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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의 미적 특성 ― 고유섭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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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미술의 미적 특성

― 고유섭을 중심으로 ―

*

1)

서론 .

비판적 문제제기 한국 미술의 자연주의 론과 그 문제점

. :

한국미술의 미적 특성 .

자연체험적 특성 무관심성 의 미적 관조

1. : ‘

미적 체험의 변증적 구조 모순의 조화

2. :

미적 이상 의 추구 인격적 가치의 창조

3. ( ) :

결론 .

서론 I.

한국미술의 미적 특성 다시 말해 한국미술이라는 개념구성과 아울러 그 고유하며 특, 수한 미적 유형을 찾아내어 그 미적 가치의 분석과 의미해석을 가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시각적 체험형식에 입각한 미적 현상형태의 규명 및 조형예술적 형성의 근본유형 과 그 구성요소를 해명해내기 위한 방법적 과제로서의 미학적 접근이 요청된다.

그 시야는 곧 우리 고유의 미적 체험방식에 따른 미적 표상방식의 근원적인 주체성과 관련하여 미적 경험의 다양한 가능성의 본질 및 그 경험의 독특한 미술적 형성의 가능, 성에 있어서 한국미술이라고 하는 개념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적 형식적 특수성을, ‘ 총괄함과 아울러 미적 표상방식과 그 이전의 미적 체험방식 또는 미적 가치이념과의, ‘ 결합양상 및 그 구성적 연관관계에 대한 의미해석의 문제를 포괄함으로써 한국미술의 특, 질규명과 관련된 보다 궁극적인 해명을 위한 보다 근원적이며 거시적인 시야의 확보를 말한다.

* 계명대학교 교수

(2)

이때 보다 중요한 것은 미적인 것의 속성( )과 그 구성요소를 통해 드러나는 미적 표상방식의 어떤 전형적인 패턴이나 전통적인 도식에 입각한 유형적 특색의 규명 못지 않게 한국미술 고유의 미적 표상방식이 그렇게 드러나게 되기까지의 체험적 형성원리의, 근간을 이루는 미적 세계관 또는 미적 가치관의 파악인 것이며 그것은 곧 우리 고유 , 의 미적 체험방식의 밑바닥에 가로놓여 있는 형이상학적 이념의 토대 및 미적 직관의 정신적 원리의 발견의 문제이다.

한국미술의 미적 특성을 보는 고유섭의 관점적 기초는 상술한 바와 같은 문제의식에 입각해 있는 바 그에 의하면 미술이란 것은 심의식, ( )에서 말한다면 기술에 의하 여 미의식( )이란 것이 형식적으로 양식적으로 구형화(具 )된 작품이라 하겠고, 가치론적(價 ) 입장에서 말한다면 미적 가치미적 이념이 기술을 통하여 형식에, 양식에 객관화(客觀 )되어 있는 것 으로 우리가 조선의 미술 조선미술이라 할 때 그것 , 은 곧 조선의 미의식의 표현체 구현체이며 조선의 미적 가치이념의 상징체 형상체임을, , 이해한다.”1)

이와 관련하여 그는 또한 한국미술의 미적 특성이 성립되게 되기까지의 수천 수백년의 세월을 통하여 흘러내려오는 사이에 시대의 변천 문화의 교류를 따라서 여러 가지 층절, ( )을 이루면서도 끝내 변할 수 없었던 한국미술의 전통적 성격이라 할 만한 성격적 특색”2)의 규명을 캐물음으로써 이 문제에 접근하기 위한 적절한 미학적 시야를 밝히고, 있다.

II 비판적 문제제기 한국미술의 자연주의 론과 그 문제점. :

한국미술의 미적 예술적 특색을 자연주의로 보는 견해에 우리는 익숙해 있다 자연에 . 대한 애착에서부터 그 결과로서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시 말해 소재적 대상적 자연에서, 부터 그 형식적 결과로서의 자연스러움의 추구에 이르기까지 한국미술은 자연과의 깊은 , 관련 속에서 전개된다고 하는 견해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미술을 자연주의로 보는 이러한 견해는 김원룡에 의해 대표된다 그는 보다 극단. 적인 양식범주의 구분도식을 통해 인류의 미술양식을 자연주의와 이상주의로 대별하는

1) , 古代 과 그 , 論攷, , 1972, p. 3.

2) 같은 책, p.4. 그에 의하면 조선미술의 특색이라는 것은 조선미술에 전통 에 다름 아닌 것으로 , 다시 말해 특색이라는 것은 결국 전통이라는 것의 극한 개념이다 .” “말하자면 그것은 시대의 경 과를 따라 형성된 조선미술의 주( )되는 성격으로 시대의 경과를 따라 더욱 더 구체화(具 )는 될지언정 시대의 변천을 따라 변천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같은 책, p. 11)

(3)

