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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 「갈매기」의 메타연극적 특성과 시노그래피 연구 –공연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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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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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투고일_2020.06.10. 심사기간_2020.07.01-14. 게재확정일_2020.07.23. 안톤 체홉 「갈매기」의 메타연극적 특성과 시노그래피 연구 –공연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A Study of Metatheatre Characteristics and Scenography of Anton Chekhov’s 「The Seagull」 -Focused on the Practical Production Case진창주,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연극학과 / 조준희(교신저자),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공연예술학과 Jin, Chang Ju_Department of Theatre, Graduate School, Department of Performing Arts, Dongguk University / Cho, Joon Hui(Corresponding author)_Graduate School of Digital Image & Contents, Dongguk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메타연극의 이론적 배경 2.1. 메타연극의 정의 2.2. 메타연극 기법의 차용/변형 3. 다층적 서사 층위로 시노그래피된 극중극 3.1. 혼재하는 외부극과 내부극의 매트릭스 3.2. 독립된 매트릭스에 드러난 내부의 극중극 4. 역할놀이를 통한 메타연극성 강화 4.1. 뜨레쁠레프의 이중적 정체성 노출 4.2. 자발적 역할놀이를 통한 메타픽셔널 캐릭터 구축 5. 씬 트랜지션으로 가시화된 전사의 장면화 5.1. 케이티 미첼의 즉흥극으로 구축된 어트랙션 몽타주 5.2. 어트랙션 몽타주에 의한 소외효과의 창출 5.3. 다층적 서사 층위에 현존하는 시뮬라크르적 캐릭터 6. 결론 참고문헌.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441.

(2) 안톤 체홉 「갈매기」의 메타연극적 특성과 시노그래피 연구 –공연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A Study of Metatheatre Characteristics and Scenography of Anton Chekhov’s 「The Seagull」 -Focused on the Practical Production Case진창주,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연극학과 / 조준희(교신저자),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공연예술학과 Jin, Chang Ju_Department of Theatre, Graduate School, Department of Performing Arts, Dongguk University / Cho, Joon Hui(Corresponding author)_Graduate School of Digital Image & Contents, Dongguk University. 요약 중심어 갈매기 메타연극 시노그래피 극중극 역할놀이 씬 트랜지션. 이 논문의 연구목적은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동시대 드라마의 하나의 양상인 메타연극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실제 무대화된 공연의 시노그래피를 통해 <갈매기> 메타연극성의 동시대적인 새로운 해석 과 연출적 표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연구방법으로 첫째, 혼비가 제안한 ‘극중극’ 기법 을 통해 다층의 서사 층위인 외부극과 내부극, 내부의 극중극을 보다 뚜렷하게 분리해 무대 위 허구와 실재의 층위를 가시화였다. 둘째, ‘역할놀이’ 기법의 활용으로 외부극에 존재하는 ‘연출가 뜨레쁠레프’ 와 내부극에 존재하는 ‘작가 뜨레쁠레프’ 사이의 이중적 정체성을 드러냄으로써, 극중 인물의 정체성 은 실재이면서 허구가 될 수 있음을 밝혀내어 극중 인물의 정체성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셋째, 씬 트 랜지션을 통해 미첼의 즉흥극을 기반으로 구축된 전사를 어트랙션 몽타주로 장면화하여 배우들의 체 현을 토대로 무대 위에 가시화하였다. 연구결과 극중극 기법을 통해 무대 위에 가시화된 허구와 실재 의 층위는 관객으로 하여금 극적 환영으로의 몰입을 깨트려 무대 위 배우들의 행동이 연극적 행위임 을 인식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역할기법의 도입으로 극중 인물의 이중적 정체성의 문제가 제기됨으로 써 특히 뜨레쁠레프라는 인물이 시뮬라크르적 캐릭터이며, 이 연극 역시 시뮬라크르임을 명확하게 인 식시키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마지막으로 씬트랜지션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연극의 서사적 연속성은 유지하는 반면에 관객들로 하여금 극적 환영의 몰입을 깨트려 무대 위 현실이 연극임을 지각하게 하 는 소외효과를 창출하였다. 특히 관객에게 외부극과 내부극의 서사 층위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뜨레 쁠레프는 시뮬라크르적 캐릭터이며 그가 존재하는 세계는 시뮬라크르로 구축된 하이퍼리얼임을 지각 하게 하였다.. In this paper, Anton Chekhov's "The Seagull" was reconsidered from a meta-theatrical point of view, which was an aspect of a contemporary drama. The meta-theatre characteristics and Keyword aspects of the performance through the practical staging process were discussed in terms of scenography. First of all, through the "The Play within the Play" technique, the narrative layers of multiple layers, ‘external drama,’ and ‘internal drama’ and ‘The play within the play of internal Seagull drama’ were woven onto the stage, separating the stage from the stage fiction and the real MetaTheatre stage, constantly reminding the audience that the play is illusion and not real. “The Role Playing Scenography within the Role” technique has created a problem with the dual identity of the character in the The Play within the Play play, revealing at the same time that the identity of the character in the play can be both real Role Playing within the and fictional by showing the dual identity of the character in the play. In “The Scene Transition”, Role the narrative continuity of the play was maintained with the scene of the attraction montage, Scene Transition which built the back history as an improvisation technique by Mitchell, while the audience broke their immersion into a dramatic illusion, creating an alienation effect that perceived reality on stage as a kind of play. As such, the holistic use of meta-theatre techniques can be said to be one of the journey of the "The Seagull" performance to achieve contemporary characteristics. By analyzing the actual application of the performance beyond theoretical consideration, this study aims to present the possibility of a new contemporary interpretation and directorial expression of the meta-theatricality of the "The Seagull" through the scenography of practical performances.. ABSTRACT. 이 논문은 2018년 대한민국 교 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 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8S1A5A8031067). 442.

