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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間과 리쩌허우 미학에 대한 내러티브 - 연구자 도자조형작품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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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_2019.08.10 심사기간_2019.09.01-14 게재확정일_2019.09.24

간間과 리쩌허우 미학에 대한 내러티브 - 연구자 도자조형작품을 중심으로 -

Narrative about Between and Li zehou's Aesthetics - focused on my ceramics art works -

조은미_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 김미경(교신저자)_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 Cho, Eun Mi_Graduate School of Ewha Womans University /

Kim, Mi Kyoung(Corresponding author)_Division of Art & Design, Ewha Womans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관계인식

2.1. 관계인식-人間인간 2.1.1. 間사이_人間인간

2.1.2. 작가와 관객 ‘사이’에 존재하는 작품 2.2. 관계인식_空間공간

2.2.1. 間사이_空間공간

2.2.2. 작가와 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작품 2.3. 관계인식_時間시간

2.3.1. 間사이_時間시간

2.3.2. 작가와 시간 ‘사이’에 존재하는 작품

3. 리쩌허우 李澤厚 Li Zehou 미학적 접근 3.1.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의 주체적 실천철학

3.1.1.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 의 주체적 실천철학과 間작품 3.2.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의 소요유

3.2.1.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의 소요유와 間작품

4. 결론 및 제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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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間과 리쩌허우 미학에 대한 내러티브 - 연구자 도자조형작품을 중심으로 -

Narrative about Between and Li zehou's Aesthetics - focused on my ceramics art works -

조은미_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 김미경(교신저자)_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 Cho, Eun Mi_Graduate School of Ewha Womans University /

Kim, Mi Kyoung(Corresponding author)_Division of Art & Design, Ewha Womans University

요약 본 논문의 연구목적은 연구자 도자예술작품의 기반인 ‘간間’의 다양한 해석과 작품 진행 과정, 그리고 작가 작 품을 정립함에 있다. 또한 이론적 배경- 동양철학 중 리쩌허우 미학의 관점에서 작품을 고찰하고 그로 발견되 는 앞으로 도자예술의 발전 가능성을 알아본다. 연구 대상은 2015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제작한 본 연 구자의 도자예술조형작품이며, 이를 중심으로 동양철학사상에 기반 한 작가관을 간間으로 해석한다. 간間은 관 계와 동일하게 설명할 수 있으며,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상호관계이다. 차이나 다름의 의미보다는 ‘간間’은 교집합적인 동일함 또는 동질성이며, 같아질 수 있는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관계 맺어짐에 대한 긍 정적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 방법은 간間을 人間인간, 空間공간, 時間시간의 개념에서 접근하여 분류하며, 이 모든 개념들은 ‘關係관계’의 하위 개념으로 정리한다. 제작 과정 자체가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며, 설치 장소(공간)나 설치 방법(인간, 시간)도 연구자에게는 중요요소로 작용한다. ‘관계’개념에서 파생된 위 의 세 가지 개념- 人間인간_작품을 매개로 만난 작가와 관객의 사이, 空間공간_의미 있는 형식과 미적 정서가 담겨있는 선험적 공간, 時間시간_사유할 수 있는 질적인 시간을 포함한 본 작가의 개념을 리쩌허우李澤厚의 미 학적 측면에서 함께 논한다. 리쩌허우의 철학에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소요유 개념- 비움과 무위로 의 다가감은 최소한의 작가 행위로 표현한다. 이를 통해 본 작가는 물론 관객에게 사유의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 자 한다. ‘비움’은 본 연구자에게 중요한 요소이다. 현란하고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로 감각적인 예술 작품이 넘 쳐나는 현 시점에 비움과 무위는 본 작가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며 연구과제이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various interpretations of '間'(space), which is the basis of my ceramic art, the process of work, and the artist's work. Theoretical background -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works from the point of view of Zhehou Li. It will discuss aesthetics and help to find out the possibility of the development of ceramic art in the future.

The research subject will be analyzed and explained mainly on the works produced from September 2015 to June 2019. The research methods are classified by the concept of human(人 间), space(空间), and time(时间), and all these concepts are organized into sub-concepts of 'relationship'(关系). The production process itself acted as an important element of the work, and the place of installation and the method of installation are also important factors for the researcher. The researcher focused on 'space间' and produced his works, starting with 'Relationship'. Therefore, the three concepts derived from the concept of “relationship” –human(人 间), space(空间), and time(时间) are explained in terms of dictionary meanings and interpretations from various perspectives. After that, we will discuss the description of the work in terms of the aesthetics of Zehou Li. Through this process, it is suggested that the audience as well as the writer be given space and time for their own contemplation. Emptying is an important factor for this researcher. Emptying and voidness are the direction that this writer should pursue at a time when artistic works are overflowing with flamboyant and inspiring admiration.

중심어

도자예술 간 間

리쩌허우李澤厚 소요유逍遙遊

ABSTRACT Keyword

ceramic art between Li Zehou 逍遙遊 Soyo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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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본 연구는 본 연구자가 2015년에서 2019년 기간 동안 제작한 도자예술작품을 리쩌허우의 미학적 측면에서 살펴보고, 작가의 근간이 되는 間의 개념을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보고자 한 다. 또한 본 연구를 통해 작가의 미학적 태도를 객관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이는 작가로서 작가가 앞으로 나아갈 개념들을 확립하고 체계적인 작품세계를 정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주 매체는 도자용 점토이지만, 상황에 따라 관객(인간), 공간, 시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이는 작가에게 위의 요소들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間’의 의미가 작품에 가시적이거나 비가시적으로 용해되어 있으며, 이는 작품 설명을 통해 드러낼 예정이다.