가운데, “‘자연주의(naturalism) 란 결국 작가가 자연의 입장에 서서 자연현상의 하나로서 의 작품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며 형태구성효과 등에서 자연이 가지고 있는 기준을 채 택하고 응용하려는 태도 라고 보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 “‘이상주의(idealism) 는 자연주의 와는 반대로 제작의 기준을 작가의 정신적 이상에 두는 태도로서 작가를 자연에서 분리 하고 자연을 주관적으로 파악하고 자기가 보는 대로의 형상 형식 또는 구성체 즉 자기, , , 의 인상을 구형화(具 )하자는 것 으로 보면서 ,3) 결국 한국미술은 인공을 회피하는 자연에의 순응 자연적인 것에의 기호로써 특징 지워진다고 할 수 있고 그것은 결국 자, 연적인 것에 미의 규준을 두는 자연주의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는 것”4)이라고 본다 한국. 미술의 자연주의적 특색은 대상의 외형에 충실하려는 노력 이나 제작하는 마음이 순수 하고 순진하다고 하는 것 에서도 뚜렷이 나타나며 따라서 자연에 대한 애착 자연현상 , , 의 순수한 수용 이것이 한국민족의 특성이요 또 한국미술의 본질, , 5)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곳에서도 그것은 곧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는 자연주의요 철저한 아 , , ( )의 배제 임을 주장하면서 , “한국 고미술의 공통특색은 결국 자연에 즉응하는 조화, 평범하고 조용한 효과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무관심한 무아무집 ( )의 철학”6) 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자연주의론은 자연주의 개념이 내포하는 그 범위와 한계의 문제에 있어 서 때때로 이를 초월하거나 이탈함으로써 적지 않은 혼란과 오해의 소지를 낳고 있다.

우선 대상의 물리적 특성과 주체의 심리적 특성을 구분하지 않고 그것을 하나로 묶어 서 보는 그의 시야설정부터가 그러한데 따라서 그의 시야에서 보면 야나기 무네요시, (

)가 조선 도자의 특질로 보는 미추 이전( )의 미나 무조작( )의 미로부 터 고유섭이 한국미술의 특질로 보는 무기교의 기교나 무계획의 계획, ’, ‘비정제성이나

무관심성의 특질들마저도 같은 관점에서 본 같은 견해

(자연주의)로 포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미술에는 세련과 조잡의 두 극단이 있으나 그 어느 쪽에도 힘과 마음을 끄, 는 정직성이 있고 재기환발( 氣 )보다는 강한 표현에 역점을 두고 있다”(E.

McCune)거나 한국의 장인들은 자기의 목적의식의 표현에만 주력하고 작품의 세부나 작가로서의 기교에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향이 보인다”7)(G. Gompertz)고 하 는 대상적 재현성보다는 오히려 주체적 표현성을 중시했던 견해들마저도 그가 보는 자연

3) , 國 古 ,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0, pp. 7-8.

4) 같은 책, p.17. 덧붙여서 그는 그래서 나는 자연주의라는 용어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흠은 을지 모르나 우리 미술의 기본철학 하면 사람의 쪽에서 보는 이상주의가 아니라 자연 쪽에서 보는 자연 주의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이라고 쓰고 있다 .

5) , , , 1968(1980), pp. 4-5.

6) , 과 그 , , , 1979, pp. 26-27.

7) , , p. 5; 國 古 , pp. 14-16 참조.

(4)

주의적 특색의 공통된 견해에 다름 아닌 것으로 포괄되고 있다.

또한 대상의 외형에 충실하려는 노력과 오히려 그와 같은 집착에서 벗어난 무아무집 의 철학 사이에나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는 자연주의적 욕구와 그러한 욕구와는 또 다른 무관심성의 심성 사이에도 적지 않은 특질적 차이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 고 그는 이러한 특질을 하나로 포괄하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미술을 자연주의로 보는 그의 견해는 지금까지의 한국미술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이론 중에서 제일 체계화된 것”8)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비판의 여지없이 거의 정설( )처럼 굳어져 있다는 데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자연주의라는 말은 사실상 그 의미가 매우 막연하며 애매모호한 용어 가운데 하나이

다 때때로 그 용어는. 19세기 말에서20세기 초에 걸친 특정한 하나의 예술적 경향을 나 타내기 위해 쓰이기도 하며 때로는 그 이전에 보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예술적 태도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9)

동양의 경우 자연주의라는 용어는 더욱더 애매모호하다 서양에서는 그래도 자연적, ‘ . 이라는 용어가 과학이나 철학의 토대를 이루고 있음에 반해 동양예술론의 정신적 토대는, 오히려 자연적인 것에 대립되는 초자연적인 것의 의미를 강조함으로써 물질적인 토대 , 를 벗어난 보다 초월적이며 신비적인 현상마저 자연으로 보는 가운데 그 용어의 애매모, 호성을 더욱더 가중시켰다 따라서 먼로. (Th. Munro)에 의하면 중국의 유교와 도교가 때 로 자연주의적이라고 불리어지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그 용어의 제한된 의미에서만 그러, 할 뿐이다 그들은 아무런 자연주의적 철학체계도 전개하지 않았다. .”10)

그러나 그 용어가 갖는 혼란이나 애매모호성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근대적인 예술사조, 로서의 자연주의가 노린 목표나 그 밑바닥을 일관해 흐르는 예술이념적 근간은 그렇게 불확실하지만은 않다 그것은 곧 현실이나 사실을 포함한 외적 진실의 철저한 객관적 재. 현과 그 재현을 위한 과학적 방법론의 탐구에 있었으며 그 목표의 구현과 방법의 탐구,

8) 안휘준, 한국회화의 미의식, 한국미술의 미의식 한국정신문화연구원, , 1984, p. 147.

