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산업구조 불균형: 서비스 편중, 취약한 제조업,
낙후된 농업 4. 저조한 투자 5. 거버넌스 문제 6. 평가
필리핀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과 한국ㆍ필리핀 경제협력 방향
제2장에서는 최근 필리핀의 경기호황의 현황과 원인에 대해 살펴보았 다. 그러나 필리핀의 경기호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빈곤, 실업, 저 투자와 같은 필리핀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는 지속적으로 지적되었다. 필 리핀은 다른 신흥경제권과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문제점은 필리핀 사회에 고착화되어 있으며 필리핀 경제의 성 장을 구조적으로 저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최근 필리핀의 고 성장을 평가하기 위해,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① 이 러한 구조적 문제가 개선되고 있으며 최근 호황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개선 결과인가? ② 아니라면 그 함의는 무엇인가? 이 장에서는 이러한 질문을 중심으로 필리핀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주요 분야별로 살펴 본다. 먼저 빈곤과 불평등, 고용 문제 분야를 살펴보고, 이어 이들의 결과 를 설명할 수 있는 산업구조와 투자, 정부정책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분석한다.
표 3-1. 필리핀 경제의 특성(1965~2008년)
높은 불평등도 높은 부패지수
높은 빈곤수준 저조한 조세능력
높은 인구증가율 상대적으로 빈번했던 금융위기
낮은 민간/공공투자 정치적 혼란
저조한 연구개발 낮은 농업생산성
저조한 교육지출 과다한 정부부채
자료: Tolo(2011, p. 10).
1. 빈곤과 빈부격차: 빈곤감소 없는 경제성장
필리핀 정부의 최근 공식통계에 따르면 국가빈곤선 아래 빈곤인구는 필리핀 전체 인구의 27.9%에 달하며, 이 수치는 최근 수년간의 경제성장 에도 불구하고 크게 변하지 않았다(NSCB 2013). 2012년 상반기기준 전 체 인구의 10%가 극심한 빈곤층에 속하며, 전체 가구의 22.3%가 빈곤가 구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NSCB 2013). 필리핀의 빈곤 실태를 1일 2달러 빈곤선을 기준으로 주변 동남아 국가들과 대략적으로 비교하면 아 세안 선도국인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빈곤율이 5% 이하인 것에 비해 필리 핀은 인도네시아와 아세안 후발국인 베트남과 같은 그룹에 속한 것을 알 수 있다(그림 3-1 참조).
메트로 마닐라(Metro Manila) 등의 도시빈곤 문제가 심각하지만 기본 적으로 빈곤문제는 농촌빈곤 문제이다. 2006년 지표에 따르면 전체 빈곤
그림 3-1. 필리핀과 주변국 빈곤 실태 비교
(단위: %) (빈곤인구 비중)
주: 빈곤인구는 1일 2달러(PPP 기준) 이하로 생활하는 인구 기준. 각국 통계는 2008년부터 2011년 수치로 기준 연도가 서로 상이함.
자료: ADB(2013), p. 182.
가구의 73%가 농촌에 거주하며, 도시의 빈곤가구 비중이 14.3%인데 비
글상자 3-1. 필리핀의 인구문제
필리핀의 빈곤문제에서 인구증가는 매우 중요한 기여 요인이다. 2010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필리핀 인구는 총 9,200만 명으로, 인도네시아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의 인구규모이며 인구증가율 또한 매우 높다. 아시아 신흥지역 대부분에서 인구증가율이 1990년대 중반 이후 2% 이하로 떨어진 것과 달리 필리핀은 2000년대 중반까지 2%대 이상의 인구증가율을 보였다. 필리핀과 달리 아세안 후발국인 베트남은 2000년대 후반 인구증가율이 0.94%에 불과하다(그림 3-2).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015년 필리핀 인구가 1억 200만 명, 2020년에는 1억 1,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UNPD 2012).
필리핀의 이와 같은 높은 인구증가율은 경제개발에 큰 부담이 되어 왔다. 필리핀의 급속한 인구증가는 그동안의 낮은 경제성장률과 결합되면서 평균소득수준 향상을 저해하였며 고용창출을 상회하는 인구증가는 추가적 고용창출부담을 발생시켰다. 또한 저소득층에 집중된 인구증가는 빈곤감소를 지연시키고 빈부격차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필리핀의 과도한 인구증가는 사실상 정부 정책실패로 지적된다. 개발도상국 대부분이 적극적인 가족계획 서비스를 실시하여 인구증가율을 낮춰왔던 것에 반해 필리핀은 저소득계층에 대한 피임약의 무료보급과 성교육 확대를 골자로 하는 「재생산건강법(Reproductive Health Bill)」을 2012년에서야 가까스로 통과시켰 다. 필리핀 정부가 인구증가 억제정책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카톨릭교회의 반대 때문이다. 필리핀 인구의 80%가 카톨릭 신자이며, 1980년대 민주화 이래 교회가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 면서 중요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
자료: 저자정리
그림 3-2. 필리핀과 주변국 인구증가율 추이
(단위: %)
자료: UN Population Division 웹사이트(2012).
필리핀은 높은 빈곤수준과 함께 빈부격차 역시 높은 나라이다. [그림 3-3]은 주변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필리핀의 빈부격차가 말레 이시아 다음으로 높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필리핀의 소득불평등 추이를
표 3-4. 필리핀 불평등
자료: ADB(2009), p. 13; NSO(Ofreneo 2012, p. 28에 서 재인용).
고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갈등이 그 예이다(World Bank 2005, p. 162).
토지개혁의 단기 목표는 농촌 빈곤감소와 지속적인 농촌 개발이나, 한국 이나 대만의 예에서 보듯이 성공적인 토지개혁은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필리핀도 독립 이후 수 차례 토지개혁 시도가 있었으나 그 범위가 제한적이었고, 가장 적극적인 시도는 코라손 아키노 정부의 포괄적 농업개혁프로그램(CARP: Comprehensive Agrarian Reform Program)이었다. CARP는 1988년 통과된 「포괄적 농업개혁법」
(법률 6657, Comprehensive Agrarian Reform Law)을 근거로 유상몰수 유상분배 방식으로 820만 헥타르의 국유농지와 사유농지를 농민에게 분 배하고 자영농 지원 프로그램까지 포함하였다. 그러나 대지주들이 정치권 력을 장악한 필리핀 정치현실에서 규정 미비, 수많은 제외와 예외 규정, 토지몰수와 분배방식의 문제(지가산정, 지주보상, 수혜자비용부담), 과다 한 프로그램 운영비용 등의 문제로 이후 25년 동안 지지부진한 끝에 성공 하지 못한 토지분배 정책으로 평가받는다(Elvinia 2011, p. 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