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3, No.1, April 2016
한 소규모 초등학교 교사들의 혁신학교에 대한 질적 사례연구
오영범 (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강사)
정영애 (창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A Qualitative Case Study about School Innovations Implemented by Elementary Teachers in a Small School
Youngbeom Oh
Pusan National University
Youngae Chung*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Received 3 March 2016; Revised 4 April 2016; Accepted 15 April 2016
■ Abstract ■
Purpose: The results of many studies show that small schools have various educational benefits and great potential value with regards to school innovation. Accordingly,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of innovative cases that were implemented by elementary teachers working at a small school in the Kyungnam province.
Design/methodology/data/approach: Researchers selected a small school that consisted of 78 students and 9 teachers as a case study. Researchers collected data through participatory observation of teachers and students, teachers' reflective diaries, and interviews with students' parents. Data was analyzed by using a 3 step method: transcription, coding, and theme finding.
Findings/Results: Researchers found four standout strategies within the case studies of innovative activities. First, a multi-dimensional caring strategy: a misbehavior modification project for dealing with students with problems. Second, a happy family system: which included school violence prevention and good character fostering. Third, a sharing-achievements-without-walls school community: which functioned as a collaborative community building atmosphere based on mutual beliefs. Fourth, learning facilitation: peer-tutoring, class projects, and experience studies.
Value: Based on these four results, the article suggests three implications: the direction of the innovative school model, the importance of a positive teacher relationship, and the realization of innovative school policies.
Keywords: small school, innovative school, educational reform, qualitative research
* Corresponding Author. Address: Department of Education,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Sarim-dong, Uichang-gu 51140, South Korea;
E-mail: [email protected]
한 소규모 초등학교 교사들의 혁신학교에 대한 질적 사례연구
오영범 (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강사) 정영애 (창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요 약 ■
최근 혁신학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상남도에서도 2015년부터 혁신학교를 새로운 교육감의 주요 교육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는 경상남도의 혁신학교 프로젝트에 해당하는 ‘행복학교’ 이전 단계인
‘행복맞이학교’로 선정된 한 소규모 초등학교의 교육혁신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새로운 교육혁신 모델로서 혁신학 교의 가능성과 혁신학교 실천을 위해 요구되는 최적의 조건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동료 교사들과의 참여 관찰, 다양한 교육적 활동 과정을 통한 학생 관찰 및 성찰일지 작성, 그리고 학부모 인터뷰를 통해 혁신학교 관련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한 자료는 전사, 코딩, 주제 생성의 3단계 분석방 법을 활용하였다. 한 소규모 초등학교 교사들의 교육혁신 사례의 특징은 첫째, ‘입체관심 전략’: 부적응 학생의 문제행동 수정 프로젝트, 둘째, ‘행복가족제도’: 학교폭력 예방과 올바른 인성 기르기, 셋째, ‘나이테 학교공동체’:
상호 신뢰와 지원으로 유기적 협력공동체 구축, 넷째, ‘배움 촉진’: 또래학습, 프로젝트 수업, 체험학습의 효과 등 4가지로 압축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소규모 학교의 특징을 살린 혁신학교 모델, 교육혁 신을 위한 긍정적 교사관계 형성, 그리고 행복학교가 추구하는 정책구현의 세 가지 시사점을 제안하였다.
주제어: 소규모 학교, 혁신학교, 질적 연구, 행복(맞이)학교
* 교신저자 주소: (51140)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학로 20 국립창원대학교 인문대학 유아교육과;
E-mail: [email protected]
투고일: 2016. 3. 2, 수정본접수일: 2016. 4. 4, 게재승인일: 2016. 4. 15
Ⅰ.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최근 혁신학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교육의 혁신적 변화 를 통해 새로운 학교 교육의 모습을 꿈꾸는 열망 때문이기도 하고, 기존 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 는 대안적 방법에 대한 탐색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된 이유는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을 가진 교육감의 출현으로 교육혁신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토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2009년 경기도를 중심으로 촉발된 혁신학교의 움직임은 다양한 사례 보급과 연구를 통해 점진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나종민・김천기, 2015). 현재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13개 지역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혁신학교가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혁신학교의 일반화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나종민・김천기, 2015).
국내의 혁신학교에 관한 연구 경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혁신학교를 표방하는 특 정 지역 혹은 학교들에 대한 사례 연구들(박상완, 2009; 서근원・손종현, 2014; 서용희・주철안, 2007; 이 경호・박종필, 2012; 이순형, 2003; 장훈, 김명수, 2011; 한대동, 2008), 둘째, 학교혁신적 관점에서 이론 적 탐색을 통해 학교 변화 및 개혁의 방향을 제공한 연구들(김영화, 2006; 유경훈, 2012). 셋째, 혁신학 교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통해 혁신학교의 성과나 원리 혹은 교육적 효과를 탐색한 연구들(김민웅・임용 순, 2013; 김성아・송경오, 2015; 김성천, 2009; 박승배, 2014; 배은주, 2014; 백병부・박미희, 2015; 양성 관・이승덕・전상훈, 2010)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연구들은 혁신학교 운영의 사례 및 새로운 연구에 대한 이론적 토대 제공, 학교혁신을 위한 종합적이고 총체적 접근의 필요성, 그리고 혁신학교 운영에 따른 교 육적 변인과의 효과성을 탐구하였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가진다.
위와 같은 연구들은 국내에 혁신학교를 확장하고 활성화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하였으나, 다음과 같 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강조하는 혁신학교는 소규모 학교(small school)를 중심으로 한 변화를 강조하고 있으나, 소규모 학교의 어떠한 요인, 여건, 맥락 등이 교육적 활동에 용이 한지 구체적인 변화의 과정과 결과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를 주목한 기존의 연구 들은 ‘작은 학교 살리기’라는 목적 아래, 통・폐합 위기를 극복한 성공적인 사례들에 중점을 둔 경향이 있 다(정바울・황영동, 2011; 진동섭 외, 2014). 둘째, 기존의 혁신학교에 관한 실증적인 선행 연구들은 경기 도와 전북 등과 같은 특정 지역의 맥락에만 집중화된 경향이 있다. 물론 혁신학교를 추구하는 각 지역 의 뿌리에는 민주성, 미래성, 공공성, 지역성과 같은 공통적인 교육철학적 요소가 나타나기도 있지만, 특정 지역에서 나타난 혁신학교의 교육적 효과나 방향성이 다른 지역의 맥락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최근에 혁신학교의 분위기가 조성된 지역의 소규모 학교의 사례를 통해 소규모 학교 의 어떠한 측면들이 교육적 변화와 성장에 기여하는지를 역동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학교의 혁신적 변화를 추구하는 교사들의 집단화된 노력과 열정을 충분히 부각하지 못하였다. 이에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의 주체가 되어 다양한 교육적 논의를 거쳐 교육혁신을 실행하는 모습과 장면들에 대한 역동적 사례를 부각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두 가지 연구문제를 상정하여 접근하고자 한다.