9) Reo Berg는 그의 저서 자연주의Der Naturalismus (1892)에서 자연주의에 상당하는 동의어들 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자연성. ‘ (Natürlichkeit)’, ‘자연의 인식(Naturerkenntnis)’, ‘자연 힘(Naturkraft)’, 자연감각(Natursinn)’, 자연감(Naturgefühl)’, 자연의 (Naturwahrheit)’, ‘자연적응(Naturgemässheit)’, ‘자연의 느낌(Naturempfindung)’, ‘자연에 의 회귀(Rückkehr zur Natur)’, ‘자연의 접근(Annäherung an die Natur)’, ‘자연에 대한 사 랑(Liebe zur Natur)’, ‘자연의 자유(Naturfreiheit)’, ‘자연의 단순성(Natureinfachheit)’, ‘ 연의 통일성(Naturschönheit)’, 자연미(Naturwirklichkeit)’, 자연의 사실성 (Naturwirklichkeit)’, ‘자연과학(Naturwissenschaft)’, ‘자연의 기쁨(Naturfreude)’, ‘비자연에 대한 투쟁(Kamp gegen Unnatur) 등 . cf. Peter N . Skrine & Lilian Furst, 천승걸 ,

자연주의 서울대 출판부, , 1982, p.13.

10) Th. M unro, , , , p. 144.

(5)

에 있어서 근대 자연주의는19세기 중엽의 과학적 철학적 추세에 입각한 뚜렷한 하나의 예술이념을 분명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자연주의는19세기의 과학적 발전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며 그것은 예술에 적용, 된 근대과학적 방식이다 과학적 유추를 그 기본사상으로 하는 자연주의는 그래서 마치. 과학자가 그의 제재( )를 분석하는 방법에 가능한 한 가장 가까운 그런 방법을 중시 함으로써 예술적 소재나 대상을 보는 작가의 철저한 객관적 태도를 강조하며 이러한 이, , 상( )에 있어서 자연주의는 자연의 재생에 기초를 두고 있는 모사적( ) 리얼리 즘의 연장선상에 있다 여기에 사실주의자들과 자연주의자들에게 공통되는 것은 예술이. , 란 근본적으로 외적 진실의 모사적 객관적 재현(낭만주의자들에 의해 실천된 상상적 주, 관적 변형에 대조되는 뜻으로)이라는 기본신념이다.”11)

요컨대 자연주의는 사실주의의 객관적 토대 위에 과학적 방법론을 강화함으로써 현실, 에 대한 철저한 관찰과 용이주도한 사실의 기록에서부터 그 법칙적 필연을 추구하는 가 운데 근대예술의 한 뚜렷한 유파로서의 방법적 특색을 분명히 했던 것이다.

살펴본 바와 같은 자연주의의 목표와 방법 그 이념과 정신의 중핵을 이루는 객관성과, 과학성의 시야를 통해서 볼 때 한국미술은 과연 그러한 특색을 함께하고 있었던 것일까, ? 김원룡의 지적대로 한국미술은 과연 자연현상의 하나로서의 작품을 만들어내자는 자 ’ ‘ 연주의의 신념에 투철했으며 따라서 그 대상의 외형에 충실하려는 노력에 있어서 객관 , 성에 충실하고자 했던 자연주의 미술인가 ? 또한 한국미술은 인공을 회피하는 자연에의 순응이나 제작하는 마음이 순수하고 순진하다고 하는 예술적 태도나 모든 것에 무관심 한 무아무집 ( )의 철학에 있어서 자연주의가 내포했던 과학정신에 충만했던 미 , 술인가? 따라서 그 결과로서의 자연에 즉응하는 조화나 평범하고 조용한 효과 또한 과 연 자연주의 미술이 추구했던 목표와 일치하는 것인가?

그 이전에 과연 한국미술은 자연주의 미술이 지향했던 과학성에 토대를 둔 객관성이나 법칙성에 기초한 엄격한 형식성을 추구했던 미술인가? 다만 자연에 대한 애착이나 자 연적인 것에 미의 규준을 두는 테두리 안에서 자연에 대한 행복감 만족감 친밀감이 결’ ‘ , , 국 한국미술의 바탕을 흐르는 자연주의 형성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본 다면 그것은 너무나 감상적, (感 )이며 피상적인 시야에 치우쳐 있지 않은가?

따라서 그의 시야에서 한국미술의 자연주의적 특질로 포괄되고 있는 다양한 특질들, 즉 미추 이전 ( )의 미나 무조작 ( )의 미’(야나기 무네요시) 비정제성이나, ‘

무관심성’(고유섭), ‘힘과 마음을 끄는 정직성’(E. McCune)이나 목적의식의 표현에만 주력’(G. Gompertz)하는 예술적 태도 등은 과연 자연주의적일 수 있는 특색들인가 ?

11) P.N . Skrine & L.R. Furst, 앞의 책, p. 14.

(6)

오히려 그러한 특질들의 성격규명은 대상적이거나 외형적이기 이전에 그러한 현상형식 을 성립시키게 된 보다 근본적인 예술적 태도나 주체적 심성으로부터 물어져야 되는 것 은 아닐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자연의 형상화 과정 가운데 보여지는 한국미술 특유의 보는 방 식과 그 미술적 형성방식의 특성을 규명하는 데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이제까지 대, 상이나 객체에 치우쳐온 문제설정의 시야는 주관이나 주체와의 관계에 있어서 보다 근본 적으로 재검토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며 그 재검토의 요청에 있어서 한국미술의 미적, , 특성을 보는 고유섭의 관점은 적절한 방향전환적 시각을 보여준다.

III 한국미술의 미적 특성.