‘관계’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작가의 ‘間’의 작품활동은 人間인간, 空間공간, 時間시간의 개 념에 초점이 맞춰졌다. 따라서 ‘관계’개념에서 파생된 위의 세 가지 개념을 사전적 의미와 다양 한 시각에서의 해석을 살펴본 뒤, 본 작가의 개념을 설명하겠다. 이 후, 작품 설명을 리쩌허우 의 미학적 측면에서 함께 논할 것이다. 관계인식에서 출발한 간間 작품들의 근간이 되는 사상 은 ‘버림과 비움’의 사상에서 출발한다. 이에 대한 설명을 통해 작가의 작품 세계관을 객관적으 로 드러내고 이를 통해 본 연구자의 도자예술작품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자 한다.

2. 관계인식

관계關係의 사전적 의미를 해석하자면 ‘關 관계할 관, 係 맬 계’이다. ①둘 이상(以上)이 서로 걸림 ②서로 관련(關聯)이 있음 ③남녀(男女)의 성교(性交)1)라 설명되어 진다. 국어사전에는

①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또는 그런 관련.(係關),

②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 또는 그 방면이나 영역, ③ 남녀 간에 성교(性交)를 맺음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 어떤 일에 참견을 하거나 주의를 기울임. 또는 그런 참견이나 주의, ⑤(‘관계로’ 꼴로 쓰여) ‘까닭’, ‘때문’의 뜻을 나타낸다.2) 마지막으로 영어 사전적으로는

①(사람·사물·현상 사이의) relation(s) (with/between), relationship (with/between), connection (with/between/to), ② sex, (성 관계) (sexual) relationship, (sexual) intercourse3)로 해석 되어 진다. 종합적으로 살펴보자면 관계라는 것은 둘 이상의 사물이나 사람 등의 객체 사이의 이루어지는 연결 현상이나 행위 등을 말한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관계라는 의미를 둘 이상의 개체나 사물이 서로 관련지어 이루어지는 현상 이나 행태라 정의한다.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門문(문), 交교(교류하다)가 포함되어 있다, 문은 공간과 공간을 연결시켜 주는 통로이자 間이다. 교류 또한 인간과 인간 ‘사이 間’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인 것이다. 영어 사전에서는 relation, relationship, connection을 모두 between사이로 연결 지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연구자는 관계에서 ‘사이 間’라는 개념을 유추하여 작품제작에 투영하였다. 간間은 관계와 같은 의미로 해석되어 질 수 있으며,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상호관계이다.

여기서 말하는 ‘간間’은 차이나 다름을 말하기보다는 교집합적인 동일함을 말하고 있으며, 같 아질 수 있는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동질성에 대한 개념이며, 이는 관계 맺어짐에 대한 긍정적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작가에게는 간間의 개념이 人間인간, 空間공간, 時間시간의 긍정적 개념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어우러짐에 대한 개념으로도 해석되어진다. 본 연구자의 토대가 되는 간間의 개념은 동양철학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한 간間의 의미가 두 개의 문틈에서 비추는 빛으로 인한 사이의 간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형문자이기 때문에 문자를 그림 으로 볼 때, 틈새 혹은 사이, 두 개체 사이의 공간 등을 인지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사이의 틈을 강조하기 위해 ‘사이’라는 문자 대신 ‘간間’이라는 상형문자를 사용하고자 한다.

1) 네이버 한자사전 https://hanja.dict.naver.com/word?q=%E9%97%9C%E4%BF%82&cp_code=0&sound_id=0 참조 2) 네이버 국어사전 https://ko.dict.naver.com/#/entry/koko/e0c227603da34bb6b827c07dea127bae 발췌 3) 네이버 영어사전

https://endic.naver.com/krenEntry.nhn?sLn=kr&entryId=9c291c03363c448487b33f3f17d70d16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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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관계인식_人間인간

인간 human being 人間이란 동물의 일원이지만 다른 동물에서 볼 수 없는 고도의 지능을 소유 하고 독특한 삶을 영위하는 고등동물이라 정의된다.4) 인간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관계를 말하 고 있다. 즉 결코 인간을 단일개체로 설명되어질 수 없음을 말한다.

2.1.1. 間사이_人間인간

본 논고에서는 인간의 관계맺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인간과 인간의 관계 맺음을 관객 과 작가의 관계 맺기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연결하는 매개는 간間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작품을 통해 관객과 작가는 정신적 교류가 이루어지고자 한다.