첫째, 최근에 혁신학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경남 지역의 한 소규모 초등학교 교사들의 혁신적 교 육 사례를 질적 연구를 통해 조명하고자 한다. 이미 다각도로 혁신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는 경기와 전 북과는 달리, 첫 발을 내 딛는 경남 지역에서는 혁신학교 정책이 어떠한 모습으로 학교에서 드러나고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체계적 연구를 통한 경남형 혁신학교에 대 한 사례들이 축척되면서 보다 진일보한 혁신학교의 모습을 갖추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경남 지역만의 독특한 맥락의 반영을 통해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특수성을 점진적으로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혁신적 교육활동을 추진하기에 적합한 소규모 학교의 교사들이 다양한 교육적 논의를 통해 어 떠한 방법으로 혁신적인 교육 활동을 전개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역동적인 사례를 집중적으로 탐색 하고자 한다. 즉, 본 연구에서 사례로 선정한 소규모학교인 햇빛초등학교가 가진 특징을 어떠한 교육 활 동으로 환언하고 있는지에 대한 교육적 모습을 질적 연구를 통해 접근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소규모 학교만이 가진 교육적 장점은 무엇인지 혹은 소규모 학교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적 가능성은 무엇인 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경남형 혁신학교
혁신학교는 2006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공영형 혁신학교를 도입하면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혁신학교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은 주민직선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진보 성향 교육감들에 의하여 주도되고 있다(김민웅・임용순, 2013). 우리나라에서의 혁신학교는 2009년 경기 도교육감이 단위학교 개혁과 학교문화의 변화를 통해 공교육 개선 정책의 일환으로 처음으로 실시한 정 책으로써, 이를 통해 비민주적인 학교 경영, 관료 지향적 교사 문화, 표피적인 지식 전달 중심의 수업 관행이라는 기존의 교육 현장에서 제기되었던 주요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시도하였다(경기도교육청, 2012).
이러한 혁신학교는 경상남도에서도 2014년 6월 4일 실시한 지방선거를 통해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됨에 따라 경남형 혁신학교로서 정책적으로 추진되기에 이르렀다.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혁신학교 의 명칭을 ‘행복학교’로 정하고 기존의 교육정책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학교 현장의 분위기를 쇄신하려
는 움직임을 보였다. 행복학교란 교육 공동체가 배움과 협력의 토대 위에 성찰, 소통, 공감을 지향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미래형 학교로서 경남형 혁신학교를 말한다(경상남도교육청, 2015). 또한 행복학교에 대한 기본 철학을 민주성, 미래성, 공공성, 지역성의 4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민주성은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과 협력을 통하여 운영되는 교육, 미래성은 교육의 내용과 방법 모두를 혁신한 창의적인 교육, 공공 성은 모든 학생들에게 질 높은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 그리고 지역성은 지역사회 자원을 이용하고 지역 에 기여하는 교육을 의미한다(경상남도교육청, 2015). 이러한 행복학교의 철학을 바탕으로 ‘민주적인 학 교문화 조성’, ‘배움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 ‘소통과 배려의 공동체 학교 형성’이라는 4대 추진 과제를 설정하였다.
경상남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정책은 혁신학교의 선두 주자라 할 수 있는 경기도교육청과 혁신학교 2기에 접어들고 있는 전라북도교육청과 비교해 볼 때 많은 유사점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2012) 은 민주성, 윤리성, 전문성, 창의성의 4가지 기본철학을 바탕으로 민주적 학교 운영체제, 윤리적 생활공 동체, 전문적 학습공동체, 창의적 교육과정의 4대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라북도교육청 (2016)은 자발성, 민주성, 창의성, 공공성, 지역성의 운영 원리를 바탕으로 배움 중심의 수업혁신과 교원 역량 강화,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 편성・운영, 소통과 협력의 학교문화 조성, 민주적인 학교 운영 시스템 구축의 4대 추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 교육청의 공통점은 사토마나부가 언급하고 있는 공공성, 민주주의, 탁월성의 3가지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손우정, 2012).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경남형 혁신학교는 행복학교와 행복맞이학교로 구분하여 운영 되고 있다. 행복학교는 한 번 선정이 되면 4년 동안 위에서 제시하고 있는 4대 추진과제를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운영하는 반면, 행복맞이학교는 1년 동안 운영하면서 교육과정 혹은 수업영역 중에서 한 가지 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를 의미한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행복학교는 전체 11개 학교, 행복맞이학교는 학교형, 학년형, 동아리형, 연구회 형을 모두 포함하여 100개가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행복맞이학교는 행복학교로 가기 위한 준비 단계 에 있는 학교를 의미하며 학교 혁신을 위한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한 후, 행복학교로 나아가는 일종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현황은 <표 1>과 같다.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경상남도교육청 의 혁신학교는 전체 1653개 학교 중에서 6.7%에 해당하는 111개 학교에 불과하다. 경남형 혁신학교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분 전체
학교수 행복학교 행복맞이학교
학교형 학년형 동아리형 연구회형 합계
유 681 1 1 2(0.2%)
초 505 7 13 8 11 21 60(11.9%)
중 267 4 4 11 9 5 33(12.4%)
고 191 2 1 8 4 15(7.9%)
특수 9 1 1(11.1%)
합계 1,653 11 20 20 30 30 111(6.7%)
<표 1> 경남형 혁신학교 행복학교 현황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가 추구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을 기존의 혁신학교 연구들을 바탕으로 제 시하면 다섯 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교사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요구한다(진동섭 외, 2014;
Goodson, Moore, & Hargreaves, 2006; Fullan, 2001; McDougall, Saunders, & Goldenberg, 2007). 또 한 이 의견을 주장하는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교사들의 자발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사들의 자발성에 기 초하여 변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수반될 때, 긍정적인 변화로 나아갈 수 있음을 주장한다. 둘째, 교사, 학부모, 교육관료, 교육행정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양성관・이승덕・
