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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고고학사 연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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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고고학사 연구하기

1장에서 브루스 트리거는 고고학사에 대한 정의와 고고학사를 연구하는데 관련이 있는 부분 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본문이 시작하기 전에 “사회과학자들이 어떻게 하면 순수 과학자가 될 수 있는지를 말해 주 는 학문 방식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 정도의 연구 업적을 내면서도 인간과 사회에 대한 연구는 과학적일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또 다른 방식이 존재한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문구는 사회학자인 ERNEST GELLNER의 문구를 인용한 것이다. 이것은 이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를 보여준다.

저자는 역사(학사)적인 시각을 채택하여 고고학적 해석과 그 사회 및 문화적 환경 사이의 변화하는 관계를 아주 좋은 위치에서 고찰할 수 있다고 믿는다.

1. 고고학사를 보는 시각들

1950년대 이후 고고학을 해석하는 방법에는 단지 기술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문화사적인 접 근에서 과정주의, 탈과정주의로 변화해 왔다. 변화하는 과정에서 고고학사를 보는 시각들도 많이 다양해졌다. 철학자이자 고고학자였던 콜링우드는 “그 어떠한 역사적인 문제도 그것에 대한 사상의 역사를 연구하지 않고서는 연구할 수 없다”라는 말을 하였고, 이에 동의하는 고 고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브루스 트리커도 이러한 학사적인 접근방법을 채택하였다. 그는 이 방법을 통해서 이 책에서 고고학적 해석과 그 사회 및 문화적 환경 사이의 변화하는 관계 를 아주 좋은 위치에서 고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고고학 해석에 대해서 저자인 브루스 트리거는 학사적인 접근 방법을 채택하였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의 의견을 가지는 학자들도 있다. 이러한 고고학사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다는 사 실은 현재까지 고고학사를 보는 시각들이 여러 관점에서 제시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단선적인 시각

단선적이라는 일련의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윌리와 새블로프, 더글러스 슈워츠는 미국 고고학의 역사를 몇 단계로 나누었다. 이들은 구체적인 것에서 일반화를 이끌어내는 베 이컨 식의 귀납적인 모델을 따라 과학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고고학이 발달을 해왔다고 보았 다. 데이비드 클라크도 이들과 의견을 함께하는데 하나의 수렴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패러다임과 고고학사

또 다른 시각은 토머스 쿤의 패러다임이다. 많은 고고학자들이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고고학의 발달을 이해하여 왔다.

패러다임이란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 의 인식의 체계,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를 말한다. 쿤이 설명하고 있는 패러다임 도 이와 비슷하다. 쿤의 패러다임은 “특정 일관된 과학 연구의 전통”에 모델을 제공하는 법 칙, 이론, 응용, 제도 등 과학을 하는 관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규준이라고 서술하였다. 쿤 에 의하면 과학공동체가 패러다임과 자료를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이론들과 여기에서 발생하는 절차들을 발전시킨다고 본다. 따라서 패러다임들은 단지 과학 이론들을 넘어서 과학 공동체의 문화를 구성하는 믿음 체계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쿤의 패러다임이란 과학이론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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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과학 공동체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쿤에 따르면 패러다임이 이동을 하게 되면 예전의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체된 다고 주장한다. 즉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전의 패러다임을 대체하면서 이전의 것은 모두 폐기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상대주의 측면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쿤의 과학혁명 개념을 단선진화론적 관점과 접목시키는 몇몇 고고학자들도 있다. 이들은 고 고학 이론의 발달에서 단계들이 패러다임이라 생각할 수 있는 통일성을 보여주며 한 패러다임 을 다른 패러다임이 대체하는 것은 과학 혁명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에서보면 3시기법을 고안한 크리스티안 톰센, 형식분류를 시도한 오스카 몬텔리우스, 신석기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고든 차일드와 같은 혁신가들은 당시의 고고자료에 대한 관습적인 해석들에 자 신만의 조사연구 방법을 고안하여 고고학 연구의 방향을 크게 바꾸어 놓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단선적인 관점들은 왜 공통된 상위이론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많은 학자들이 관심분야가 다르고 자료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 문이다. 그래서 현재까지 많은 상위이론들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학자 들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상위이론들이 많이 생겨나게 된 것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상당 한 편견을 가지고 상이한 학파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쿤의 과학혁명을 단선론적인 관점과 접목하여 긍정적으로 보는 학자들이 있는 반면에 이 혁 명적인 변화라는 개념의 적절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이런 학자들은 고고학의 이론이 변 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과 급격한 변화로 보이는 것조차도 쿤의 혁명의 개념과 일치하는 지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쿤이 패러다임 연구에서 한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 다임으로 이동할 때 예전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폐기된다고 하였는데, 완전히 폐기되지 않고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데도 이유가 있다.

