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연구방법
2. 해석학적 현상학적 글쓰기
앞 절에서는 중환자실 환자가 체험한 입원의 의미에 관하여 해석학적 현상학 적 반성으로 참여자의 일상 언어에 집중하고, 다양한 예제를 들었다. 2절에서는 글을 쓰고 또 고쳐 쓰는 과정을 통해 연구 참여자의 체험의 의미를 밝히고자 한 다. 본 연구에서 드러난 참여자들의 내과계 중환자실 체험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참여자들은 기저질환이 악화되거나 갑작스럽게 발병된 병이 심각한 상태가 되어 중환자실로 입원한다. 참여자 대부분은 자신이 중환자실로 입원하는 사실조 차 모른 채 누워있게 된다.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되고 면회도 하루 2번만 허용 되는 곳, 수많은 장비들과 기계들로 둘러싸여서 침대만큼의 제한된 영역 안에 있 게 된다. 이렇게 정해진 공간, 제한된 침대 영역 안에 갇혀 있지만, 참여자들은 낯설고 넓디넓은 공간을 헤매고 있다. 돌아가신 부모이나 조상들을 만나면서 다 른 세계에 있음을 느낀다. 죽어 나가는 사람들, 신체의 일부가 잘려 나가고 묶여 있는 자신을 보며 자신이 죽음 가까이 있음을 느끼고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쓴다. 정신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고통 속에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각종 튜 브, 처치선, 약물투여 하는 기계로 둘러싸이고 삐삐 거리는 모니터에 감시당하는 다른 환자를 보며 또 다른 고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의식이 있어도 내 마음대 로 내 몸을 못 움직이지 못하고, 여기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치는데, 정작 힘이 부쳐 의지대로 안 될 때는 심한 좌절감에 실제로 죽을 생각까지 하게 된다.
참여자들은 내과계 중환자실에서 상태가 회복되어 정신을 차렸는데도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는지 기억을 할 수가 없다. 꿈인지 생시인 지 구분할 수 없으나, 빨리 가고 싶다고 해도 보내주지 않고, 빨리 끝내자고 해 도 끝내주지 않고, 빨리 합의를 보자고 해도 해결이 안 되는 고통의 시간은 길기 만 하다. 사라져버린 시간을 찾으려고 식사 제공시 딸려 나오는 배식표를 간직하 기도 한다. 사라져버린 시간을 기억해내고 중환자실에 있는 나 자신을 찾고, 잃 어버린 삶의 일부를 찾으려고 애를 쓸 때 가족을 보며 의지한다. 하지만 가족과 의 만남 시간은 너무도 느리게 오고, 또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버려 야속하기만
하다.
에게는 예상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들에게 중환자실에서 살아나온 것은 마치 사막의 모래 구덩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몸부림과 같은 체험이다.
모래 구덩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자서 버둥거리지만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 고, 자신의 목소리를 구조자에게 들려줄 수도 없다. 사막의 모래 구덩이의 고통 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면서, 참여자들은 오히려 다시 살아야할 이유를 찾고, 적 극적으로 살아가야 할 의지를 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