전상훈, 2010). 교육공동체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중지를 모아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공유된 목표 를 달성해 가는 비전을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이 과정에서 협력에 기반한 민주적 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은 더 큰 추진력을 발휘한다. 셋째, 혁신을 확산하는 분위기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Rogers, 1995).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은 교육공동체에 관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공감 을 이끌어내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고의 변화가 수반된 공감은 교육적 실천으로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게 부각된다. 따라서 혁신의 초기 단계에는 토대를 형성하고 있는 이론과 철 학, 기대되는 효과 혹은 구체적인 효과성에 관한 다각도의 연구를 통해 혁신의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학교장의 역할을 강조한다(배은주, 2014; 장훈・
김명수, 2011; Marks & Nance, 2007). 학교혁신을 위해서는 학교장들이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사고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교장은 민주적이고 지원적인 리더십과 학교 구성원들 간의 공동 협의의 바탕이 되는 협력적 의사결정을 통해 모든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자세가 필요하 다. 다섯째,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한다(이순형, 2003; 진동섭 외, 2014; Ellsworth, 2000).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는 많은 것을 시사하는데, 먼저 앞서 제시한 유기적 협력 시 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또한 학교와 학부모 및 지역사회와 연계를 통해 배움과 돌봄 은 유기적 협력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촉진하는 전제 조건이 된다. 더불어 학교의 가정에 대한 관심과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관심을 통한 상호 관심은 교육 활동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상호 신뢰를 높이는데 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2. 우리나라 혁신학교 연구동향
혁신학교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단위학교 중심의 사례연구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김성천, 2009; 박상완, 2009; 배은주, 2014; 서용희・주철안, 2007; 이경호・박종필, 2012; 장훈・김명수, 2011; 한대 동, 2008). 서용희・주철안(2007)은 미국의 성공적인 학교교육혁신사례 비교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학교 교육혁신의 5가지 요인으로 프로그램 및 혁신원리, 혁신주체, 교육목표, 교수・학습방법 및 평가, 학부 모・지역사회 참여 및 외부의 지원을 제시하였다. 한대동(2008)은 한국과 일본의 시범학교 비교를 통해 수업혁신에 기반한 학교혁신 방안을 제안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 학교혁신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교장의 전문적 리더십과 교사들의 수업전문성 및 학교혁신에 대한 자율적 실천의지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 하였다. 김성천(2009)은 교장공모제를 실시한 한 중학교 사례를 바탕으로 1년 간의 참여 관찰을 통해 학교 혁신의 핵심 원리로 네트워크, 학습 공동체, 참여와 소통의 세 가지 원리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핵 심 원리는 거시적 차원에서 혁신학교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거나 학교 혁신을 위한 기본적인 틀 을 마련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이처럼 혁신 학교의 방향 정립에 관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단위학교 에서의 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연구들이 등장함으로써 혁신학교에 관한 연구가 본격적인 속도를 내 기 시작하였다. 박상완(2009)은 개방형 자율학교의 학교혁신 사례 분석을 통해 학교혁신 확산을 위한 과제로 교수학습 실천을 위한 교사의 자율성 확대와 헌신 강화, 학교 구성원 간 학교혁신의 취지와 핵 심가치의 공유, 학교혁신의 선도적 모델로써 개방형 자율학교 제도의 정착을 제안하였다. 장훈・김명수 (2011)는 경기도의 4개 초등학교 사례를 통해 학교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관리자와 교사의 역할 이 중요함을 부각시켰다. 즉, 학교장의 세 가지 주요 역할로 혁신학교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실천 노 력, 학교혁신 추진 방법에 관한 축적된 노하우, 민주적이고 봉사적인 리더십을 제안하였고, 교사의 두 가지 주요 역할로 교사 상호 간 배움의 공동체 구축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실천, 학년별 교 육과정 및 수업 관련 협의회 활성화를 제안하였다. 더불어, 이러한 학교장과 교사의 역할이 성공적인 혁 신학교로 나아갈 수 있는 성공적인 요인임을 강조하였다. 이경호・박종필(2012)은 전문가학습공동체가 우리나라 학교혁신에 주는 시사점을 탐색하는 연구를 통해 학교장의 학교 비전 설정 및 중요 사안에 대 한 의사결정권한의 배분, 협력하는 문화 구축을 통한 공동 탐구와 학습 분위기 조성, 협력과 정보 공유 를 위한 충분한 장소와 시간 그리고 자금을 포함한 기타 자원의 제공, 수업공개를 통한 교육 실천의 검 증 및 개혁실행에 대한 평가 및 환류체제 구축을 강조하였다. 배은주(2014)는 서울과 경기의 혁신학교 4개 사례 분석하여 혁신학교 운영의 특징과 갈등 요인을 분석하였는데, 갈등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민 주적이고 지원적인 학교장의 리더십, 성장의 근원으로써 ‘차이’의 존중, 민주적인 갈등 해결 방법, 구성 원들의 역량 강화의 4가지를 제안하였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 연구들을 통해 성공적인 혁신학교로 나아 가기 위해 필요한 공통적인 요인은 학교장의 지원적 리더십, 교사의 자발적 노력과 헌신, 학부모 및 지 역사회의 협력과 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학교장의 민주적 리더십을 토대로 교사들이 학생들의 배움
을 위해 헌신하면서 가정과 학교가 원활하게 연계될 때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학교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위에서 제시한 사례 연구들을 바탕으로 보다 심도 깊은 연구들이 확산적으로 수행되고 있 다. 김은수(2013)는 경기도 소재 각각 7개의 혁신학교와 일반학교를 선정하여 교육과정을 비교한 결과, 혁신학교 교육과정의 차별화된 특징으로 교육과정 재구성과 블록타임제 운영의 두 가지 특징을 밝힘으 로써 혁신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특징적인 면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혁신학교가 학습자들에게 어떠한 영 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었다. 김민웅・임용순(2013)은 혁신학교 중학생의 정의적 요인에 관 한 단기종단적 비교 연구를 통해 혁신학교 학생이 일반학교 학생보다 스트레스 감소, 자녀・부모 관계와 학교에 대한 만족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맥락
이 연구가 진행된 햇빛초등학교는 도심지 외각에 있는 한 소규모 초등학교로, 각 학년별 한 개 학년 씩 전체 학급 규모는 6학급, 학생 수는 78명이다. 행정구역상으로 경상남도 무지개시에 위치한 햇빛초 등학교 학생들의 가정환경은 대체로 좋은 편이 아니다. 부모님이 모두 계신 가운데 안정적인 생활을 영 위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상당수의 학생들이 편부 혹은 편모, 조손 가정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이유는 부모님의 이혼, 엄마 혹은 아빠가 경제 활동의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 동 남아시아 출신의 엄마가 가정 사정으로 인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경우 등 다양하다.
