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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는 다양한 결혼규범이 존재한다. 결혼규범에 관한 기존의 연구에서는 결혼규범을 연령규범, 순서규범, 성역할분리규범 등으로 정의 하였다. 연령규범은 결혼적령기규범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데, 이는 적 정한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결혼시기에 관한 규 범이며, 순서규범은 결혼을 하기 위해서 어떠한 조건이 필요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은기수, 1995). 또한 성역할분리규 범은 결혼으로 이행하기 위해 남성과 여성에게 구별되는 규범이 있다는 것인데, 남성의 경우는 가지고 있는 자원과 능력에 따라 결혼시기가 결 정되고, 여성의 경우는 결혼으로 인해 획득하는 대리적 지위에 의해 결 혼시기가 결정된다는 것이다(박경숙 외, 2005). 이러한 다양한 결혼규범 은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 여러 가지 규범들이 상호작용하며 결혼으로 이행하게 된다.

위에서 거론한 결혼규범은 주로 혼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 는 독립변수로서 연구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혼인이 아닌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연구하므로, 다양한 관점에서 결혼규 범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영역들은 가치규범, 출산 규범, 양육 규범, 자녀가치관을 포함하며, 본 절에서는 문헌을 통해 결혼

22∙한국사회 결혼규범이 저출산에 미치는 영향 분석: 다출산 가정을 중심으로

규범과 관련한 선행연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가치규범

가치규범은 원가족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규범이다. 대체적으로 원가족 과의 경험, 부모 형제의 이혼·별거·재혼 경험, 형제자매 출생순위 등으로 원가족으로부터의 영향을 가치규범이라고 정의한다. 한국사회에서는 결 혼 및 출산과 관련하여 부모와 가족의 영향력이 크다. 결혼은 개인과 개 인이 아닌, 가족과 가족의 결합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부모가 결혼 상대 자를 자녀 대신 찾아주거나 결혼을 해서도 출산을 결정하기까지 원가족 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를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는 이 러한 사회적 태도는 자녀의 삶에 영향력을 끼치고 자녀의 행동을 통제 하기도 한다(김종백과 유은영, 2010).

원가족이 출산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결 혼을 부모가 결정하는 것이 본인 스스로 결정하는 것보다 출산력이 더 높았다(김성혜와 김초강, 1991). 이미 부모가 결혼을 결정했다는 것은 자녀의 삶에 부모가 깊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출산에도 부모의 영향력이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어머니의 존재가 딸이 둘째 자녀를 출산하는 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도 있어(정혜은과 진미정, 2008), 출산으로 이행하는 데에 원가 족의 존재와 경험은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부인과 남편 의 출산순위에 따른 출생아 수를 조사한 이삼식 외(2009)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인과 남편이 첫째인 경우 출생아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인이 첫째로 자라면서 형제자매 수가 많았던 것이 자녀계획에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제2장 이론적 배경23

2. 출산규범

출산규범은 출산 결정에 영향을 주는 규범이다. 자녀 필요성 혹은 자 녀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지 등에 대한 생각이 출산규범을 대변한다. 자 녀 필요성은 기혼여성들이 자녀가 필요하다고 여기는지의 여부 및 얼마 나 필요하다고 여기는지의 강도를 살펴보는 것으로 이삼식 외(2009)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 자녀 어머니들은 자녀가 필요하다는 항목에 동의 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둘째 자녀를 출산할 의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 났다.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 또한 출산규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강혜진(2009)의 연구에서는 셋째 자녀 출산요인으로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한 남자 아이의 출산을 명시하였다.

또한 아들이 없는 경우, 출산계획에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이 명진, 2009; 임춘희, 2011), 남편이 외동아들일 경우, 출산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성혜와 김초강, 1991). 이는 남편의 대를 이어야 한 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때 대를 잇기 위해 자녀가 필 요하다는 관점과, 아들이 대를 잇는 다는 관점은 차이가 있는데, 한국사 회에서는 남아선호사상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남정은과 정 정희, 2012) 여전히 아들이 집안의 대를 잇는다는 부계 중심의 문화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강복수, 2001).

3. 양육규범

양육규범은 자녀 양육 및 교육에 영향을 주는 규범이다. 양육규범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는 자녀의 양육 및 교육 태 도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자녀 양육책임감에 관한 것, 세 번째는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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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이삼식 외(2009)의 연구에서 는 자녀수에 따른 양육 및 교육에 관한 부부간의 의사결정 방식, 분담정 도, 남편의 양육 시간 등을 조사하였는데, 두 자녀 가정 남편의 가사노 동시간이 무자녀 가정의 남편보다 높았다. 또한 남편이 생활비 관리를 주도하는 경우, 자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이삼식 외, 2009).

자녀 양육태도가 자녀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미미하였고, 그 보다는 자녀수에 따른 양육태도의 차이를 조사한 연구가 많았다. 한 자 녀 기혼여성과 다자녀 기혼여성을 비교한 송호경(2004)의 연구에서는 한 자녀의 어머니는 교육정도와 직업유무에 관계없이 동일한 양육태도를 보였고, 다자녀의 어머니는 대졸 이상 학력일 경우 자녀에게 더 자율적 인 양육태도를 보였으며, 자녀의 성별과 어머니의 직업유무와는 관계없 이 동일한 양육태도를 보였다. 서안리와 정영숙(2009)의 연구는 다자녀 어머니보다 한 자녀 어머니가 자녀에게 더 애정적으로 대하며, 자녀의 놀이와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하였다.

자녀에 대한 양육책임감과 자녀수에 대한 선행연구결과, 자녀의 교육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재의 추세로 인해 적은 수의 자녀를 선호하 는 경향이 나타났다(강유진, 2007). 이는 자녀양육비와 교육비의 부담이 커져 자녀를 많이 출산하는 것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느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감이 스트레스로 이어져 출 산을 기피하게 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강경숙 외, 2005; 이인숙, 2005).

마지막으로 친정 및 시부모로부터 양육 지원을 받고 있는지의 여부와 출산 자녀수와 관계를 살펴본 결과, 기혼자녀가 부모와 함께 살 경우 출 산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성혜, 김초강, 1991). 또한 친정 어머니와 동거하는 경우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제공되므로 기혼자의 첫째 자녀 출산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김현식, 김지연, 2012). 이는

제2장 이론적 배경25

확대가족에서 자녀양육에 관한 지지와 지원이 더 많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4. 자녀가치관

자녀가치관은 자녀에 대한 견해를 나타내는 규범으로,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관한 생각을 담고 있다. 자녀에 대한 가치관은 부 모가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출산을 연구 하는 데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권용은과 김의철, 2004).

선행연구에서는 긍정적인 자녀 가치관이 높은 출산율과 직결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자녀를 둔 기혼여성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자녀의 정서적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할수록 둘째 자녀를 출산할 의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삼식 외, 2009). 또한 기혼 여성 응답자들이 형제자 매의 필요성에 대해 더 높게 인식할수록 자녀계획이 많은 것으로 나타 났다(이삼식 외, 2009). 이혜경(2011)의 연구에서는 자녀를 통해 가족의 수를 늘리거나 부부간의 관계를 개선해보려고 하는 등 자녀에 대한 도 구적 가치관을 가진 부모일수록 자녀를 많이 출산한다고 하였다.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