떨어진 도쿄 남쪽 가나가 와현에서 재배하는 찻잎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나 왔다는 점이다. 미나미아시가라에서 채취한 찻잎에서는 1 ㎏당 550∼570 Bq의 세슘이 검출돼 기준(500 Bq)을 넘었다. 오다와라시의 5개 지역에서도 670∼780 Bq의 세슘이 측정됐다. 수도권 농작물에서 세슘이 검출되면 서 이 지역 농민들은 다른 농작물의 오염 가능성에 신경 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감기가 30년으로 길어 체내에 축적되는 세슘 오염이 목초로 확산되면 젖소나 육우 생 산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비교적 근거리의 정수 및 하수처리장에 서 요오드와 세슘이 발견된 것과 달리 원거리의 찻잎 에서 반감기가 8일인 요오드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 이다. 실제로 후쿠시마현에 바로 인접한 이바라키현에 서 재배한 시금치에서는 기준치의 27배에 달하는 ㎏당
54,000 Bq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토양오염의 원인은 방사능 물질의 지 속적인 유입이 아닌 강력한 폭발에 의한 분진의 원거 리 이동이 원인으로 판단되며, 후쿠시마 원전에서 수 소폭발이 있었던 3월에 방출된 세슘이 흩날려 토양에 내려앉았다가 작물에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 이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대부분의 방사능 오염은 폭발(후쿠시마, 체르노빌), 폐수관리 미비로 인한 주변 오염(오크리지), 핵실험(핸폴드) 등 관리부족이 대부분
으로, 일본에서의 사고로 우리나라에서 막연한 불안감 을 갖는 것은 기우일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전문가들 도 대기나 강우유출수를 통한 이동 등 정상적인 방사 능 유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오염 지역은 반경 20
㎞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라도 분진을 포함하여 100 ㎞ 이상 이동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배경농도(토양 생성 시 모암에서부 터 발생하는 자연농도)를 크게 초과하는 방사능 농도가
그림 2. 오염토양 정화기술 선정 절차 (환경부, 2007)
검출된 사례는 없다. 단지 수용성인 세슘 등이 물순환 경로를 따라, 혹은 극미량이 기류를 통해 우리나라에 상 륙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배재할 수 없으며 이 경우에도 강우로 인한 피부접촉으로 인한 피해보다는 토양에 축 적 후 농작물에 흡수되어 다시 인체로 섭취될 가능성이 더 높은 바, 농경지 토양의 방사능 오염대책은 필요하다 하겠다.
IV. 방사능 오염토양 및 지하수 정화기술
세슘, 우라늄 등 방사능 오염물질은 잔류성이 강하고 반감기가 길어 체내에 축적되므로 위해도가 매우 높은 발암물질로 간주되는 반면에, 매질에 대한 강한 흡착력 으로 비교적 정화가 쉬운 물질에 속한다. 단, 방사능 노 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므로 사전 오염도조사 와 작업의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방사능 오염 물질과 관련된 작업은 반드시 주위에 휴대용 방사능측 정기를 배치하고 방사능 작업복을 착용한 채 진행한다.
오염토양의 정화는 그림 2에 나와 있는 일반적인 공 법선정 절차를 거친다. 오염도 조사 후 오염의 위치가 포화대(지하수위) 위쪽일 경우 토양정화만 수행하면 되 지만 포화대에 위치할 경우 지하수 정화까지 병행하여 야 한다(그림 2의 1단계).
핵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Oak Ridge 나 Hanford 등 관심을 받아온 방사능 오염지역은 대부분 접근이 어렵 고 인적이 드문 지역에 분포하고 있어 2차 오염에 대한 큰 우려 없이 pump-and-treat 같이 양수기와 펌프를 이용한 현장세척이 주를 이루어 왔다. 최근 들어 주거지 역의 확산으로 2차 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pump- and-treat 보다 bio-barrier나 차수막으로 일단 오염
지역을 고립시키고 물길을 한 방향으로 몰아 반응벽체 등을 통해서 흡수시키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매질에 대한 방사능 물질의 흡착력이 높아 반 응벽체를 통한 오염물질 제거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미국 Oak Ridge 지역에서 사용된 기술은 지형조건 과 토착미생물을 이용한 기술로 현장조건을 잘 이용한 사례로 꼽힌다. 오염지역은 점성토의 비율이 높아 배수 성이 매우 낮은 지역이나, 단층활동에 의한 대공극 (macropore)이 발달하여 낮은 농도의 수용성 우라늄이 대공극으로 스며 나올 경우 지하수로 매우 빠르게 이동 하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토양정화팀은 토착미생물의 크기가 점토질 내 미세공극(micropore)보다는 크고 대 공극보다는 작은 점에 착안, 대공극 내에 영양분을 공급 하고 미생물군집을 확대시켜(biostimulation) 오염물질 이 흡착되어 있는 미세공극주위를 둘러싸는(bio- barrier) 공법을 적용하여 지하수복원에 성공하였다(그 림 3). 단, 이 경우는 오염물질 자체는 토양에 안정화 된 상태로 남아있으므로, 작물로의 전이가 우려되는 경작
그림 3. 미국 Oak Ridge지역의 Bio-barrier 방법 개요도
(www.ornl.gov)
지에는 적용할 수 없는 공법이다.
국내 농경지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는 시멘트 혹은 화학적 안정화 후 복토하는 방법, 물리, 화학적 추출 후 분리하는 방법, 열을 가하여 유리화시킨 후 밀폐, 보관 하는 방법이 있다. 이 중 추출 후 분리는 방사성 폐수처 리 문제가 다시 야기되고 유리화의 경우 방사능 자체를 감소시키지는 못하므로 농도가 비교적 작은 경우 안정 화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오염도가 높은 경우 안정화보다는 유리화 후 일반 방사성 폐기물 과 같이 격리,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V. 요약 및 결론
원자력 발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은 일반적인 우려와 달리 얇은 막을 뚫고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하고 이 동성이 낮은 물질로, 피부를 통한 체내 흡수는 거의 없 는 편이다. 단, 분진이나 수용성의 형태로 이동하여 장 거리를 이동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나 불가능하지는 않 다. 이 경우 방사능 물질이 토양에 상륙하여 작물을 통 해 체내에 흡수될 경우 그 위해도가 높아지므로 농경지 토양에 대한 복원방안은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 다. 국내에서는 지하수 오염을 야기할 정도의 심층토양 오염은 조사된 바 없으며, 미량의 방사능이 오염된 표층 토양의 경우 안정화가 가장 적절한 대책으로 판단된다.
반감기가 짧은 요오드에 비하여 세슘이나 스트론튬 등 긴 반감기를 가지는 물질들은 극미량이라도 체내 축적 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 문에 연령이 낮을수록 노출에 조심해야 한다.
이상과 같이 방사능 오염물질은 국내에서 발전소 파 괴 등의 직접적인 유출사고가 아닌 이상 우리가 우려하 는 바와 같이 위협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막연한 우려 보다는 정확한 이해로 장기적인 노출에 대비해야 할 것 이다. 다만 국내토양에서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되 는 경우 작물섭취에 의한 유입을 고려할 때 농경지 토양 의 복원이 최우선적으로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Division of Remediation, Rules of Tennessee Department of Environment and Conservation, Chapter 1200-1-13, Hazardous Substance Remedial Action, February 2007.
오염토양 정화방법 가이드라인. 2007. 환경부
황선태, 신동관. 2008. 방사능오염 토양의 현장내ㆍ외 처리복원 기술 조사연구. 한국방사성 폐기물학회 춘계학술발표회
기획: 유찬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