구분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합계
학생 수 남 13 5 4 6 8 8 44
여 9 4 5 5 3 8 34
합계 22 9 9 11 11 16 78
<표 2> 햇빛초등학교의 학년별 학생 수
경상남도교육청은 행복학교, 행복맞이학교를 구체화 할 학교를 공모하였고, 햇빛초등학교는 전 교사 들의 합의를 거쳐 공모계획서를 신청하여 ‘행복맞이학교’에 선정될 수 있었다.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행복맞이학교’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행복’이라는 가치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교육 활동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즉,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통해 행복한
마음을 느낄 수 있을까? 행복한 학교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이 있을 까? 구체적인 방법을 계획하기 위해 다른 학교의 사례를 벤치마킹 하고 각자가 가진 교육적 아이디어를 결합하면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차례의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이끌어낸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의 주요 교육 원리는 세 가지로 압축될 수 있었다. 첫째, 월 1회 ‘행복맞이의 날’을 갖는다. 이 때, 소규모 학교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교생을 7개의 가족으로 편성하여 행복가족별로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기로 하였다. 더불어, 활동은 가급적 교과 혹은 창의적 체험활동과 관련된 활동을 추출하여 실행함으로써 정상적인 교육과정 틀 안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학생들에 대해
‘기다림’의 교육 철학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이 기다림은 교사의 섣부른 판단과 개입보다는 아이들이 긍 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인내하면서 기다리자는 교사들의 약속이다. 셋째, 절대 서두 르지 말고 천천히 함께 가자는 원칙을 정하였다. 합의되지 않은 소수의 의견만으로 교육 활동이 전개될 때, 여러 가지 갈등과 저항이 유발되기 때문에 절대로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함께 나아가자고 합의하였 다. 이러한 세 가지 원리를 중심으로 실제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생겨나는 문제들은 수정, 보완하 고 새로운 아이디어는 구체화하여 시도해 보자고 약속하였다.
햇빛초등학교는 교육과정 영역의 혁신만 하는 목적으로 행복맞이학교에 신청하였으나, 실제 운영과정 상에서 보니 교육과정 영역 단독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공동체라는 큰 울타리 아래에서 모든 교육의 영역들이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수업의 작은 변화를 위해 학 생들의 자발적 활동이 중심이 되는 배움 중심의 수업을 실천하였다. 배움 중심의 수업을 위해서는 학생 들의 요구, 관심, 흥미 등을 반영한 교육과정 재구성이 전제가 되어야만 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주 제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을 실천하였고, 원활한 배움 중심의 수업을 위해 오전 1, 2교시를 통합하여 블 록 타임제를 운영하였다. 또한 햇빛초등학교는 혁신학교의 모습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행・재정 적인 지원을 경남교육청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이 연구는 행복맞이학교 운영과정에서 햇빛초등학교 가 보이는 혁신학교의 교육활동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하여 2015년 3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 간 연 구를 수행하였다.
2. 연구 참여자
연구자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2013년 3월 1일자로 햇빛초등학교로 부임하여 3년째 근무하고 있다. 햇 빛초등학교가 ‘행복맞이학교’로 지정되면서 연구자는 교육연구부장을 맡았고,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 하는데 행복학교의 특징적인 부분을 반영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연구자는 행복맞이학교 주 무로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 전개할 교육 활동, 교육적 효과, 교육적 의미 등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연 구 수행의 필요성을 인식하였다. 연구자는 질적 연구 방법으로 현장 연구를 수행한 다년간의 경험이 축 적되어 있다. 특히, 현장 교사로서 연구가 수행되는 맥락에 직접 참여 관찰하여 그 동안 탐색되지 않았
던 미시적인 현상까지도 표면화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기에, 학교 맥락에 기반한 질적 연구를 수행하기에 용이하였다.
연구 참여자 학년 연령 성별 담당 업무
A교사 1학년 담임 40대 여 정보교육기획
B교사2학년 담임 40대 여 교무・윤리교육기획
C교사3학년 담임 60대 여 교과서・경제교육
D교사4학년 담임 30대 여 도서・학예교육기획
E교사5학년 담임 30대 여 환경・과학교육기획
F교사6학년 담임 20대 남 방송 및 체육교육기획
G교사특수 교사30대 남 특수・방과후 교육기획
H교감 교감 50대 남 업무 총괄
I교장 교장 50대 여 학교 경영
<표 3> 연구참여자 정보(교사)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 참여자들은 총 9명으로 연구자와 함께 근무하고 있는 교장, 교감, 그리고 7명 의 동료 교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보이고 있으며 여교사 5명, 남교사 2명, 남 교감, 그리고 여 교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에는 혁신학교에 대한 기 대감을 가지고 자신이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교육 방법을 투입해 보고자 적극성을 보이는 교사들도 있 었다. 반면, 혁신학교를 하게 되면 과중한 업무로 인해 오히려 더 힘들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면서 반대 하는 입장을 보이는 교사들도 있었다. 그러나 앞서 밝힌 것처럼 수차례 협의를 거치면서 이끌어낸 ‘서두 르지 말자’라는 원칙에 입각하여 현실적 맥락에서 가능한 것들을 조금씩 천천히 시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모두의 참여와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오히려 처음에는 반대를 했던 교사들도 행복공 동체를 만들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분위기에 동화되었고 이 정도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적극성을 갖게 되었다. 또한 저경력 교사인 F교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다년간 의 교직 경험으로 일정 수준의 업무 처리 능력과 함께 학교라는 조직의 속성을 파악하고 자신의 위치에 서 기여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가는 기본적인 능력이 있는 교사들 이었다. 또한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서로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서로 조율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래포 형성이 용이하 였고, 이를 토대로 서로 지원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갖추어 갈 수 있었다.
햇빛초등학교는 다른 학교와는 달리 행복맞이학교 출발 당시부터 5개월 간 학교장이 공석인 채로 있 다가 2015년 7월 17일자로 새로운 학교장이 부임해 오게 되었다.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여름방학을 지 내고 나서 9월부터 본격적으로 학교장과 상호작용을 하였으나, 학교장의 적응기간이라서 그런지 두드러 진 현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햇빛초등학교의 맥락에서는 학교장의 혁신적 리더십과 함께 교
사들의 자발적인 노력들이 학교장의 경영철학과 어떻게 결합되어 혁신적 사례들이 만들어지는지 혹은 이 과정에서 양산되는 불협화음 등에 대한 사례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5개월의 학교장 공석 기 간은 교감을 중심으로 교사들을 결집시키는 기회가 되었다. 교육청에서는 학교장이 없는 햇빛초등학교 를 마치 가장이 없는 가정처럼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학교라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외부 시선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햇빛초등학교는 교감을 중심으로 모든 교사들이 더 강하게 응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교감은 학교장 직무 대리 역할을 수행하면서 교사들을 신뢰하고 합의된 의견을 존중하면서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민주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그는 교사들의 수업 부담을 조금이 라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국악 분야의 전문성을 이용하여 음악 수업을 지원하기도 하였다.
