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조경설계작가론
About Modern Landscape Design
모더니즘
Modernism in Landscape Architecture
조경과 건축에 있어서의 모던 디자인은 모두 근대 추상 미술에서 근원적인 형태를 이어 받 았다.
특히 근대 조경은 근대 추상 미술의 여러 화파에서 그 형태적 기원을 찾고 있으며 근대 미 술의 양대 조류인 기하학적 추상과 초현실주의로부터 직접적 영향을 받았다. 추상 미술의 기원인 입체파는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힘입어 대상을 상대적으로, 동시에 많은 시점 으로 보려 했던 것으로서 르네상스 시대의 정지된 3차원에 '시간' 이라는 제 4의 차원이 추 가된 것이다. 즉 이는 어느 특정 시점만이 우세하지 않고 여러 시점들이 동등한 가치를 갖 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다시점 시각으로의 전환은, 조경설계로 하여금 단일 시점을 전제 로 했던 고전주의 투시도적 직선축의 공간 구성을 깨고 복수의 시점을 포용하는 보다 동적 인 공간구성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이후, 근대 조경은 추상 미술과 근대 건축으로부터 고른 영향을 받았다.
근대 이전 : 정형(formal) / 비정형(informal) 의 2분법이 지배
근대 이후 : 정형(formal), 기하형(regular) / 유기형(organic), 자연형(natural) 으로 다원화
추상미술로부터는 "추상적인 순수형태"라는 기본 이념 아래 "적을수록 아름답다."라는 최소 주의(Minimalism)로 이어진다. 그리고 근대건축의 기본 이념인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 는 기능주의는 실용주의 미학과 기계적 미학으로 발전되어 조경계획에 있어서 시각적 미의 추구 이전에 조닝과 동선 계획의 효율성을 공간구성의 뼈대로 하게 하였다.
또한 근대 조경은 두 가지의 큰 미술계파에게서 영향을 받는데 이는 모더니즘 조경의 설계 언어를 형성하는데 기여를 한다.
Modern arts & Modern design in Landscape architecture
1. 인상주의(impressionism), 입체파(cubism)
: 분석적, 객관적, 주지적 태도의 유파이며 이후 구성주의와 데 스틸, 바우하우스를 거쳐 기 하학적 추상 미술로 이어진다. 이러한 기하학적 추상은 몬드리안(Mondrian, P.)과 같이 ‘차 가운 추상’ 작가들에 의해 '직선형태'의 스타일을 탄생시켰고 근대 조경설계에 있어서는 비 대칭형 기하학 양식(asymmetrical geometric)을 성립시켰다.
비대칭형 기하학 양식은 '그리드(grid) 패턴'을 기본설계 언어로 사용하며 대표적인 조경
가로는 가레트 에크보, 로렌스 핼프린, 단 카일리 등이 있다.
2. 야수파(Fauvism), 표현주의(Expressionism)
: 감성적, 주관적, 주정적 태도의 유파이며 다다이즘(Dadaism)을 거쳐 초현실주의 (Surrealism)로 이어진다. 그리고 아르프(Arf, j.)나 호안 미로(Miro, h)등으로 대표되는 초 현실주의 작가들의 '생체곡선 형태(bio-morphic form)'는 유동적 비정형(fluidly amorphous)이라는 근대 조경의 설계 양식이 되었다. 유동적 비정형 양식은 유기적 곡선형 을 기본 설계 언어로 하고 있으며 주요 조경 작가로는 토마스 처치, 로버트 벌 막스, 루이 스 바라간, 바이(Bye) 등이 있다.
Design Pattern of Modernism in Landscape Architecture
1. 비대칭적 기하학 양식
: 그리드(Grid)와 바람개비(Pin wheel)형, 사각과 원호(Arc & Tangent)
넓은 의미로 근대주의의 기본도상은 그리드이다. 이는 근대 과학의 좌표(위상 기하학)에서 연유된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리드는 특히 기하학적 추상 미술의 기본 도상이자 근대 도시, 근대건축의 형태적 도상이다.
비대칭적 기하학적 양식은 기본적으로 그리드의 직선적 기본좌표계를 토대로 하고 있으나 축과 대칭구조에서 벗어나 사각과 비대칭을 수용하는 보다 자유로운 동적 구성을 보인다.
