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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방창생(創生)의 이면, 본질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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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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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도시재생 시리즈 • 3

일본 지방창생(創生)의 이면, 본질을 말하다

진영효 | 두리공간연구소장 ([email protected])

일본의 지방창생(마을, 사람, 일자리 창생)이 지방소멸로 치닫는 인구감소와 도쿄일극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전문가들로부터 참고할 만한 정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막 상 이 지방창생의 본질, 그리고 이면에 숨겨진 근본적인 오류와 한계는 누구도 언급한 적이 없다.

이 책은 일본의 지방창생 등장배경과 본질을 밝히고 일련의 계획들을 날카롭게 분석하 며 과제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자국의 국토정책과 지방소멸, 마을만들기 분야에서 식 견과 통찰을 쌓아온 저자가 지방창생의 속살을 드러내고 애정 어린 눈으로 앞으로 나아 갈 방향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가 일본의 지방창생을 분별없이 벤 치마킹할 것이 아니라 어떤 관점에서 참고해야 할지 객관적인 안목을 키워주는 지침서가 되리라고 믿는다.

이 책은 전체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지방창생의 배경을, 2장은 국가의 지방창 생 정책을 담은 ‘마을 · 사람 · 일자리 창생 장기비전’, 이 비전의 실현을 위한 시책인 ‘마 을 · 사람 · 일자리 창생 종합전략’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3장과 4장은 국가 장기비전과 종합전략을 바탕으로 수립된 47개 광역지자체의 인구비전과 종합전략 등 일련의 계획들 을 국토 차원에서 종횡으로 분석하고, 실증분석을 토대로 명쾌하게 문제와 원인을 짚어

창조적 도시재생 시리즈 90

인구 감소와 지역 재편

나카야마 토오루 지음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연구센터 발간 2019년 12월 / 크라운판 /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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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호 2020 April

주고 있다. 특히 지방창생의 목표연도 2060년이 되더라도 여전히 도쿄일극집중에서 벗 어날 수 없음을 실증했다. 또한 광역지자체의 시책들 중에서 실제 저출산과 도쿄일극집 중을 반전시키는 시책은 적었다는 점도 밝혀냈다.

5장은 1960년대부터 아베노믹스에 이르기까지 국토정책의 큰 흐름을 통찰력 있게 짚 어주며 지방창생과의 관계를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일본의 국토계획(1962~1998)이 다섯 차례에 걸쳐 수립되는 동안 지켜왔던 ‘국토의 균형발전’은 20세기와 함께 막을 내 렸다. 고이즈미 내각과 함께 등장한 21세기 국토계획은 더 이상 균형발전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고이즈미 내각에서 (구)국토형성계획(2008)의 일환으로 단행한 구조개혁은 도 쿄일극집중과 지방축소를 더욱 가속시켰으며, 당시 신개념으로 등장한 도도부현을 초월 한 광역블록은 작동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방의 반란이 야기됐고 고이즈미 정권의 몰 락으로 이어졌다. 이어 등장한 아베노믹스의 (신)국토형성계획(2015)은 ‘인구감소에 따 른 국토재편성’, 그리고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토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이즈 미가 (구)국토형성계획에서 추진했던 ‘지방잘라내기’를, 아베노믹스는 (신)국토형성계획 에서 ‘지방의 재편성’으로 대체한 것이다. 6장과 7장에서는 지방재편의 두 개 축을 다루 고 있다. 수도권 인구이동을 막는 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중심도시의 인구감소 위기를 각성시키고 이를 막기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Compact+Network의 연계중추도시권을 6 장에서, 그리고 입지적정화계획을 7장에서 다루고 있다.

8장은 앞장들을 아우르며 지방창생의 본질을 말하고 총평하는 장이다. 고이즈미 내각 은 구조개혁이라는 이름하에 국제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지방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도시부 대형 공공사업으로 교체하면서 이른바 ‘지방잘라내기’를 단행했으며, 그 결과 지 방경제는 피폐해졌다. 그리고 아베노믹스는 고이즈미 내각을 파멸시킨 ‘지방잘라내기’

대신에 지자체 스스로 인구감소에 맞춰 지역을 바꾸는 ‘지역재편’을 전면에 내세운 지방 창생을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지방창생으로는 출산율 회복, 도쿄일극집중 저지, 지방일 자리 창출 중 어느 것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심기능(대 규모 상업시설, 종합병원, 대규모 문화시설, 법률사무소 등)을 유지할 수 있는 연계중추 도시권 인구 30만 명을 중시하는데, 지방창생을 지속할 경우 권역인구 30만 명 규모 이 하에 해당하는 일본 전체의 10~15% 지역이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마지막 9장은 아베노믹스와 지방재생이 양립할 수 없는, 지방재생에 역행하는 시책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진정한 지방재생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향과 전 략을 말하고 있다. 지방창생 전략의 관점, 지역의 내발적 발전 전략, 권역인구 30만 명 중심이 아닌 커뮤니티 중심의 정비, 광역적 역할 등 새로운 국토계획의 필요성을 제시하 고 있다. 또 지방재생을 위한 농산어촌 재생지원의 중요성과 여전히 도시시설과 공공시 설이 부족한 실정을 감안할 때 인구감소율 20% 정도까지는 콤팩트화가 불필요하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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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도시재생 시리즈 • 3

하며 도시기능유도구역은 초등학교 중심의 근린주구와 마을만들기 관계를 고려해 신중 하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인구감소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도쿄일극집중은 세계적으로 예외적 인 현상이라며 개탄스러워 하고 있다. 일본은 더 이상 국가가 균형발전을 추구하지 않 고 지방이 지역재편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키를 잡았다. 일본의 지방창생은 지방의 활성 화가 아니다. 인구감소에 맞춰 지자체가 스스로 지역을 재편성함으로써 생존을 도모하 라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지자체가 추진하는 지방창생과 아베노믹스는 양립할 수 없 다고 주장한다. 아베노믹스가 고이즈미 구조개혁을 지속하며 특히 TTP(Trans Pacific Partnership, 환태평양전략적경제연합협정)를 진행하는 것이 지방창생을 막는 원인이 라고 지적한다. 만약 이대로 진행된다면 아베노믹스에 반대하는 지방반란이 일어날 수 도 있다고 말한다. 일본 안에서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지만 우리에게도 역시 국가정책이 지방을 지키기 위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를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의 지방축소 재편과 달리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하지 않았고 혁신도시 와 도시재생을 추진하며 지방활성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처해 있는 인구감소의 위기와 서울과 수도권 집중이 해소되지 않아 여전히 해법을 모색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베노믹스 정책들의 시행착오와 경험이 말해주는 교훈이 적지 않 으므로 이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의 식견을 보태어 국토관을 정립해야 한다. 우리나라 상 황과 닮은 듯 다른 일본의 인구문제와 정책과제가 궁금하다면 반드시 읽어볼 것을 추천 한다.

이 책은 150페이지 정도의 지면 안에 요점만 정제되어 있어 활자 쓰나미에 지친 전문 가와 연구자들이 부담 없이 집어들 수 있는 책이다. 게다가 역자들은 이 분야에 평생 몸 담아 온 전문가들이라 어려운 내용을 간결하고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뿐 만 아니라 관련 부처와 지자체 공무원이라면 필독할 것을 권하고 싶다.

6월호에는 창조적 도시재생 시리즈 91 「도시재생지원센터의 경험과 과제」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