햇빛초등학교가 혁신학교의 모습으로 발전되는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교사들뿐만 아니라 학생 및 학부모들의 의견도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가 진행된 햇빛초등학교라는 맥락에 관여하는 모 든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학교에 참여하는 학부모들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다양한 교육활동은 교 사들과 학생들 혹은 학생들과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현되고, 학교와 가정과의 적절한 연계가 이루어질 때 교육적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학생들,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들의 특징적인 모습이나 변화 과정을 포착하고자 노력하였다. 학부모 연구참여자들은 ‘이야기 어머니’ 활동에 참여하는 6명의 어머니들을 선정하였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각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동화구 연의 방법으로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하였고, 지속적으로 학교에 왕래하면서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었기에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들이 이야기 어머니로 활동하게 된 것 은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부모와 학교와의 협력적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표 4>에서 보는 것처럼, 이야기 어머니로 참여한 학부모들은 주로 학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특별한 역할을 통해 학교와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연구 참여자 연령 성별 자녀 학년 학력 비고
A학부모 30대 여 1학년 대졸 학교운영위원
B학부모 30대 여 2학년 고졸 교원능력개발평가위원
C학부모 30대 여 4학년 대졸 학교운영위원
D학부모 30대 여 1학년 대졸 학교폭력자치위원
E학부모 40대 여 3, 5학년 대졸 학교운영위원
F학부모 40대 여 1학년 대졸 교원능력개발평가위원
<표 4> 연구참여자 정보(학부모)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본 연구 수행의 목적과 취지에 대해 설명한 후, 연구 참여에 대 한 동의를 얻었고, 연구 수행의 목적과 진행되는 과정에서의 사실 여부에 대해 지속적인 검토를 받았다.
그리고 연구 윤리성을 고려하기 위해 모든 연구 참여자들을 가명 처리하였다.
3. 자료수집 및 분석
연구자는 햇빛초등학교에서 교육혁신을 위해 전개하는 다양한 교육활동 중에서 의미 있게 부각되는 혁신적 사례들을 탐색하기 위해 직접 참여 관찰, 인터뷰, 그리고 성찰일지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먼저 연구자는 직접 참여 관찰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자는 연구가 수행되는 맥락인 햇빛초등 학교에서 동료 교사들 및 학생들과 함께 교육 활동을 영위하는 교사이기 때문에 직접 참여 관찰이 용이 하였다. 동료 교사들과의 교사 협의회 및 교육 활동에 대한 일상적인 대화,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 활동 모습 등에 대해 연구자는 질적 연구자로서 민감성을 가지고 관찰하였다. 연구자는 관찰 과정에서 본 연 구에 의미를 제공할 수 있는 특징적인 사례나 교육적 효과를 발휘한 교육 활동 위주로 문서화하였다.
예를 들어, 월 1회 전개되는 ‘행복맞이의 날’에서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협력, 배려, 갈등 등과 같은 관계 속에서 발견되는 사례나 교실 수업 내용과 연계한 체험학습을 통해 드러나는 교육적 효과는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한 것을 관찰하고 기록하였다. 관찰일지는 현장에서 참여 관찰한 후, 곧바로 문서 화하려고 노력하였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 기억력의 한계로 인해 그 당시의 민감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찰 사례가 발견되면 이전의 것을 기록하는 어려움 때문이었다. 연구자가 한글 문서로 작성한 관찰일지는 A4용지로 72장이었고 이를 자료 분석에 활용하였다.
둘째, 연구자는 이야기 어머니로 활동하는 6명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여 자료를 수 집하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는 반구조화된 방법을 활용하였다. 즉, 연구자는 사전에 연구목적 달성에 부합하는 의도적인 질문들을 마련하였고,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부가적인 정보 수집의 필요성 이 있을 경우에는 관련 질문을 던지는 방법으로 접근하였다. 인터뷰는 혁신학교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 도 가능한 시기인 11월에 실시하였다. 이들이 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위해 매주 목요일 학교에 오는 것을 고려하여 11월 5일, 12일, 19일 세 차례에 걸쳐 2명씩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학부모 인터뷰는 노트북을 활용하여 중요한 내용 위주로 즉석에서 문서화하여 A4용지 17장을 수집하였다. 연구자가 학 부모 인터뷰를 위해 사전에 준비한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질문1: 우리 학교는 행복한 학교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교육 방법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는 데, 어머니께서 느끼는 만족도는 어떠합니까?
질문2: 우리 학교에서 실시한 다양한 교육 활동들이 실제로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 하십니까? 효과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들이 있습니까?
질문3: ‘이야기 어머니’로 활동하면서 학부모 학교 참여에 대한 소감은 어떠합니까?
질문4: ‘이야기 어머니’로 활동하면서 우리 학교 아이들의 교육적 성장을 위해 기여한 점은 무엇이라 고 생각합니까?
질문5: 학부모의 적극적인 학교 참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는 어떠한 것들이 있습니까?
셋째, 연구자는 연구자 및 동료교사들의 성찰일지 작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자는 연구 수 행과 관련된 교육적 활동을 되돌아보는 반성적 성찰을 촉진하기 위해 성찰일지를 작성하였다. 질적 연 구에서 연구자는 지속적인 성찰 과정을 통해 이론과 연구를 통합하면서 의미를 도출하는데, 연구자가 작성한 성찰일지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였다. 또한, 연구자는 동료 교사들에게 성찰일지를 작성할 것 을 권유하였다. 동료 교사들에게 이해를 돕기 위해 연구자가 작성한 관찰일지와 성찰일지를 보여주면서 학생 관찰을 바탕으로 한 성찰일지를 작성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 때, 실제 맥락을 설명해 줄 수 있 는 사진 자료가 부가되면 더욱 효과성을 발휘한다는 점도 부연하였다. 7명의 동료 교사들 중, 6명이 연 구자의 제안에 동의하여 성찰일지를 작성하였으며 약 10개월 동안 A4용지로 180페이지의 성찰일지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모든 자료는 전사를 하였고, 동시에 코딩 및 주제 도출 작업을 병행하였다. 전사와 코딩, 그리 고 주제 발견은 분절된 형태로 작업이 이루어지는 독립된 활동이 아니라 유기적인 관점에서 동시에 통 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또한, 연구자는 질적 자료가 누적되는 과정에서 이론 탐색, 연구자의 반 성적 성찰, 그리고 질적 전문가의 검토가 입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연구자의 판단으 로 결정한 코드, 범주화, 그리고 주제일지라도 지속적으로 자료와 이론이 결합되고 연구자의 반성적 성 찰이 관여하면서 수차례 반복적인 수정・보완 작업을 통해 주제가 만들어졌다. 초기에 생성한 162개의 코드를 바탕으로 범주화하여 최종적으로 부적응 학생의 문제행동 수정 프로젝트, 학교폭력 예방과 올바 른 인성 기르기, 상호신뢰와 지원으로 유기적 협력공동체 구축, 또래학습・프로젝트 수업・체험학습의 효 과의 4개 주제를 도출하였다. 그리고 이 4개 주제는 실제 학교에서 실천한 사례가 드러날 수 있도록 구 체적인 활동명과 결합함으로써 독자들과 효과적으로 공명할 수 있도록 하였다.