이러한 그리드는 이성에 의해 통제된 가장 단순한 형태적 질서를 표현하며, 특정 방향의 우 월성을 인정하지 않는 전방향적이고 수평적 세계관의 도상이다.
근대주의 조경에서는 이 그리드의 기본 도상에 근대주의 고유의 또 하나의 세계관인 '시간 성' , '동태성' 내지 '속도'가 결합되어 바람개비형(그리드 + 원)과 정규사각(45도, 60도, 30 도 등 90도의 분각), 원호 등이 그 변형으로 추가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도 이러한 역동적 기하학의 패턴(동적인 그리드: pin wheel grid)은 조경의 기본 설계언어로서 도처의 도시적 경관 조성에 쓰이고 있다.
2. 유동적 비정형 양식
: 유기적 형태(Organic form), 아메바형(Amoeba type), 콩팥형(Kidney type)
근대 주의 조경에서의 유기적 형태는 다른 말로는 생체형(biomorphic form)이라고도 하는 데 이는 초현실주의 미술에서 기원한 것이다. 이 유기형은 근대 생물학과 정신 분석학을 그 발상의 기원으로 한다.
이 양대 근대과학은 살아있는 유기체의 외적, 내적 특성을 연결하는 것으로 생물체의 변화 무쌍한 관능적 형태와 인간의 무의식과 본능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미술에 있어서는 초현실
주의의 등장배경이 되었으며 , 이는 또 다시 근대조경의 형태에 지대한 영향을 주어 유기적 형태의 양식을 성립하게 하였다.
장 아르프나 호안 미로 등으로 대표되는 추상적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들은 기계적 질서 보다는 유기적 질서, 논리보다는 생명, 이성 저변의 무의식과 꿈, 성적본능 등을 중시하고 이를 표현하려 한다. 따라서 전반적인 작품 분위기는 몽상적, 관능적이다.
주로 S 커브로 이루어진 곡선적 형태가 이들 작품 설계언어의 기본 도상이며 대표적인 형 태 패턴은 소위 '아메바형' 이나 '콩팥형'이라고 불리는 생물체의 환원적 형태였다.
주요 작가와 작품들
1. 가레트 에크보(Eckbo, G.)
에크보는 근대 미술, 근대 건축에 대응하는 근대주의 조경설계양식(아방가르드 조경)의 창 시자인 작가이자 이론가(Standard Bearer)이다. 단 카일리, 제임스 로스와 같이 하버드 설 계 대학원 재학시 전근대적 설계 교육(포멀리즘 대 인포멀리즘으로 한정된)에 대항해서 벌 인 모더니즘 운동은 근대주의 조경 설계가 시작되는 하나의 기폭제가 되었다.(기하형 (Regular Style)의 창시자) 그는 조경 작품 속에 '점', '선', '면' 의 공간구성 요소를 선명하 게 구분, 구성함으로써 근대 추상미학의 창시자인 칸딘스키 이론(구성주의)의 철저한 조경 적 구현자가 되었으며 실제 작품 속에서는 근대건축의 원리인 3차원적 공간성을 '바닥면', ' 벽면', '천개면' 으로 구성되는 옥외실 개념으로 표현하였다. 이로써 이론과 실천면에서 전시 대의 양식과는 분명한 차이점을 갖는 독자적인 근대주의적 조경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창출되 기 시작하였다. 실제 그의 작품 속에서는 그리드를 기반 형태 요소로 사용하면서 원호와 정 규사각을 변화 요소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평론가 로리 올린에 따르면 그는 사선을 조경공간 전체를 구성하는 요소로 사용한 최초의 조경가였다. 특히 이러한 사선은 소주택의 정원을 넓게 보이게 하기 위한 투시도적 착시효과의 수단으로 폭넓게 사용되었다.
기능주의(outdoor living), 3차원적 공간성, 역동성(dynamism)
자기완성적(self-referential)이고 닫혀진 구성(closed composition) - 지역성 상실
2. 단 카일리(Kiley, D.)
