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상담대화의 실제
1. 구조화
구조화(structuring)는 상담자가 주로 상담의 시작 단계에서 내담자에게 상담에 필요한 제반 규범과 상담에 있어서의 한계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을 말한다. 즉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상담 과정의 체계와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화를 통해 내담자는 상담관계가 합리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상담에 필요한 제반 규범에는 상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상담약속 시간 준수하기, 상 담약속 취소나 연기 신청방법,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상담자에게 연락하는 방법, 상담실 이용방법, 그리고 기타 내담자가 알아두어야 할 제반 사항 등이 포함된다. 또한 상담의 한 계란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할 수 있는 사항과 그렇지 않은 사항을 서로 간에 의사소통 을 통해 명백히 구분짓는 것을 말하며 상담의 한계가 포함된 구조화를 실시해야 한다.
2. 재진술
재진술(restatement)이란 내담자의 진술 내용이나 의미를 반복하거나 바꾸어 말하는 것을 말한다. 재진술을 사용하면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이 말한 것을 들을 수 있게 하는 반향판 (sounding boards)의 역할을 한다. 즉 재진술의 사용은 비판 없이 내담자가 자신의 말을 들 을 수 있도록 상담자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재진술은 내담자의 말을 모두 옮 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기에 일반적으로 내담자의 진술보다 더 짧 고 더 간결하다. 예를 들어 어떤 내담자가 공부를 방해하는 많은 요인들에 대해 이야기 했 다면 “아, 그래서 요즘 공부를 좀 못하셨군요.” 또는 “최근에 공부하기가 힘드셨군요.” 등의 재진술을 할 수 있다(Hill & O'Brien, 1999).
3. 반영
반영(reflection)이란 내담자가 한 말과 행동을 듣고 본 후 내담자의 감정이나 정서를 파 악하여 되돌려 주는 기술을 말한다. 그 감정은 내담자에 의해 진술되거나, 상담자가 내담자 의 비언어적 행동이나 메시지의 내용으로부터 추론할 수도 있다. 상담자는 전형적으로 내담 자가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고 표현하도록 돕기 위하여 반영을 사용한다. 사실 반영은 내담
자의 탐색을 돕는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이다. 반영으로 인해 기대되는 반응은 내담자가 좀 더 깊이 자신의 감정을 탐색하는 것이다(Hill & O'Brien, 1999).
내담자의 감정을 반영할 때는 “당신은 ~때문에 ~를 느끼는군요.”와 같이 감정과 함께 감 정의 원인을 함께 이야기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당신은 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좌절하고 있군요.”에서 “때문에”의 구절은 왜 그 감정을 느끼는지를 설명하는 내용 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때문에”라는 구절을 항상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내담자가 그 감정을 왜 갖게 되었는지 원인에 대한 증거 자료를 제공하는 데 유용 할 수 있다.
4. 자기개방
자기개방(self-disclosure)은 상담자가 상담과정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어떤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Hill & O'Brien, 1999). 내담자가 현재의 갈등을 자기만 겪는 혼자만의 문제로 지각 하고 있거나, 상담자의 유사한 체험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여겨지거나, 대답을 절실히 원 하는 내담자의 질문이 있을 때 상담자는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을 공개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개방은 상담자를 하나의 인간으로 지각하도록 도움을 주고 대화의 상호성을 허용함으 로써 친밀한 인간관계를 신속히 형성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박성희, 임용우, 2006).
상담자의 자기개방을 통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박성희, 임용우, 2006; 이장호, 금명자, 2006). 첫째, 모델링의 효과로서 내담자에게 상담자의 자기개방 행동 을 학습시키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는 내담자나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기 를 망설이고 있는 내담자에게 기꺼이 자기에 대해 알려주는 상담자의 모습은 내담자가 상 담 중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안내해 준다. 둘째, 상담자의 자기개방은 내담자에게 상 담과제와 과제해결에 관해 새로운 조망과 시각을 갖도록 돕는다. 상담자가 문제가 되는 상 황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때 내담자는 주의를 집중하게 되고 상담자의 이야기 내용에 비추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문제 상황을 다른 각도에 서 살펴볼 뿐 아니라 대처 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
5. 직면
직면은 내담자로 하여금 현재 자신이 회피하고 있는 생각, 감정, 행동을 직접 바라보도록 하는 반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회피란 내담자가 전달하는 메시지 자체에 담긴 모 순과 불일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직면은 내담자로 하여금 모순, 합리화, 변명, 그리고 오해
석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체로 상담 장면에서 자주 나타나는 불일치나 모순은 다 음과 같다(Hackney & Cormier, 2001).