자연체험적 특성 무관심성 의 미적 관조

1. : ‘

한국미술의 정신적 토대를 이루는 미적 체험방식과 그 체험주관의 특성을 보는 고유섭 의 견해는 무관심성의 거론과 그 심성이 뜻하는 바의 특성규명에서 잘 드러난다 .

미는 우리가 대상에서 느끼는 갖가지 애착이나 목적과 관련된 욕구적 만족과는 달리 어떤 대상 또는 어떤 표상방식을

<일체의 관심을 떠나서> 판정하는 오로지 무관심 적 이고 자유로운 만족이며 따라서 그와 같은 만족의 대상이 , <아름답다>고 일컬어진 다”12)고 하는 칸트 미학의 미적 판단규정에 입각한 무관심성 (Interesslosigkeit) 의 개념 은 한국미술의 미적 체험방식과 그 미적 가치관의 특색을 보는 고유섭의 시각의 근간을 이루었다.

고유섭이 한국미술의 미적 특질로 들고 있는 무관심성이란 이를테면 건축의 경우 구 , 례(求 ) 화엄사( ) 각황전(覺 ) 같은 데서 그 심한 예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목재의 자연적 굴곡이 아무런 정리도 받지 않고 그대로 사용되어 목재의 본형 ( )을 그대로 양식구성에 사용하여 양식감정의 표현을 순리적으로 한 점이라든지 보통 민가 , “ 에 있어서도 추녀의 번앙전기( 起)를 형성할 때 곧은 나무를 굴곡지게 기교적으로 깎아 하지 아니하고 이미 자연대로 있는 굴곡진 목재를 그대로 얹어 만들어낸다 든지, , 또는 구릉에 집을 짓고 장벽을 둘러쌓을 때 자연의 지형대로 마디지게 쌓는다 든지 하 , “자연에 대한 강압을 거부하면서 원래의 재료가 갖는 자연성이나 이미 주어진 바의 자연적 환경과의 거슬림이 없는 조화를 추구함으로써 무관심성은 마침내 자연에 순응하, ”

12) K ant, Kritik der Urteilskraft, S. 17.

(7)

는 심리로 변해진다 는 것이다 .13)

따라서 미적 가공이나 미적 관조를 막론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심리로서의 무관 심성은 결국 미적 가치의 근원으로서의 자연을 보는 태도를 말하며 이때 자연은 , 결코 미적 가공을 위한 소재나 재료의 의미에 있어서가 아니라 미적 형성이 지향 , 하는 목적 또는 미적 반응의 원천적 원리로서의 의미를 갖게 되며 예술은 자연과, ‘ 의 구별에 있어서가 아니라 당연히 그 결합에 있어서 하나가 된다.

그 결합에 있어서의 미적 체험은 객관적 대상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주체의 체험은 아니며 자연은 미적 체험의 원리적 근거이며 체험 그 자체로서 이미 미적 체험 속에, ‘ 포섭되어 자연과 예술이 구별될 수 없는 상태로 긴밀하게 얽혀 있음을 말한다 .

이와 같이 자연과 예술 대상과 주체와의 불가분의 체험적 결합에 있어서 성립되는 ’, 무관심성의 미적 태도는 예술적 대상을 보다 중시함으로써 대상이 지니는 주제나 소재

,

에 대한 어떤 관심을 전제로 하여 표상의 정확성 완벽성 선명성 , , (혹은 입증성)”14)이나 자연에 대한 정밀한 과학적 관찰과 그에 입각한 이해나 표상을 강조했던 서구 근대 자

연주의나 사실주의가 추구했던 미적예술적 태도와는 현격하게 구별되는 것으로 무관, ‘ 심성의 미적 체험에 있어서 이미 자연은 대상적 객체가 아니라 주체적 체험과 불가분 의 하나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에 대한 미적 반응의 여러 양상은 그대로 예술에 대한 미적 반응의 원 리가 되며 거기에는 자연이 갖는 다양한 유기적, ( 機 ) 조직이나 원시적 생명력을 포 함하여 미적 형성 이전의 자연의 본래적 질료성이 포괄된다 따라서 또한 거기에는 예 . 술에서처럼 외부세계와는 격리된 자체충족적인 규정성이나 고정성 또는 그 내부에 있어 서의 상호의존적인 결속력이나 배타성 밀폐성 같은 것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 . 든 것들은 외부를 향해 개방되어 있으며 무관심성은 그들을 굳이 어떤 특정한 의미나, ‘ 욕구의 그물망 속으로 얽으려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열린 분위기 가운데 자연과 예술은 자유자재로 왕래하면서 서로의 결합을 보완하거나 또는 서로의 생명력을 고양시켜나가게 되며 따라서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심리로서의 무관심성의 미적 태도는 자연의 원리와 예술의 원리의 결합에 있어서 양 , ‘ 자가 하나로 만남으로써 성립되는 미적 관조와 형성과정적 체험의 고양된 일치를 말한 다.

13) 古代 과 그 , 論攷, p. 8.

14) H . O sborne, Aesthetics and Art Theory (N .Y. : E.P. D utton & Co., Inc. 1970.) p. 21.

(8)

미적 체험의 변증적 구조 모순의 조화

2. :

자연에 대한 미적 관조와 예술적 형성과정의 고양된 일치에 있어서 우리는 또한 한국 미술의 형식적 특색을 비정제성이나 비균제성과 같은 파형적 ( ) 형식 가운데서 찾는 고유섭의 시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그러한 형식들이 과연 어떻게 미. 술적 특색을 획득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서부터 그러한 특색들을 내포하고 있는 한국, 미술의 형식적 특색의 의미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데 있다.