(3) 1. 서론 안톤 체홉(Anton Chekhov) 작(作) <갈매기(Seagull)>는 사실주의 작품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무대 위 삶의 환영(Illusion)을 보여주고자 재현적(Representational) 연극 양식으로 공연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 이후 포스트드라마(Postdramatisches)의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편승하여 탈사실주의적 관점에서 새로운 해석과 다양한 형식의 실 험들이 연출가들에 의해 진행된 것 또한 사실이다.1) 일본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히라타 오리자(Hirata Oriza)는 현대 예술이 표현과 묘사에 한계 를 지닌 ‘닫힌 형식’의 드라마에서 탈피하기 위해 ‘열린 형식’의 드라마를 선호하고 연극의 개방 성을 강조함으로 인해 사실주의에 대한 반동이 도모되었다고 지적했다.2) 그것은 “예술은 더 이상 세계의 재현이 될 수 없으며 예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로 예술 그 자체일 뿐”3)이란 주장이다. 이러한 흐름 하에 연극계에서는 자기 지시적 경향이 급부상하여 극에서 극 자체를 반영해보고자 하는 여러 가지 초연극적 실험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메타연극이 태동하였다. 이 논문은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동시대 드라마의 하나의 양상인 메타연극적 관점에서 바 라보고 실제 무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공연에 나타난 메타연극적 특성과 그 양상을 ‘시노그래피 (Scenography)’를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그래서 메타연극의 이론적 개념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메타연극적 기법을 차용/변형하였으며, 아울러 동시대 시노그래피의 중요한 요소인 무대, 공간, 배우, 소리, 조명, 관객을 ‘통합(Orchestration)’하여 <메타-갈매기> 프로덕션4) 에 실제 적용한 사례를 통해 메타연극적 특성과 그 양상을 면밀히 분석함으로써 <갈매기>의 동시대적인 새로운 해석과 연출적 표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5). 2. 메타연극의 이론적 배경 2.1. 메타연극의 정의 ‘메타연극(Meta Theatre)’은 극적 환상을 의도적으로 깨트리며, 관객에게 연극이 ‘실재 (Reality)’임을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실재가 아니라는 것, 연극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 우는 연극이다.6) 바로 이처럼 연극에 관한 연극, 연극을 일깨우는 연극, 연극이라는 형식을 문제 삼는 연극 등을 메타연극이라고 한다. 그런데 메타연극은 비평가마다 서로 다른 맥락에서 그 용어를 규정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을 명료하게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7) 이러한 가운데 리오넬 아벨(Lionel Abel), 제임스 칼더우드(James L. Calderwood), 준 슐루에터(June Schuleter), 리차드 혼비(Richard Hornby) 등의 학자들의 논쟁을 통해 그 개념이 확립되기 시작하였는데, 이들은 ‘Theatre’, ‘Play’, ‘Drama’에 접두사 ‘Meta-’를 결합하여 메타연극이라 는 용어를 만들어내 자신들이 속해 있는 사회·시대의 당면한 문제들을 선행된 드라마 속의 메타 연극적 관점이나 기법을 통해 발견해낸 동시대성으로 해결하려 하였다.8) 메타연극을 뜻하는 용어는 ‘Metatheatre’가 주로 사용되며 드물게 ‘Metaplay’로 쓰이기도 한다. 메타연극은 ‘메타 드라마(Metadrama)’와 용어상 경쟁의 양상을 보이며 사용되어 오는데, 어느 경우 두 용어는 동일한 대상에 대한 다른 의미를 지칭하기도 한다. 혼비 역시 메타드라마라는 용어를 통해 이것. 1) 진창주, 조준희,「안톤 체홉 <갈매기> 시노그래피 특성 연구 –무대 형상화 과정과 공연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제19권, 제4호 (통 권88호), 기초조형학연구, 2018, pp.420-432 2) 김영윤, 「<유리동물원>의 연출 접근 방법 연구-M.F.A. Project를 중심으로」, 동국대학교영상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8, p.1 3) 송원덕, 「셰익스피어의 메타연극과 현대 메타 연극의 동질성에 대한 연구」, 『드라마논총』 8권, 한국드라마학회, 1996, p.111 4) 이 논문은 이론적 고찰을 넘어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부 4학년<연극제작실기 3> 공연(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2019년 6 월 12일∼15일)의 실제적 적용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이 프로덕션은 앞으로 <메타-갈매기>로 지칭한다. 5) 이 논문에서 인용하는 희곡 텍스트는 도서출판 연극과 인간에서 발간하고 이주영이 번역한 『체호프 희곡 전집 Ⅱ <갈매기>』(2010) 이나 실제 공연에 사용된 공연 텍스트는 각색 작업을 통해 일부분 추가·삭제되었다. 6) 김성희, 「메타연극과 이론」, 공연과 이론, 2007, p.88 7) 리차드 혼비, 「드라마, 메타드라마, 지각」, 노승희·백현미 공역, 전남대학교출판부, 2012, pp.42-43 8) 김지연, 「한국 현대연극의 메타드라마적 특성 연구 –이근삼, 최인훈, 이현화, 이윤택의 희곡을 중심으로」, 전남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 학과, 2016, p.3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443.

(4) 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유형화하는 성과를 달성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용어를 메타연극의 개념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했다. 칼더우드는 메타연극을 메타드라마의 한 하위 범주로 인식 하면서 메타연극을 ‘메타드라마의 한 종류(a Species of Metadrama)’라고 말했다.9) 이와 같이 메타연극과 메타드라마라는 용어 사이의 개념에 대한 혼란과 관련하여, 제프리 메이슨(Jeffrey D. Mason)은 메타연극이 연기의 과정에 대한 언급인 반면에 메타드라마는 극작의 과정에 대한 언급임에 주목하여 메타연극과 메타드라마의 차이점을 명징하게 지적한다.10) 즉 메타드라마 는 자의식적으로 창작의 과정을 반영하는 것이고, 메타연극은 공연과 연기하기의 과정에 주목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을 토대로 <메타-갈매기> 공연은 자신이 원하 는 결말을 만들고자 하는 뜨레쁠레프의 강력한 자의식성을 기반으로 연극이 다시 쓰이는 창작 의 과정이라고 볼 때 메타드라마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연출가 뜨레쁠레프’에서 ‘작가 뜨레쁠레 프’로의 ‘변형(Transformation)’을 통해 드러나는 외부극과 내부극의 공연하기의 과정이라고 본다면 메타연극인 것이다. 종합하자면, <메타-갈매기> 공연은 이 두 가지 관점을 모두 수용 한다고 볼 수 있다. 2.2. 메타연극 기법의 차용/변형 이 장에서는 <메타-갈매기> 공연의 메타연극적 특성을 고찰하기 위한 이론적 배경이 되는 혼비의 이론을 유형과 기법의 차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1986년 혼비는 메타연극 대신 메타 드라마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광의적 의미로 메타드라마를 개념화한다. 혼비의 메타드라마는 간단히 ‘드라마에 관한 드라마(Drama about Drama)’로 정의되는데, 이것은 메타연극을 메타 드라마 안에 포함하는 개념이다. 혼비는 자신이 정의한 용어인 메타드라마로 메타연극을 포괄 하려 하나 과연 그의 뜻대로 메타연극을 내포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점은 여전히 잔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중대한 공헌은 메타드라마에 존재할 수 있는 유형들을 ‘극중극(The Play within the Play)’, ‘역할놀이(Role Playing within the Role)’, ‘극중 의례(The Ceremony within the Play)’, ‘문학과 실제 삶의 지시(Literary and Real-Life Reference)’, ‘자기 지시 (Self-Reference)’ 등의 5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는 것이다. 혼비가 제안한 메타드라마의 다 섯 가지 가능태는 특정한 문화나 시대에 한정되지 않고 포괄적으로 접근이 가능하며 동시에 드라마가 드라마 자신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반영함으로써 메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들이다.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기법들 중 <메타-갈매기> 프로덕션은 다음과 같 은 메타드라마적 기법을 차용/변형하였다. 첫째, ‘극중극’ 기법을 통해 무대 위에 세 개의 서사 층위인 ‘외부극’, ‘내부극’, ‘내부의 극중극’을 구축하여 혼비가 제안한 극중극 유형을 보다 다층적으로 변형하였다. 무대 공간은 두 레벨 (Level)의 플랫폼(Platform)으로 나누어 직조하여 외부극과 내부극을 보다 뚜렷하게 분리해 무대 위 허구와 실재의 층위를 가시화하고, 아울러 연극은 환영이고 실재가 아니라는 것을 관객 에게 지속적으로 환기시켰다. 둘째, ‘역할놀이’ 기법을 통해 ‘자기의식(Self-Consciousness)’이 불러온 자발적 역할놀이의 반복적인 ‘변형’의 과정에서 역할과 역할 사이에 인물의 이중적 정체성을 드러내어 정체성이란 실재이면서 동시에 허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정체성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특히 역할놀이가 더 심화되어 극중 인물과 극중 인물을 연기하는 실제 배우가 동시에 무대 위에 드러남으로써 ‘메타픽셔널 캐릭터(Meta-Fictional Character)’임을 관객들이 명징하게 인식 하게 하였다. 셋째, ‘씬 트랜지션(Scene Transition)’ 기법을 통해 케이티 미첼(Katie Mitchell)의 ‘즉흥극 (Improvisation)’을 기반으로 구축된 전사를 ‘어트랙션 몽타주(Attraction Montage)’11)로 장 9) 양승주, 「유진 오닐 극의 메타연극성 연구」, 2005, pp.8-14 10) 양승주, 「오런드 해리스 극의 메타연극성」, 영어어문교육, 15권, 4호, 2009, p.315 11) 어트랙션은 큰 의미에서 하나의 에피소드이며, 작은 의미에서는 노래, 독백, 춤 같은 공연의 작은 단위로 설명될 수 있다. 역동적 인 미장센의 전개를 가능하게 하는 어트랙션 몽타주는 집약된 사건의 도입·전환을 신속하게 함에 따라 유연한 장면연출에 이점이 있다. (김용수, 「메이어 홀드 연극의 미학」, 한국연극학회, 7권, 1995, pp.388-389) 444.