2.1.2. 작가와 관객 ‘사이’에 존재하는 작품

작가와 관객은 예술작품을 매개로 만나게 된다. 관객은 대부분 예술작품과 작가를 동일시 여기 며, 작품을 통해 작가를 기억하게 된다. 따라서 작가는 본인의 생각이나 사상을 작품을 통해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여 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이 때 중요한 요소를 작용하는 것은 사용할 매체이다. 도자예술 작품 특성상 점토는 빠질 수 없는 주재료임은 확실하다. 대부분 도예가라 불리어지는 작가들은 점토를 비판 없이 사용하게 된다.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선택 되어진 재료를 당연하게 여기며 사용하기 때문 이다. 이는 인간역사 기록 이 전부터 행해진 습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분야가 혼재되고 융합이 만연한 현 시점에서 본 연구자는 본인이 사용하는 매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했다. mass로서 관객들에게 내보일 때, 과연 점토 또는 흙이라는 매체가 어떤 의미로 읽혀질 것인지가 중요한 의미로 다가왔다. 점토는 본인과 관객 ‘사이’에 공존하는 중요한 매개 이다.

이 시점에서 본 연구자의 작업 환경을 언급하고자 한다. 그 동안의 환경이 작품세계에 큰 영향 을 미쳤기 때문이다. 공예학부 학사를 졸업하고, 디자인대학원 도자디자인전공 후, 조형예술학

박사를 수료하며 공예, 디자인, 순수예술의 교집합(사이間) 아래 작 업이 진행되었다. 학부 입학 후, 선택과 상관없이 주어졌던 점토를 15여 년 이상 사용하였다. ‘왜 흙을 사용 하는가’라는 고민을 깊게 한 적이 없었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흙으로 표현해갔다. 그러다 박사과정에 입학하게 되었고, 이 후 본인에게 있 어서 점토-흙은 큰 의미로 사용되었다. 흙은 오랜 시간 주변 환경과 관계하며 존재한다. 생명의 처음과 끝으로 설명되기도 하며5), 생명 자체의 의미로도 읽혀지기도 한다.6) 또한 흙7)이라는 매체 특성-흙 의 점성과 가소성-상 심리적 치료 도구로서도 사용되어 지고 있 다.8) 또한 철학적으로도 우주 근본이 되는 물질로 동양은 화(火),

4)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35955&cid=40942&categoryId=31611 참고 5) 구약성경, 「창세기3:19」, 인용 '너희는 흙에서 태어났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셰익스피어. 「햄릿 5막1장」 ‘카이사르도 죽어 흙이 됐고, 어쩌면 벽의 구멍을 막는 바람막이가 됐을지도 모른다. 아, 한때 세상을 호령하던 그 흙은 이제 모진 겨울바람을 막는 흙벽이 됐구나.’

6) 곽경택, 「흙으로 응고시킨 영속성」, <박미화展>미술평론, 인용

‘오랜 역사 동안, 혹은 인간의 생명을 인식한 그 시점부터 흙의 개념은 인간에게 생명과 같은 의미로 존재하고 있는 듯 보인다. 흙 이라는 질료적 관점보다는 더 깊은 의미는 지닌 매체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하였기에 종교적 분야 외에도 수많은 철학자들 과 예술가들 이 흙에 대해 연구하고 논하였다. 인간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죽음의 과정을 담고 있는 자연적 요소라고도 표현 할 수 있는데, 간단히 표현하자면 인간의 성장, 변화, 소멸하는 과정을 담는 물질이라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다. (생명의 근원적 심상)’

7) 흙과 점토는 다른 상태의 물질이지만 본고에서는 편의상 동일한 매체로 설명된다.

8) 한영희, 「점토미술치료-자기표현향상을 위한 발달장애 미술치료」, 2011, 서울:이담, p33 참고

정찬국, 「체험적 입체조형교욱을 위한 재료연구: 점토를 중심으로」, 1990, ,청주교대논문집 제 27집 p139-p140 참고

‘유연성-점토의 부드러움, 함수율에 따라 부드러움의 정도가 달라짐 • 변형성-일정한 양을 형성하고 있는 점토에 외부의 압력을 가 하면 그 형태가 변함 • 변질성- 점토는 건조시켜 가열하면 그 물질적 성질이 크게 변질된다. 일종의 열경화성 물질이라 할 수 있 음 • 촉감성- 피부를 통해 제작된 촉감, 재질의 감촉이나 온도감등에 다른 촉감성을 갖게 된다. • (사람 개개인에 따라 흙이란 물 질은 차가울 수도 따뜻할 수도, 거칠 수도, 부드러울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흙을 접하는 그 사람에 의해 흙은 변할 수 있다는 것

<그림 1> 호락호락 전시 리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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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水), 목(木), 금(金), 토(土)의 오행(五行)사상으로 이해하려 했고 서양은 물, 불, 흙, 공기 의 4원소론으로 이해하려 했다.9) 위의 이유로 본 연구자에게 흙은 나를 대변할 가장 적합한 매체였다.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흙은 人間인간(작가)과 人間인간(관객) ‘간間’에 자리하고 있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이런 생각은 호락호락湖落湖落10) 전시를 통해 관객 사이에 놓여졌다. 작가의 최소한의 행위는 덩어리mass 형태로 응집되어졌으며, 덩어리mass를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에 대한 관객의 반 응이 본 작가에게 중요하게 여겨졌다. 아무런 의미 없는 사물도 미술관이라는 특별한 공간에 던져져 있다면 바라보는 관객들은 그 의미를 찾으려 애쓴다. 설사 그 사물이 실수로 떨어진 것일지라도 의미를 부여하려 애쓴다. 반대로 예술가의 철학이 가득 담긴 예술품이 단지 관객들 에게 의미 없는 사물로 읽혀지는 경우도 있다. 본 작품들은 작가의 모든 생각을 제외한 채, 덩어리 mass로 보여짐에 초점을 맞췄다. 제작 시, 밀거나 두드리는 반복적인 행위로 국한하여 제작하였다. 전시공간도 화이트 큐브의 전시장보다는 한옥 갤러리(문화상회)로 정함으로 작 품의 경직함을 탈피하고자 하였다. 일상의 사물인 듯,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그 모습으로 작가와 관객 이에 작품은 놓여졌다.11)