고유섭에 의하면 조선의 미술은 정제성이 부족하다 .”15) 예를 들면 석굴암 조각의 경, 우 팔부중( )의 높낮이에서만 보더라도 그것은 완전정제를 이루지 못하였고 도자공, 예의 경우 기물의 형태가 원형적 정제성을 갖지 못하고 왜곡된 파형을 이루고 있는 경우 가 많은 것 등이 바로 이러한 특질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기에 형태가 형태로서의 완형, 을 갖지 않고 음악적 율동성을 띠게 되면서 오히려 선적 특질이 강하게 드러난다는 것이 다.

형식미의 필연적 전제라 할 수 있는 완전성이나 명료성의 규범에 구애받지 않는 이러

한 특질과 아울러 이와 결부된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질 가운데 하나로 그는 또한 비정 제성의 특질을 든다 .16) 상하나 좌우의 규격적 통일에 얽매이지 않는 이러한 경향은 도자 공예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은 파조적( ) 형태나 목공예나 창호영창( ) 같 은 데서 볼 수 있는 평면적 입체적 구성미의 형식으로부터 나아가서는 건축적 공간구성, 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한국미술의 전통적 특색의 하나로 이를테면 건, , 축의 경우 단일 건축의 절반이 나머지 절반과 동일하지 않은 점이라든지 또는 불국사에, , 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두 탑의 배치는 균제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탑의 생김새는 현, 격하게 대조적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바로 그 극단의 실례를 보여준다.

고유섭에 의하면 이것은 결국 공상환상의 자유발휘라는 특색을 이루는 것으로 음악 적이라는 특성에도 통하는 것”17)이며 따라서 비정제성이나 비균제성과 같은 가시적, 특질은 환상적 또는 음악적이라고 하는 비가시적 또는 불가시적 느낌의 세계에로까지 그 성격이 확대된다.

음악적 특질 또한 그 형식적 결과에서라기보다는 구체적 형태에 이르기까지의 생성과

정적 필연과 관련하여 그 진정한 맛은 과장된 형식적 가식보다는 과정적 진실 속에 존, ‘ ’ 재하고 있는 것으로 따라서 현란한 기교의 구사나 다채로운 감각적 쾌감을 주는 가시적, 특질만으로는 미적 형식이 성립될 수 없음을 말해주는 한국미술의 미적 특질형성의 배후,

15) 古代 과 그 , 앞의 책, p. 6.

16) 같은 책, p. 7.

17) 같은 책, pp. 7-8.

(9)

를 이루는 또 하나의 미적 양상을 말한다.

환상적이거나 음악적인 특질은 오히려 형식적인 제약이나 강요로부터의 탈피를 뜻하

는 것으로 그것은 곧 기존의 형식미의 규범을 벗어난 한국미술의 미적 특질에 대한 또, 다른 의미부여에 다름 아닌 것으로 이와 같은 의미에서 비정제성이나 비균제성과 같, 은 파조적( ) 형식의 미적 요인은 보다 더 강화된다.

다시 말해서 비정제성이나 비균제성의 형식이 미적일 수 있는 가능의 근거는 내용, ‘ , 으로부터 형식에 이르는 형성과정적 진실과 그 진실이 기존의 형식적 규범에 의해 결코 강요받지 않는 필연적 형성력에 기인한다.

그 형성적 진실과 현상적 필연의 요청에 있어서 또한 인위적 작위성을 부정하고 있는 한국미술의 미적 형성적 태도와 근본적 특성은 무기교의 기교나 무계획의 계획과 같은 특색을 통해서 나타난다.

이와 같은 특색들은 기교나 계획이 서구에 있어서와 같이 독자성 자율성 과학성 , , 18) 을 획득하지 못했던 한국전통미술의 제작태도적 특성을 말해주는 것으로 미적 형성의 본, 질적 요소이며 기본적 조건이기도 한 기교나 계획의 보다 적극적인 가치를 오히려 강력 하게 부정하고 있는 이러한 특색을 통해서 감각적 현상으로서의 형식적 제약에 구속되기, 쉬운 합리적의식적 기교의 한계는 오히려 극복되며 따라서 기교나 계획은 형식적 표현, 방식으로서의 소극적 한계를 벗어나 재료나 내용으로부터 그 결과로서의 형식에 이르 는 전과정에 걸쳐 오히려 보다 적극적인 활동성과 자유를 획득하게 됨으로써 그것은 기, 교나 계획의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그 고양을 뜻하는 것이 된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무기교의 기교나 무계획의 계획으로부터 그 결과로서의 비정제 성이나 비균제성과 같은 파형적 ( )인 형식적 특색의 성립에 이르기까지 한국미술, 의 형식적 특색을 살펴볼 때 그것은 단지 대상의 외형에 충실하려는 노력이나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는 자연주의적 욕구에 구속된 미술은 아니였다 .

한국미술은 오히려 대상의 외형이나 그 형식의 재현적 강요로부터 벗어나 형식에의 자 유의지와 그 형성적 진실에 충실함으로써, “ ( , pathos)과 규(規 , logos)의 창조적 종합”19)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욕과 규의 창조적 종합을 지향함에 있어서 형식 또는 형성과정적 자연의 소산으로

,

서의 생명력을 획득하게 됨으로써 고유섭에 의하면 형태가 형태로서 완형을 이루지 못, 하고 음악적 율동적이고 선적인 점에 우아, ( )에 통하는 섬약미( )가 있고 다시 또 생동성이 있다.”20)

18) 같은 책, p. 4.