그래서 마거릿 매스터맨은 패러다임 개념을 포괄하기 위해서 형이상학적 패러다임, 사회학 적 패러다임, 구성적 패러다임과 같은 세 가지 패러다임의 형식을 구분하였다.

숀 하이즈와 이안모리스는 푸코의 에피스테메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고고학의 발달을 이해하 려 시도한 바 있다. 푸코의 에피스테메는 특정한 시대를 지배하는 인식의 무의식적 체계 혹은 특정한 방식으로 사물들에 질서를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즉 모든 사물이 나 사고방식에 특정한 규범,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쿤의 패러다임은 과학연구에 있어서 모 델을 제공하는 법칙이나 이론 등 과학을 하는데 받아들여지고 있는 규준이다. 서로 학문적 해 석의 발달에서 일반적인 단계들을 특징화시키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고고 학 해석의 발달을 이해하하기 위해서는 단선진화적인 관점을 넘어서지는 못하였다. 과학은 혁 명을 거친다기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나 진전을 겪어왔고, 고고학사는 초기부터 현재까지 과거 에 대한 지식을 점진적으로 축적함으로써 성장해 왔다고 단선진화적인 관점을 학자들이 제시 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몇몇 고고학자들은 필연적인 과정을 따라서 발달하였다고 보기도 한 다.

·순화론적인 시각

연구자들 가운데는 고고학 해석이 18세기 프랑스에서 확립된 합리론과 낭만주의라는 인간 행위에 대한 대립적인 관점들에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바로 순환론적인 해석인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스튜어트 피고트와 글린 대니얼로부터 시작되었다.

낭만주의 시각으로 고고학에서는 문화사, 종족성, 관념론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합리 론적 시각으로는 진화론적이고 유물론적인 접근들을 채택하게 되었다. 그러나 피고트와 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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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은 인간의 행위는 예측 불가능하여 완전히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고고학 해석들은 사 회적 맥락과 그 당시에 주도하는 지성사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 역시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 그러므로 이들은 자료의 축척말고는 과거를 이해하는데 어떠한 진전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축적된 자료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찾게 되는데 고고학자들도 동일 경 향을 갖는다는 것이다. 고고학 해석에 있어서도 도돌이표 현상이 반복되어 발달해 왔다고 보 는 것이다.

실제로 일반적으로 현대의 것이라고 믿어지는 생각들이 실은 아주 오래된 것임이 논증되기 도 하였다. 고고학자들은 경제학자 에스터 보서럽의 연구(1972)를 인용하기 훨씬 이전부터 인 구밀도의 증가가 노동 집약적인 식량생산 형태를 가져 왔다고 주장하였다. 1673년에 영국의 정치가 윌리엄 템플은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더 고되게 일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1843년 스웨덴의 고고학자 스벤 닐손은 선사시대 스칸디나비아에서 인구 증가는 유목에서 농 경으로의 생활 변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러한 개념은 라파엘 펌펠 리가 설명하고 해롤드 키프와 플류어, 그리고 나중에 고든 차일드가 채택하였던 식량 생산의 기원 에 대한 “오아시스”설에서도 함축적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서아시아에서 후빙기의 건조화로 인해 사람들은 잔존한 수원지에 모여 살게 되었으며, 거기에서 높아진 밀도의 인구를 먹여 살 리기 위해 혁신을 일으켜야 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렇듯 고고학 해석을 하기 위한 이론들이나 생각들은 끊임없이 지속되고 반복되어 발달되 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생각들은 각 시기의 한 부분으로서 계속해서 고찰되어 야 한다. 왜냐하면 특정한 생각에만 중요성을 부여하게 된다면 전체적인 맥락을 보지 못하고 지나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고학사의 주된 목적은 어떻게 고고학적 개념과 이해들이 시 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왔는지를, 당연한 것이나 현재의 상태대로 그냥 주어진 것으로 받아 들이지 않도록 비판적으로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고학의 지역 전통과 교류

