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매체는 서사다
2000년대부터 미국 대그룹 대표들은 결국 브랜드의 서사적 재구성이라는 야심 찬 기획에 돌 입한다. 과거 그들의 조언자였던 브랜딩 이론가들은 스토리텔링으로 마음을 바꾼다. 그리하여 아 슈라프 람지는 자신을 신화를 만드는 사람, 즉 신화메이커라 칭한다. 2002년 람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서사성(Narrativity)’이라는 마케팅컨설팅사무소를 열었다.
그 신조는 “사람들은 상품이 아니라 그 상품이 표현하는 이야기를 구매한다. 이제는 브랜드를 구매하기보다 그 브랜드가 상징하는 신화와 원형을 구매한다.” 람지는 여러 사례를 제시하는데 그중 하나가 1990년대 말에 명성을 잃은 브랜드, 시바스 브라더스(Chivas Brothers)위스키 생 산자의 사례다.
시바스의 마케팅 부장 한 잔팅(Han Zantingh)은 설명한다.
“시바스는 당신의 아버지가 마셨던 위스키, 당신이 선물로 했던, 하지만 당신 자신은 마시지 않았던 그 무엇이다. 브랜드는 알려졌지만, 사람들에게는 모든 의미를 상실한 브랜드였다. 우리 는 우리 브랜드의 풍부하고 고결한 본질을 강화하고 숙성시키고 싶었다. 시바스 형제는 인생에 대해 풍부하고 고결한 자세를 가졌기에 풍부하고 고결한 음료를 창조했다.”
이를 위해 훌륭한 이야기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 그리하여 시바스의 마케터들은 브랜드의 이 야기를 다시 쓰기로 결정한다. 한 기자가 고용되어 시바스의 영광의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시 바스의 전설(The Chivas Legend)», ‘12살 위스키’의 수백 년 묵은 삶의 12 에피소드를 끼워 맞춘 한 권의 서사.
이야기는 브랜드의 원산지인 스코틀랜드 발모럴에 여왕이 방문하면서 시바스 형제가 영국 왕 실의 공식 납품업자가 된 19세기, 로열 라벨의 수여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1786년 지어진 가 장 오래된 하일랜즈 지역의 증류소에서 나온 오리지널 몰트(malt) 시그너처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음이 1950년대 황금시대다. 시바스는 로큰롤을 배경으로 딘 마틴,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 프 랭크 시나트라 등 당대 스타들을 동반하고 미국에 상륙한다. 서로 뒤섞여 ‘풍부한 연상을 불러일 으키는’ 그 모든 픽션이 유일하고 동일한 하나의 이야기 «시바스의 전설»을 구성한다. 오늘날 시바스의 이야기는 그리운 옛 시절처럼 브랜드앰버서더라 불리는 브랜드사절인 이야기꾼, 즉 스 토리텔러에 의해 퍼뜨러져 바에서 디스코텍까지 전해진다. 잔팅은 이렇게 결론 짓는다.
“우리는 «시바스의 전설»을 창조하면서 우리의 유산과 우리의 청중을 다시 결합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매우 경쟁적인 시장 속에서 브랜드의 퇴조에 종지부를 찍었을 뿐 아니라 흐름을 뒤바꿀 수 있게 했다. 이제 우리의 매출액은 두 자릿수 비율로 상승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경영 구루인 스티븐 데닝(Stephen Denning)에 따르면 “브랜드는 본질적으로 관 계다.” 이 관계는 미묘하고 허약하기 쉬우며, 브랜드명에 대한 소비자의 막연한 친밀감에 그치거 나 일정한 유효기간 내에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현대 마케팅의 역설은 변덕스럽고 불안 정하며 예측 불가능해진 구매행위를 충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조 없는 소비자를 브랜드의 품으로 데려가 지속적이고 감성적인 관계를 맺도록 고무해야 하 는 것이다. “브랜드를 허구적으로 이야기하시오.” 이는 타깃 고객이 직접 등장하는 스토리의 ‘3분
짜리 미니영화’를 만드는 관계마티팅사무소 브랜드애드버킷(Brand Advocate)이 제안하는 방식 이다. 이 사례를 보도하며 «기업»지는 “콩트의 위력은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라고 단 언한다.
마케터에게는 이제 브랜드를 무수한 익명의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거나 친밀하게 만드는 것 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브랜드와 그 고객 간의 개별적이고 감성적인 관계를 창출해야 한다. 관 계의 마케팅이다. 뉴미디어 전문 마케팅컨설턴트 래리 웨버(Larry Weber)는 “오늘날 마케터의 업무는 사람들을 재집결시키는 일이다. 이는 가시성의 문제가 아니라 참여의 문제다.”라고 단언 한다. 이를 위해 브랜드는 기업 협력자들—직원, 주주, 납품업자, 투자자—뿐 아니라 소비자들에 게도 이야기를 하는 강하고 일관서 있는 정체성을 찾아야 하며, 또한 일관성 있는 서사 속에 역 사, 생산제품의 성격, 고객 서비스의 질, 업무보고, 환경관계 등 기업의 모든 구성요소를 응집시 켜야 한다.