4. 연구의 타당도 작업
본 연구의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연구자는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하였다.
첫째, 연구자는 자료 수집 방법의 삼각검증을 통해 연구의 타당도를 확보하려고 노력하였다. 본 연구 에서 수집된 자료의 종류는 관찰 일지, 인터뷰, 성찰일지 등이 해당된다. 성격이 다른 유형의 자료 수집 을 통해 특정 자료가 설명해 주지 못하는 것을 다른 자료가 보완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특정 자 료에 입각한 연구자의 학술적 주장이 다른 자료를 통해 검증됨으로써 보다 신뢰롭고 타당하게 질적 연 구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여기에 동료 교사들의 성찰일지 속에 포함된 다양한 사진 자료들은 질 적 연구 과정을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해석하는데 유용함을 더해 줌으로써 신뢰도를 높여주었다.
둘째, 연구자가 수행한 연구 결과가 햇빛초등학교의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였는지 혹은 사실에 입각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맥락을 공유하고 있는 동료 교사들의 평가를 통해 타당도를 확보하였다. 연구 자는 본 연구 수행의 목적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함께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하에 연구를 진행하였다.
잠정적인 연구 결과보고서가 완성된 후에는 이들로 하여금 맥락 반영 및 사실 여부, 연구자의 해석 등 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였다. 특히, 연구자는 이들이 작성한 성찰일지에 대한 인용과 연구자의 해석에 대 한 적절성, 연구자가 참여 관찰하면서 작성한 관찰일지의 사실 여부 및 해석에 대한 공감 등을 집중적 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셋째, 학교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함으로써 연구의 타당도 확보 를 위해 노력하였다. 일반적으로 학교공동체를 구성하는 주요 대상은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로 규정 된다. 즉, 햇빛초등학교의 의미 있는 교육혁신 사례를 탐색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의 모습, 장면, 생각, 견해 등을 반영함으로써 연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각각 다른 구성원들이 동일한 교육 활동을 하더 라도 생각과 느낌 혹은 관점과 견해는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점이나 유사성을 보이는 장면 등에 대한 것을 발견함으로써 질적 연구만이 가진 특징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Ⅳ. 소규모 초등학교 교사들의 교육혁신 사례
1. 입체 관심 전략: 부적응 및 문제 행동 수정 프로젝트
부적응 및 문제 행동 수정 프로젝트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 에 대해 모든 교사들이 의도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입체 관심 전략’을 통해 긍정적인 행동으로의 변화를 유도하는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의 전략을 말한다. 이것은 소규모 학교만이 가진 특징을 교육 활동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소규모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대체로 모든 학생 들을 파악하고 있다. 교사들은 모든 학생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성격 및 성향, 교우관계, 가정 환경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업 시간의 태도와 행동 등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었다. 이처럼 담임교사뿐 만 아니라 다른 교사들까지도 학생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있는 이유는 소규모 학교가 가진 공유의 용이 함 때문이었다. 햇빛초등학교에서는 1, 2교시의 블록수업을 마치면 30분 동안의 쉬는 시간을 활용하여 교사 협의회를 갖는다. 이 때, 교무부장을 중심으로 오늘 수행해야 할 주요 업무 혹은 교육 활동 등에 대해 상호 의견을 나누면서 공유를 하거나 결정이 필요한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 다. 공지성 업무의 전달과 의사결정 후에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여기서 주 로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로 인한 수업 진행의 어려움, 다른 친구를 지 속적으로 괴롭혀서 문제를 유발하는 아이,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여 무기력한 아이, 최근의 악화 된 가정 사정으로 인해 우울해진 아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학급 의 아이들이 아니라도 다양한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이러한 공유 과정을 통해 모든 교 사들이 모든 학생들의 특징들을 낱낱이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3월의 어느 협의회 날, 연구자는 동료 교사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였다. 그 제안은 우리가 근무하 고 있는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모든 교사들이 모든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관 심을 가져주자는 것이었다. 특히,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학생들에게는 ‘입 체 관심 전략’으로 접근하자는 것이었다. 학교라는 공적 공간에서 생활하는 동안, 교사가 한 학생을 하 루에 몇 번씩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짧은 순간을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어 긍정 적인 변화의 기회로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연구자: 우리 아이들한테 ‘입체 관심 전략’을 해보면 어떨까요?
C교사: 입체 관심 전략요? 그게 뭔데요?
연구자: 만약 1학년 채린이처럼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우리 모두가 채린이를 만날 때마다 작은 관심을 주는 거에요.
F교사: 아,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학교의 모든 선생님이 나한테 관심을 보인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거군요.
A교사: 그렇게 하면 분명 좋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E교사: 좋은 생각인 것 같네요. 한 번 해봐요.
(2015년 3월 11일 교사 협의회 중에서)
실제로 ‘입체 관심 전략’은 유효했다.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A교사뿐만 아니라 햇빛초등학교 모든 교사들은 채린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보였다. 모두 가 약속한 대로 채린이에게 ‘입체 관심 전략’을 투입한 결과, 어느 순간 우리 모두는 채린이의 긍정적인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런 변화는 어느 날 급식 시간에, 연구자에게 달려와서 안기는 채린이의 모 습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급식소에서 먼저 줄을 서 있던 채린이가 뒤에 있는 연구자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얼굴로 달려와 안긴 것이다. 연구자의 마음속에는 형용하지 못할 무언가가 솟구쳤다. 3월 초, 내 가 다가가면 피해서 도망가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채린이의 이런 변화는 담임교사의 성찰 일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지난 3월 행복맞이의 날 채린이는 유명인사가 되었고,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채린이의 행동 교정을 위해 다같이 협력하여 채린이를 변화시키기로 했다. 3, 4월 두 달간 교사들의 노력은 채린이의 학교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담임선생님 을 봐도 부끄러워서 인사도 하지 못하던 채린이가 이젠 다른 선생님을 보면 얼른 앞으로 뛰어나가 “행복하세요”하며 인사 를 한다. 채린이에게 인사 잘한다고 칭찬해 주는 선생님들 덕분에 채린이의 인사 실력은 일취월장이다. 역시 칭찬은 고래 도 춤추게 하고 관심은 비뚤어진 나무도 바르게 자라게 하는 것 같다(2015년 5월 11일 A교사의 성찰일지 중에서).
채린이의 긍정적인 변화의 이유 중에는 모든 교사들의 관심 어린 지원도 있었지만, 변화의 중심에는 채린이와 학교생활을 함께 하고 있는 담임교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채린이의 담임인 A교사는 채린이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누구보다 풍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에, 어떠한 교육적 처방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A교사에 의하면, 채린이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다.