(5) 면화하여 극의 서사(Narrative)의 연속성은 유지하는 반면에 관객들의 ‘극적 환영(Dramatic Illusion)’으로의 몰입을 깨트림으로써 무대 위 현실이 연극임을 지각하고 ‘소외(Alienation)’를 경험하는 효과를 창출하였다. 특히 외부극과 내부극의 서사 층위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뜨레 쁠레프는 ‘시뮬라크르(Simulacre)적 캐릭터’로서 그가 존재하는 세계는 시뮬라크르로 구축된 ‘하이퍼리얼(Hyperreal)’12)임을 보여준다. <표 1> <메타-갈매기> 공연에 차용/변형한 메타드라마의 기법과 그 효과. <메타-갈매기> 공연에 차용/변형한 메타드라마의 기법과 그 효과 기법. 극중극. 역할놀이. 씬 트랜지션. 효과. 허구와 실재의 층위 가시화. 메타픽셔널캐릭터 구축. 하이퍼리얼적 특성 강화. 3. 다층적 서사 층위로 시노그래피된 극중극 3.1. 혼재하는 외부극과 내부극의 매트릭스 원작은 니나의 극중극 장면으로 인해 외부극과 내부극의 이중 서사 층위가 드러난다. 하지만 <메타-갈매기> 공연은 세 개의 서사 층위를 갖고 있는 다중의 극중극을 구축하였다. 첫째, 뜨레쁠레프가 ‘연출가’ 역할로 존재하는 외부극의 서사 층위. 둘째, 뜨레쁠레프가 ‘작가’ 역할로 존재하는 내부극의 서사 층위. 셋째, 니나의 극중극의 서사 층위이다. 즉 혼비가 제안한 극중극 유형을 보다 다층적으로 변형하였음을 알 수 있다.13). <그림 1> <메타-갈매기> 공연의 다층적 서사 층위. 시노그래피적으로 <메타-갈매기> 공연의 무대 공간은 두 레벨의 플랫폼으로 나뉜다. 1층은 매트릭스(Matrix) 1이며, 2층은 매트릭스 2로 구축되었다. 두 플랫폼의 레벨은 극의 전개에 따라 서사 층위를 구분 짓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고, 동시에 외부극과 내부극 또는 내부극과 내부의 극중극의 극적 공간으로 유연하게 활용된다. 원작은 마샤와 메드베젠꼬의 등장과 함께 공연이 시작된다. 하지만 <메타-갈매기> 공연은 ‘작가 뜨레쁠레프’14)가 니나와 결별한 후 권총자살 직전의 4막 장면을 미첼의 즉흥극으로 장면 화한 어트랙션 몽타주로 극이 시작된다. ‘작가 뜨레쁠레프’는 자신의 현실을 강하게 부정하면서 그 결과 자기 확신에 의한 자기의식의 강력한 발동으로 인해 ‘연출가 뜨레쁠레프’로 역할이 변형된다. 자기의식의 강력한 발동은 역할의 변형을 가져오고 동시에 하나의 극 속에 또 하나의. 12) 시뮬라크르들이 만들어내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고,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현실이 하이퍼리얼이다. 극도의 사실성을 갖고 있지만 실재적 현실은 아니다. (박정자, 『마그리트와 시뮬라크르』, 기파랑, 2011, p.210) 13) 혼비는 극중극을 크게 ‘삽입(Insert) 유형’과 ‘틀(Framed) 유형’으로 나눈다. ‘삽입 유형’은 내부극이 외부극의 중심 극 행동과 분 리가 되어 있고, 극 속에서 부차적인 기능만을 하는 경우를 말하며, ‘틀 유형’의 중심 극은 내부극이며, 외부극은 틀 기능만을 수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지연, op.cit., p.33) 14) 이 공연은 뜨레쁠레프 역을 맡은 배우가 외부극에 존재하는 ‘연출가 뜨레쁠레프-(역할1)’와 내부극에 존재하는 ‘작가 뜨레쁠레프(역할2)’를 연기한다. 자세한 내용은 ‘4장 역할놀이를 통한 메타연극성 강화’에서 설명하고, 이하 ‘연출가 뜨레쁠레프’와 ‘작가 뜨레 쁠레프’로 표기함을 밝혀둔다.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445.

(6) 내부극을 승인하는 결과를 가져와 동일한 무대 위에 외부극과 내부극이 동시에 혼재하는 양상 이 나타난다. 이렇게 구축된 다층의 서사 층위 는 무대 위 허구와 실재의 층위를 분리시킨다. 그 결과 극적 환영이 깨지는 결과로 이어져 관 객으로 하여금 무대 위 현실이 연극임을 환기시 켜줌으로써 메타연극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아 래 제시된 원작 대본을 통해 두 작품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그림 2> 어트랙션 몽타주로 구축된 권총 자살 직전의 4막 장면. 1막. 소린의 영지 내, 정원의 일부. (중략) 마샤와 메드베젠꼬는 산책을 하고 돌아온다. 왼쪽에서 등장.. 메드베젠꼬. 당신은 왜 항상 검은 옷을 입죠?. 마샤. 이건 내 인생의 상복이에요. 난 불행해요. (중략) 두 사람 앉는다.15). 원작은 마샤와 메드베젠꼬의 등장으로 극이 시작됨을 알 수 있다. 반면에 <메타-갈매기> 공 연은 메타연극성 강화를 위해 동일한 장면을 각색하였다. 니나. 인간, 사자, 독수리, 뇌조, 뿔 달린 사슴, 거위, 거미, 물속에 사는 말 없는...... (중략) (무대 후면 매트릭스 2로 퇴장). 뜨레쁠레프. (다급히) 잠깐만요!! 잠깐만요!!. 배우/스탭 일동. (무대 좌·우측에서 일제히 등장하며 불만 가득한 소리들로 웅성거 린다.). 뜨레쁠레프. 더 좋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사이) 다시 할게요!! 오늘 여러분 잘 안 풀리는 거 같네요...그렇죠!? (중략) 그렇게 못합니다. 이런 결말이라면 전 지금 죽고 싶지 않아요!! 여러분 이거 제 작품이잖아 요, 이런 결말은 뜨리고린 스타일이지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사이) 여러분! 제대로 써보겠습니다. 믿어주세요!!. 배우/스탭 일동. (웅성거리다 결국엔 모두 동의하며 퇴장). 마샤, 메드베젠꼬 (매트릭스 1에 착석) 메드베젠꼬. 당신은 왜 맨날 검은 옷만 입어요?16). 이렇듯 뜨레쁠레프는 외부극의 ‘연출가’로서 외부극의 극중 인물들인 배우와 스탭을 지휘하며 15) 안톤 체호프, 『체호프 희곡 전집 Ⅱ』, 이주영 옮김, 연극과 인간, 2010, p.109 16) 이 텍스트는 <메타-갈매기> 프로덕션에서 새롭게 각색되었음을 밝혀둔다. 446.