<그림 2> 간(間)_<인성人性,idea과 물성物性materials이 같은가 혹은 다른가?> stoneware, earthenware,

좌40cm*20cm*25cm, 40cm*40cm*30cm, 중45cm*20cm*20cm, 우40cm*10cm*10cm, 20cm*10cm*10cm 2016

본 연구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관객들은 덩어리 mass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12) 공예 적 측면에서 노동집약적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였고, 표면에 드러난 점토의 질감에 집중 하기도 하였다. 또한 쓰임에 관한 질문하기도 했다. 또는 점토에서 나오는 강한 에너지를 논하 기도 하였다. 작가는 그저 최소의 몸짓-무위로 다가가려는 의도 즉 비움-으로 흙과 반응하였 을 뿐이었다.

<그림 3> 간(間)_<인성人性,idea과 물성物性materials이 같은가 혹은 다른가?> stoneware, earthenware, 좌25cm*13cm*6cm, 중25cm*13cm*6cm, 우45cm*25cm*6cm, 2016

이다. ) • 정신성- 쾌적감과 안정감 등의 정신적, 정서적, 심리적 특성을 갖는 물질. 근육운동을 통해 외면적 활동을 촉구하는 경우 와 피부 감촉을 통해 내면적 정서가 연결되는 경우가 복합적으로 적용된다.’

9) 김흥식저, 「세상의 모든 지식」, 서해문집, 2007, p.371, 참고

10) 조선시대 이기론과 이이론의 논쟁을 호락논쟁이라 불리었다. 물성과 인성이 같은지 다른지에 대한 논쟁이었는데, 당대 서민들의 생활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11) 이는 리쩌허우의 소요유로 설명할 수 있다. 소요유란 도가와 유가의 상호보완 방식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맺음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를 중용의 개념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솜씨를 뽐내기 보다는 자연과 인간이 서로 보완하여 완성한다는 개념이다. 인간은 무위로써 자연과 어우를 수 있다. 본 연구자는 작품을 인간을 대변한다는 의미에서 작품이 환경 즉 자연에 합일되게 의도하였다.

공간에 스며들어 인간과 자연이 통일되는 것-작품이 공간에 스며들게 하고자 하였다.

12) 리쩌허우 李泽厚 Li Zehou , 「미의 역정」, 글항아리, 2014, p.52 참조

리쩌허우는 형식과 미에 대해 설명한다. 탈형식화 하여도 이미 침전(용해)된 형식이 인간에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무의미도 의 미 있는 형식으로 보여 지게 된다. 이러한 점은 리쩌허우 미학를 논하며 다시 설명하겠다.

(6)

2.2. 관계인식_空間공간

공간 space 空間이란 ‘직접적인 경험에 의한 상식적인 개념으로 상하 ·전후 ·좌우 3방향으로 퍼져 있는 빈 곳을 말한다. 공간의 개념은 각 학문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즉,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시각이나 촉각 등의 작용에 의한 공간지각(空間知覺)에 입각하여 공간표상(空間表象)으로서 주어지며, 철학적으로는 그 공간표상에서 출발한 경험적 공간을, 어떤 특별한 요소에 의해서 성격이 부여된 선험적 공간(先驗的空間)과 구별’하고 있다.13)

2.2.1. 間사이_空間공간

본 논고에서는 작가에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선험적 공간을 말하고 있다. 이는 리쩌허우14)가 말하고 있는 ‘의미 있는 형식’, 미적정서가 담겨 있는 공간이다.

2.2.2. 작가와 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작품

1981년 설립된 중국 대련의 화장품 공장이 있다.

같은 해 태어난 본 작가는 그 공간에서 머물며, 공간과 흘러간 시간 사이에 관계하여 호흡하고 작업한다. 이 건물은 이제 더 이상 공장으로 사용 되어지지 않는다. 갤러리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 비 단계였다. 이 작품은 이미 3층에 완공된 공간 전시를 위해 준비되었다. 공간을 살피기 위해 전 시 전, 그 곳에 방문을 했고 본 연구자는 1층에 매료되었다. 알 수 없는 묘한 끌림은 작업으로 이루어졌고, 작업 중 그 곳에 대한 역사를 듣게 되었다. 본 연구자의 도자파편들과 그 곳에 존재하고 있던 건축파편이 사용되었다. 계산적인 행동을 배재하고 공간 사이사이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했다.

삶이 일어났던 공간15)은 더 이상 그 기능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다른 의미로서 본인에게 작용 하였다. 본 작가와 같은 날 탄생한 이 공간은 하나의 인격체처럼 여겨졌고 곳곳의 세월의 흔적 을 다감각적(multi-sensory)으로 느끼며 확장된 감각으로 본 연구자는 공간과 관계맺기가 이루어졌다. <그림 5>와 같이 작품 공장에 건축 잔해들은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일종의 끝과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세레모니(祭)와도 같았다.