에크보와 함께 모더니즘 조경설계 최초의 주창자 중 한 사람이었으면서도 그와는 달리 축과 직각구성 등 정태적(고전적) 정형성이 그의 작품의 주조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흔히 그를 고전적 근대주의 조경가라고도 한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정통 기하학과 수평선은 고전적 균형 감각과 고요한 명상적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여기에 복합적인 수직, 수평의
그리드 패턴, 이의 변형인 바람개비 형태, 복수축의 전개 등 근대적 운동성과 시간성을 표 현하고 있어 모더니스트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대지성(sense of land), 그리드 -->미니멀리즘의 선구적 형태
3. 로랜스 핼프린(Halprin, L.)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작가, 과감한 실험정신의 대표 작가이다. '움직임(시간, 사람, 물 등의)' 은 그의 작품의 일관된 주요 주제이며, 넓은 의미로 이 움직임은 자연의 생태적 변화 과정 까지도 포함한다. 움직임의 기록과 표현을 위한 '코리오그라피', '모테이션 심벌' 등의 독자 적인 표기법을 개발했는데 이에는 무용가인 그의 부인의 영향이 크다. 실제 작품에서는 선 형의 공간전개에 의한 점진적 경관 구성이라든가, 자연적 지표면의 기복을 대지조각적으로 표현하면서 여기에 물의 다이내믹한 흐름을 추가하는 것 등을 대표적인 기법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간성, 역동성, 입체적 형태 - 입체 그리드(3차원화) -- 관객의 참여 유도(장소성 추구) 융합주의자 - 포스트모던의 융합성 선구
4. 토마스 처치(Church, T.)
모더니즘 조경 설계의 또 다른 한 유형인 유기적 형태 양식의 초기 대표 작가이다. 이런 면 에서 직선 그리드 위주의 에크보와는 대조가 되는 작가이다. 이러한 유기적 형태는 '생체형' 이라고도 불리는데 이의 유행에는 당시 근대미술의 한 유파인 야수파와 초현실주의의 영향 이 컸던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 프로이트의 영향,
캘리포니아 스타일 창시자, 중심축 제거, “형태들은 경직되지 않고 동적으로 흐르는 것 같 아야 한다”(amorphous form),
5. 로베르토 벌 막스(Burle Marx, R.)
브라질 작가(화가 겸 조경가), 초현실주의풍의 극단적인 곡선적, 유기적 형태의 작품이 주조 를 이루고 있다. 근대회화의 평면적, 추상적 특징을 그대로 조경작품에 적용하여 '식물로 그 린 그림' 이나 대지 위의 '거대한 추상화' 와도 같은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식물에 대한 깊 은 생태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남국(브라질)의 환상적 열기를 원색조의 식재패턴으로 표현하 였다.
아메바 형 -- 주변과의 연속성, 토속적 지역성 --
6. 루이스 바라간(Barragan, L.)
멕시코 작가(건축가 겸 조경가)로 형이상학적 초현실주의 화가 기리코를 연상케 하는 특이 한 미니멀리즘적 초현실주의 작풍을 보여주었다. 스페인 등 라틴의 중정식 정원의 전통을 계승, 다중의 벽체 구성과 파스텔톤의 색채, 수경 요소에 의해 단조로우면서도 신비롭고 사 색적인 분위기의 정원공간들을 만들어냈다. 시공을 초월한 듯한 명상적 분위기의 이 정원들 은 '물 자체로' 라는 현상학적 환원의 세계를 느끼게 한다.
시적 명상적 분위기, 환상적 색채감 -- 미니멀적 초현실주의
포스트-모더니즘
Post-modernism in Landscape Architecture
환경설계 분야에서의 탈근대주의는 근대주의의 지나친 보편주의와 그 결과로서의 국제주의 건축, 도시계획, 조경에 의한 역사와 지역 환경의 파괴 및 획일화에 대한 반동으로 출발하 였다.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이러한 탈 근대주의 문화에서 생겨난 새로운 디자인 양식을 의미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주로 모더니즘에서 소외되고 파괴되었던 가치들을 복원, 복권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역사적, 지역적 양식의 복권, 특히 장식과 그에 포함된 인간적 의미의 부활에 기본의도가 있었다. 나아가서는 모더니스트들이 경멸해왔던 다양한 주제와 효과들을 부활시켰다.
