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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외국인 선원의 적응 실태

이 장에서는 2010년 10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제주지역 중국인 선원들을 방문하면서 면접 을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연근해 어업 분야에서 일하지만,각기 다른 사회경 제적 조건과 제도하에 있는 외국인 선원(E-10-2)과 고용허가제 어선원(E-9-4)을 비교하면 서 살펴보고자 한다.

면접자들의 이주과정은 어떠했으며,노동조건과 문화생활 차원이라는 사회경제적 조건에 서 그들은 어떻게 적응하고,다차원적인 배제와 한국인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 상황에서 이 들은 어떻게 대응해 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이주 과정

1)이동 경로 :자국 송출회사,개인브로커

외국인 선원(E-10-2)은 공식적인 중개조직을 통해서 한국으로 입국하고 있다.중국 송출 회사의 성격은 선주의 대리인이 아니라,자국 선원을 외국의 특정선박에 승선시키거나 또는 하선시킬 때에 수송 업무 및 선원고용계약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고용중개자라고 본다.이들 의 업무는 선원의 고용 및 외국 선주와 선원고용계약의 체결,선원의 출국 및 귀국 절차 업 무,고용된 선원의 훈련,선원의 감독 및 배선계획,임금과 보험관리,노조교섭 등의 업무를 한다(신명남․이명우,1997).

그러나 선원 송출 과정에서 중국 측 송출업체 간의 과당 경쟁으로 선원임금의 덤핑,일부 송출업체의 선원증서 준비의 사기행위와 선원임금의 착취행위,과다한 보증금 등의 문제들 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송출회사에 해외 취업을 신청하는 선원들에게 고스란히 그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연구자가 만나 본 면접자 중 절반 이상은 계약 내용도 잘 모르고,배를 탄다는 것 외에는 자세한 정보를 잘 몰랐다고 말한다.계약 내용을 대강 알고 있는 면접자들은 자국에서의 정보 가 한국에서의 계약 내용과 다르다고 말한다.당시 체결한 자국 계약서를 가진 면접자는 거의 없는데,이는 사후 책임 소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자국 송출회사의 고의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계약할 때 뱃일하는 건 알았어요.3일 일하면 6일 쉰다고 했어요.그리고 겨울 에는 몇 개월 동안 일이 없을 거라고 했어요.여기(제주)에 12월부터 1월은 2개월 정도 쉬는 배들이 있다고 했어요.그런데 우리 배는 안 쉬고 매일 조업을 나가거나 잔일을 합니다.여기서 막상 일해 보니 계약 내용과 달라요.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리건진(27세,E-10-2)

중국에서 화물차 운전했는데,한 달에 중국 돈으로 3천 위안을 벌어요.그런데 중개회 사에서 일자리 소개할 때 한국에 가면 담뱃값(팁)을 받으면,거의 7천 위안이나 8천 위안씩 받는다고 해서 한국에 왔습니다.와보니 사실 그렇지 않아요.

-도보동(32세,E-10-2)

중개회사에서 선원을 유인하기 위해 미끼로 과장되고 거짓된 정보를 알려줘서 중국인 선 원들에게 ‘코리안 드림’을 꿈꾸게 한다.그런 정보에 속아 한국 취업을 선택한 중국인 선원은 한국에 입국한 후에야 사기 당했음을 알게 된다.자국 중개회사에서 제공한 계약 내용과 한 국에서 선주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이 다름을 알게 된다.

저는 사기 당해서 왔어요.산둥성 주변의 중개회사에서는 좋은 얘기만 했습니다.한번 배 타면 10일 정도 걸리고,첫 월급이 80만원이지만,나중에는 210만원 정도 올려줄 것이고,2~3개월이 지나면 월급을 많이 올려줄 거라고 했어요.보통 한 달에 인민폐로 1만 위안도 벌 거라고 생각했어요.일하는 중에 휴가도 2~3개월 주고,휴가 기간 동안 에는 다른 일(선원 일이 아닌)도 할 수 있다고 했어요.중간에 중국 고향 집에 갔다 올 수 있다고도 말했는데,한국에 온 지 1년이 됐는데 고향에 갔다 오고 싶어도 선주가 못 가게 해요.여기서 일해 보니 계약 내용과 아주 달라요.사기 당해서 억울해요.

-묘수(28세,E-10-2)

몇몇 중개회사는 모집 후 신청수수료를 받고 나서,신청자에게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임금은 얼마인지 자세한 사항을 설명해 준다.뱃일의 위험성과 어려움을 듣고 난 후에 한국 취업을 취소하려고 하지만,절반 밖에 환불해 줄 수 없다는 중개회사의 입장에 이미 신청 초 기에 비용을 많이 들인 신청자는 한국으로의 입국을 취소할 수 없다.

TV에 광고할 때 한국 가면 돈 많이 벌 수 있다고 들었어요.중개회사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주지 않고,일단 신청을 먼저 하라고 했어요.신청하면서 3천 위안 냈고, 면접 후에 교육을 받았어요.교육 후에 1만5천원 위안을 내고 나서야 이 일에 대해 자 세히 말해줬어요.그 사실을 알고 한국에 가지 않겠다고 하니,돈을 절반 밖에 못 준다 고 하더라고요.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왔어요.거의 2만 위안을 내고서야 자세한 사항을 알게 되었습니다.1만 위안 넘게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 올 수밖에 없었습 니다.대부분 중개회사가 이런 방법으로 한국에 선원을 보내요.