(7) 다시 쓰여 지는 내부극의 존재를 승인함으로써 다층의 서사 층위를 형성한다. 특히 외부극의 플롯은 ‘작가 뜨레쁠레프’가 ‘연출가 뜨레쁠레프’로 변환될 때 점진적으로 그 존재를 드러내며, 동시에 내부극 또한 그 존재를 분명히 한다. 혼비는 외부극에 극중 인물과 플롯이 간단하게라도 존재했고, 외부극의 극중 인물과 플롯이 내부극의 존재를 승인할 때, 극중극의 성립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달리 말하면, 극중극이 메타 드라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극 속에 뚜렷하게 구별되는 외부극과 내부극이 있어야 한다 는 것이다.17) 이를 모두 종합해 볼 때, <메타-갈매기> 공연은 혼비가 지적한 메타연극적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극중극으로 구성된 극은 자연스럽게 배우, 관객, 극중 인물 그리고 시간 및 공간의 차원에서 이분화가 이루어진다. <메타-갈매기> 공연 의 극중극의 잠정적 구성은 다음과 같다. <표 2> <메타-갈매기> 극중극의 잠정적 구성. 극중극. 시간. 서사 층위. 뜨레쁠레프. 극중 인물. 관객. 외부극. 현재. 현실(실재). 연출가. 배우/스탭. 실제 관객. 내부극. 가상. 연극(허구). 작가. 극중 인물. 배우. 내부의 극중극. 니나의 극중극. 3.2. 독립된 매트릭스에 드러난 내부의 극중극 원작에서는 니나의 극중극 장면이 연극 속에 또 하나의 연극 장면인 내부극으로 존재한다. 그러 나 <메타-갈매기> 공연은 ‘연출가 뜨레쁠레프’가 존재하는 극중 ‘현실 층위’가 외부극으로, ‘작가 뜨레쁠레프’의 극중 ‘연극 층위’가 내부극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구조적 특수성을 고려하 여 <메타-갈매기> 공연에서는 니나의 극중극 장면을 내부극 속에 또 하나의 연극 장면인 ‘내부의 극중극’으로 재정립하였다. 원작에서의 극중극의 의미는 <갈매기>의 예술적 테마를 진행시켜 나가는 실험적 논증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18) 내용적인 면에서 살펴보자면, 1막이 시작됨과 동시에 뜨레쁠레프의 새로운 예술관이 반영된 연극이 상연되고, 이것을 계기 삼아 극중 인물들은 끊임없이 대화한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극중 인물 각자가 생각하는 예술관 이 표출되고, 그들의 관계가 형성되어 극 전체의 통일감을 안겨준다. 형식적인 면에서는, 예술 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을 불러일으켜 예술이라는 모티브가 갈등과 사건의 단초를 만들어주는 것이다.19) 이 장에서는 니나의 극중극 장면을 원작과 비교·분석함으로써, ‘내부의 극중극’에 드러난 메타연극적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은 원작의 극중극 장면이다. 막이 오른다. 호수의 풍경이 펼쳐지고, 수평선 위에 달이 떠 있다. 커다란 바위 위엔 흰 옷을 입은 니나가 앉아 있다. 니나. 인간, 사자, 독수리...... (중략) 한 마디로 모든 생명, 모든 생명은 모든 슬픈 순환을 마치고 사라져 버렸다...... (중략) 춥다, 춥다, 춥다, 텅 비었다, 텅 비었다, 텅 비었다, 두렵다, 두렵다, 두렵다. (중략) 나....... 바로 나다 ........ 아르까지나. (작은 소리로) 이건 어쩐지 좀 퇴폐적이네.. 17) 드라마가 외부극과 내부극이라는 이중 층위로 이루어진 것은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연결될 수 있다. 영원불멸한 진리의 세계인 이 데아와 이데아의 형상을 모사한 가변적이고 일시적인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의 대비는 현실과 연극 층위의 대비로 더 나아가 외부극과 극중극의 대비까지 연쇄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김지연, op.cit., pp.34-35) 그러나 이러한 전제는 뒤에서 논의하는 바와 같이 시뮬라시옹을 통한 시뮬라크르의 가속화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는다. 18) 함영준, 「A 체홉의 희곡 <갈매기>에 나타난 주제와 그 무대화 연구」, 노어노문학, 제3권, 1990, p.280 19) 박진희,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 분석」, 충북대학교대학원 문학석사학위논문, 2016, pp.31-36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447.

(8) 뜨레쁠레프. (비난을 섞어 애원하듯이) 어머니!20). 이 장면에서 소린의 영지에 모인 사람들에게 니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가 뜨레쁠레프’가 자신의 새로운 연극을 발표한다. 특히 그는 이 공연을 통해 여배우인 어머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로서 인정받는 동시에 유명작가인 뜨리고린 앞에서 자신의 작가적 능력을 드러내고자 한 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뜨레쁠레프의 신호와 함께 니나의 극중극이 펼쳐지면, 나머지 극중 인물들은 관객의 시선으로 동일한 극적 공간에서 니나의 극중극을 바라보게 된다. 즉 나머지 극중 인물들에게 일제히 관객으로서의 자격이 부여됨을 알 수 있다. 조르주 포레스티에 (Georges Forestier)가 극중극의 성립 기준을 외부극의 배우들이 관객으로 변모하는 순간에서 부터라고 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원작 역시 극중극이 성립됨을 알 수 있다.21) 또한 파트리스 파비스(Patrice Pavis)는 포레스티에의 의견에 상응하는 견해로 “연극의 하나의 요소가 나머지 것에서 고립되어 무대 위에 존재하는 관객(배우)들의 시선에 대상으로 보여짐으로써 무대 위 에 ‘바라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가 동시에 현존할 때”22) 극중극이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정리 하자면, 포레스티에와 파비스는 극중 인물들이 자신의 역할에서 관객으로 변모되는 그 순간부 터 극중극이 성립됨을 동시에 지적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작에서의 극중극의 성립 조건은 니나의 독백 연기를 바라보는 무대 위의 제2의 관객 (배우)의 존재 유무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하나의 극이 또 하나의 극을 목적으로 두고 이때 실제 관객의 시선이 보고 있는 극 속에서 무대 위의 제2의 관객(배우)이 또 하나의 극을 보고 있을 때, 이것을 극중극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반면에 <메타-갈매기> 공연에서 니나의 극중 극은 ‘작가 뜨레쁠레프’가 존재하는 내부극의 서사 층위 속에 또 하나의 극인 ‘내부의 극중극’으 로 재정립되었다. 나아가 ‘내부극’과 ‘내부의 극중극’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물리적 공간을 두 레벨의 플랫폼으로 구축하였고, 부가적으로 앙상한 나무 두 그루와 엉성한 흰 천을 사용했 다. 동일한 극적 공간에서 ‘내부극’과 ‘내부의 극중극’이 전개되지만 물리적 공간의 분리로 인해 ‘내부극’과 ‘내부의 극중극’의 경계는 구분된다. 구축된 두 레벨의 플랫폼을 통해 니나가 공연을 하는 공간인 ‘내부의 극중극’과 니나의 극중극을 관람하는 제2의 관객(배우)의 공간인 ‘내부극’ 으로 분리됨으로써 ‘바라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의 관계가 성립됨을 알 수 있다. 매트릭스 1은 ‘바라보는 자’인 제2의 관객(배우)의 공간인 것이고, 매트릭스 2는 ‘보여지는 자’인 니나의 공간인 것이다. 다층의 매트릭스로 구분되어진 물리적 공간으로 인해 각각의 서사 층위는 독립 된 매트릭스에서 전개됨을 알 수 있다. 무대 위에 가시화된 제2의 관객(배우)의 존재로 인해 극적 환영으로의 몰입을 깨트려 실제 관객들은 무대 위 배우들의 행동이 연극적 행위임을 지각 하게 된다. 한편, ‘작가 뜨레쁠레프’는 니나의 극중극 내내 이 공연의 무대감독처럼 연기를 하고, 특히 야코 프를 위시한 하인들은 공연의 스탭으로도 기능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니나의 극중극이 상연 될 때 매트릭스 1에 존재하는 실제 공연 스탭과 스탭을 연기하는 야코프 역할의 배우들이 매트 릭스 2에 공존하며 서로 뒤섞인 채 혼재되어 공연이 진행된다. 예를 들면, 극장 좌우의 스캐폴 딩(Scaffolding)에 설치된 팔로우 스팟을 매트릭스 1의 실제 공연 스탭들이 조종하고, 동시에 무대 후면의 조명 효과는 야코프와 하인들이 담당한다. 즉 특정한 순간에 매트릭스 1, 2의 구분 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하여, 이후 내부극과 외부극이 동시에 공존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메타-갈매기>의 시노그래피는 매트릭스 1, 2의 공간을 고정적으로 운영 하기 보다는 순간의 감각적 판단에 의거하여 공간을 유연하게 규정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사선의 메인 플랫폼은 매트릭스 1의 관점에서는 테이블이기도 하고, 매트릭스 2의 입장에서는 불특정한 서사적 공간이기도 하며, 동시에 다기능적인 가변의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20) 안톤 체호프, op.cit., pp.120-121 21) Georges Forestier, Le Théâtre dans le théâtre. Droz, 1996, p.11 22) Patrice Pavis, 신현숙·윤학로 역, 『연극학사전』, 현대미학사, 1999, p.31 448.