지역적 다양성의 존속도 고고학 해석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데, 레오 클레인, 트리거와 글로버는 고고학사를 지역 학파의 학사로 고찰한 바 있다. 나디아 아부 엘하지는 고고학의 이 해를 위해서는 고고 자료가 발견된 그 지역의 사회 및 정치적 조건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 는지, 그리고 사회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모하고 형성되는지를 고찰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다. 로버트 더넬은 고고학사는 단계적으로 발달한 것이 아니라 지역 학파의 다양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고고학 해석에 지역적인 전통들이 과거에도 존재했고,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각각은 독특 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고고학자들은 고고학을 하는 다양한 형태의 접근들을 확인하였는데, 각각은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지역권으로 나뉘지만 다양한 접근들의 목록이 확장될수록 다른 형식의 사회적 차이 도 넓게 포용된다. 민족주의 고고학, 식민주의 고고학, 제국주의 고고학, 대륙 고고학, 공산주 의 고고학, 토착 고고학 등이 있다.

·전문화와 미시적 접근들

고고학에서 학문의 전문화는 고고 자료가 해석되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고전 고고학, 이 집트학, 아시리아학은 역사학의 틀 안에서 금석학 및 미술사적인 연구에 크게 집중되었다. 중 세 고고학은 기록 자료에 바탕을 둔 연구를 보완해 주는 물질 자료들을 연구함으로써 발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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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 구석기 고고학은 역사 지질학이나 고생물학과 나란히 발달하였다. 이에 반해 구석기 이 후의 선사시대에 대한 연구는 흔히 언어학, 민족학, 생물 인류학, 비교 민족학 등 다른 많은 학문들로부터 온 정보를 고고학적인 발견과 결부시킨다.

미시적인 접근들에는 전기나 자서전을 예로 들 수 있다. 미시적이라는 것은 사회현상을 설 명할 때 개인의 의지를 중요시 하는 것이다. 전기나 자서전은 개인의 의지를 보여주기에 충분 하다. 이와 같은 접근법으로 어떻게 고고학자들이 과거를 해석하는지를 고찰하는 데 관심이 늘고 있다. 존 채프먼은 리투아니아 출신의 고고학자 마리아 김부타스가 자신의 실제 생애 동 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유럽의 선사시대에 대한 해석으로 특히 평화로운 초기 모계의 유럽 사회와 이후의 전쟁으로 점철된 부계의 인도유러피언 사회의 차이를 강조하게 되었음을 잘 설 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고고학에 대한 전문화와 미시적 접근의 시각들은 상호 보완적이기는 하지만, 구 체적인 접근들은 서로 모순되는 점이 있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타당할 수는 없다. 그래 서 이 책에서 브루스 트리거는 이 부분에서 주제별 접근을 통해 고고학적 해석 방식의 변화를 학사적으로 연구함으로서 시간적인 순서나 지리적으로 명확하게 분류되지 않으면서도 고고학 을 변모시켜온 혁신의 흐름들을 살펴보고 있다.

2. 사회적 맥락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고학을 연구하는데는 많은 요인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데 사회적 맥락이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 있던 고고학자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사회의 상황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상대주의의 도전

최근에 고고학은 합리적으로 객관적인 작업으로서 과학의 개념에 반대하는 상대주의자들의 공격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공격은 그 뿌리가 범마르크스주의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반실증주의에 있는데, 월터 벤야민, 위르겐 하버마스, 허버트 마르쿠제 등으로 대표된다. 이 철학자들은 사회 조건이 어떤 자료가 중요하게 생각되고 또 어떻게 해석되는지에 영향을 미친 다고 강조하였다.