침체에 빠진 브랜드를 재구축해야 할 절재덕 필요성에 봉착해 레비스트로스시그너처(Lavi Strauss Signature)의 회장 스콧 라포르타(Scott Laporta)가 지적한 바 있는 어려움을 아슈라프 람지가 그대로 보고한다. “처음에 우리는 금광에서 리벳 청바지를 판매한 기업이었다.” 브랜드의 신화적 영웅은 바로 ‘working class hero’, 즉 노동계급이었다. 따라서 레비스트로스는 월마트나 타깃(target) 같은 할인체인에 진열조차 되지 않았으니, 어떻게 서민층에 브랜드를 판매해야 할 것인가? 결국 레비스토로스의 마케터는 유통체인의 고객들이 들려준 이야기들을 모으기로 한다.
미국 콜로라도 주 푸에블로 지방의 한 모빌홈에 살았던 하이디라는 젊은 여성은 마케터에게 자기가 입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을 위해 브랜드 하나를 사려고 수 킬로미터를 갈 수 있다고 밝 혔다. 마케팅 부장 마이클 퍼먼(Michael Perman)은 하이디에게 브랜드라는 것이 왜 그렇게 중 요한 건지를 물었다. 하이디는 ‘월마트의 것’은 가난한 사람, 실업자, 저소득층 퇴직자들 같은 보 조금을 받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여! 그녀는 자신을 존중해 주는 브랜드를 원했던 것이다. 그런 브랜드야말로 그녀에게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브 랜드를 위해 수 킬로미터를 갈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녀는 거대 유통경로는 존중의 결핍과 동의 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그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제품을 권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운인가!”
스콧 라포르타는 이야기한다. “체인 유형의 마켓에서 구매를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들려준 그런 이야기 꾸러미는 우리가 할인체인용 판매 브랜드인 레비스트로스시그너처를 런칭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녀는 우리 경영진이, 우리의 첫 고객이었던 노동계급을 이해하게끔 할 뿐만 아니라 따르게끔 해주었다”
레비스트로스 사례는, 스토리텔링이 단지 소비자를 끌어들여 단골로 만드는 데만 쓸 수 있는 방법이 아님을 증명한다. 마케터는 이 도구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도 활 용한다. 2006년 9월 «레제코»지 기자인 소피 피터스(Sophie Peters)가 증명했다. “전통적인 여론조사는 한계에 이르렀다. 긴 질문서에 뭐든 아무거나 묻는 데 피곤해진 피조사자들은 사례를 받는다 하더라도 대답을 하는 데 점점 싫은 기색을 보인다. 그렇다면 마케터의 새로운 무기는?
소비자 인사이트(consumer insight), 즉 가정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기업가들이나 혹은 ‘심지어 소비자의 가정으로 직접 질문을 하러 자사 직원들을 보낼 정도로 대담하게 밀어 붙이는’ 기업가 들을 참고로 한 새로운 공략법. 더 나아가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은 다양한 서사적 자극 혹은 체계를 따르는 소비자의 뇌활동을 관찰하고자 새로운 의학용 특수영상 기술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TNS 프랑스여론조사협회의 미셸 레나르(Michel Leynard)는 ”과격화, 게다가 관찰 편집 증“을 지적한다.”
브랜드의 ‘서사세계’
15년도 채 되지 않아 마케팅은 상품에서 로고로, 다시 로고에서 스토리로, 말하자면 브랜드 이미지에서 브랜드 스토리로 넘어갔다. 브랜드 독재에 대한 저항의 동의어가 된 나오미 클라인의 멋진 책 제목이 오늘날 뉴마케팅의 지령처럼 통용될 수 있을 지경이 되었다. “No logo:
stories!”
상품과 브랜드는 사라지지 않고 바로 저기에 언제나처럼 현존하지만, ‘물화된’ 사물 혹은 이미 지로서의 위상은 상실했다. 상품과 브랜드, 그것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우리를 사로잡으며 우리 의 기대, 우리의 세계관에 꼭 맞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상품과 브랜드가 웹상에서 통용될 때, 그 것은 우리 자신을 스토리텔러, 서사의 전파자로 변모시킨다. 훌륭한 이야기가 불어넣는 마력이 우리로 하여금 그 이야기를 반복하도록 부추기기 때문이다.
러트거스뉴저지주립대학 마케팅과 교수인 바버라 B. 스턴(Barbara B. Stern)은 마케팅에서 강 화되는 민요시, 서사시, 은유, 아이러니 같은 문학형식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녀의 단언에 따르 면, “실질적으로 브랜드마케팅이라는 것은 상품에 결부된 이야기다. 당신이 다른 상품과 동일한 상품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은 다양하다. 우둔한 해결책이긴 하지만 가격을 낮추는 방식 혹은 상품을 이야기함으로써 그 가치를 변화시키는 방식.”
키워드: 가치분할, 지표상실,
참고문헌:
김창남, 대중문화의 이해, 한울아카데미
디터 메르쉬(문화학연구회 역), 매체이론, 연세대학교출판부
마셜 매클루언(김상호 역),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 커뮤니케이션북스
단대문예교육진흥위원회, 문학에의 초대 , 단국대학교출판부
http://blog.naver.com/storybrand/70105314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