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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저출산의 원인

1. 여성의 합리적 선택(가치관 요인)

지금까지의 이론적 고찰을 통한 저출산의 원인을 정리하면 [그림 2]로 요약할 수 있

다. 탈산업사회의 도래에 따라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가족제도에 변화 가 생기고, 가족제도의 변화는 다시 여성들의 선택에 영향을 주어 저출산을 유도한다.

저출산 즉 미혼남녀의 결혼연기와 포기, 기혼부부의 출산 축소와 포기는 여성들의 합리 적인 선택의 결과로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림 2. 저출산의 원인

탈산업사회에서 여성은 이제 결혼 여부, 배우자, 결혼 시기, 자녀 출산여부, 자녀 수, 출산시기 등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여자들의 합리적 선택이 집합적으로 결합되어 우리 사회가 기대하지 않았던 저출산으로 귀결되었지만, 미혼남녀와 기혼부부가 합리적 으로 내린 선택의 결과이다.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에서 개인적인 선호와 현실적인 여 건에 따라 비용과 편익을 따져보고 선택한 결정이다. 따라서 저출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경제적 요인들을 일일이 해소하기보다는 개개인이 저출산을 선택하는 동기와 의사결정구조를 파악한 뒤 출산을 유도하거나 저출산을 선택하지 않도록 사회경제적 유 인구조를 조성하는 것이 적절한 해결책일 것이다.

가. 미혼남녀들의 만혼(결혼연기 및 포기)

미혼여성에 있어 결혼이란 첫째 결혼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고 둘째 누 구와 결혼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탈산업사회에는 여성들이 괜찮은 일자리를 골라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도 있고, 피임을 통해 임신하지 않고 섹스를 즐길 수 있으며 남

성과 똑같은 교육과 법적인 권리를 향유한다(Coonts, 2005).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 에서 여성은 결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한다면 누구와 결혼할 것인지에 관해서 아버 지의 결정을 따랐으며, 결혼해서 아이를 임신하면 낳을 수밖에 없었다. 탈산업사회에서 는 여성은 투표장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택하듯이, 자동차 가게에서 맘에 드는 자 가용을 고르듯이 자신의 결혼 행위와 출산 행위를 선택할 수 있다. 비록 배우자와의 상 호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여성의 동의없이 결혼과 출산은 이뤄질 수 없다. 이제 여성들 은 ‘직업은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됐다.

미혼여성들은 결혼을 거부하는 독신주의자들은 아니라 결혼을 희망하는 여성들이다.

다만 ‘괜찮은 남자’ ‘자기보다 나은 남자’를 찾고 자신의 자아실현과 사랑의 욕구를 채 워줄 남자를 구하고 있다(윤단우 ․ 위선호, 2010).

하지만 이들은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 결혼을 하면, 가족생활 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자신의 삶이 희생될 가능성 높다고 본다. 또 주택 육아 교육 등 고비용 구조하에서 무작정 결혼을 한다는 것은 여성이 스스로 고통을 좌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만혼과 독신풍조는 고등교육을 받고 전문직을 가진 여성에게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학력 여성들은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 이상, 자신의 커리어를 갖 기를 희망하고 부담을 강요하는 가부장제하의 결혼에 편입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미혼남성들도 고용불안정, 주택마련의 어려움, 치솟는 교육비 등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으며 이것이 혼인과 출산의 연기를 초래하고 자신감까지 잃어버리는 역할을 하 고 있다.

나. 기혼여성의 출산 축소 및 포기

기혼여성이 더이상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은 아이를 낳아 잘 키우고 싶다 는 마음이 있지만, 잘 키울 수 없겠다는 현실적 문제들 때문에 내린 선택이다. 출산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이므로 개인이 책임질 수 없는 선택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인 일이다.

먼저 탈산업사회에서 맞벌이부부의 경우 일과 가사의 이중부담으로 출산을 축소하거 나 포기한다. 가정과 회사에서 의사결정자들이 가부장제 의식구조를 가진 상태에서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인간의 출산과 양육 그리고 그와

관련된 가사노동이 여자 몫으로 생각하는 사회에서는 여성은 이중부담으로 출산을 선택 하기란 극히 어렵다.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의 지원이 없거나 도우미의 도움이 없다면, 아이 1명을 제대로 키우기 어렵고 2명인 경우는 물리적으로 도저히 담당할 수 없다.

맞벌이가 아닌 여성이라도 양육비 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과 미래불안 등으로 인해 출산을 감행하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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