공간은 본 작가의 선험적 경험의 축적과 직관과 관계하면서 새로운 의미로 탄생하였다.

13)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062986&cid=40942&categoryId=32204 발췌

14) 李澤厚 Li Zehou (1930.6.13.~현) 중국 후난의 학자이자 철학자. 1950년대 미학논쟁에서, 20대의 나이에 이미 실천미학이라 는 미학의 한 유파를 창건하였다. 정통 좌파와 반전통 좌파를 부르짖는 급진 청년에 시달리던 그는 1992년에 중국을 떠나 미국 을 건너간다. 그는 여러 저술을 통해 실용이성, 문화-심리구조의 도度,누적-침전, 주체적 실천, 인간의 자연화, 내재적 자연의 인 간화 등 일련의 독자적인 사상 체계를 세웠다.

15) 크리스티안 노르베르그 슐츠(Chiristian Norbeg-Schulz), ⌜장소의 혼: 건축의 현상학을 위하여⌟, 민경호, 배웅규, 임희지, 최강 림 옮김, 태림문화사, 1996, p.6 참고

크리스티안 노르베르그 슐츠(Chiristian Norbeg-Schulz)는 이를 장소라 명시하며 공간과 장소를 구분하여 설명 하였다.

<그림 4> 관계하다-관계되다 전시 전경 일부 2016

<그림 5> 관계하다-관계되다 좌: 가변설치 옹기토, 철, 중: 가변설치, 옹기토, 우: 가변설치 복합재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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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관계인식_時間시간

시간 time 時間이란 시각과 시각 사이의 간격 또는 그 단위를 가리키는 용어이다.16) 스튜어트 매크리디Stuart McCready는 시간은 인간의 본성이라 말한다. 시간은 형체도 없고 냄새도 없 으며, 지나온 길에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인간은 시간을 의식의 대상으로 삼기 이전부터 하루시계(circadian clock)가 등장했다.17) 같은 물리적인 시간 속에 인간은 각 기 다른 시간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러한 시간을 질적인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은 철학과 종교, 문학에서 끊임없이 거론되고 탐구되어 왔으며 복합적인 주제로 거론되어 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시간에 대해 본격적인 물음을 제기한 이후로 많은 철학적 접근이 지속되어 왔지만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도 탐구대상으로 남아있다.18)

2.3.1. 間사이_時間시간

본고에서는 질적인 시간에 초점을 맞추었고, 질적인 시간은 작가의 사유의 시간이며, 이는 작품제작의 모든 과정과 이 결과물을 마주하게 될 관객에게 제시할 사유의 시간이었다.

2.3.2. 작가와 시간 ‘사이’에 존재하는 작품

對不起는 중국어로 미안하다의 공손한 표현이다. 한자로 ‘일어서서 대면할 수 없다’라 직역할 수 있다. 즉 당당히 설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시간이 존재를 만드는가? 존재가 있기에 시간을 말하는 것인가? 이번 작품의 시작은 위의 질문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존재 와 시간의 선후는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이다.

도예란 사전적 의미로는 도자기 공예(도자기를 가공한 공예품)’를 줄여 이르는 말이라 정의한 다. 도자기란 ‘도기(陶器), 자기(瓷器), 사기(沙器), 질그릇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점 토에 장석, 석영 따위의 가루를 섞어 성형, 건조, 소성(燒成)한 제품으로, 소지(素地)의 상태, 소성 온도 따위에 따라 토기, 도기, 석기(炻器), 자기’로 나눈다.19) 도자기라 하면 매끄러운 표면과 완벽한 선, 높은 온도에도 갈라지거나 휘어짐 없이 견딘 형태를 높이 샀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성온도가 다른 점토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태토에 맞는 유약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도예를 시작할 때부터 배워왔다. 이것은 도예가가 점토를 운명처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오늘날 도예를 도자예술로 명하고, 도자예술도 순수예술과 구분하지 않는 가운 데 ‘도자’의 완벽함에 대한 의문이 본 연구자는 고민하게 되었다. 완벽함과 완벽하지 않음에 대한 기준은 끊임없이 변한다. 작가의 의도에 따라 가마에 소성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시간에 따라 찰나의 완벽도 미미한 조각으로 치부되기도 하고 무의미의 작은 존재도 시간을 머금고 완벽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찰나의 무상無相을 명확한 어떤 존재라 명명 지을 수 없다. 이러한 의미로서 2018년 對不起 전시를 통해 작품을 소개했다.

제작방법에 있어서 본 작가는 기초도형 중 구와 육면체-두 도형을 선택하여 변형을 꾀하였다.

제작된 오브제 위에 저화도 점토인 옹기토와 고화도 점토인 백토를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다.