(9) <그림 3> 독립된 매트릭스에 존재하는 니나와 제2의 관객(배우)의 서사 층위. 4. 역할놀이를 통한 메타연극성 강화 4.1. 뜨레쁠레프의 이중적 정체성 노출 극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극중 인물이 또 다른 극중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메타연극 기법의 한 유형인 ‘역할놀이’다. <메타-갈매기> 공연은 역할놀이 기법을 통해 역할과 역할 사이의 이중성을 드러내고, 인물의 정체성이란 고정된 것이 아닌 유동적이며 순간순간 새롭게 규정될 수 있음을 의식하면서 ‘정체성의 문제’를 제기한다. <메타-갈매기> 공연에서 뜨레쁠레프 역을 맡은 배우는 외부극(극장)에 존재하는 ‘연출가 뜨 레쁠레프’와 내부극(연극)에 존재하는 ‘작가 뜨레쁠레프’를 동시에 연기한다. 사실적 기반의 연극에서는 극적 환영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공연동안 배우는 역할로 존재하는 부재의 존재가 된다. 그러나 메타연극에서는 역할과 배우 사이의 분리를 나타내거나 또는 극중 인물의 역할과 또 하나의 역할 사이의 분리를 드러낸다. <메타-갈매기> 공연에서도 ‘연출가 뜨레쁠레프’ 역 할과 실제 배우 사이의 분리와 ‘연출가 뜨레쁠레프’와 ‘작가 뜨레쁠레프’ 역할 사이의 분리를 드러낸다. 그 결과 ‘배우와 극중 인물’ 또는 ‘역할과 역할’ 사이의 이중적 정체성의 문제가 제기 되며, 주로 역할놀이 기법을 통해 메타연극성이 드러남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역할놀이는 시와 소설 등 문학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데, 배우가 극중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특별히 연극에서 도드라지는 유형이다. 메타연극의 유형이 대부분 극중극 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역할놀이는 다소 부족하게 다루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혼비가 역할놀이를 구체적인 메타연극의 한 유형으로 포함시키면서 보다 본격적인 메타연극의 개념으 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혼비는 역할놀이를 자발적 · 비자발적 · 알레고리적 역할놀이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세 가지 유형 가운데 메타드라마 효과의 발생이 가장 큰 것은 ‘자발 적 역할놀이’다. 자발적 역할놀이는 극중 인물이 의식적, 의지적으로 어떤 분명한 목적을 성취 하기 위해 자신의 본래적 역할과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혼비가 정리한 메타연극의 유형과 특성에 의하면 <메타-갈매기> 공연의 뜨레쁠레프의 역할놀이는 자발적 역할놀이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4.2. 자발적 역할놀이를 통한 메타픽셔널 캐릭터 구축 뜨레쁠레프는 작품의 결말이 자신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앞서 <메타 -갈매기> 대본에 명시된 1막의 ‘연출가 뜨레쁠레프’의 대사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뜨레쁠레프 가 ‘작가’ 역할에서 ‘연출가’ 역할로 변형되는 두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살의 이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니나에 의한 것, 둘째, 이야기의 결말이 뜨리고린의 스타일이라는 것이 다. 이 두 가지 강력한 이유들이 바로 역할 중 다른 역할로의 변형을 결정짓는 요인으로서 작용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혼비에 따르면 극중 인물이 역할놀이를 수행할 때 자발적, 비자발적인 행태의 양상에 따라 메타드라마적인 효과는 결정적인 차이를 낳는데, 그것이 극중 인물의 자기 의식이라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대상이 되는 자기의식은 헤겔의 논의대로 단번에 되는 것이 아니라 변증법적 삼분법의 단계에 따라 완성되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확신의 진리 ⇒ 자기의 식의 자립성 ⇒ 자기의식의 자유’23)이다. 이렇듯 자신의 연극이 다시 쓰여 지길 원하는 ‘연출가 23) 강성화, 『헤겔 <정신현상학>』,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철학사상, 제3권, 제17호, 2004, pp.88-91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449.

(10) 뜨레쁠레프’의 강력한 두 가지 심적 동인이 자기 확신의 진리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자기의식 을 불러와 자발적 역할 변형에 이르게 된다. 다시 말해, ‘작가 뜨레쁠레프’는 ‘연출가 뜨레쁠레 프’의 자기 확신 즉 자신이 원하는 결말을 만들고자하는 강력한 자기의식의 발동으로 ‘작가’에 서 ‘연출가’로 자발적으로 역할이 전환되는 것이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역할놀이 기법 은 극중 인물의 자기의식에 따라 메타드라마적인 효과의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낸다는 사실이 다. 결국 역할놀이는 극중 인물의 자기의식이 중심축이며, 메타드라마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24) 자발적 역할놀이 기법을 통한 메타드라마적인 효과는 4막 결말 부분에서도 목격된다. 비교 대상인 원작의 결말은 다음과 같다. 작가인 뜨레쁠레프는 2년 만에 지방순회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니나와 재회한다. 뜨레쁠레프는 끝까지 니나를 붙잡으려 노력 하지만 끝내 니나와의 결별을 막지 못한다. 홀로 남은 뜨레쁠레프는 말없이 자신의 원고를 모두 찢고 퇴장한다. 아르까지나 일행과 소린 영지의 사람들은 빙고게임을 하러 등장하고, 이내 무대 밖에서 뜨레쁠레프의 자살을 암시하는 총소리가 울린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사고가 벌어졌음 을 인지한 도른은 그 사실을 감추려 자신의 약병이 터지는 소리라고 핑계를 대고 퇴장한다. 도른은 뜨레쁠레프가 자살한 사실을 뜨리고린에게 알리고 연극은 끝이 난다. 반면에 <메타갈매기> 공연에서는 뜨레쁠레프의 자발적 역할놀이의 수행으로 인해 뜨레쁠레프의 이중적 정 체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니나와 결별 이후 내부극의 ‘작가 뜨레쁠레프’는 자신에게 닥친 믿기지 않는 현실에 대한 저항으로 ‘그만, 그만’ 이라는 대사와 함께 고통을 토로한다. 이에 ‘연출가 뜨레쁠레프’는 ‘작가 뜨레쁠레프’에게 닥친 불행의 시간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자기 확신을 통해 자기의식을 불러와 자발적으로 ‘연출가 뜨레쁠레프’로의 역할의 변형을 이끌어 낸다. 1막과 마찬가지로 뜨레쁠레프의 죽음의 결말이 다시 쓰여 지길 원하는 ‘연출가 뜨레쁠레 프’의 자기 확신이 강력한 자기의식을 불러옴으로써 ‘작가 뜨레쁠레프’에서 ‘연출가 뜨레쁠레 프’로 역할이 변형됨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4막의 장면과 1막의 장면은 똑같이 중단되며 관객에게는 외부극과 내부극 중 어느 것이 실재인지 혼동을 야기하게 된다. 다시 말해 뜨레쁠레 프에게 나타난 이중적 정체성으로 인해, 과연 매트릭스 1의 외부극이 실재인지 아니면 매트릭 스 2의 내부극이 허구인지 그 구분조차 모호하게 만드는 효과를 달성하며 <메타-갈매기> 공연은 시뮬라시옹에 성공하게 된다. 따라서 내부극에 존재하는 ‘작가 뜨레쁠레프’와 외부극에 존재하는 ‘연출가 뜨레쁠레프’는 서로가 만들어 낸 시뮬라크르적 캐릭터이며, <메타-갈매기> 연극의 다층적 서사 구조 역시 총체적인 시뮬라크르임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한편 역할놀이의 반복적인 수행적 변형으로 역할놀이가 더 심화되어 극중 인물과 극중 인물을 연기하는 실제 배우의 자아가 무대 위에 동시에 드러나는 결과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현상을 슐루에터는 메타픽셔널 캐릭터로 해석하였다.25) 1막에서 뜨레쁠레프가 ‘작가’에서 ‘연출가’로 역할이 변형되는 순간, 관객에게 ‘역할2-실제 배우-역할1’ 이라는 공식을 지각시키며 뜨레쁠 레프는 메타픽셔널 캐릭터로 구축된다. 메타픽셔널 캐릭터는 공연에서 극중 인물과 극중 인물 을 연기하는 배우가 무대 위에 동시에 드러났을 때 인식되는 강력한 메타드라마적 효과이다. 4막 역시 니나와 결별 이후 ‘작가 뜨레쁠레프’에게 닥친 불행의 시간이 멈출 것을 요구하는 ‘연출가 뜨레쁠레프’의 자기의식의 발동으로 다시 ‘연출가 뜨레쁠레프’로의 변형을 초래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 관객들은 ‘역할2-실제 배우-역할1’ 이라는 반복된 역할전이의 과정을 통해 뜨레쁠레프가 메타픽셔널 캐릭터임을 명징하게 인식하게 된다. 나아가 극중 인물과 그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가 무대 위에 동시에 노출됨으로써 ‘무대 위에 인물은 배우가 만들어 낸 환상’이 라는 것을 관객에게 노골적으로 전달해 메타연극적 효과를 창출한다. 이로써 관객들은 메타픽 셔널 캐릭터가 나타내는 연극의 인위성과 허구성에 주목하게 되고, 이 극이 드라마 그 자체임을 의식하며 연극을 보는 극장에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26) <메타-갈매기>는 이러한 메타픽셔널 캐릭터로 인해 메타연극성을 강조하며, 이 공연이 메타연극임을 분명히 한다. 특히 4막의 같은 24) 김지연, op.cit., p.41 25) 슐루에터는 산업화 사회에서 인간은 그에게 맡겨진 기능과 역할로만 평가를 받을 뿐 그의 ‘본래적인 자아(Essential Self)’에는 누 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에 착안해 메타픽셔널 캐릭터 개념에 주목했다고 한다. (김지연, op.cit., pp.48-49) 26) 양승주, op.cit., pp.38-39 450.