19) , , 論攷, pp. 325-326.

(10)

완형의 형태에 비하면 불완전하고 약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객체적 대상, 으로서의 견고한 형태에 대한 추종이 아니라 형태 스스로가 자신의 생명력을 획득해나가, 는 그 생성과정적 자발성의 견지에서 보면 형태는 스스로의 힘에 충만해 있다.

따라서 그 선적인 섬약미는 대상적 객체에 대한 추종에 있어서가 아니라 형태 스스 ’ ‘ , 로가 갖는 자발적 주체성에 입각한 생성적 추진력에 있어서 오히려 활력에 넘치는 생동 성을 보여준다 다시 또 우아로 통하는 섬약미는 색채적으로 단조로운 것과 곁들여 적 . 조미( )를 구성하고 있는데 형태적 섬약미와 색채적 단조로움이 결합된 양상에서 보면 적조미는 또한 어딘가 쓸쓸하고 맥빠져 보이는 듯한 분위기 가운데 비애의 미적, ‘ 체험과 유사하게 보다 적극적이며 고양적인 가치가 침해되는 과정에서 맛볼 수 있는 소, 극적이며 위축된 미적 가치감정과 연관되기 쉽다 그러나 그 단색조는 단순히 수동적. 침체나 위축이기 이전에 보다 적극적인 주체정립의 과정을 경유함으로써 성립된 색조 스, 스로의 안정을 확보하는 가운데 쥐어짜지고 졸여짜져서 굳건한 것을 통하여 고수하게 우려진 변화성을 갖고 있다.”21)

이 단색조와 결부된 적조미는 색채가 갖는 현란한 가시적 자극을 오히려 최대한 억 제함으로써 색채 고유의 근원적 자연에로의 복귀에 있어서 그 발생적 심연으로부터 현상, 적 필연을 보는 미적 관조의 태도를 연상시킨다 .

그러나 고유섭에 의하면 이 단색조는 사상적 깊이보다도 사상적으로 어느 정도만치의 깊이에 들어갔다가 명랑성으로 화하여 나온다 말하자면 그것은 사상적으로 철저한 깊이. 에 들어가지 않고 어느 한도에서 체관적 전회( 觀 )를 한다 이는 즉 끈기와 고. 집이 부족한 것이며 반면에 허무공무(空 )운명의 관념이 쉽사리 이루어져 농조(

)로서의 유머가 나오는 것이다.”22)

형태나 색채가 발생되는 그 근원적 자연에로의 복귀에 있어서 인간의 의지는 어떤 한 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며 그 한계는 대상적 자연에 대한 정복에의 의지가 아니라 생성, 적 자연이 갖는 신비에의 굴복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보면 자연으로부터 물러서서 체념 , 적으로 되돌아나오는 체관적 전회 가운데 예술적 의지의 덧없음을 확인하게 되는 한국 미술의 독특한 미적 체험구조는 한국미술의 미적 특질을 이루는 또 다른 한 양상을 말, 해준다.

또한 이러한 양상 가운데 성립되는 유머는 대상과 관련된 예기치 못했던 돌연함이나 의외성으로부터 기인하는 쾌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적 체험 주체와,

20) 古代 과 그 , 앞의 책, p. 6.

21) 고유섭 같은 책 같은 쪽, , . 22) 같은 책, p. 7.

(11)

관련된 어리석은 행동이나 시도에 대한 반성적 자기인식을 동반한 농조로서의 유머로 나타난다 이는 곧 끈기나 고집의 부족을 허무나 운명의 관념과 결부시켜 대체하려는 우. 수꽝스러운 허세적 자기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고유섭에 의하면 한국미술에는 적요와 명랑이라는 두 개의 모순된 성격이 동 시에 성립되어 질박( )둔후(鈍 )순진( )이 형태의 파조( )라는 것을 통 하여 <어른 같은 아해>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23)

그 결과적 양상에 있어서 체관적 전회를 통해 성립되는 체념과 초월의 심경은 대상, ‘ 적 실재나 그 객관적 존재와 관련된 욕구나 이해로부터 벗어난 무관심성의 미적 체험에 다름 아니며 이때 대상은 물리적이기보다는 그 관조적인 양상에 있어서 미적 가치의, 주관적 구성물이 된다.

대상에 대한 관심은 그것의 실재존재 혹은 구체성이나 완전성에 대한 관심은 아니며 그것은 다만 미적 감지의 대상으로 그것도 대상 자체의 특질에 대해 오로지 관조 안에, 서 탐닉하는 주관의 미적 체험으로서의 무관심성의 미적 대상을 뜻하며 따라서 고유섭 , 에 의하면 이러한 무관심성은 가끔가다가 통일을 위한 중도에 중단이 있고 세부를 위하 지 않는 조소성( )이 있다 중도에 중단이 있다는 것은 결국에 있어 객적은 짓이. 가미되게 되고 그리하여 완전통일이 없어져 버린다 이리하여 그 결과로 소대황잡. ( 大

)한 비예술적인 결점이 나온다.”24)

비예술적인 결점이라고 했지만 그러나 그것도 정도의 문제로서 세부에 있어서 치밀

치 아니한 점이 더 큰 전체에로 포용되어 거기에 구수한 큰 맛을 이루게 되는 것은 확실 히 예술적 특징의 하나 로서 생동적 문제는 여기에 곁들여 있는 것이니 예컨대 마지마 , 데( 島 )라는 분장회청유기( 器)의 큰 맛이란 이러한 거칠고 잡스러운 면에 서 이루어진 큰 맛이요 생동성”25)이라는 것이다.