기물이 지탱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갖고 건조되어 힘이 생기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너무 말라도 안 된다. 적당한 수분을 머금고 있어야 무너지지 않는다. 건조 상태에 따라 옹기토 와 백토를 덧발라 올라갈 때, 균열로 파손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천천히 흙 슬립을 쌓아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 제작 했을 때 의 질감이나 형태는 사라지고 변형된다. 옹기토는 저화도 점토이며, 백토는 고화도의 점토이다. 다시 말해 소성 온도에 따라 굉장히 불완전할 수 있는 성질의 두 점토의 만남인 것이다. 소성 온도에

16)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17798&cid=40942&categoryId=32227 참고 17) 스튜어트 매크리디외 Stuart McCready,⌜시간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 남경태 옮김, 휴머니스트, 2010 p.13 참고 18)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530375&cid=60657&categoryId=60657 참고 19) 네이버 백과사전

https://dict.naver.com/search.nhn?dicQuery=%EB%8F%84%EC%98%88&query=%EB%8F%84%EC%98%88&target=di c&query_utf=&isOnlyViewEE=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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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수축률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두 사이의 흙에서는 균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나무껍질 처럼 겹겹이 갈라져 일어난다. 몇 달에 걸쳐 완성된 형 태는 가마에 들어가 또다시 수 십 시간을 견딘다. 35시 간이상 소성을 마치고 덧바르기 작업과 긴 시간의 소성 은 반복된다. 긴 시간 끝에 한 존재가 탄생한다. 서두르 다 보면 작품은 완성되기도 전에 무너져 사라져 버린 다. 시간과 존재의 끊임없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 이다. 작품이 완성되는 긴 시간은 작가의 사유의 시간 이다.

존재의 탄생으로 시간은 의미 있게 되었다. 존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형되었고 사라졌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라는 패러독스 안에 작품은 시간을 머금고 존재로서 다가간다.

하지만 이 존재가 또 다시 시간 안에 진화하게 될 것이다. 불완전한 존재로서 시간과 존재는 돌고 돈다.

3.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 미학적 접근

미美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글자의 근원에 거슬러 올라가 후한시대 허신許愼의 「설문해 자」에 의해 ‘양이 큰 것이 美다’라는 견해를 따른다. 양羊이 큰 것이 미美인 까닭은 양羊이 크고 살지면 맛이 있기 때문이다. 양羊과 대大가 만나 아름다움이 탄생했다. 아름다움은 선善 과도 통한다. 또 다른 의미로 토템사상에서 해석 할 수도 있다. 족장이 양의 머리를 지고 있다 는 뜻도 있지만 본고에서는 양이 큰 몸으로 선善을 이룬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20) 서양 beauty의 시각적인 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에 반해 동양에서의 미美는 선善에 맞춰져 있으며, 이는 예술의 결과론보다는 작가의 행위자체-과정에 맞춰있다. 이는 작가의 인성과 미美로써 선善을 쌓는다는 점과도 연관된다.

3.1.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 의 주체적 실천철학

리쩌허우는 ‘주체적 실천철학’를 말한다. 이것은 그의 미학사상의 철학적 기초이다. 리쩌허우 는 자연을 인간화하는 과정을 실천적으로 해석한다. 외재적 자연을 인간화 하는 과정, 그리고 내재적 감성을 인간화 하는 과정, 이 두 가지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전자는 공예적 사회 구조 로서 미美에 관계되고, 후자는 문화 심리적 구조로서 미감美感에 관련된다.21) 주체 개념이 포괄하는 개념은 외재적 공예-사회구조와, 내재적 문화-심리 구조를 갖는다. 또한 민족, 계 층, 계급 등의 인류 군체와 심신의 개인 성질이 포함된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으로 교차, 결합의 구조를 띄게 된다.

본고에서는 리쩌허우가 제시한 주체적 실천철학 중 내재적 감성을 인간화 하는 문화 심리적 구조로서 움직이는 미감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리쩌허우는 축적되어진 인류 역사가 문화심리 구조로 자리 잡고, 이것은 예술작품과 동일구조로 이루어져있다 라고 말한다, 여기서 궁극적인 실재는 인간이며, 내재적 자연의 인간화와 미감, 축적, 예술이 포함된다.22)

20) 리쩌허우李泽厚 Li Zehou, 조송식 옮김, 「화하미학」, 아카넷, 2016, p.11-p.15 참고 21) Ibid p.16 참고

22) Ibid p.437 참조

<그림 6> 對不起 전시 전경 2018

<그림7> 교상交床 earthenware, stonware, 좌55cm*55cm*20cm, 중60cm*60cm*60cm, , 우35cm*35cm*10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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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 의 주체적 실천철학과 間작품

리쩌허우는 인류의 문화 심리 구조를 세 가지 로 구분한다. 이성의 내화 즉 지력구조, 이성의 응취인 의지구조, 그리고 이성의 적전이라 할 수 있는 심미 구조이다. 지력 구조는 진眞을 지 향하고, 의지구조는 선善을 심미 구조는 미美 를 추구한다. 미는 진과 연계하여 진에 대한 인 식으로 인도하고 인간을 선으로 인도한다. 직 관적인 감성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 자유 직관 은 인간의 미감에 영향을 주고, 다른 한 편으로 는 이성적 특성인 직관 덕분에 이성적 지식을 깨닫는다. 최종적으로 이것은 미로써 진을 인도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예술은 진과 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리쩌허우는 심미가 종교보다 위에 있다고 말하 는데 인간은 모두 감성 속에서 생존하기 때문이다. 자유 체득된 심미가 있어야만 비로소 인생 의 귀착지 또는 삶의 최고 경계에 이른다.23)