채린이는 한국 아빠와 베트남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채린이 엄마와 아빠는 별거 중이고, 현 재는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아침 일찍 일하러 나가는 아빠대신 할머니가 돌보고 있지만, 한참 엄마와 아빠한테 응석을 부리며 사랑을 받아야 하는 채린이는 사랑에 목말라 있다고 A교사는 진단을 내 렸다. 이에, 그녀는 채린이 엄마 역할까지 해 줄 것을 다짐하였다.
나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다시 고집불통 채린이가 되어 버렸다. 이번 행복맞이의 날은 5월 어버이날을 맞아 학부모와 함께 하는 활동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채린이의 아빠나 엄마, 할머니 중 한분도 오시기 않았고, 어린 마음에 그것이 상 처가 되었던 모양이다. 가족과 함께 활동하는 시간이 되자, 채린이는 예전의 방관자가 되어 버렸다. 체육관 구석 매트 위에 누워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었다. 나는 채린이에게 가서 “채린아, 오늘은 선생님이 엄마야. 그러니까 선생님하고 함께 가서 놀이에 참여하자”(2015년 5월 11일 A교사의 성찰일지 중에서).
결국 , 채린이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소규모 학교의 모든 교사들이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입체 관심 전략’은 효과를 발휘하였다. 또한 모든 교사들이 채린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는 담임교사의 민감한 관찰력과 함께 이를 함께 해결해 보고자 하는 의지가 작용하였다. 그리고 문 제해결의 중심에 담임교사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고, 동료 교사들은 측면 지원함으로써 채린이의 긍정 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채린이와 비슷한 상황의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제공하여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더불어, 장기간의 지속적인 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로 나아가는 것이 교육적 특징이라고 할 때, 이를 위한 중요한 요소는 바로 기다림 과 인내라는 사실도 인식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부적응 혹은 문제 행동을 보이더라도 교사가 섣불리 개 입하기보다는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주면서 사랑과 관심을 보여줄 때, 아이들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 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렇게 채린이도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림 1] 채린이의 편지
2. 행복가족제도: 학교폭력 예방과 올바른 인성 기르기
학교폭력 예방과 올바른 인성 기르기는 소규모 학교의 작은 학교공동체가 가족적 기능과 역할을 활용 함으로써 상호 친분을 강화하고 배려하며 협력하는 활동을 통해 바람직한 인성을 함양하는 활동을 말한 다. 가족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지지하고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일차 적인 공동체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구성원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는 이러한 가족의 기능을 적용한 교육적 활동을 전개하기에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에서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안락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행복 가족 제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행복 가족 제도’는 전교생을 7개의 가족으로 편성하여 6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가족적 기능을 부여한 특별한 장치였다. 교사들은 6학년 학생들을 가족의 리더로 임명하였고, 다양한 활동 수행 과정에서 리 더십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저학년들의 돌봄을 책임지는 역할까지 부여하였다. 학생들이 행복 가족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가운데, 상호 소통하고 배려하며 협력함으로써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더불어,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과까 지 기대하였다. 이러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며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체육과를 중심으로 한 여러 교 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연계하여 다채로운 활동을 계획하였다.
행복 가족들이 첫 모임을 가지는 3월 행복맞이의 날, 연구자는 아이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어울림 속에서 많은 교육적 효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아이들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모든 가족의 구성원들이 훌라후프 안에 들어가는 미션을 수행하는 활동에서 ‘배려’의 가치를 발견한 것 이다. 덩치가 큰 5학년 우용이가 훌라후프 안에 들어가지 못하자, 힘이 센 6학년 한철이가 우용이를 자 신의 등에 업겠다고 제안을 하였다. 그러나 우용이는 막상 덩치가 큰 자신이 형의 등에 업히는 것을 미 안해했다. 결국, 한철이는 괜찮다는 말로 우용이를 배려하면서 계속해서 자신의 등을 내주고 있었다.
한철이: 그러면 이렇게 해 보자.
우용이: 어떻게?
한철이: 니가 덩치가 크니까 내한테 업혀라.
우용이: 업을 수 있겠나?
한철이: 한 번 해볼게. 이리 온나.
우용이: 무겁제?
한철이: 아이다. 개한타.
(2015년 3월 13일 행복 맞이의 날 학생 관찰 중에서)
이러한 배려는 서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었고, 이것은 보다 긍정적인 관계로 발전 하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오전 활동을 마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약속한 대로 행복 가족끼리 함께 식 사를 하면서 서로의 정을 나누었다. 그런데 6학년 정은이는 진작 식사를 다 마치고 1학년 동생을 위해
급식 봉사를 하고 있었다. 바른 자세로 앉아서 밥을 먹을 것을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서툰 숟갈질을 보 이거나 골고루 먹지 않는 동생들을 위해 떠 먹여 주기까지 하였다. 행복 가족을 통해 기대했던 교육적 효과가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행복 가족들이 1학년부터 6학년이 고루 섞여 함께 활동하는 가운데, 고학 년은 배려와 돌봄의 마음으로 저학년을 대하고, 저학년들은 이러한 마음을 받으면서 정서적 안정과 함 께 학교생활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교육적 효과를 보였다.
나는 행복 가족별로 점심 식사 하는 장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6학년들이 1학년들을 위해 급식 지도를 하 는 모습도 대견했다. 1학년 선생님은 이 장면을 보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아이들이 대신 해 줘서 한결 수월하다고 고 마워했다. 5학년 우용이는 동생을 위해 생선 가시를 발라주고 있었다. 교육적 가치를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학생들의 모습이 달라짐을 새삼 깨달았다.
(2015년 3월 13일 연구자의 성찰일지 중에서)
행복 가족 활동으로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기회도 포착할 수 있었다. 한 6학 년 여학생의 모습을 통해 아픔을 통한 성장의 과정을 목격한 것이다. 만약 전교생이 참여하는 행복 맞 이의 날이 아니었더라면 이러한 기회를 포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연구자는 6조 리더를 맡은 은진이가 서럽게 울고 있는 장면을 보고, 다가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았다. 은진이의 울음에 순간 다른 아이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움직임이 없었다. 그 옆에는 은진이 울음의 빌미를 제공한 듯한 1학년 채린이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좌불안석이었다. 연구자는 은진이에게 구체적인 이유를 물어보았다.
연구자: 은진이는 왜 울어?
은진이: 채린이가 말을 안 들어요.
연구자: 아, 1학년 채린이가 말을 안 들어서 속상했구나.
은진이: 네.
(중략)
은진이: 선생님들도 우리가 말 안 들으면 속상할 것 같아요.
연구자: 우리 은진이가 많이 어른스러워졌네.