통일적 완전성이나 세부적 정교성보다는 전체적 생동성이나 조소성 ( ) 에서 우 러나오는 예술적 특징 가운데 하나로서의 구수한 큰맛과 관련하여 그는 조선미술에서 , 나는 항상 한 개의 모순을 본다 그것은 작은 맛과 큰 맛이다 조선의 미술은 단아. . (端 ) 한 면을 갖고 있다 이 단아라는 것은 작은 데에서 오는 예술성이다 그러나 다시 큰 맛. . 이 있다 큰 맛은 단아치 않은 것이다 그러면 이 두 개의 모순은 어디서 오는가. . 26) 묻는다.

이에 대해 그는 구수한 큰 맛이란 결국 자연의 제약을 생활의 태도를 통해서 극복

23) 같은 책 같은 쪽, . 24) 같은 책, pp. 8-9.

25) 같은 책, p. 9.

26) 같은 책 같은 쪽, .

(12)

해나가는 미적 체험의 발전적 계기에 있어서의 또 다른 변증적 양상임을 밝히면서 이, 또한 개념으로선 모순된 것이긴 하나 적조 ( )와 유머가 합치되어 있음과 같이 성격 적으로 한 몸을 이루고 있는 한국미술의 미적 체험적 특질의 하나임을 밝힌다 .27)

이와 같은 모순의 결합은 미적 관조나 그 표현에 있어서 자연의 생성적 신비와 주관 의 미적 의도가 미적 형성을 통해 하나가 되는 가운데 성립되는 필연적 귀결이며 사실, 상 그 결합은 서로 모순되는 신념 간의 무리한 조화를 통해서라기보다는 자연과 예술, ‘ 의 원리적 합일성을 찾는 가운데 소재(또는 재료)와 형식 의도와 표현 대상과 주체와의, , 불가분의 체험적 결합에 있어서 욕구와 좌절 체념과 집념 포기와 위로와의 순리와 화해, , 를 통한 한국미술 특유의 미적 체험구조의 변증적 양상을 말한다.

미적 이상 의 추구 인격적 가치의 창조

3. ( ) :

무관심성의 미적 관조로부터 이와 결부된 체관적 전회 적조미 또는 적요한 유머

’ ‘

나 구수한 큰 맛 등과 같은 미적 체험양상의 구조적 특질은 예술적 형성활동의 의미와 또한 이와 관련된 인격적 가치창조의 의미가 거듭 강조되는 가운데 예술적 활동주체와, 관련된 정신적 가치지향성을 포괄한다.

이를테면 <구수한 큰 맛>과 관련하여 그는, “<구수>하다는 것은 순박( )순후 ( )한 데서 오는 큰 맛이요 예리, ( )규각(圭角)표렬( ) 이러한 데서는 오지, 않는 맛이다 그것은 심도. ( 度)에 있어 입체적으로 온축( ) 있는 맛이며 속도에 있어 질속( )과 반대되는 완만( )한 데서 오는 맛이다 따라서 얄상궂고 천박하고 경망. (輕 )하고 교혜(巧 )로운 점은 없다 든지 또는 이와 대칭되는 개념으로 , <고수한 맛>

에 관해 언급하면서도 적은 것으로의 응결 ( 結)된 감정” “안으로 응집( )된 풍미 ( )” “이것이 예술적 발양을 못 얻을 제 그것은 고루하고 빡빡하고 윤기( 氣) 없고 변통성( ) 없고 응체( )로운 것이 된다 든지 이 외에도 , “<멋>이란 것의 유형”

과 관련하여 “<맵자>하다는 것”, <맵시>, “온아단아 및 그와 결부하여 조대( 大)조추난잡궤약 이러한 마이너스적 결함은 온아 단아들이 예술적 발양을 못 얻을 제 오나니 이 또한 조선미술의 결함의 한 면 이라고 하는 제반 28) 형용사적 묘사나 그 명사적 술어들이 바로 그것을 말해준다.

즉, <구수한 큰 맛>이란 <고수한 작은 맛>과의 상대적인 의미에서, <맵자하다는 것>

은 <헐거운 것>과, <단아>는 <온아>와 대칭되는 개념으로 쓰여지면서 그 예술적 발,

27) 같은 책, p. 10.

28) 의 몇낱 , , , 1974, pp. 20-21.

(13)

양과 관련된 가치창조적 의미가 강조되는 가운데 그러한 개념들은 곧 예술형성적 활동주, 체의 인격적 가치창조작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확대된다.