<그림 8>의 작품은 옹기토와 백토로 그린 그림을 포함하여 육면체 형태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모든 덩어리mass 작품은 앞 서 설명하였던 對不起 전시의 놓여 졌던 작품과 제작방법이 동일하다. 회화작품은 삼베와 백토, 그리고 옹기토를 번갈아 덧 씌웠다. 삼베는 물에 적셔지면 풀이 빠지고 빳빳하던 물질이 한없이 흐느적거린다. 인공에서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현상 같다. 식물의 줄기가 느껴졌고, 순응하는 생명체로 느껴졌다. 이는 인간의 자연화를 생각해보 는 시간을 제공해 준다. 삼베의 물질은 한국인 정서에서 흔히 죽음을 떠올리게 된다. 생명이 흙으로 돌아가는 순간 삼베에 감싸여 있는 인간의 모습이 담겨있다. 생명의 상징인 흙과 죽음 을 떠올리는 삼베는 삶과 죽음을 뒤엉기어 인간의 자연화 과정과 교차된다. 겹겹이 바르는 시간은 작가에게 사유의 시간이었으며, 기다림이었다.

육면체 덩어리 mass 작품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진眞과 선善을 찾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매개가 되고자 했다. 작품이 전시된 공간은 전라도에 위치한 템플 아트갤러리 갑岬이 다. 본 공간이 주는 의미도 있었기 때문에 이곳을 찾은 관객들은 덩어리mass를 교상交床 삼아 머물다 돌아갔다. 어떠한 지시도 없었지만 눈을 감고 사유의 시간을 가졌다. 사이間-인간人 間, 공간空間, 그리고 시간時艱이 어우러지는 순간이었다. 심미의 자유 체득의 순간, 미로써 선을 쌓는 순간을 유도한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24)

<그림 9> 간間_시간의 흔적, 삼베, 옹기토, 백토, 가변설치, 2019

23) Ibid p.439 참조

24) 리쩌허우는 이 순간을 천일합일의 순간이라 말한다. 천일합일의 경계가 심미 경계라고 한다. 이것의 인생의 최종 귀착지이고, 심 미적 쾌감은 자연의 인간화의 기초 위에 건립되어야 실현을 한다고 설명한다.

<그림 8> 시간의 痕, earthenware, stoneware, 가변설치,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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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의 작품은 7일 간 관객 참여 퍼포먼 스 형식의 전시였다. 작품에 작가의 의지가 주 가 되기보다 주체를 관객에게 돌렸다. 전시 내 내 향을 피워 차분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주체 의 빈 마음과 객체와 조화를 이룬다. 다음 장 에서 언급할 소요유와도 연결된다. 장자의 ‘빈 마음으로 조화’를 이루고, ‘온아하고 엄숙하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며, 공손하면 서도 편안’할 수 있는 유가와 도가의 보완된 정신 중용이 바탕이다. 본 작품 역시 위 작품 들과 같은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 작가에 게 과정 또한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퍼포 먼스 형식으로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으며, 주 체를 비우고 관객의 호흡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작품 현상에 관객들 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순수한 질감 자체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 동안 대부분 덩어리나 형태에 집중되어 표면의 질감이 가려져 있었다. 그 동안 작가는 의도적으로 표면을 갈라지고 터짐의 현상을 재료나 소성온도와 건조 속도를 조절하며 표현했다. 본 연구자는 또 다른 방법 으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간을 작품에 담아내려는 의도였다. <그림 10>과 <그림 11>에서 터짐과 갈라짐의 현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갈라짐을 통해 시각적인 면에 서도 간間을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관객들이 그 틈을 통해 시간을 느끼도록 유도했다.

<그림 11> 간 間_시간의 흔적 삼베, 옹기토, 백토, 시간, 가변설치, 2019

3.2.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 의 소요유逍遙遊

장자에서 출발한 소요유逍遙遊는 유가와 도가의 보완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소요유의 사전적 인 의미는 ‘소逍는 이리저리 거닐다. 요遼는 먼데서 멀리 떨어지다. 유遊는 놀다, 즐겁게 지내 다’라는 뜻이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인간 세계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삶을 말하는 것이며, 소요유逍遙遊는 의지할 것이 없기 때문에 절대적 자유이다. 유가와 도가 두 사상 모두 비非디오니소스적 원시적 전통에 근원한다. 장자는 공자 로부터 도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표면적으로 도가와 유가는 대립적이지만 실제로는 상호보안하고 협조한다. 하나가 세속인 것에 반해 다른 하나는 세속을 초월하고, 하나가 낙관 적이고 진취적인 것에 비해 하나는 소극적이고 도피적이다. 순자가 강조한 것이 “본성에 인위 적 작위가 없다면, 스스로 아름다울 수 없다.”하였지만, 장자는 “천지는 큰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만 말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는 인위적인 것과 자연스러움의 대비를 보여주는 것이 다. 장자는 현세를 버렸지만 결코 생명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연의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고 애착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유가를 보완하고 심화시켜 유가와 일치하게 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따라서 노자와 장자는 공자학문과 유가의 대립적 보완자라 할 수 있다.25) 대립되 는 두 개념은 자연과 인위의 간間에서 공존하고 보완된다.