(11) 장면에서 나머지 극중 인물들(배우/스탭)의 재등장으로 인해 뜨레쁠레프가 메타픽셔널 캐릭터 임이 공개적으로 드러난다. 나머지 극중 인물들 역시 ‘극중 인물-실제 배우-극중 허구에서의 배우/스탭’으로 동시에 무대 위에 공존하게 됨으로 메타픽셔널 캐릭터임을 방증한다. 무대 위 메타픽셔널 캐릭터인 뜨레쁠레프의 존재로 인해 연극은 자의식성을 가지게 되며, 무대 위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시뮬라크르라는 것을 증명한다. 정리하자면, 슐루에터가 주목한 메타픽셔널 캐릭터가 배우와 극중 인물 사이의 이중성을 공개 적이고 의도적으로 무대 위에 드러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역할놀이는 더 나아가 극중 인물 이 맡은 역할과 또 다른 역할을 수행할 때의 인물의 이중성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서 서로 차이점을 갖는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점은 슐루에터가 메타연극을 세부적으로 분류하여 유형 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임을 고려해 볼 때, 메타픽셔널 캐릭터의 개념 안에 역할 중 역할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따라서 메타픽셔널 캐릭터에서 실제 배우(실재)와 극중 인물(허구)의 관계는 역할놀이에서 역할(극중 현실)과 역할(극중 허구)의 관계로 치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개념은 서로 강조점이 다를 뿐이지 같은 맥락에서 작용 하는 이중성 개념을 의미한다.27) 그래서 메타픽셔널 캐릭터는 역할놀이에 배우를 추가하여 보다 시뮬라크르적 캐릭터의 속성을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5. 씬 트랜지션으로 가시화된 전사의 장면화 5.1. 케이티 미첼의 즉흥극으로 구축된 어트랙션 몽타주 <메타-갈매기> 공연에서는 체홉 극의 특징 중 하나인 막과 막 사이에 일어나는 무대 밖 사건 을 어트랙션 몽타주로 새롭게 구축하여 씬 트랜지션에 가시화하였다. 이렇게 구축된 어트랙션 몽타주는 미첼의 즉흥극을 기반으로 완성된 것이다. 즉 텍스트를 기반으로 극중 인물들의 행동 양상에 영향을 주는 ‘촉발사건(Trigger Event)’을 통해 인물의 행동 구축을 위한 연대기를 완 성하여 즉흥극을 구축하였다.28) 구축된 즉흥극은 어트랙션 몽타주로 가시화되는데, 이것은 배우들이 구축한 전사의 영상을 내적 심상에 축적하는 것을 넘어 실제적인 하나의 장면화로 연결함으로써 무대화를 이루는 방법이다. 보통 사실적인 연극의 기반에서의 씬 트랜지션은 환 영주의적 관점에서 암전(暗轉)으로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음 장면으로 재빨리 장면전 환을 하려고 할 때, 형성된 극적 환영을 다음 장면까지 유지시키기 위해 고안된 연극적 장치인 것이다. 그러나 <메타-갈매기> 공연에서는 앞서 언급한 미첼의 즉흥극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막과 막 사이에 일어나는 극적인 사건과 갈등을 어트랙션 몽타주로 장면화하여 씬 트랜지션에 가시화하였다. 어트랙션 몽타주 구축에 미첼의 즉흥극이 적합하다고 사료된 이유 는 미첼의 즉흥극이 텍스트를 기반으로 극중 인물들의 행동 양상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근거 로 하여 인물의 연대기를 완성하며, 이것을 토대로 즉흥극을 구축하기 때문에 인물의 전사를 명료한 영상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미첼의 즉흥극은 배우들이 어트랙션 몽타주를 체현하는데 있어 행동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부여할 뿐만 아니라 인물의 내면세계 에 대한 강력한 영상을 구축한다. 이상의 이해를 바탕으로 구축된 각각의 어트랙션 몽타주는 배우들의 체현을 통해 무대 위에 가시화되어 관객에게 메타연극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 달한다.29). 27) 양승주, op.cit., p.32 28) 김정아, 조준희, 「<갈매기> 4막의 니나 인물 구축 연구: 경계선 성격장애와 케이티 미첼의 즉흥극을 중심으로」, 예술교육연구, 제 16권, 제14호, 2018, p.303 29) 김정아, 조준희, Ibid., p.317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451.