상대주의자들은 가장 기초적인 고고 자료조차도 정신적인 구성물이며, 따라서 자료가 만들 어지고 이용되는 사회적 환경과 떨어져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극단 상대주의자들은 고고학 해석이란 객관적인 증거가 아니라 전적으로 사회적 맥락을 통해 결정 된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런 상대주의자들의 과학에 대한 비판은 극단적이고 일관성도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주관적인 편견을 깨닫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장점이 있다.

·고고학의 성장과 사회적 맥락

서양사회에서 고고학은 중간계급의 힘이 성장한 것과 시간적으로 일치한다. 15세기 이전의 고전 고고학 후원자들은 귀족계급에 속하였지만 15세기 이후 고고학 유존물을 적극적으로 연 구한 사람들은 주로 중간계급에 속하였다. 이들은 공무원, 성직자, 부유한 상인, 시골지주 등 이 있다. 17세기 이후로는 모든 학문적 분야들이 중간계급의 후원 아래 이루어졌다. 고고학과 역사학은 세분화하면 많이 다를 수 있으나 그 방법론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고고 학은 당대의 정치, 경제 및 사회적 이슈들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으므로 사회와도 밀접한 관 계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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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간계급은 시간상 또는 어떤 한 사회에서도 동일한 현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중 간계급의 관심사와 발달 정도는 나라마다 굉장히 달랐다. 고고학도 그 안에서 수많은 세분화 로 나뉘어져 있고 세분화된 고고학은 각각의 고고학자들에 의해서 다양한 이론이 생성되기도 하였다. 이런 점에서 중간계급과 고고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르크스는

“하부 중간계급에 속하는 것은 실제 삶에서는 넘을 수 없는 한계를 마음속에서도 넘어서지 않 으며, 이론적으로는 물질적 이익과 사회적 위치로 주어지는 문제들과 사회적 위치를 토대로 사고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말의 의미는 중간계급은 사회적 상황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고학의 발달의 배경과도 일치한다.

하지만 고고학의 발달이 중간계급의 시간상 발달과 일치되어 왔다고 해도 어떠한 자료를 어 떠한 방법으로 수집하는지의 문제는 여전히 특정 고고학자가 무엇을 중시하는지 하는 감각에 영향을 받고 어떤 이론을 주장하는지에 달렸다. 그러나 과거의 자료에만 매달리기 보다는 새 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조사연구의 길이 열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레이엄 클라크는 중석기 시대의 생계경제에 관심을 가져 당시의 자료로는 답할 수 없었던 질문들을 던질 수 있었고, 취락고고학에 대한 관심은 고고학 지표조사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다른 학문들과의 맥락

고고학 해석에 있어서 사회적 맥락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들에게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20세기가 되기까지 학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고고학자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상이한 분야나 업종들에서 얻은 다양한 기술이나 관점들이 고고학에 들어왔다. 고전학에 대한 광범위한 관심 에 기인한 기본 원칙들은 크리스티안 톰센, 존 에번스 및 다른 초기 고고학자들에 의한 형식 학과 순서배열법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방사성탄소를 통한 연대측정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처음으로 유물에 실년대에 근접한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컴퓨터를 이용 한 자료 처리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못지않게 고고학 분석에 변화를 몰고 왔다. 이제 엄청 난 자료를 비교하는 것이 일상적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또 지리학,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등에서도 고고학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의 학사를 보는 시각

