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시: 폴 세잔, 메를로 퐁티의 현상학을 기초로
세잔,
<자화상>, 1875
▪ “나는 사과 하나로 파리를 놀라게 하겠다.”
▪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의 말이다. 그는 평생 그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살았으나, 불 행히도 생전에 화단과 대중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덧없이 곤궁한 생활을 해야 했다
▪ 인류에겐 3개의 유명한 사과가 있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그리고 세잔의 사과 그것이다
▪ 세잔의 사과는 마음이 마음에게 말을 건넨다. 세잔은 자신의 재능을 확신하지 못했지만 한 획, 한 획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려나갔다
▪ 그 노력을 통해 세잔은 마침내 마티스와 피카소에게 강한 영향을 끼치며20세기 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세잔,
<사과와 오렌지>, 1895~1890
▪ 세잔은“자연은 표면보다 내부에 있다”라고 말하고 정확한 묘사를 하기 위해 사과가 썩 을 때까지 그렸다는 일화가 있다
▪ 이처럼 그는 인상주의의 사실주의를 추진시켜 단순한 시각적·현상적 사실에서 다시 근 본적인 물체의 파악, 즉 자연의 형태가 숨기고 있는 내적 생명을 묘사하는데 목적을 두 었다
▪ “그는 하나의 정물화를 완성하기 위해 100회를 작업했고, 초상화를 그릴 때는 모델을 150번이나 자리에 앉혔다. 우리가 세잔의 작품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그 자신에게는 하나의 실험이었고 그림을 향한 접근이었다
▪ 1906년 67세 되던 해 9월—그러니까 죽기 한 달 전 —그는 이렇게 썼다. “너무나 격렬한 정신적 혼란에 빠져 있어. 한동안 이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 이젠 조금 나아진 것 같아 내 목표를 좀더 면밀히 궁리해 보고 있다. 과연 나는 그렇게 강 렬하게 오랫동안 추구해 온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자연으로부터 배우 고 있는 것 같다.”
▪ 그림은 그의 세계이자 삶의 방식이었다. 그는 혼자서 작업했다. 제자도 없었고 가족의 응원이나 살롱 심사위원의 격려도 없었다. 그는 어머니가 죽던 날 오후에도 작업을 했고, (…)” (메를로-퐁티, 『의미와 무의미』, 1966)
주요저서
행동의 구조(La structure du comportement), 1942.
지각현상학(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 1945.
Les aventures de la dialectique, 1953.
#1
▪ 삶의 공간에 관한 새로운 예술적 해석의 지평을 발전시키기 위함
▪ 인간의 정신과 눈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를 체험적인 삶 속에서 지각하며 이런 삶은 사유 체제 또는 화가에 있어서 시선 속에 들어와 있는 세계이면서 몸의 지각과 융합된 세계이다
▪ 주체의 몸은 이미 세계 속에 존재하고 세계와 몸은 일체를 형성한다
▪ 예술가에 의해 캔버스에 그려진 세계는 이미지의 재현이 아니라 삶에 관한 창조의 현상 들이다
▪ 메를로 퐁티는 전통적인 심신이원론의 가치를 부정하고 몸의 철학을 주장한다
▪ 그에 있어 현상학적 이미지는 지각에 의해 주어지며 지각은 몸과 마음으로부터 느껴지 면서 사물세계에 반응하는 것에서 발생
▪ 몸은 지각작용을 통해 세계와 끊임없이 교섭하면서 세계로 향한다
▪ 몸은 근본적으로 세계와 지향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
▪ 몸은 세계 속에 존재하고 세계는 몸의 원초적인 지각을 통해 자신을 드러나기 때문이다
▪ 지각은 몸을 세계로 실어 나르면서 세계를 사유하는 근원이다
▪ 삶의 공간은 신체가 숨 쉬는 지각의 장이다