내담자가 말한 내용과 행동 방식 간의 불일치(예를 들어 자신이 말이 적은 편이라고 말 하면서 실제 상담 과정에서 거리낌 없이 말하는 내담자)
내담자가 말한 자신의 감정과 행동 방식 간의 불일치(예를 들어 자신은 편안하다고 말 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불안한 행동을 보이는 내담자)
내담자의 두 개의 언어적 메시지 간의 불일치(예를 들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길 원 한다고 말하지만, 바로 다음에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이유를 모두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내담자)
6. 즉시성
즉시성(immediacy)은 상담자가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자신, 내담자 혹은 상담 관계에 대 하여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드러냄으로써 발생한다. 즉시성을 사용하는 주된 목적은 통찰 의 촉진이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왜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촉진 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내담자가 부적절한 행동이나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으로 하고 있는 것(예들 들어 적대적으로 행동하기, 논쟁하기, 멀게 느껴지게 하기, 지나치게 친절하기, 이상적으로 행동하기 등)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목적으로는 상담과 정을 방해하는 상담 관계에서의 문제를 표현하는 것이다. 어떠한 인간관계에서든 문제와 오 해는 발생하는데, 이 경우 표현될 필요가 있다. 상담자는 즉시성을 가지고 내담자 행동의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상담과정에서 정직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개방적이고 거짓 없는 방식으로 이러한 문제를 다룬다(Hill & O'Brien, 1999).
7. 정보제공
정보제공은 내담자에게 특정 자료, 사실, 자원(resources), 질문에 대한 대답, 또는 의견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Hill & O'Brien, 1999). 즉 정보제공은 내담자가 정보의 부 족으로 자신의 문제를 충분히 탐색하지 못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출처나 자료를 소개함으로써 자기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조망을 발달시키도록 돕는 것이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교육하기 위한 의견이나 사실, 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자신의 지식,
경험, 전문적 기술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상담자는 내담자가 치른 심리검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자신의 교육이나 삶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의견이나 지 식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적절한 스트레스는 사람을 동기 유발시키는 데 유용하지만, 너 무 많거나 너무 적은 스트레스는 비생산적이 될 수 있다.”와 같은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담자는 내담자의 질문에 대답을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내담자가 상담 자에게 어떻게 상담자가 되었는지 질문을 하는 경우, 상담자는 상담대학원에 대한 정보를 내담자에게 알려줄 수 있다(Hill & O'Brien, 1999).
8. 직접적 지도
직접적 지도(direct guidance)는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하는 지시나 제안, 그리고 내담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충고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제공이 단지 사실 이나 자료를 전달하지만 내담자가 취할 행동을 제안하지 않는 것에 반해, 직접적 지도는 내 담자에게 어떤 것을 하도록 요구하거나 제안하는 것이다. 즉 정보제공은 사실이나 의견을 전달하는 반면, 직접적 지도는 내담자를 위한 행동을 제안하는 것이다(Hill & O'Brien, 1999). 직접적 지도는 특히 전문적 지식과 경험에 기초한 신뢰받는 상담자에 의해 주어질 때 매우 유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들의 취침시간을 다루는 문제를 고민하는 부 모에게 제안하는 것이나 입원 후 대처전략을 생각하는 내담자를 돕는 것 등이 있다. 그러나 직접적 지도 측면에서 상담자는 자신이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내담자가 그것을 따르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대신해서는 안 되며, 내담자가 고려할 만한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 아주 심한 상황에서라도 내담자는 자신이 무엇을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상담자 또한 자신이 얼마나 많이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