포스트모더니즘 조경의 계보는 복고적 성향을 가진 신역사주의 계열의 지역주의, 맥락주의, 자연주의의 한 축이 있고, 전위적 형태주의의 전통을 견지하면서도 근대주의 이후를 모색하 려는 아방가르드 계열의 미니멀리즘(최소주의)과 해체주의 조경의 또 다른 한 축이 존재한 다. 포스트모더니즘 조경의 선두주자였던 하그리브스는 그의 논문 "자신을 초월하는 포스트 모더니즘(1983)"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조경은 고정된 양식을 거부(style-free and free-style)하며 양식 대신에 문화적, 형태적 맥락(context)을 중시하고, 그에 따라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의 조경가는 근대주의적 '그리드' 대신에 '지도(map)'에 밀착해야 한다." 말한 바 있다.
미니멀리즘은 근대주의의 연장으로 이해되기도 하나 근대주의의 기능주의적 측면보다는 형 태와 물성 그 자체의 근원적 힘과 그것이 전달하는 직관적, 명상적 분위기를 탐닉한다는 면 에서 여기서는 탈 근대주의의 한 계보로 분류하였다. 서구의 미술과 조경에서는 미니멀리즘 의 기원의 한 부분을 일본 문화, 특히 '용안사 석정' 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고산수 선정원에 서 찾으려는 시도도 있다. 사상의 기원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최소한의 시각요소가 주는 근원적, 명상적 느낌은 공통점이 있으며, 서구적 표현에서 결여되기 쉬운 깊은 정신성을 이
러한 동양적 발상을 통해 찾으려 하는 것이다. 실제 피터 워커나 이사무 노구치, 스즈키 쇼 도 등 미니멀리즘 조경 작가들은 용안사의 기본 패턴이나 개념들을 자기 작품에 재해석해서 이용하고 있다.
해체주의는 포스트모더니즘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 진보주의 성향으로 기존의 이성주의적, 구조주의적 형식 미학으로부터의 탈피, 혹은 전면적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주로 건축과 조 경의 관계에서 해체를 적용한 사례가 많으며 츄미, 사이트 그룹, 암바스 등이 대표작가이다.
Design Pattern of Post modernism in Landscape Architecture
1. 기본도형, 포인트 그리드, 평행선과 임의 사선
이것들은 포스트모더니즘 조경설계 중에서도 강한 형태적 특징을 의도하는 계열들인 미니멀 리즘, 해체주의 등 아방가르드 계열에서 주로 사용하는 형태언어들이다. 이들 계열은 이념 적으로는 모더니즘의 기능주의나 형식미학을 거부하고 있으나, 형태적으로는 모더니즘에서 즐겨 사용하던 시각적으로 강한 환원적 형태들(기본 도형)을 선호한다. 이런 면에서 이들은 모더니즘 초기의 러시아 구성주의와 형태적으로 친족관계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도형의 사용에 있어서 모더니즘적 형식미학(비례,균형 등)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이 러한 원칙을 벗어나거나 이들 형태들 간의 임의적 중첩에 의한 우연한 효과를 노린다. 그들 의 주장에 의하면 이러한 탈형식 미학적 시각 효과를 통해서 새로운 '낯설음' 의 미학적 효 과를 얻어내려 한다." 는 것이다.
특히 그리드가 모더니즘의 기본 도상이었다면 포인트 그리드는 모던 그리드의 변형이자 포 스트 모더니즘의 기본 도상이다. 점이 길이와 면적을 부정하고 단지 위치만 나타내듯이 포 인트 그리드는 서로 균등한 위치관계를 통해서 중심을 부정한다. 중심과 주변을 등가치화하 고 공간의 무한확대를 표현하며, 모더니즘의 형태분석 이론인 점,선,면 사이의 위계적 구조 를 해체하려 한다.
