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4-2> 윤리경영 관련 영역 변화추이
자료 : 국민권익위원회(2013), “기업윤리 브리퍼스”, 제5호
생산·공급·가격의 담합행위, 탈세, 음성적 정치헌금과 정경유착, 환경오염 행위, 비업무용 부동산 투기, 노사문제 등이다.
이러한 유형의 비윤리적인 기업행동이 발생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반적으로 낮은 정치·사회윤리, 기업의 법률적 환경, 실천이 결여된 사회 정의의 구현, 공정한 게임규칙을 어기는 사회적 풍조의 만연을 들 수 있다.
둘째, 일부 기업들의 소유와 경영의 미분리로 대주주의 독점적 지배구조와 기업 들의 단기실적주의를 들 수 있다. 기업들은 경쟁우위지표로 주로 매출액·이익·시 장점유율·자산규모·주가 등으로 측정한다. 이로 인해 임직원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비윤리적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이런 잠재적 충동이 실제 윤리 적 행위를 유발한다.
셋째, 인간의 이기적 속성 때문이다. 눈에 띠지 않는 사회와 기업의 이득보다 자신의 이득을 먼저 갖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다. 무임승차(free rider)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대표적인 예이다.
넷째, 뇌물을 주는 행위 등 비윤리적인 행위가 우리나라에서 기업 영위 수단으 로 여기는 사회적·문화적 풍토 때문이다.
다섯째, 윤리적으로 문제시 되는 기업행동의 발생이유로 윤리적으로 규범을 보 이고 윤리기준을 만들어 지키도록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경영자들의 실패와 상경계열 대학 및 대학원에서 기업윤리교육을 전적으로 등한 시 해왔다는 사실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42)
2) 윤리경영 제도 정착의 미흡과 평가의 부재
우리나라 기업은 정부주도형 경제성장전략 하에서 온갖 특혜를 받으며 기업집 단을 형성하였다. 이에 따라 기업은 규모 확대와 더불어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 미 치는 영향력이 증대되었지만, 높은 성장에 상응하는 기업 내·외부의 윤리적 기반 을 확립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국내·외의
42) 윤대혁(2001),「현대사회와 직업윤리」, 전영사, pp.229~230, 참조
윤리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윤리경영을 도입·실행하 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기업의 윤리경영도입은 초기단계에 불과하며, 이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첫째, 윤리강령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에 맞도록 업데이트 되거나 수정되지 못한 경우가 있으며, 선언적 의미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현재 대부분 의 우리나라 기업은 윤리경영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기본적으로 윤리헌장 내 지 윤리강령을 제정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기업의 윤리 행동강령으로서 회사 의 도덕적 신념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이것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수 준에 불과하다.
그 이유로는 우리나라 기업이 윤리경영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시기는 글로벌 경 영이 가속화되고 미국의 엔론 사태 등 대형 사건이 터진 이후이다. 당시에 윤리경 영을 도입한 기업들은 서둘러 윤리경영을 선포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였다.
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top-down방식(하향식)이 주를 이루었고, CEO의 윤리성 포장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윤리경영의 실천적 측면보다는 기업 홍보를 위한 깨끗한 기업 이미지 심기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되다보니 당연 히 선언적 의미로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현재 글로벌 트렌드는 내부 고발제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법률(샤베인-옥슬리법 등)에서는 비위사실을 알고도 고발하지 않은 임직원에 대 해서 처벌을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내부 고발자에 대한 시각이 우호 적이 않고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대내·외적 환 경에 맞는 윤리강령 및 실천방안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윤리경영 관련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감독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 이런 기관이 없기 때문에 윤리경영을 선언만 하고 이것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기업들 은 그리 많지 않다. 이에 따라 윤리경영업무를 담당할 전문임원을 배치하여 전문 윤리경영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조직 구성원 개개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체계 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 기업의 윤리경영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 기
업 구성원들 간에 공감대 형성이 절실한데도 불구하고 단지 윤리강령을 형식적으 로 제정해 놓은 경우가 많아서 윤리경영 도입 당시의 강력한 의지가 조직 구성원 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43)
3) 기업윤리와 이윤추구의 딜레마
최근의 윤리경영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윤리경영이 쉽게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업윤리와 이윤추구 간 상충관계(trade-off relation)이다. 기업 윤리와 이윤추구는 세심한 주의와 고려가 수반되지 않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갈등 을 초래할 수 있다.
