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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학 연구에서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 는 대단히 유용한 실험 재료이다. 게놈프로젝트를 통 해 전체 유전자가 완전하게 밝혀져 있는데다가 발생 단계가 명료하여 알에서 유충과 번데기 시기를 거쳐 성체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켜보기가 용이하기 때문 이다.

첫 번째 유충은 수정 후 약 24시간 만에 알에서 깨어 나오는데 이를 영충(instar)이라고 부른다.

영충은 약 104개의 세포로 되어 있다.

계속해서 2번의 탈피와 번데기 시기, 그리고 복잡한 변태 과정을 거쳐 성체가 되는데 성체초파리는 약

106개의 세포로 되어 있다. 초파리 발생에 걸리는 시 간은 25℃에서 대략 10~12일 정도이다.

초기 발생은 알상자 내에서 일어나는데 세포질 분 열에 비해 핵분열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핵이 마치 알상자내에 무리 지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렇게 세포질 분열 없이 핵만 계속해서 분열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합포성배반엽(syncytial

blastoderm)이고, 그 안에 6,000여 개 정도의 핵이 들어차게 된다.

수정 후 2.5~3시간 정도 지나서야 개개의 핵을 구 분 짓는 핵막이 나타나는데 이때 비로소 각 세포들 의 형태가 뚜렷한 공모양의 배반엽(blastoderm)이 만들어진다.

배반엽은 다른 동물의 포배(blastula)에 해당하는 것이다.

초파리의 초기 배반엽 세포들은 자율적으로 분화하 고 발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각각의 세포가 확실 하게 운명이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특정 세포를 바 늘로 찔러 파괴하면 그 결과가 성체에 그대로 드러 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런 방법을 되풀이하면 우리는 초파리 배반엽 세 포들의 운명을 지도 그리듯이 그려낼 수 있다.

즉 발생학적 운명이 전적으로 세포 자율에만 맡겨 져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배반엽 세포를 배자의 다른 부위에 옮기 더라도 이미 결정된 운명에 따라서만 발생하기 때 문에 세포간 대화를 통한 기능적 분화는 초파리에 서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배반엽 세포들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분명히 발생 아주 초기에 몸 전체를 구상 하는 계획(early body plan)이 있었을 것이고,

이에 맞추어 유전자가 발현되어 6,000여 개에 달하 는 배반엽세포들의 운명을 결정지었을 것이 기 때 문이다.

초파리 발생에서 배울 수 있는 사실은 난자 속에 미 리 들어있던 모계 mRNA(maternal mRNA)가 중 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mRNA는 수정과 동시에 단백질로 발현되어서 난할을 일으키기 때문에 만약 단백질 합성을 막는 약 물을 처리하면 난할 자체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 말은 모계유전자(maternal effect gene)가 난할 과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물론 수정을 통해 부 계로부터 전해온 유전자도 있 겠지만 부계유전자는 상대적으로 발생 후반부에 관 여할 것으로 추정이 된다.

모계유전자들의 기능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연구해 야 할 일이 많지만 발생의 아주 초기 단계에 작용하 는 유전자들인 만큼 배자 발생과 세포의 운명 결정, 그리고 형태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은 분명하다.

앞으로 이들 유전자에 대한 돌연변이 연구가 진행 될수록 더욱 그 기능들을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통틀어 호메오박스 유전

(homeobox gene)

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유전자들은 공통 적으로 염기서열이 유사한 약 180bp

(60여 개의 아미노산에 해당)

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호메오박스 유전자는 1984년에 초파리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그 이후 동물뿐 아니라 식물, 곰팡이 등에서도 차례로 분리되었다.

호메오박스 유전자는 염색체 상에 여러 개가 집단을 이루고 있는 것이 보통인데 발생과정에서 일찍 발현되어 전체적인 전, 후, 좌, 우 축을 결정해주거나 체절(segment)의 위치를 정해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들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생기면 그에 해당하는 체절이 없어지거나 기능을 잃는 경우가 종종 발생된 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서 발생의 순서와 그에 관여하는 유전 자들을 지금도 계속 발굴하며 연구하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상기한 발생유전자들은 모두 차례대 로 다음 유전자 세트를 전사시켜주는 전사활성인자 (transcription factor)들이다.

즉, 이들을 통해 발생에 관여하는 다른 유전자들의 전사가 순차적으로 촉진된다는 말이다.

호메오박스 유전자 중에서도 제일 관심사는 당연히 이렇게 순차적으로 다음 유전자를 전사 활성시키는 것이 그들의 기능이라면 과연 수정 즉시 첫 번째로 발현되는 것은 과연 무엇이냐는 것이다.

발생유전학자들은 이런 유전자를 마스터 유전자 (master gene)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지만 아직

도 마스터 유전자를 정확히 분리해내지 못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것들 외에 호메오박스 유전자가 전체 적으로 몇 개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여러 생물체에서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된 지금도 계속해 서 새로운 발생 관련 유전자들이 발견되고 있다.

호메오박스의 공통된 염기서열은 초파리이외에도 곤충, 닭, 개구리, 사람에서 공히 발견이 된다.

발생은 이처럼 세포자율적이면서도 세포간 신호교 류에 의해서, 또 유전에 의해서 기본 프로그램이 정 해져 있으면서도 환경에 영향을 받는 대단히 복잡 하고 정교한 사건이다.

앞에서 밝힌 것처럼 다양한 실험동물과 돌연변이 유도 실험을 통해 관련된 유전자들과 현상들이 하 나씩 밝혀지고는 있지만 워낙에 상호 작용이 복잡 다양하여 쉽사리 풀릴 수 없는 것이 발생의 문제들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중요한 이유 는 선천성질환과 기형에 대한 해답을 주기 때문이 다. 최근에 개발된 다양한 유전공학적 기술들은 생 명의 기원에 대한 수수께끼를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밝혀나가고 있다.

발생

- 유전(내적인 요소) - 환경(외적인 요소)

*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 세포수의 증식(cell division) - 세포 성장(growth)

- 분화(differentiation)와 통합(integration), 특수화(specialization)

* 8세포기

형 태 형 성 ( p a t t e r n f o r m a t i o n )

게놈(genome)의 등가성 유전자의 선택적 발현

문서에서 제4장발생과유전장발생과유전 (페이지 50-73)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