평행선은 포인트 그리드와 함께 대지의 평면성을 강조한다. 미니멀리즘 회화가 평행선을 통 해 화면 그 자체의 물리적 평면성을 확인, 강조한 바와 같이 미니멀리즘적 조경은 대지에 평행선의 패턴을 그려넣음으로써 대지 자체가 갖는 평면성 내지 평면적 '물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건축물의 강한 수직성에 대해 형태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려 한다. (Walker, 1990)
임의사선은 고전주위에서 사용되던 '축'의 변형이다. 애매한 각도 때문에 평론가들 사이에서
'칵테일 스틱' 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고전주의 축이 대칭적 질서의 기준선으로서 공 간적 통일과 위계질서를 구축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 임의사선은 전체공간을 지배적으로 관 류하면서도 부분공간들을 전체질서에 종속시키지 않고 대신 주변요소들과의 임의의 중첩을 통해 연속된 우연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
즉 이들의 기본도형과 포인트 그리드, 평행선, 임의 사선 등은 형태와 공간의 어떤 예측된 질서 내로의 '수렴' 보다는 중심을 부정하고 예기치 않은 만남을 향한 '확산'을 기도한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2. 패러디(parody)와 애매성, 상호 침투, 경계의 층화(layering), 희미한 경계
주로 반형태주의(경험주의, 낭만주의, 맥락주의) 계열의 전략에 사용되는 설계언어들이다.
이들은 모더니즘의 주된 목표였던 명료한 형태와 의미를 거부한다. 즉 공간이나 형태가 주 된 시각적 대상으로서 주변 환경을 지배하는 것보다는 주변경관에 침투, 확산, 융합되는 맥 락주의적 사고를 중시한다. 즉 형태를 이루는 기본요소인 중심과 경계 모두를 부정하며, 보 다 적극적으로는 상호 이질적인 역사적, 지역적 양식을 동시에 패러디하여 중첩 혹은 병치 시키고 이들 간의 형태적 충돌에 의해 우연하고도 애매한 의미가 발생할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나아가 모더니즘 시대에 분리·정착된 각 문화영역 사이의 경계까지도 해체하여 상호 침투 혹은 융합을 시도한다. 예를 들어 츄미의 라빌렛 공원에서는 문학, 철학, 영화 등의 개 념들이 상호 넘나들며 이용되고, 사이트나 암바스의 작품에서는 조각, 조경, 건축, 도시의 언어들이 서로 융합된다.
이들의 작품에서는 '경계의 층화'나 '희미한 경계' 등이 자주 사용되는데, 이들 모두 시각적 경계요소의 약화나 희석을 의도한다. 경계의 층화라는 것은 부지경계 혹은 부지 내부의 각 공간간 경계에 명확한 경계선을 없애고 그 대신 복수층의 점진적 경계요소를 조성한다는 것 이다. 희미한 경계라는 것은 근대주의에서 형태의 강조를 위해서 공간 사이의 경계요소를 과장하던 것을 거부하고 점진적 변화로 이에 대신한다는 것이다.
모더니즘이 자연과 사실의 세계를 구조적으로 분류하여 이들 간에 인위적 경계를 설정하고 상호 분리하려는 세계관을 가졌었고, 그 결과 모든 공간과 형태에 명확한 경계를 강조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관행이 주변 공간맥락과의 형태적, 사회적 단절을 가져 왔었다면, 포스트 모더니즘의 설계언어는 이러한 뚜렷한 경계를 부정하고 해체하려 한다. 즉 경계의 층화를 통해서 내부와 외부의 이원적 구조를 희석하고 근대 환경설계의 대표적 가치였던 명료한 가 시성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킨다. 부수적으로는 경계의 중첩에 의해 깊이감이 창출되고 주변 경관과의 융합감이 증가하는 효과도 갖게 된다.
'희미한 경계'란 조경설계의 요소 중 경계요소를 시각적으로 불분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에 크보 등 근대주의 작가의 작품에서 경계(녹지와 포장면, 수면 등 재료와 공간의 경계선)는 아주 중요한 설계요소로서 입체파적인 표면굴곡의 강조와 명확한 공간분리를 위해 실제 이
상으로 과장되어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포스트모더니즘 설계에서는 이러한 명확한 경계를 종종 의식적으로 희미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설계언어는 최근의 생태학적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즉 '자연에는 경계가 없다.'는 말은 생태학적 대전제로 자 연공간 사이에 잠정적 경계나 점진적 변화는 있을지언정 완전한 이질적 요소로 구분하는 경 계는 없다는 뜻이다. '희미한 경계'는 작품 속에서 이를 형태적으로 실현하고 있으며, 그를 통해 '다양성이 통일성보다 복잡성이 단순 명료함보다 우월하다'는 생태학적 미학을 달성하 려고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의 3가지 유형
1) 역사주의적, 맥락주의적 경향 : Moore, Jellicoe, Hargreaves, Shodo 등.