고고 자료의 해석은 그동안 축적되어온 고고학적 기록으로부터 현재의 해석에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과거에 어떤 특정한 관점이 다시 고찰되거나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학자가 현재 해석하려는 관점에 포용되거나 참고가 되는 정도이다. 즉, 무비판적으로 수용된다는 것 이다. 따라서 고고학자의 과거에 대한 이해는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학문으로서 고고학의 지속적인 발달과 관련된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고고학사는 크게 내재적 접근과 외적(맥락적)접근이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 다. 내재적 접근은 고고학 해석에 있어 만들어낸 이론들이나 논쟁들로 접근하는 것이다. 외적 접근들은 고고학적 이해의 변화를 학문적 활동이 이루어지는 사회, 경제, 정치적 환경의 변화 와 관련지어 고찰한다. 하지만 이러한 외적 접근들이 보수적인 고고학자들과 과학사가들에게 이 같은 해석들은 사변적이고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진다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두 가지 방법을 결합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는 학자들 은 별로 없다.

고고학자들이 고고학 해석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현재주의이다. 과거의 발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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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학문적 실제와 믿음의 측면에서 판단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 해서는 과거 사건들을 그 자체의 맥락에서, 그리고 학문뿐만 아니라 과거 사회 및 정치적 맥 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3. 고고학 해석

·과학과 이론

고고학 해석을 위해서 고고학자들은 고고학이 과학일수 있는지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현재 과학은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까지 올라가 그 기원을 찾는다. 베이컨은 학자들에게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미 알려지거나 권위 있는 지식에 더 이상 의존하지 말고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관찰, 분류, 비교, 그리고 가능하면 실험을 할 것을 주문하였다. 과학에서는 아 무것도 그 자체로는 유의하지 않으면 검증과 관련되어야만 유의성을 가진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즉 연역법을 방법론으로 사용한다. 물론 고고자료는 고고학자들의 의지와는 독립적 으로 형성되며, 때문에 자의석 해석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도 사실이다.

과학 이론이란 어떻게 사물이 작용하고 변화하는지를 말해 주는 일반화의 한 형태이다. 이 론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한 실체나 실체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런 종류의 다양한 설명들을 결합하여 다시 설명적인 주장을 만들어야 한다.

고고학은 또한 특정한 인간 집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하나 의 사회과학이다. 사회과학은 인간 사회의 여러 현상을 과학적,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모든 경 험과학을 가르킨다.

고고학자들은 민족학자나 지리학자, 사회학자와 달리 그들이 연구하는 사람들의 행위를 관 찰할 수 없으며 대부분은 문헌 자료에 기록된 것처럼 사람들의 생각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도 없다는 점에서 역사가와도 다르다. 대신 고고학자들은 인간행위와 사로를 인간이 만들고 사용한 것들이나 주어진 환경에서 그들의 행위로 인해 남은 물적인 흔적으로부터 추론해야 한 다.

·실증주의, 상대주의, 사실주의

오랫동안 대부분의 고고학자들은 순진한 경험주의자들이어서 수집된 증거들로 그럴듯하게 설명들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1960년대에 과정고고학자들은 관찰 가능한 현상들 사이에 일반 적인 규칙성을 찾고 이 규칙성에 대한 설명을 강조하는 실증주의적 인식론을 취하였다. 또한 과정고고학자들은 과학을 중시하여 방법론적 개체론으로 일반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을 만들 어내는 방법론을 이룩하였다. 한마디로 가설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이다. 이에 반해 탈 과정주의자들 그리고 초기 콜링우드와 같은 고고학자들은 인식론을 가졌다. 오로지 지각으로 만 의미를 얻는다고 주장하는 관념론을 옹호한다. 따라서 관념론자들은 지각을 결정하는데 개 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탈과정주의자들은 실증주의자들이 인간행위가 인지적으 로 조정되었다는 점을 무시하며, 때문에 문화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본다. 결국 실 증주의는 자연세계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종류의 지식과 관련되며, 관념론은 다른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데 필요한 것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사회과학에서는 실증주의와 관념론이 부적합하다는 인식이 있으며 사실주의가 각광을 받게 되었다. 마리오 번지는 사실주의는 합리적으로 생산적인 과학자라면 모두가 따르고 있는 인식 론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주의자들은 과학적 연구의 대상을 지각이나 개념화된 것뿐만 아니라 존재하고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라고 본다. 사실주의자들은 실증주의자들처럼 외형에만 신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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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으며 관념론자들처럼 외형의 의미를 평가절하하지도 않는다. 사실주의는 존재물뿐만 아니라 구조를 연구하는 것도 정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환원주의적이다. 실제 세계의 복 합성을 인정하기 때문에 실증주의적으로 설명과 예측을 동일시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일반화와 이론