(12) <그림 4> 전사를 장면화한 어트랙션 몽타주의 활용. 5.2. 어트랙션 몽타주에 의한 소외효과의 창출 2-3막에 구축된 어트랙션 몽타주는 뜨레쁠레프의 자살시도 직전의 장면이다. 원작의 경우 이 장면은 니나의 ‘이건 꿈이야’라는 대사와 함께 암전으로 처리되면서 2막이 끝이 난다. 그러나 <메타-갈매기> 공연에서는 2-3막 사이에 일어나는 무대 밖 사건을 상상하여 미첼의 즉흥극 을 통해 전사를 구축하고 장면화하였다. 2-3막 사이에 대본에 제시되지 않은 극중 인물들의 행동 양상은 다음과 같다. 뜨리고린과 니나는 더욱 더 가까워져 연인으로 발전하고, 이 두 사람 의 관계를 확인한 뜨레쁠레프는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한 뜨레쁠레 프가 걱정되는 마샤는 그의 행적을 쫓다가 가까스로 뜨레쁠레프의 자살을 저지한다. 오직 마샤 만을 짝사랑하는 메드베젠꼬는 그녀의 뒤를 따른다. 이와 같이 무대 밖 사건을 통해 나타나는 인물들의 행동 양상은 소위 서로 간에 쫓고 쫓기는 이미지를 연상 가능하게 하고, 이것은 ‘환상 을 향한 전력질주’라는 어트랙션 몽타주로 재구성되어 무대 위에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또한 각각의 인물들의 선택이 불러올 ‘미래에 대한 경고’라는 암시를 무대 위에 상징적 ‘타블로 (Tableaux)’로 구축하기 위해 전력질주 후 총에 맞는 신체 이미지로 형상화하였다. 결국 2-3 막 사이에 구축된 어트랙션 몽타주는 대사보다는 신체를 활용한 내러티브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렇듯 미첼의 즉흥극을 토대로 구축된 어트랙션 몽타주의 가시화는 인물들의 심화되는 갈등 관계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또한 어트랙션 몽타주에 의한 씬 트랜지션의 의도적인 노출은 관객 들로 하여금 극적 환영의 몰입을 깨트려 무대 위 연극이 허구임을 강조하여 소외를 경험하게 한다.. <그림 5> ‘환상을 향한 전력질주’로 장면화된 어트랙션 몽타주. 3-4막에 구축된 어트랙션 몽타주는 ‘2년 동안의 극중 인물들의 전사’이다. 원작의 경우 이 장면은 뜨리고린과 니나가 모스크바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키스와 함께 암전으로 처리 된다. 그러나 <메타-갈매기> 공연에서는 3-4막 사이에 일어나는 무대 밖 사건을 시간의 순 서대로 압축하여 이미지화(뜨리고린과의 사랑→아이의 죽음→뜨리고린과의 결별→유랑극단 배우의 삶)하였다. 이렇게 구축된 어트랙션 몽타주를 극적 공간인 매트릭스 2에 위치시키고, 반면에 니나의 행적이 매트릭스 2에서 전개되는 동안 매트릭스 1에는 떠나간 니나로 인해 힘들 어 하는 ‘작가 뜨레쁠레프’의 모습이 어트랙션 몽타주로 구현된다. 즉 하나의 극적 공간에서 각각의 독립적인 사건이 분리되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씬 트래지션 중 어트랙션 몽타주로 452.

(13) 인해 극의 서사적 연속성이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트릭스 1에서의 ‘연출가 뜨레쁠레 프’의 존재가 실제 관객에게는 극중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작가 뜨레쁠레프’로 인식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4막을 위해 실제 공연 스탭들이 배치해놓은 의자를 뜨레쁠레프가 뒤엎어버리는 행동을 하고 이를 제지하려는 공연 스탭들과 뒤엉켜버리는 상황을 통해 그가 ‘연출가 뜨레쁠레 프’임이 드러난다. 이러한 상황은 매트릭스 1에 존재하는 뜨레쁠레프가 극중 현실 층위의 ‘연출 가’인지 아님 극중 연극 층위의 ‘작가’인지 구분이 모호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살펴보자면, 씬 트랜지션 중 뜨레쁠레프는 어트랙션 몽타주를 통해 ‘2년 동안의 극중 인물들의 전사’를 매트 릭스 1에서 목격하고 있다. 이렇게 가시화된 어트랙션 몽타주는 실제 관객들로 하여금 니나로 인해 힘들어 하는 ‘작가 뜨레쁠레프’로 인식되는 동시에 다시 쓰여 지는 연극의 결말이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원작대로 흘러가 그 화를 참지 못해 폭발하는 ‘연출가 뜨레쁠레프’로도 인식 되는 것이다. 즉 뜨레쁠레프의 이중적 정체성이 폭로되는 순간인 것이다. 역할과 역할이 분리되 는 과정을 통해 관객은 극중 인물에 대한 몰입 대신 극중 인물을 가공적이고 허구적인 것으로 지각하게 되어, 소외를 경험하게 됨으로써 무대 위 현실이 연극임을 다시금 지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6> 어트랙션 몽타주로 가시화된 뜨레쁠레프의 이중적 정체성. 5.3. 다층적 서사 층위에 현존하는 시뮬라크르적 캐릭터 미첼의 즉흥극을 재구성해 전사를 장면화한 어트랙션 몽타주는 미셀 푸코(Michel Foucault)의 핵심 주제인 ‘가시성’ 즉 ‘그림’으로 다시 독해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알게 되는 것은 그 대상을 직접 보았을 때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물건을 다 눈앞에 가져와 볼 수 없으므로 우리는 그것을 그대로 모방해 그린 그림을 보고 대상을 인식한다.30) 즉 우리가 ‘실제 본다’는 것은 시뮬라크르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체홉의 극작술을 통해 암시된 무대 밖 사건을 장면화한 어트랙션 몽타주는 시뮬라크르인 것이다. 그런데 시뮬라크르는 원본을 복사/복제하는 것이 아 니라 사본을 복사/복제하는 것이기에 원본이 없다.31) 즉 원본이 없는 사본의 끝없는 복사의 반복이 바로 시뮬라크르인 것이다.32) 자신의 연극이 다시 쓰여 지길 원하는 ‘연출가 뜨레쁠레프’의 자기의식의 강력한 발동은 ‘작가 뜨레쁠레프’가 존재하는 내부극의 서사 층위 및 자신이 존재하는 외부극의 서사 층위를 시뮬라 크르로 만들어버린다. 따라서 내부극에 존재하는 ‘작가 뜨레쁠레프’와 외부극에 존재하는 ’연출 가 뜨레쁠레프’는 서로가 만들어 낸 시뮬라크르적 캐릭터라 볼 수 있다. 그래서 다층의 서사 층위에 각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연출가 뜨레쁠레프’와 ‘작가 뜨레쁠레프’는 뜨레쁠레프의 복제물로서 재현적 장르의 연극의 극중 인물과는 구별되는 미메시스(Mimesis)를 벗어난 시뮬 라크르(Simulacre)적 캐릭터임을 알 수 있다.33) 다시 말해, 자기의식에 의한 역할의 변형은 하나의 극 속에 또 하나의 극을 승인하는 시뮬라시 옹이 수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메타-갈매기> 공연의 외부극과 내부극의 세계는 시뮬라크르로 구축된 하이퍼리얼임을 보여준다.34) 이렇듯 다층적 서사 층위는 뜨레쁠레프의 30) 박정자, op.cit., p.5 31) 김대현, 「재현적 연기와 시뮬라크르적 연기」, 연극교육연구 24, 2014, p.159 32) 박정자, Ibad., pp.7-8 33) 이지만, 조준희, 「후안 마요르가의 <맨 끝줄 소년> 연출 접근 방법 연구」, 예술교육연구, 제17권, 제2호, 2019, p.119 34)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TV와 영화가 만들어 내는 영상 이미지는 실재하지 않는 실재인 하이퍼리얼을 재생산해 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테러리스트로서 아랍인들은 할리우드 영화와 매체의 수많은 이미지를 통해 시뮬라시옹을 거치면서 더욱 더 강렬 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시뮬라시옹 과정을 거쳐 현실을 압도하는 더 현실적인 재현, 원본보다 더 원본의 행세를 하는 시뮬라크 르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최효찬, 『장 보드리야르』,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6, p.33)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453.