25) Ibid p.149-p.160 참고

<그림 10> 교상交床 earthenware, stoneware, R65cm H5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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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 의 소요유逍遙遊와 間작품

리쩌허우李澤厚 Li Zehou 는 장자의 소요유逍 遙遊를 설명하면서 ‘인간의 자연화’란 사회성 을 버려 그 자연성을 오염되지 않게 하며 아울 러 이를 확장하여 우주와 하나의 구조를 이루 게 되어야 비로소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림 12>와 <그림 13> 작품은 관객과 시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작가는 삼베와 옹기토와 백토, 그리고 옹기토 와 백토의 중간 성질이라 할 수 있는 흑토와 산 청토를 섞은 점토를 슬립slip으로 만들어 제공 했다. 어떤 법칙이나 룰은 없었다. 자유롭게 노 닐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림 13> 간 間_시간의 흔적, 삼베, 옹기토, 백토, 시간, 관객, 가변설치, 2019

본 작품은 관객들에게 내 줌으로 작품다움을 벗어나려 노력했다. ‘비움과 잊음’26)을 시도하려 했다. 관객과 시간 사이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얻고자 하였다. 자유로운 비상과 비상 의 자유로움을 통해 정신적 즐거움과 마음의 해방을 통해 생동감을 추구했다. 소요유逍遙遊에 서 중요하게 여긴 ‘잊음’은 작가와 관객의 역할의 전이로 잊음으로 발현되었다.

‘잊음’은 자기의 현실적 존재를 잊고 모든 눈, 귀, 마음의 감각과 생각을 버려야 만, 비로소 만물과 일체가 되어 천지를 노닐며 ‘천락’을 얻을 수 있다. 천락이란 인생에 대한 심미적 태도 를 말한다. 감각기관은 보고, 듣는 것에 의해 제약을 받고, 생각은 기호에 의해 구속된다. 위

모든 것을 배재하고 인위적인 행위를 텅 비워 야 최대의 쾌락에 도달하게 된다. 일종의 순수 의식과 순수 지각을 침전 시켜야 하는 것이 다.27)

<그림 14>의 작품은 모든 기교와 감각을 버 리고 옹기토와 백토, 그리고 산청토를 하염없 이 발랐다. 바르고, 바르고, 또 바른다. 종교적 행위에 비유하자면 염주나 묵주를 돌리는 행 위, 삼 천배를 할 때의 마음처럼 복잡한 생각을 버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붓을 움직인다. 소요

26) 심제-마음을 비움, 좌망-온갖 것을 잊음

27) 이것은 후설E. Husserl의 순수의식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인식론이지는 않다. 후설은 인식론적 문제설정에 기초하는 중요한 동기 들을 고려하여 순수 의식을 초월하는 의식이라 불렀다. 하지만 본고에서 언급하고 있는 순수 의식은 비움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림 12> 간 間_시간의 흔적, 삼베, 옹기토, 백토, 시간, 관객, 가변설치, 2019

<그림 14> 간 間_시간의 흔적, 45cm*25cm*6cm, 옹기토, 백토,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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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逍遙遊로 설명하자면 심제와 좌망이라 할 수 있다. 작품 결과물이 어떻게 보여질까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흙 슬립을 붓에 발라 겹겹이 축적되게 한다. 무위로의 다가감이었다. 한 겹의 존재는 미미했지만 겹겹의 사유하는 시간이 쌓여 슬립은 퇴적되어 간다. 욕심이나 감각, 기호 에 구속되지 않는 해방에서 얻는 편안함을 얻고자 했다.

4. 결론 및 제언

본 논문은 간(間)을 주제로 표현한 도자예술 작품 연구였다. 본 연구에 언급된 작품은 人間인 간, 空間공간, 時間시간의 개념에서 접근하여 분류 되었는데, 이 모든 개념들은 ‘關係관계’의 하위 개념으로 정리되었다. 본 연구자는 관계를 둘 이상의 개체나 사물이 서로 관련지어 이루 어지는 현상이나 행태라 정의했다. 관계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시간, 그리고 인간과 공간 ‘사 이間’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으로 규정 지어 작품을 진행했다. relation, between의 뜻을 내포하 고 있는 ‘사이間’는 본 연구자에게 관계 맺어짐에 대한 긍정적 의미로 해석되어졌다. 또한 人間 인간, 空間공간, 時間시간의 개념이 작품 안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제작 과정 자체가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였으며, 설치 장소나 설치 방법도 연구자에게는 중요요소 였음을 밝혔다.

리쩌허우李泽厚 Li Zehou의 미학적 관점-주체적 실천철학과 소요유逍遙遊- 통해 작가의 최 소한의 몸짓-무위로 탄생한 작품을 살펴보았다. 리쩌허우가 말한 오랜 시간부터 축적되어 온 미감은 인간과 공간, 그리고 시간 속에서 만들어졌다. 미감은 선험적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세월 축적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활이 녹아 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경험이다. 이 경험 을 바탕으로, 인위와 자연 간間 공존하는 비움과 쉼의 시간에 대한 미를 발견하고자 했다.

본 연구자는 현란한 기교의 미학보다는 본인과 관객에게 비움과 쉼을 통해 사유의 공간과 시간 을 제공하자 했다. 인간에게 축적되어 있는 미감으로 선善과 진眞을 추구하게 하고자 했다.

‘비움’은 본 연구자에게 중요한 요소였다. 현란하고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로 감각적인 예술 작품이 넘쳐나는 현 시점에 본 작가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었다. 최소한의 몸짓으로 인위를 배제하고 물질 자체의 미감을 찾고자 했다. 무위의 행위로 인간의 자연화-선善을 향한 움직임 이었다. 이것-비움과 무위-은 앞으로의 본연구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연구과제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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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