고고학자들은 이런 과정주의를 겪으면서 자료들을 일반화하였다. 이는 자료의 수집, 서술, 분류, 해석과 관련되는 모든 과학적 행위들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과학 학문들의 사례를 따라서 일반화를 상위, 중위, 하위의 범주로 나눈다.

하위 일반화들은 고고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고고자료들은 관찰에 근거하고 있다. 중 위이론은 복수의 사례에서 두 개 이상의 변수 사이에 일어나는 규칙성들을 설명하기 위한 일 반화라고 정의된다. 즉 중위이론은 하위의 고고자료 중에서 규칙성들을 설명하기 위한 상위이 론으로 가기 전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루이스 빈포드는 중범위 이론을 말하였는데 중위이론 과는 동일하지 않지만 공통점은 찾을 수 있다. 중위이론과 중범위이론은 모두 관찰에 근거한 고고자료들을 포함하고 있고 이를 입증하여 상위이론으로 가기위한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상위, 또는 일반 이론들은 현재 고고학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들로 다윈진화이론, 문화 생태학, 문화유물론, 역사유물론이 있다. 이러한 상위이론들은 구체적인 관찰을 설명하기보다 는 인간행위에 대한 개념들을 연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확증되거나 반증될 수 없 다. 하지만 현재 일반화된 상위이론들은 중위이론에서 실패와 검증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그 신뢰성을 인정받는 것이다. 많은 중범위이론들이 유물론 및 관념론적 설 명의 양식들을 구분하는데 유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인간행위는 복잡하고 상징적으로 매 개되어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인간행위에 관념이 영향을 미침을 더욱 인식하게 됨으로써 많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순수한 유물론자에서 더 관 념론적인 관점을 포용하게 되었다. 때로 이러한 새로운 입장은 신마르크스주의라 불리도 했 다. 신마르크스주의란 경제결정론적인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사고에 한정하지 않고 인간의 주체적 인식과 해방적 의식을 강조하는 경향의 마르크스주의적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 설명과 귀납과 연역

고고학자들은 과학적 설명들이 두 가지 증명의 형식을 밟게 된다는 점을 받아들인다. 첫 번 째 검증은 일치성이다. 이는 어떤 한 설명이 사실에 대응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는 일관성이다. 어떤 한 주장이 논리적으로 일관된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이상적으로 상위, 중위, 하위 이론들 사이에 논리적인, 관찰 가능한 증거 사이에 사실 대응 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하위 이론들에는 대부분 관찰 가능한 증거들이기 때문에 즉 경험적 이기 때문에 일관성의 검증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실 상위 이론을 직접적으로 검증하는 데도 사실 대응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미국의 고고학자들은 상위와 중위이론 사이에서 연역적인지 귀납적인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연역적 접근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인간행위의 경험일반 화와는 대조적으로 인간행위에 대한 설명은 가설로서 진술되고 독립된 자료로 검증되는 포괄 법칙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상위와 중위 이론 사이에 명확한 논리적 연결을 세 우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두 수준의 이론 사이에 약하지만 복잡하며 설명하기 힘든 관련성 이 있음을 과소평가한다. 이에 반해 상위이론 자체는 증명하기 어렵고 주관적인 영향을 받기 쉬우며, 중위이론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문에 많은 귀납론자들은 고고학 자들이 중위의 수준에서 신뢰할만한 많은 수의 일반화를 수립한 다음에나 상위이론을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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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궁극적으로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귀납론자들은 스스로 보아스의 학문 전통에 서 있다고 주장한다. 보아스 학파는 역사주의적 입장을 중시하면서 문화를 통합적 전체로서 고찰하려 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선입견이 개입되 지 않고 수집된 증거에 근거하기 때문에 더 우월하다고 믿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론들은 증거 로부터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료에 부과되는 것임이 분명하다.