(14) 자발적 역할놀이에 의한 ‘연출가 뜨레쁠레프’와 ‘작가 뜨레쁠레프’의 조합으로 합성된 생산물인 세계, 즉 하이퍼리얼이다. 나아가 <메타-갈매기> 공연은 뜨레쁠레의 자발적 역할놀이를 통해 시뮬라크르적 캐릭터의 생성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뜨레쁠레프라는 인물의 끝없는 복사와 그 반복의 결과물은 ‘연출가’ 역할과 ‘작가’ 역할의 뜨레쁠레프로 매순간 파생됨을 알 수 있다.. 6. 결론 체홉의 <갈매기>는 사실주의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무대 위 삶의 환영을 보여주고자 재현적 연극 양식으로 공연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포스트드라마의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천착하여 <메타-갈매기> 프로덕션은 <갈매기>를 동시대 드라마의 하나 의 양상인 메타연극적 관점에서 해석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본고는 메타연극적 기법인 극중극, 역할놀이, 씬 트랜지션을 동시대 시노그래피 요소로 통합하여 메타연극적 특성과 그 양상을 면밀히 분석함으로써 <갈매기>의 동시대적인 새로운 해석과 연출적 표현의 가능성을 타진하 려고 하였다. 첫째, 혼비가 제안한 극중극 유형을 보다 다층적으로 변형하여 세 가지 서사 층위인 ‘외부극’, ‘내부극’, ‘내부의 극중극’으로 직조하였다. 또한 무대 공간을 두 레벨의 플랫폼으로 구축하여 극의 전개에 따라 서사 층위를 구분 짓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였고, 동시에 외부극과 내부극 또는 내부극과 내부의 극중극을 보다 뚜렷하게 분리해 무대 위 허구와 실재의 층위를 가시화하 여 연극은 환영이고 실재가 아니라는 것을 관객에게 지속적으로 환기시켰다. 아울러 무대 위에 가시화된 제2의 관객(배우)의 존재로 인해 극적 환영으로의 몰입을 깨트려 관객으로 하여금 무대 위 배우들의 행동이 연극적 행위임을 인식하도록 하였다. 둘째, 역할놀이를 통해 외부극에 존재하는 ‘연출가 뜨레쁠레프’와 내부극에 존재하는 ‘작가 뜨 레쁠레프’ 사이의 이중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극중 인물의 정체성은 실재이면서 허구가 될 수 있음을 동시에 드러내어 극중 인물의 이중적 정체성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특히 1막과 4막을 통해 관객에게 외부극과 내부극 중 어느 것이 실재인지 혼동을 야기하여 뜨레쁠레프라는 인물 이 시뮬라크르적 캐릭터이며, 이 연극 역시 시뮬라크르임을 명확하게 인식시키는 계기를 제공 하였다. 또한 역할놀이의 반복적인 수행적 변형을 통해 뜨레쁠레프가 메타픽셔널 캐릭터임을 명징하게 인식하게 하여 ‘무대 위의 인물은 배우가 만들어 낸 환영’이라는 정보를 관객에게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메타연극성을 강화하였고, <메타-갈매기> 공연이 메타 연극임을 분명히 하였다. 셋째, 씬 트랜지션을 통해 미첼의 즉흥극을 기반으로 구축된 전사를 어트랙션 몽타주로 장면화 하여 배우들의 체현을 통해 무대 위에 가시화하였다. 아울러 씬 트랜지션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연극의 서사적 연속성은 유지하는 반면에 관객들로 하여금 극적 환영의 몰입을 깨트려 무대 위 현실이 연극임을 지각하게 하는 소외효과를 창출하였다. 특히 외부극과 내부극의 서사 층위 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뜨레쁠레프는 시뮬라크르적 캐릭터로서 그가 존재하는 세계는 시뮬라 크르로 구축된 하이퍼리얼임을 지각하게 하였다. 이와 같이, 메타연극적 기법의 유기적인 활용을 통해 동시대적 새로운 해석과 연출적 표현의 가능성을 제언한 <메타-갈매기> 공연은 향후 <갈매기> 공연에 있어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참고문헌 강성화, 『헤겔 <정신현상학>』,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철학사상, 제3권, 제17호, 2004 마샬 버만, 『현대성의 경험』, 윤호병 역, 현대미학사, 2004 박정자, 『마이클 잭슨에서 데리다까지: 일상의 미학, 미학의 일상』, 서울: 기파랑, 2009 박정자, 『마그리트와 시뮬라크르』, 서울: 기파랑, 2011. 454.

(15) 베르톨트 브레히트, 『새로운 예술을 찾아서』, 김창주 편역, 새길, 1998 신정아, 『바로크: 살림지식총서 143』, (주)살림출판사, 2004 안톤 체호프, 『갈매기』, 홍기순 옮김, (주)범우, 2015 최효찬, 『하이퍼리얼 쇼크: 이미지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 위즈덤하우스, 2011 최효찬, 『장 보드리야르』,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2016 Georges Forestier, Le Théâtre dans le théâtre. Droz, 1996 Manfred Schemeling, Metatheatre et intertextre : aspects du theatre dans le theatre. Lettres modernes, 1982 Mitchell, K, 『연출가의 기술: 연출가를 위한 핸드북』, 최영주 역, 경기: 태학사, 2012 Patrice Pavis, 『연극학사전』, 신현숙·윤학로 역, 현대미학사, 1999 김성희, 「메타연극과 이론」, 공연과 이론, 2007 김영윤, 「<유리동물원>의 연출 접근 방법 연구-M.F.A. Project를 중심으로」, 동국대학교영상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8 김영윤, 조준희, 「유리동물원(The Glass Menagerie)의 메타연극성 강화를 위한 연출 접근 방법 연구」, 인문콘텐츠, 48, 2018 김용수, 「메이어 홀드 연극의 미학」, 한국연극학회, 7권, 1995 김지연, 「한국 현대연극의 메타드라마적 특성 연구 –이근삼, 최인훈, 이현화, 이윤택의 희곡을 중심으로」, 전남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학과, 2016 김정아, 조준희, 「<갈매기> 4막의 니나 인물 구축 연구: 경계선 성격장애와 케이티 미첼의 즉흥극을 중심으로」, 예술교육연구, 제16권, 제14호, 2018 리차드 혼비, 「드라마, 메타드라마, 지각」, 노승희·백현미 공역, 전남대학교출판부, 2012 박진희,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 분석」, 충북대학교대학원 문학석사학위논문, 2016 백소연, 「이현화 희곡연구-메타연극적 특성을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2 서명수, 「연극 커뮤니케이션과 공간의 수사학」, 제2집, 프랑스문화예술연구, 2000 송원덕, 「셰익스피어의 메타연극과 현대 메타연극의 동질성에 대한 연구」, 한국드라마학회, 『드라마 논총』, 8집, 1996 송현옥, 「메타텍스트의 관점에서 본 <햄릿>과 <갈매기> 비교」, 한국연극학, 제21호, 2003 이지만, 조준희, 「후안 마요르가의 <맨 끝줄 소년> 연출 접근 방법 연구」, 예술교육연구, 제17권, 제2호, 2019 이용복, 「극중극의 특성 및 그 의미에 대한 연구」, 한국연극학, 제46호, 2012 양승주, 「유진 오닐 극의 메타연극성 연구」, 한남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5 양승주, 「오런드 해리스 극의 메타연극성」, 영어어문교육, 15권, 4호, 2009 정세령, 조준희, 「<유리동물원> 어맨다의 시뮬라크르적 캐릭터 구축 연구: 루스 자포라의 액션 시어터를 중심으로」, 예술교육연구, 제16권, 제3호, 2018 진창주, 「<갈매기>의 연출 접근 방법 연구-M.F.A. Project를 중심으로-」, 동국대학교영상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9 진창주, 조준희, 「안톤 체홉 <갈매기> 시노그래피 특성 연구 –무대 형상화 과정과 공연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제19권, 제4호 (통권88호), 기초조형학연구, 2018 조충법, 조준희, 「<유리동물원> 톰 윙필드의 연기 양상 연구: Michael Kirby의 <acting and not-acting>을 중심으로」, 영어권문화연구, 10(3), 2017 함영준, 「A 체홉의 희곡 <갈매기>에 나타난 주제와 그 무대화 연구」, 노어노문학, 제3권, 1990.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455.

(16)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