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KRIHS 보고서 ㅣ
통일시대의 한반도 구상을 제시한 통일연구 필독서
김현수 |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통일시대를 향한 한반도 개발협력 핵심 프로젝트 선정 및 실천과제
Major Development Projects for the Integrated Korean Peninsula 이상준·김천규·이백진·이건민·배은지·김흠·
임강택·장형수·김경술·나희승·김의준 지음
지난해가 통일이 가져올 ‘대박’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 아진 한해였다면, 새해에는 통일 논의가 좀 더 진지 해지고 깊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남북교류협력에 대 한 기대가 높은 만큼 남북 간의 관계 개선에 대한 노 력이 필요한데, 아까운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닌가 하 는 아쉬움이 드는 한해였다. 새해에는 그간의 묵은 감 정이 눈처럼 녹아내리고, 정상회담과 같은 굵직한 이 벤트부터 크고 작은 만남들이 이어지길 소망해본다.
갈라진 나라 사이의 통합은 끊어진 길과 철도의 연 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도로와 철도가 이 어지고, 북한 당국과 주민들이 원하는 기반시설과 주 택, 일자리들이 체계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미리미 리 준비하고 그림을 그려보며, 또 그림이 실현될 수 있
도록 주변 국가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재원을 마련하 는 연구는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공개적인 무대에 나서기를 꺼 리는 북한 당국이 원하거나 꺼리는 사업과 입지가 있 으며, 협력사업의 성사 여부는 중국과 러시아 등 한반 도를 둘러싼 다자간의 협력 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통일을 앞당기고, 또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남북 개발협력 연구가 어려운 점은 이와 같이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환경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간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대한 무수한 연구가 있 어 왔는데,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차별화 된다.
무엇보다도 개별 사업이 아닌 사업 간 입체적 연 130
계를 통한 프로그램적 접근(programme-based approach)이 주목된다. 남북협력사업은 일반적인 인 프라 건설사업과 달리, 다차원적인 이해와 접근을 필 요로 한다. 이는 단순히 수요에 대응한 인프라 건설사 업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의 복잡한 협력체계 구축을 필요로 하고, 남북한 간의 미묘한 정 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북 간 개 발협력에서도 국제개발원조의 일반적 규범 적용이 필 요하다. 프로그램형 접근이란 국가개발전략 및 재정프 로그램에 맞춰 다양한 지원 프로젝트들을 통합적으로 실행하는 것인데, 본 보고서는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 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실현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이러한 복잡한 환경은 남북협력사업에 기회 요인이자 위기요인으로 작용한다. 북·중·러 접경 지역에서 3국 간 북방경제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바, 이는 핵심 프로젝트 추진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동북3성을 동북아 국제물류 및 산업중심지로 육성한다는 중장기 개발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나 선·청진 등을 물류 통로로 활용하려는 구상을 가지 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을 종단하는 철도, 송전망 연 결에 관심이 높아 이러한 역학은 핵심 프로젝트 추진 에 커다란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 근 들어 중국, 러시아, 일본 간 크고 작은 영토분쟁들 이 이어지고 있어 다자간 협력체계 구축이 쉽지만은 않을 듯하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호전성에 그 어떤 변화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동북아 국가 간의 영토분 쟁과 북한의 핵개발 등 비경제적 요인들은 한반도 개 발협력체계 구축에 치명적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것 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성공적인 협력사업의 실현을 위하여 기회요인을 살리고, 위협요인을 제거해나가 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대안 들을 제시하였다.
셋째, 지금까지의 다기한 남북협력사업에 대한 연
구와 달리, 본 보고서에서는 남북한 협력사업 제안을 거시적·미시적 영향요인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평 가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거시적 평가기준으로 는 동북아의 다자간 협력을 통한 장기적 발전과제를, 미시적 기준으로는 200개가 넘는 후보과제들에 대한 AHP기법을 적용하여 우선순위 평가를 시행하였다.
또한, 사업들 간의 공간적, 사업적 연계성을 검토한 후 11개 핵심 프로젝트를 선정하였다. 동북아와 한반 도 차원의 직접적 파급효과를 가지는 핵심 가교프로 젝트 2개와 북한 내 지역개발과 접경지역에서의 초 국경 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핵심 거점프로젝트 9개 를 선정하였다. 또 이를 실현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 과 이의 실현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금액으로 제 시함으로써 향후 실제 사업의 추진 시 매우 유용한 레 퍼런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러한 구상이 실현되기까지는 험로가 예 상된다. 무엇보다도 남북 간에 보다 진정성 있는 신뢰 회복이 필요하며, 북한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구상안에 담아야 한다. 북한 당국이 꺼려하는 사업은 피해주고, 이들이 선호하는 사업은 도와주는 아량을 보여야 한다. 타당성과 효율성만으로 실현시킬 수 있 는 사업이 아닌 것이다.
11개 거대 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해서는 엄청난 재 원이 소요되며 장기간의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우 선은 정치적 색채가 없고, 재정부담이 적은 사업을 최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본 보고서가 제시하는 방향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그러나 연구와 함께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수용 적 합리성’에 대한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본 보고서는 앞으로 ‘통일에 대비한 한반도 구상 이 무엇인가?’, ‘어떻게 실현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비 전과 함께 ‘우리가 준비해야 할 방향’을 체계적으로 제 시하고 있는 ‘통일연구 필독서’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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