윤리경영은 법규준수 차원을 넘어서 사회통념과 관행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경 영활동이다. 윤리적 기준과 충돌하는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 법적 책임이 없어도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기준을 고려해야한다. 그래서 때때로 기업은 이윤추구를 위 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기업활동을 전 개할 수도 있는 위험성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윤리경영을 새로운 이익창출 수단으로 보기 보다는 비 용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레이먼드 호턴(Raymond Horton) 미국 컬 럼비아대 교수는 기업의 사회책임투자는 희생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보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즉 사회적 책임 또는 윤리경영이 기업의 사 회에 대한 희생 내지 환원이 아니고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주장을 근거로 기업윤리와 이윤추구는 상호 상충관계가 아닌 보완관 계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기업의 사회적 비용으로 간주하면 이윤추구라는 기업의 본질적 목표와 충돌관계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44)
43) 김영국(2008), ‘우리나라기업의 윤리경영 사례연구’, 경희대학교 테크노경영대학원 석사학위논문, pp.66~67, 참조
44) 김영국(2008), 전게논문, pp.67~68, 참조
이처럼 사회적 차원의 이익과 개별기업간의 이익이 충돌하면 때문에 대부분 기 업은 개별적 이윤을 선택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윤리경영이 법제화 되어 있지 않고, 대부분 기업들이 당장의 단기적인 이익만을 놓고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달라질 수 있다. 단기 이윤추구에 집중한 기업 은 사회적 평판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시장을 잃게 되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윤리경영과 지속가능한 이윤추구는 보완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여기서 최고 경영자의 리더십이 핵심요소로 부각된다.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이나 전략수립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렌 버펫 (Warren Buffet)도 기업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CEO의 윤리적 역할을 강조 한 이유이다. 윤리경영은 장기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윤리경영에 대한 올바른 방향 성과 믿음을 가진 경영자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4) 재벌에 의한 지배구조
우리나라는 60년대 초 정부주도형 및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전략을 채택하였다.
이 성장전략은 부족한 자원과 자본을 소수집단에게 집약적으로 투자하고 그 생산 물은 세계시장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 전략은 한편에서는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높은 고용효과를 가져왔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장경쟁을 제한하고 소수 기업들의 독과점구조를 허용하여 재벌기업을 형성하였다.
우리나라 재벌기업들은 높은 경제성장을 이끌어내어 외형적 측면의 성장이 두 드러진 반면, 지금까지 경제적 부를 축적해 온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 윤추구행위(profit seeking behavior)보다는 독과점구조하에서 사회적인 이익을 무시하거나 또는 희생시킨 대가로서 지대추구행위(rent seeking behavior)를 통 해서 부당이득을 획득한 측면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이 분출한 것이 1997년 외환위기이다. 외환위기의 주요인은 재벌 기업의 과잉투자로 지적되어 재벌기업에 대한 지배구조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
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환경 하에 출자총액제한, 상호출 자금지, 계열금융사의 의결권제한제도, 자본시장 개방, M&A 활성화정책 등으로 재벌들은 지배권을 유지해 왔던 계열사나 특수 관계인들의 출자가 적어지며, 적은 지분과 계열사의 순환출자, 상호출자로 지배권을 유지하던 재벌들은 경영권 위협 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재벌기업들도 지금까지 매출액 중심의 성장전략 을 수익중심의 성장전략으로 변화하였다. 이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되었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게 되었다. 반면 재벌기업의 시장지배력은 더 강화되었고 사회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었다.
소수 독점적 재벌의 시장독점으로 인한 윤리경영상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나 타난다.
첫째, 총수 1인이 모든 계열사를 지배하고 경영하는 재벌의 특징으로 인해 기 업투명성이 결여될 위험성이 있으며, 윤리경영 기준이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즉, 기업이나 하위직 직원의 비리 또는 비윤리적 행위와 재벌총수 나 주요 임원의 비리 또는 비윤리적행위에 대한 처벌기준이 상이하다.
둘째, 재벌기업들이 외관으로는 윤리경영을 외치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 독점력을 강화하고 거대 해외자본과의 결탁을 강화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성 장기기반을 취약하게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위이며, 이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저 하될 수도 있다.45)
제2절 효과적인 윤리경영 시스템 구축방안
기업의 이미지와 명성은 단기에 획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은 기업의 장·단기의 윤리경영전략을 수립하여 실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윤리 경영을 위한 윤리경영의 목표, 윤리경영 전략목표와 윤리경영 전략과제를 설정하 여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45) 김영국(2008), 전게논문, pp.69,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