(2015년 3월 13일 6학년 김은진 학생과의 대화 중에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리더에게는 강한 정신과 넓은 마음으로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이끄는 통솔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판단력이 요구된다. 더불어, 이러한 과정에서 의견 불일치로 생겨나는 갈등을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해 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도 요구된다. 아직 미숙한 은진이가 리더라는 이유만으로 위와 같은 상황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자신의 상황을 통해 감정이입하 여 선생님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모습에서 은진이가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연구자는 ‘행복 가족 제도’ 속에 숨겨진 교육적 의미를 표면화할 수 있었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었고, 고학년들의 저학년에 대한 돌봄이 있었으며,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아픔도 있었다. 이러한 교육 적 활동에 대한 교사 협의가 없었다면 아이들의 활동 속에 숨겨진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 들춰내기 어려 웠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교육적 가치들은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된 다. 이 과정에서 상호 관계가 더욱 긍정적으로 발전된다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유용한 교육적 활동이 될 수 있다.
3. 나이테 학교공동체: 상호 신뢰와 지원으로 유기적 협력공동체 구축
상호 신뢰와 지원으로 유기적 협력공동체 구축은 햇빛초등학교의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래 포 형성을 통해 발전된 서로 간의 신뢰와 지원을 바탕으로 학교를 유기적인 협력공동체로 탈바꿈 하고 자 하는 노력들을 의미한다. 이것은 학기 초,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이 새로운 학교의 모습을 함께 고민하 면서 ‘나이테 공동체’를 설정하였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을 의미한다. 나이테는 나눔, 이 룸, 테두리 없는 교육의 뜻으로, 나눔은 공유, 이룸은 성취, 테두리 없는 교육은 벽 허물기를 상징한다.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이 상징적 의미를 구체화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적 방법을 투입하였다.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각자가 가진 것을 서로 나누는 과정을 통해 두터운 신뢰를 구축해 가고 있었 다. 이러한 신뢰는 서로를 배려하는 자발적 노력이 바탕이 되었다. 교육 활동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책임 소재가 모호한 일을 서로에게 미루기보다는 내가 먼저 도맡아하는 자발성과 적극성이 신뢰 구축의 토대가 되었다. 또한, 동료 교사들의 도움이 필요한 무거운 업무를 추진하는 교사는 심적 부담감이 작용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어려움을 도와주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미는 동료 교사들의 인간미가 신뢰를 형성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었다. 6월말의 어느 날,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여름 방학을 앞두고 5, 6학 년을 대상으로 여름계절학교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여름방학 동안, 학부모들의 바쁜 경제 활동으로 인해 아이들이 집에서 방치되지 않도록 2주 동안 여름계절학교를 열기로 계획한 것이다. 그런데 교사들 과 아이들이 하루 6시간의 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점심 식사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가 풀 리지 않았다. 그 때, 특수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G교사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요리교실을 열어보겠다고 나섰다. 더불어, 자신이 한식 요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 동료 교사들을 안심시키기까지도 하였다.
연구자: 그런데, 아이들 점심 식사를 어떻게 해결하지?
F교사: 그러게요. 저도 이 방법에 제일 고민이에요. 그렇다고 매일 라면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
G교사: 제가 아이들과 함께 요리 교실을 열어볼게요. 아이들이 자신들이 먹을 점심을 직접 요리하면 재미있을 것 같기 도 해요.
D교사: 그러면 선생님이 힘들지 않겠어요?
G교사: 저도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요. 잘은 못하지만 매일 다른 메뉴로 준비해서 열심히 해볼게요.
(2015년 6월 29일 교사 협의회 중에서)
결국, 여름계절학교의 점심은 G교사의 자발적인 참여로 해결할 수 있었다. 누군가의 선두적인 자발성 은 다른 이의 자발성을 촉진하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연쇄적 고리를 만들고 있었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성공적인 교육 활동을 이루어 낸 것이다. 계절학교가 이루어지는 동안에도 해당 업무를 담당하 지 않은 동료 교사들도 적극 가담하면서 도와주는 모습을 보였다. 자발적 지원이 바탕이 된 긍정적인 관계 형성은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중에서 햇빛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의 수업 지 원은 다른 학교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그는 자신이 가진 국악 영역의 재능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교사들의 수업을 지원하였다. 음악과 교육과정에는 국악과 관련된 내용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기 때문 에, 국악 파트는 자신이 직접 수업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당 20시간의 수업에 대한 압박, 업무 부담의 가중 등으로 소규모 학교가 가진 열악한 학교 환경 속에 있는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교감선생 님의 수업 지원으로 업무 부담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감사함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교감선생님의 이러한 수업 지원은 교사들이 자신의 교직 경험을 통해 누려보지 못한 특별함이었기에, 이에 힘입어 햇빛초등 학교 교사들은 더욱 자발성과 적극성을 보이게 되었다.
또한 학교공동체가 진정으로 유기적 협력을 추구하는 공동체의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부모 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에, 햇빛초등학교 교사들은 학부모를 학교에 적극 동참시키기 위해 학교의 문턱을 낮추는 노력을 병행하였다. 이것은 테두리 없는 교육을 구현하기 위한 햇빛초등학교 교 사들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3월 초 열리는 교육과정 설명회에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학교에 관 심을 가지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학교교육활동과 관련한 퀴즈 대회를 열어 경품을 제공하기도 하였 다. 5월의 어린이날 기념 교육 활동은 기존의 체육대회 방법을 바꾸어 ‘학부모 참여 수업 형태’로 진행 함으로써 학부모 참여율을 높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교사들은 일회성 행사로 일시적인 참여를 유도하 는 활동보다는 지속적으로 학부모를 학교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책 읽어 주 는 ‘이야기 어머니’를 추진하게 되었다. 매주 목요일 아침 독서시간을 활용하여 각 반별로 그림책을 읽 어주는 어머니를 투입하여 아이들과 특별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는 선생님이 아닌 친숙한 어머니들을 활용함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분위기에서 책을 함께 읽을 수 있는 독서 분위기를 촉진하고, 어머니들에게는 평소 아이들에게 읽어 주는 그림책을 대상과 장소를 보다 확 장하여 읽어줌으로써 학교와 더욱 친숙해지고 학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공동체의식을 형성할 수 있었 다. 이 활동은 교육청의 학부모지원사업의 도움으로 더욱 활성화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을 구입하고 책 읽기와 연계하여 할 수 있는 활동과 관련된 준비물을 구입하는데 예산을 활용하였다.
이로 인해 목요일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점점 많아졌다. 이러한 기다림은 어머니들의 마음에도 자리하 고 있었다.
학교에서 매주 한 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을 때, 여러 엄마들이 난색을 표했고 책 읽어줄 엄마를 찾는 것도 힘들었어요. 어머니들께서 편하게 내 아이한테 읽어주듯이 하면 된다고 설득을 하여 책 읽어 주기 활동이 시작되었고, 처음에는 아이들 앞에 서는 것이 긴장되고 떨리기도 하던 마음이 2학기가 되니 책 읽어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