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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석의「세계지리산책」은 지리학자이자 경북대 학교 총장을 역임한 저자가 2003년 3월부터 영남 일보 주간지‘위클리 포유’에‘박찬석 칼럼’을 통 해 3년 동안 게재한 글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책은 지역별, 주제별 총 11개의 장으로 구성되 어 있다. ‘좋은 이웃사촌? 중국과 일본’, ‘아시아 의 먼 이웃들’‘북미의 힘 팍스 아메리카나’, ‘라, 틴 아메리카, 자유와 부를 향한 몸짓’,‘추억 속 의 영예, 유럽’‘슬픈 아프리카’, ‘이 많은 섬들의, 주인은 누구? 호주와 태평양’‘행복한 작은 나, 라, 곤궁한 미니왕국’‘자연과 인간’, , ‘자전거, 나와 지구를 살리는 불가사의’‘여정과 여수의 길, 목’등 각 장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그 내용은 세계 대륙들을 두루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마지막 세 개 장은 저자 개인의 소감과 기행기로 채우고 있다.
각 글들은 한 나라 또는 지역에 대한 가장 핵심 적인 정보들과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견해를 포함하고 있다. 박학다식한 원로 지리학자로서의 관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독자들은 저자가 소화 하여 보여주는 그곳의 역사와 문화, 경제와 정치 등을 한꺼번에 짧은 시간 안에 섭렵하는 행운을 얻는다. 각 글들에 붙어 있는 지도는 독자들이 쉽 게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장 근접한 중국과 일본에 서부터 이라크,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카자흐 스탄, 우크라이나, 네팔, 시베리아와 중동 등을 다 돌아 최종적으로 금강산 기행에서 끝을 맺는 여행 K R I H S
서 평
세계지리에 대한
유쾌하고 유익한 산책
정옥주|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찬석의 세계지리산책
박찬석 저 |비엘프레스|322쪽|값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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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바로‘산책’이 될 것 같다.
원래 컬럼용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각 글들 은 분량이나 내용의 깊이 면에 있어서 일반독 자가 한숨에 읽어 내리기에 적당한 수준을 유 지하고 있다.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은 많 은 지식과 정보까지 제공해 주어, 저자에게 손을 이끌려 가볍게 따라 나선 산책길이 유쾌하면서도 유익함을 느끼게 한다. 이는 마치 저자가 즐겨하 는 자전거 타기와 같아 반드시 페달을 밟아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되 자동차처럼 위협적이거나 서 두르지 않으며, 관찰 대상의 옆을 적당한 거리에 서 적당한 속도로 지나갈 수 있다. 원한다면 말을 건네도 보고 느끼고 사고할 수 있으며, 한번쯤 뒤 돌아 볼 수도 있는‘산책’이다.
저자의 이러한 산책은 물음표, 즉 질문들로부 터 시작된다. 왜 살기 힘든 땅에 많은 사람이 살고 있을까? 무엇이 싱가포르를 선진국가로 만들었을 까? 이 많은 섬들의 주인은 누구인가?
인간의 존재를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으 로서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개의 큰 축이 있다면, 이 중에서도 공간이라는 축은 시간과는 달리 언제 든지 이동이 가능하여 다른 세계로의 여행이 가능 하다. 시간이 만들어낸 역사가 축적된 물리적 실 체로서의 공간은 따라서 가장 구체적이면서도 근 원적인 질문들을 던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 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저자가 강조하 고 있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인 것 같다.
“우리나라가 석유 수입의 70%를 의존하고 있 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그들의 문화가 이상하
다고 할 것은 아니다. 베두인 입장에서 보면 그들 의 문화가 보인다. 문화의 차이는 있지만, 우열은 없다. 우리는 그들의 문화에 대해 너무나 모른다.
이슬람 문화권의 생활이 우리와 다르다고 배타적 일 것이 아니라, 사막지방 사람들이 어떻게 자연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왔는가를 알면 베두인족은 우리와 친구가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교역을 하 는 데 베두인족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보다 더 좋 은 정보는 없을 것이다”(베두인과 이슬람, 61쪽).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세 계지리가 점점 더 필요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세계역사와 지리에 대한 공부는 상대방과 나와의 차이, 즉 다양성을 이해하게 하 며 이는‘함께’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소양 이 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지리적 환경 이 우리 사고와 지평을 좁은 울타리 안에 가두어 온 측면이 있다면, 이제 우리는 일상적으로 소비 하는 상품들 속에서, 이웃 외국인 노동자들에서부 터 이미 세계화 현상 속에 들어와 있다. 세계를 알 지 않고는 우리 자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세계지리 산책」은 저자가 가진 깊은 통찰을 간결하고도 압축된 언어로 전달하고 있다. 그와 의 산책은 세계화 시대,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 이 나의 일상과 맞물려 돌아감을 일깨워주는 참 으로 유쾌하고도 유익한 산책이다. 청소년과 일 반인을 위한 교양서로는 물론이며, 공간과 사회 를 연구하는 전문 지식인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 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