▪ 메를로 퐁티의 현상학은 지각 현상의 기원과 몸의 존재론적 근거를 사유해 간다는 의미 에서 곧 지각 또는 몸의 현상학으로 불려진다
세잔의 예술론
▪ 색채의 미를 통해 체험적인 세계를 표현하고, 공간은 색채의 대비와 효과 등에 의해 그 깊이를 표현한다
▪ 색채란 크레파스와 같이 가지런히‘정의된’ 색채가 아니라, 마치 카멜레온이 자신의 피부 색을 변양시키듯이 같은 색채도 이웃한 다른 색체들과 대비되면서 무수히 변화한다
▪ 현실 공간에 대한 회화적인 평면의 이해는 무수한 색체들에 의해 회화적인 원근법을 재 해석한다
▪ 원근법은 르네상스 이후 발전된 회화적인 기법일 뿐이며, 물리적인 세계에 회화예술이 종속된 사례
▪ 전통적인 구도를 뛰어넘고자 평면의 회화공간 속에서 색채의 채도와 변화를 통해 공간 의 내면적인 깊이를 새롭게 재현
라파엘로,
<아테네 학당>,
1510
세잔의 회의
세잔에 따르면, 풍경은 내 속에서 자기 자신을 사유하고 있는 것이며, 그리고 내 자신은 풍경의 의식이다
메를로 퐁티가 추구하는 새로운 회화의 정신은 이성적인 구도에 의존해서 대상세계를 이미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언어일 수 있는 총체적인 지각의 인식과 논리에 의해 대상세계를 새롭게 사유하는 것이다
이런 세계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몸과 마음 그리고 자연이 유기적인 일체를 형성하는 삶 의 공간을 의미한다
세잔,
<에스타크에서 바라본 마을>,
1885
▪ <에스타크(L’estaque)에서 바라본 마을 >은 세잔이 색채를 통하여 원근감을 나타내려 했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 가까운 것은 따뜻한 색, 이를테면 노랑과 주황 등으로, 먼 곳의 색은 파란색이나 보라색 등 차가운 색으로 그리는 등 색채의 지각학을 화면에 도입했다
▪ 한 마디로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의 조화가 놀랍다
몸의 지향적 특성
▪ 몸의 근원지인 ‘세계로 향하기 위하여…’
▪ 신체적인 지각 활동은 근본적으 로 세계와의 교섭 과정이다
▪ 세잔이 생각한 자연을 향해 끊임 없이 나가는 지각 작용은,
▪ 자연적 형태들을 체험적으로 구 성하는 다양한 색체들의 파노라 마에 의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세잔,
<목욕하는 여인들>, 1874~5
세잔,
<목욕하는 사람들>, 1890~1
▪ 세잔 개인적으로 친구인 에밀 졸라와 같이 소년 시절 아르크 강에서 놀던 기억을 그림으 로 표현한 것이며, 역사적으로는 몇 개의 인체들을 구성하여 화면을 만든다는 서양 회화 의 전통적인 발상법에 참가하고 있다
▪ 수직으로 치솟은 강 건너편의 나무들, 그리고 멀리 가깝게 느끼면서도 분명한 형태의 인 체와 부정형의 수목들과 결정적으로 화면의 구성을 이루고 있는 하늘의 흰 구름 등
▪ 갖가지 대립하는 요소를 혼연일체가 되도록 통일감을 주는 예는 드물다
세잔,
<빨간 조끼를 입은 소년>,
1888~90
▪ 1888~1890에 제작된 작품으로, 풍부한 표현력을 보여 준다
▪ 2008년에 도난 당했다가 4년 만에 다시 되찾은 것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 인체의 다른 부분에 비해 지나치게 긴 오른팔은 추상예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 축 쳐진 오른팔과 턱을 괸 왼팔을 대비시켜, 소년이 겪고 있는 고민의 갈등상을 드러내 고 있고, 화면 뒤쪽의 보라색, 조끼의 빨간색, 소매의 흰색을 대비시켜 소년의 사색적 심 리상태를 드러냈다
▪ 소년의 수심 어린 표정은 다소 과장되게 그려진 자신의 긴 팔을 다른 대상에 의지한 채 화가의 체험적인 공간구도를 유도하고 있으며, 그런 윤곽들은 색채적인 뚜렷한 형태들 이 가져다 주는 인상적인 대비에 의해 그려지고 있다
▪ 여기서 소년과 소년의 방의 구성적인 형태들 사이에는 공간적인 단절이 없으며, 소년의 방은 소년의 신체가 지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 소년의 신체는 이런 신체 공간 속에서 융해되는 듯하며 자신의 체험적인 공간을 형성한 다
▪ 물론 이런 회화적인 현상은 세잔이 연출한 색채의 미에 관한 안목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 도 하다