설명이 귀납이나 연역 가운데 어느 것으로 더 잘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들은 지나 치게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성공적인 이론 확립을 위해서는 귀납과 연역, 이 두 가지 접근들을 모두 필요로 한다.

·보편성과 특수성

고고학자들이 추구하는 일반화의 형식적인 성격에 대해서도 의견이 일치되어 있지 않다. 과 정주의 고고학자들은 모든 법칙은 반드시 보편적이어야 한다고 가정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과 학을 중시하며 그것을 통해 하나의 일반화를 지향했기 때문에 이것이 모든 이론에 적용될 수 있다는 믿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편성을 가진 접근 중에는 형식주의 경제학이 있 다. 이는 서구 사회의 경제 행위를 설명하는 데 쓰이는 규칙들로 모든 인간의 행위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성과 관련된 보편 법칙은 아주 적은 수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범문화적인 일반화 들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관련된 생산양식을 가진 사회들에만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고고학자 들도 많다. 이런 입장은 경제 실재론자의 일반적 성향과 닮았다. 실재론적 접근은 사회문화적 변화의 결과로 새로운 성격들이 나타나기도함을 암시한다. 즉 여기서 말하는 보편성과 특수성 은 한 곳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한 형식의 사회들에만 적용되는 일반화는 보 편 일반화의 형태로 다시 쓰일 수 있는 반면에 보편 일반화들은 흔히 더 세부적으로 보완하여 다시 정식화되어 특정한 수준의 사회에까지 구체적으로 적용된다.

4. 도전

마지막 문제는 과연 학사 연구가 고고 자료의 해석에서의 진보를 파악할 수 있는지 하는 것 이다. 과연 고고학의 발달이 고고 자료를 해석하는데 있어 얼마나 더 객관적일 수 있는지 하 는 것이다. 만약 고고학 증거가 과거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존재 론, 그리고 특히 인간행위를 억제하는 특정한 요인들에 대한 연구는 미래의 우리 학문의 발달 에 인식론, 곧 이해의 성격에 대해 연구하는 것 만큼 중요하게 될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 라 어떻게 고고학적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어떤 식으로 찾아졌는지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고고 학 해석의 객관성이나 주관성 및 고고학이 어느 정도나 현재에 되살린 과거 이상이 될 수 있 는지, 어떤 한 종류의 이해가 한 시대나 문화에서 다른 시대나 문화로 의사소통될 수 있는지 에 대한 부가적인 통찰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 1장의 내용을 요약해 보았다. 1장은 앞으로 10장까지 전개될 목차의 서론이라고 할 수 있다.

고고학 해석을 위해서는 위의 과학, 과학 이론, 사회과학이라는 개념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 다. 고고 자료를 관찰하여 과학적으로 검증을 거쳐야 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 또는 그 과 정에 있어서 과학 이론이 증거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론을 설명한다는 것 그것이 사회과학인 것이다. 과학과 과학이론이 객관적이라고 한다면 사회과학은 주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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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고고학 해석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1장 고고학사 연구하기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는 ERNEST GELLNER의 글이다. ‘인간과 사 회에 대한 연구는 과학적일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또 다른 방식이 존재한다’ 라는 말은 고고 학을 연구하는데 있어 과학적인 방법말고 다른 방법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방 식이라는 것은 한가지 방법에만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가지 이론이 옳다고 생각해서 너무 그곳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다른 이론들은 무시하는 경향 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고학을 연구하는데 있어서도 상대주의가 있어야 한다.

또한 고고학 해석을 위해서는 사회적 맥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콜링 우드는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연구를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고고학 해석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이 사회적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회적 맥락은 고고학의 배경이 되는 셈인 것이다.

저자인 브루스 트리거도 학사적인 접근을 채택하면서 고고학적 해석과 그 사회 및 문화적 환경 사이의 변화하는 관계를 좋은 위치에서 고찰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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