-짱위청(39세,E-10-2)

이에 반해 고용허가제 어선원(E-9-4)은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신청수수료까지 공공기관

에서 관리하고 있어서 절차상 투명하다.2007년 산업연수제도 폐지 전에 들어왔던 선원은 보증인을 세우고 보증금을 포함해서 중개수수료를 냈지만,재계약을 선주와 직접 하면서 중 개수수료도 일절 내지 않았고,기존에 냈던 보증금도 돌려받았다.또한,계약 내용에 대해서 는 노동조건을 경험했기 때문에 거의 이해해서 쉽게 재계약을 할 수 있었다.

2006년에는 시험이 없었고,그 다음 기수부터 한국어시험을 보고 한국에 왔어요.2006 년에 한국 올 때 보증금과 수수료를 합쳐 9만 위안 정도 냈어요.3년 일하고 중국 들어 가니,중개회사에서 보증금 4만 위안을 돌려줬어요.2009년에 선주랑 제가 직접 재계 약하고 한국 오는 거라 보증금이 필요 없다고 했어요.선주랑 1년에 한 번씩 재계약을 했어요.계약할 때 직접 제가 가지 않더라도 선주가 전화로 자기와 계속 일하겠냐고 물어봐서 하겠다고 대답하면 계약이 됐어요.임금도 이미 합의해서 구체적인 계약 내 용을 볼 이유가 없었어요.내용은 몰라도 일을 경험한 거니까 굳이 그걸 선주에게 계 약할 때 따지지 않았어요.내가 원하면 계속 일하는 거고,원하지 않으면 다른 배로 갈 수 있으니까요.

-짱도이(29세,E-9-4)

외국인 선원 제도(E-10-2)의 고용과정에서는 상당수 선원들의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 었다.이러한 피해 발생에 대해 한국의 관련 기관은 자국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수수방관하 고 있고,관리 주체인 민간기관이 위탁한 중국 송출회사의 송출과정에 대한 관리 감독은 전 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이는 산업연수생제도하에서 송출과정에서 발생하였던 이주노동자 피해 문제가 외국인선원제도 하에서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입국 비용 :중개수수료(브로커 비용),보증금,사후 관리비

선원취업(E-10-2)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선원은 중개회사에 입국 비용을 지불한다.수협중 앙회에 명시된 외국인 선원의 공식 입국 비용은 3,000달러(한화 약 3,246,000원)이지만21),지 역마다 중개회사의 지점에서 받는 입국 비용은 제각각이다.

외국인 선원이 중개회사에 지불한 중개수수료(브로커비용)는 적게는 4만 위안에서 많게는 9만 위안을 내는데,자국에서 지역에 따라 중개업소나 브로커의 이익을 위해 각종 수수료를 편취하기 때문에 입국 비용이 다르다.

입국 비용에는 중개수수료 외에 선원의 이탈방지용 보증금을 포함하기도 하고,경우에 따 라 신원보증인을 1명내지 2명을 세우기도 한다.계약했던 외국인 선원이 사업장 이탈 시에 는 신원보증인이 선원을 대신해 위약금을 물도록 되어 있다.이는 배에서 인권유린을 당하

21)선원이주노동자 노동기본권보장을 위한 대책위원회,<시민사회단체 간담회>자료,2011.6.16

거나 노동차별을 당해도 자국에 세운 보증인 때문에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참을 수밖에 없 는 족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보증인 2명이 있어요.아는 선생 2명이 보증인으로 서줬는데,1사람 당 7만 5천 위안씩 15만 위안이에요.내가 도망가면,그분들 월급에서 그 돈을 까기로 됐어요.힘들어 죽 더라도 불법체류를 할 수 없었어요.다른 방법이 없어서 여기서 버틴 거예요.

-짱위청(39세,E-10-2)

보증인 2명.1인당 10만 위안.두 사람 모두 공무원이에요.보증인 없으면,도망갔을 거예요.보증인이 없는 경우에는 거의 다 도망을 갑니다.보증인이 있는 경우에만 어쩔 수 없이 일해야 되요.

-리건진(27세,E-10-2)

입국 비용은 주로 친인척이나 은행에서 대출을 하거나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려서 한국에 온다.처음 1~2년 동안 번 돈은 빚 갚는데 모두 사용한다.그래서 외국인 선원(E-10-2)은 입국 후 1~2년은 빚 갚는 기간으로 간주하며 버리는 시간이라고 여긴다.

모두 6만 위안을 빌렸는데 은행에서 3만 위안,친척 돈 3만 위안 빌렸어요.은행 이율 이 12%로 높아요.1만 위안이면 1년에 이자로 1,200위안을 줘야 합니다.

-도보동(32세,E-10-2)

저는 7만 위안 냈어요.중개수수료는 한국에 온 다음에 1년 정도 일하며 빚을 갚아 갔 습니다.생각해보면 1년은 월급 없이 일하는 것과 다를 게 없어요.

-완라후(37세,E-10-2)

입국 후에 외국인 선원은 매달 한국 송입회사에 사후 관리비 명목으로 관리비를 납부하고 있다.이것은 자국 송출회사와 맺은 계약으로 반강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중국 선원노

입국 후에 외국인 선원은 매달 한국 송입회사에 사후 관리비 명목으로 관리비를 납부하고 있다.이것은 자국 송출회사와 맺은 계약으로 반강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중국 선원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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