<대수욕도> 해설
▪ 이 그림은 세잔이 그린 그림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1900-1905년에 그린 〈대수욕 도〉이다
▪ 이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우리가 보기에 맨 왼쪽에 있는 여자의 모습이다. 얼 굴은 얼굴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뒤의 짙은 나무 그늘에 스며들어 있다
▪ 그리고 벗은 몸은 전체적으로 갈색 빛이 흐르는 가운데 짙은 녹색이 칠해져 있다
▪ ‘아니, 도대체 세잔이 그림을 왜 이렇게 그린 거야?’라고 의문이 들 정도로 괴이하다
▪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세잔의 회화적 시선이 얼마나 깊은가를 알 수 있다
▪ 이 녹색은 나무에서부터 주어진 색채이다. 그리고 갈색 빛은 땅에서부터 올라오는 황금 색 빛을 받고 있다
▪ 황금색의 땅마저 나무들의 녹색을 받아 푸르게 빛나고 있다
▪ 세잔은 미술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대가다. 그를 반 고흐나 폴 고갱에 견주는 일은 격 에 맞지 않는다. 세잔의 업적을 생각하면 17세기의 거장 램브란트가 연상된다
▪ <엠마오의 순례자들>을 그린 램브란트처럼, 그는 주변적이고 부수적인 것은 깡그리 무 시하고 지혜의 눈으로써 리얼리티의 심연에 뛰어들었다
▪ 설혹 심오한 리얼리즘이 어느새 반투명한 정신적 상태로 뒤바뀌는 그 경지까지 도달하 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세잔은 적어도 우리에게 우주의 약동하는 힘을 터득하라고 가르 쳤다
▪ 그의 작품은 미술이 선과 색채로 대상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선과 색채로 자연에 형 태를 부여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입증했다
▪ (알베르 글레즈, <입체파 화가에 대하여>)
▪ 메를로-퐁티에 있어 대상들의 사물성은 주체와 내면적인 교섭 또는 지각작용을 통해 비 로소 존재한다. 그가 표방하는 신체주의는 그런 교감을 가정하며 이에 따라 정의된 사물 성은 주체와 대상들이 융합하는 관계들 속에 내재한다.
▪ 메를로-퐁티의 신체성을 뒷바침하는 가시적인 개념으로 살(chair)이라는 현상학적 요 소를 소통적인 의미의 매개체로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 그에 따르면 살은 곧 세계를 구성하는 환원적인 성분이면서 존재의 원소다.
▪ 이것은 세상의 모든 형태들과 마주치면서 원초적인 지각활동을 가져올 수 있는 신체적 인 장치며 세잔에 있어 그런 원초적인 원소는 회화적인 채색을 통해 마치 카멜레온의 빛 깔과 같이 주변부의 색채들과 어울린다.
▪ 세잔이 말년에 그린 <수욕도> 시리즈들은 바로 인간세계와 원초적인 어울림과 자연과 의 조화, 일체를 표현하며 삶의 유토피아를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 “우리는 자연인(homme naturel)처럼 우리 자신 속에 그리고 사물 가운데, 또 우리 자신 속에 그리고 타인 속에 자리 잡을 것이다. 즉 일종의 교차에 의해 우리는 타자가 되고 또 한 우리는 세계가 되는 곳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 철학은 자연인과 같이 자기로부터 세계로, 타자에게로 나아가는 곳에 의지한다.”
▪ 알베르 글레즈, <입체파 화가에 대하여> , 1912
▪ 조광제, <의식의 85가지 얼굴-후설 현상학의 주요 개념들>, 글항아리, 2008
▪ 윤대선, ‘메를로 퐁티의 현상학적 신체주의와 세잔의 예술세계’ <미학> 제56집, 2008.012, 9-52쪽
▪ #1:
https://ko.wikipedia.org/wiki/%EB%AA%A8%EB%A6%AC%EC%8A%A4_%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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