2) 아방가르드, 미니말리즘, 해체주의적 경향 : Walker, Schwartz, Valkenburgh 등.
3) 탈장르, 환경주의적 경향 : SITE, Ambasz, Tshumi 등.
즉, 1)이 역사와 지역성을 존중하는 비교적 보수적 성향이고, 2)가 과거양식의 해체와 재구 축을 통한 새로운 미학의 발견이라는 면에서 진보적 성향이라면, 3)은 근대 이후 구분되어 왔던 장르와 형태, 양식들을 자연환경 속에서 재통합하려는 극히 혁신적 사고를 보여주는 흐름이다
주요 작가와 작품
1. 피터 워커
그의 아내인 마샤 슈와르츠(추상화가이자 미니멀 조각가)와 함께 대표적인 형태주의 작가이 다. 이들은 미니멀아트류의 작품 성격 때문에(미니멀아트는 일반적으로 모더니즘의 연장으 로서 레이트모던 양식으로 봄) 레이트모던 작가인지 포스트모던 작가인지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어 왔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 성향이 모더니즘적 합리성보다는 직관에 의존하고, 기능보다는 시각적 예술성이나 상징성을 작품의 주된 목표로 하고 있다는 데서 보통 포스트 모던 계열로 분류한다. 추상화가였던 아내의 영향으로 건축형태에 대응한 만한 강한 시각적 효과의 형태주의 작품을 추구해 왔으며 스스로 르노뜨르의 고전적 작풍, 미니멀리즘 조각의 설치미술적 성격이 자기 작풍의 기조가 되고 있다고 술회하고 있어 형태주의 작가임을 분명 히 했다 또한 자기 작품 구상의 주개념을 미니멀리즘 조각의 '일관성', '평면성', '연속성'에 두고 있다고 하였다.
2. 조지 하그리브스
그는 포스트모더니즘 조경에 관한 거의 최초의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여기서 그는 포스트모 더니즘 조경의 나아갈 바를 '모더니즘의 내부지향적 '닫힌 구성'에서 벗어나 외부지향적 '열 린 구성'으로, 모더니즘의 추상적 '기능다이어그램적 접근'에서 벗어나 현장을 중시하는 '맥 락주의적 접근'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맥락주의, 해체주의, 생태주의 등 다방면 에 걸친 실험적 작품을 발표하였다.
하그리브스는 "환경예술은 모더니즘 이후의 조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나는 조경이 환경 예술가들이 추구하던 것을 훨씬 더 훌륭하게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함으로써 환경예술에서 촉발된 의미에 대한 관심을 조경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할 것 을 주장하였다.
이같이 현재 그가 이 시대에 조경에 표현하려는 것은 자연의 현상과 그 지방의 고유한 문화 를 조경에 어떻게 연결시키냐 하는 것이다. 이는 대상(object)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대상 과 함께 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문화, 역사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을 강조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그리브스는 경관의 의미와 상징성을 표현하기 위해 컨텍스트와 역 사성을 추구, 그리고 기존 질서의 부정을 통한 해체적 접근과 같은 것을 시도하였다.
하그리브스는 스미슨의 작품과 그의 에세이에서 영향을 받았다. 로버트 스미슨(Robert Smithson)은 자연의 엔트로피가 표현되는 진정한 세상과 후기 산업사회의 변화하는 과정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1967년에 자신이 태어난 New Jersey의 Passaic을 다시 여행하면서 경관이 과거의 전통적인 형태와 크게 달라진 것을 발견하였으며 에세이를 통해 이를 묘사하 기 위하여 새로운 어휘를 개발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진정한 세상의 모습을 흰 구름과 나 무 그늘, 시원한 바람과 풀을 뜯는 양떼의 모습과 같은 것이 아니라 풍요한 엔트로피의 혼 돈속에서 생명이 자라고 죽는, 자연의 외경이 고백되고 드러나는 데에서 발견하였다. 그가 이러한 것에서 관심을 가진 것은 자연의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이었다. 이것은 시간과 깊이 연관된 것이었으며 여기에서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진정한 세상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였다.