다시 말하면, ‘예리규각표렬’ ‘얄상궂고 천박하고 경망하고 교혜로운 점이라든지 조대조추난잡궤약 고루하고 빡빡하고 윤기 없고 변통성 없고 응체로운 것과 같

’ ‘

은 결함은 인간의 바람직한 미적 심성이 될 수 없으며 그것은 또한 인격적 결함에 다름, 아닌 것으로 이와 같은 결함에 있어서는 미적 체험도 예술창조도 불가능한 것이고 보면, , 여기에 대상적 소여에 앞서서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은 주체의 미적 심성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또한 한국미술의 특질을 보는 고유섭의 견해 가운데 미적 체험구조, 에 있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사물적 대상으로서 부여된 소재에 대한 인상적 수용보다는 오히려 주체의 내면에서 체험된 보다 적극적인 의미 즉 일정한 물질적 표현재료로써 내, 면적 형성을 외면적으로 이끌어내는 정신적 가치창조의 한 형식으로서 예술적 형성활동 의 의미와 또한 그와 관련된 인격적 가치창조의 의미가 거듭 강조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순박순후온축완만질박담소 등과 같은 가치개념과 관 련되는 인간의 미적 심성이 또한 굳이 까다로운 인격적 수양이나 사상적 탐구를 통하여 획득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인간성의 가장 깊숙한 곳에 본연적. 으로 자리잡고 있는 심성적 자연에로의 복귀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고 보 면 적요, ‘ ( )에 치우치기 쉬운 적조미’ ‘ ( ) 또한 이와 같은 양상에 있어서 그것 , 은 감각적이요 심리적이요 정신적인 것 이기 이전에 생활적으로 육체의 혈액을 통해 얻은 커다란 성격의 하나 로서 최고의 그 생명적 내오 (內 )의 깊이를 이루게 되나 그 렇지 못하게 될 때 그것은 애통한 곡조 로 떨어지면서 예술적 가치 를 상실하게 된, 다.29)

따라서 적조의 미적 양상 또는 한갓된 정서적 적요나 감상적 애통 ( ) 은 아니며 그것은 오히려 정서적으로나 감각적으로 들뜨기 이전의 심성적 자연의 보다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평온과 안정의 내적 생명을 뜻하는 것으로 그것은 곧 주체의 미적 심성, 이 내포하고 있는 미적 관조의 원천이다

29) 같은 책 같은 쪽, .

그 예술적 가치와 관련 한국미술의 미적 특질을 비애의 미로 보는 야나기 무네요시 , ( )의 견해와 근본적으로 상치되는 데 주목 참고로 선의 미에 대한 그의 견해에 대해서도 중국 조선. , , 일본의 예술적 구별을 야나기는 그의 저( ) 조선과 그 예술 에서 모양과 선과 빛깔에서 그 특징 을 설명하였으나 그러나 그것은 실제적으로 예술품에 적응하여 국민적 국가적 소유로 환부시키기, 는 너무나 시적 구별임에 불과하다’(金銅 (1931), , pp. 161-162)고 일찍이 비판하고 있는 데에도 주목을 요한다.

(14)

살펴본 바와 같은 미적 체험양상의 구조적 특질은 그 역설적이거나 모순적인 성질이 하나로 결합되어 새로운 종합을 지향하는 가운데 한국미술 특유의 미적 표상방식을 성립 시킨다.

그것은 곧 대상과 주체 사이의 긴장관계로부터 비롯되어 그 대립이 해소되는 가운데 성립되는 미적 체험양상의 독특한 변증적 구조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와 같은 변증적 구, 조 가운데 한국미술의 미적 형성의 작용과정 또는 예술적 활동주체와 관련된 정신적 가 치지향성은 보다 고조된다.

그 가치지향성에 있어서 한국미술의 미적 심성은 김원룡이 언급한 바와 같이 철저한 아( )의 배제나 무아무집 ( )의 철학은 아니며 그것은 오히려 자아의 반성이 , 나 보다 바람직한 자아의 인격적 가치창조의 의미가 강조됨으로써 대상의 외형보다는 , 자아의 정신적 이상이 보다 중시된 한국적 특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론 IV.

한국미술이 추구한 자연은 객체적 대상으로서의 자연현상이 아니라 체험적 자연의

1.

미적 표상이다 무관심성의 미적 관조에 있어서 이미 자연은 대상적 객체가 아니라. ‘ 주체적 체험과 불가분의 하나로 결합되어 있으며 그 결합에 있어서 자연은 미적 체험, 의 원리적 근거를 이룬다 따라서 무관심성의 미적 태도는 자연의 원리와 예술의 원. 리와의 결합에 있어서 미적 관조와 형성과정적 체험의 고양된 일치를 말한다 .

자연과 예술의 원리적 합일에 있어서 한국미술은 자연의 생성적 신비와 주관의 2. ‘

미적 의도를 결합함으로써 양자간의 모순을 극복한다 그것은 곧 대상과 주체 사이의 긴. 장관계로부터 비롯되어 그 대립이 해소되는 가운데 성립되는 미적 체험양상의 독특한 변 증적 구조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와 같은 변증적 구조 가운데 대상적 자연은 심성적 자, 연과 결합되며 심성적 자연은 예술적 자연으로 발양되어 자연과 예술과 인간은 하 나로 어우러진다.

자연과 예술과 인간의 하나됨은 한국미술의 미적 체험형성의 원리적 구조를 이 3. ‘

룸과 아울러 미적 가치이념의 지표로서의 의미를 내포함으로써 미적 형성의 작용과정 또 는 예술적 활동주체와 관련된 정신적 가치지향성을 포괄한다.

그 가치지향성에 있어서 한국미술은 대상의 외형에 충실하고자 했던 한갓된 자연주의 미술은 아니며 오히려 자연주의 미술이 요구하는 대상적 형식의 재현적 강요로부터 벗어, 나 형식에의 자유의지와 그 형성적 진실에 충실함으로써 자연과 결부된 자아의 정신적

(15)

이상과 인격적 가치창조를 지향하고 있는 바 이와 관련하여 한국미술의 미적 특성을 규, 정할 수 있는 보다 적절한 양식개념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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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