하그리브스는 스미슨의 'Gluepour', 'Asphalt Rundown'등이 부지의 지형학(Physio graphy) 과 물질의 물리적 특성을 잘 표현한 작품들이라 언급했다. 하그리브스는 스미슨의 작품들이 엔트로피, 중력, 침식 등 모든 환경의 변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조각의 모든 실마리와 존재의 이유를 주변환경으로부터 이끌어내고, 작업의 과정은 부지와 밀착된 상태로 시작되고 부지의 모든 상황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각 개인이 전체의 맥락 속에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현상학적이고 조건적이며 반응적인 예술의 원칙을 따른다. 변화의 가능성은 이러한 작업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하그리브스가 조경을 통해서 추구하는 것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더 큰 주변환경을 연결시켜 주는 것 둘째, 물의 흐름, 바람의 움직임, 빛의 변화와 같은 자연의 현상 셋째, 인문학적인 탐구
하그리브스는 이 세 가지를 한데 엮어 사용함으로써 조경을 통해 자연과 문화의 진정한 의 미를 표현하려 한다.
하그리브스는 20세기 초반기의 예술스타일인 드슈틸(De. Stijl), 큐비즘(Cubism), 구성주의 (Constructivism)의 구성방식은 임의적인 미적 기준에 의해 설계된 '닫혀진 구성(Closed Composition)' 라 했다. 이러한 닫혀진 구성은 경관의 미묘한 변화를 읽어내지 못한다고 비 판했다.
한편 하그리브스가 이야기하는 '열린구성'은 부지(site)의 변화하는 현상을 읽고, 그 변화를 강조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변화하는 빛, 물의 움직임, 바람의 흐름 등의 물리적 특성들을 조경작품의 요소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는 조경의 의미와 상징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다의성이나 전치, 전위, 왜곡, 비자연적 소재 의 사용과 자연적 소재의 비자연적 사용, 자극과 과장 등에 의한 의외성, 재치와 장난기, 그 리고 도상과 우상, 담론을 이용한 은유적 표현과 같은 다양한 방법들이 사용된다.
3. 베르나르 츄미
'21세기 공원'이라는 주제로 현상공모되었던 '라빌레뜨' 공원설계의 당선작가로서 일약 주 목받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기존의 도시와 건축, 공원을 다르게 보는 고정관념에 대해 근원적 의문을 던지면서 이들이 상호 융합된 새로운 도시공원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이 '라빌레뜨' 공원은 해체주의 건축·조경의 대표작으로 인식되고 있다.
4. 마이클 반 발켄버그
자연과 그 변화과정을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하였는데, 표현을 위한 소재로 즐겨 사용한 것 이 '얼음벽'이다. 리처드세라 등 미니멀리스트 조각가의 영향으로 설치미술적 성격의 작품을 많이 제작하였다.
5. 스즈키 쇼도
일본의 고산수식 선정원의 개념을 미니멀리즘적 수법으로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그의 주된 작품경향이다. 자연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석재로 이루어진 평행의 직선패턴을 주로 사용한다. '심상풍경으로서의 경관'을 창조하는 것이 그의 설계의 주된 목표이다.
6. 지오프리 젤리코
조경설계가이자 교육자이다. 각종 역사적 양식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을 현대 작품 속에서 창조적으로 재사용하고 있다. 은유와 차용 등의 기법을 통해 다양한 경관의미 들을 표현하며, 주로 집단무의식이나 상징적 원형 등 초현실주의적 주제들을 아카데믹한 작 품 속에서 표현하고 있다.
7. 에밀리오 암바스
표현주의적, 몽상적 건축조경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너무 실험적이어서 실제 실현된 작품들이 많지 않다. 스스로 디자인은 '신화창조'의 행위‘라고 믿는다. 역시 반형태주의 계열 의 작가이다.
8. 사이트 그룹
조각가 제임스 와인즈를 주축으로 한 설계그룹이다. SITE는 'Sculpture In The Environment'의 약자로 장르의 해체 및 재조합을 이념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조각·건축·환 경·조경 등 환경관련 예술분야들이 한 작품 속에 융합된 형태의 작업을 해낸다. 작품의 주 된 성격은 포프아트와 설치미술 양자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며, 그들의 궁극적 목표는 '서술 적 건축', '녹색건축'이라고 말하고 있다. 형태간의 명확한 경계를 희석시키려는 반형태주의 계열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