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다(민법 제 322조 제1항)181) 또한 유치권에 의한 경매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 에 따라 실시되며, 경매절차 중에 강제경매신청이나 임의경매신청이 있으면 180) 황종술․민규식, 앞의 논문, 114면.
181) 제322조(경매, 간이변제충당) ①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 매할 수 있다.
그 절차는 중지된다(민사집행법 제274조).182) 유치권은 우선변제권이 없기 때 문에 배당절차에서 배당을 받을 수 없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배당을 목적으 로 유치권자가 경매신청을 하지 않는다. 즉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로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유치권자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우선변제권이 있는 채권자 들이 배당을 신청하게 되면 그 우선변제권이 있는 채권자들에게 우선 배당을 하고 남는 금액이 있는 경우에 비로소 유치권자에게 배당이 된다.
유치권자는 경매를 신청하는 것이 경매신청을 하지 않고 목적물의 점유를 통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유 치권자의 경매청구권의 실효성은 없다. 그 결과 유치권자는 경매를 신청하지 않고 유치적 효력만 주장하고, 이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유치권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치권에 대한 인수주의를 버 리고 원칙적으로 소멸주의로 전환할 필요가 있고, 또한 유치권자의 신고의무 및 신고기간도 지정하여 그 의무를 부과하고, 신고한 유치권자에게 배당요구 권과 우선변제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와 목 적물위에 부담되는 권리에 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였다.183) 즉, “민사집행 법 제91조 제2항, 제3항, 제268조는 경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강제경매와 담 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에서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를 전제로 하여 배당요구의 종기결정이나 채권신고의 최고, 배당요구, 배당절 차 등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 점, 민법 제322조 제1항에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유 치권에 의한 경매에도 채권자와 채무자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채권의 실현․
만족을 위한 경매를 상정하고 있는 점, 반면에 인수주의를 취할 경우 필요하
182) 제274조(유치권 등에 의한 경매) ① 유치권에 의한 경매와 민법ㆍ상법, 그 밖의 법률 이 규정하는 바에 따른 경매(이하 “유치권 등에 의한 경매”라 한다)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에 따라 실시한다.
② 유치권 등에 의한 경매절차는 목적물에 대하여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이를 정지하고, 채권자 또는 담보권자를 위하여 그 절차 를 계속하여 진행한다.
③ 제2항의 경우에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가 취소되면 유치권 등에 의한 경매절차를 계속하여 진행하여야 한다.
183) 대법원 2011. 6. 15. 선고 2010마1059 결정.
다고 보이는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의 존부 및 내용을 조사․확정하는 절차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고 인수되는 부담의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도 두지 않아,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인수주의를 원칙으로 진행하면 매수인의 법적 지위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점, 인수되는 부담의 범위를 어떻 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인수주의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유치권자에게 불리해 질 수 있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강제경매나 담보 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마찬가지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고 우선채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채권자의 배당 요구도 허용되며,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집행법원은 부동산 위의 이해관계를 살펴 위와 같 은 법정매각조건과는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 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할 수 있다”고 하고,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여 진행되는 이상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경우와 같이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이므로 집행법원이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 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하지 않은 이상 집행 법원으로서는 매각기일 공고나 매각물건명세서에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이 소 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를 기재할 필요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위 판례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의 소멸주의원칙을 표명하였 고, 유치권자도 일반채권자와 같이 배당요구가 인정되며 유치권자도 일반채 권자와 동 순위로 배당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즉,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서도 다른 채권자들의 배당요구와 부동산의 부담의 처리에 관하여 소멸주의를 적 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결국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2항184)의 사문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진행되는 중에
184) 제274조(유치권 등에 의한 경매) ① 유치권에 의한 경매와 민법ㆍ상법, 그 밖의 법률 이 규정하는 바에 따른 경매(이하 “유치권 등에 의한 경매”라 한다)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에 따라 실시한다.
② 유치권 등에 의한 경매절차는 목적물에 대하여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이를 정지하고, 채권자 또는 담보권자를 위하여 그 절차 를 계속하여 진행한다.
다른 채권자들의 경매신청이 있으면 그 신청은 배당요구로 보아 배당절차에 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이며, 굳이 앞서 이루어진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 를 중단하고 이후에 이루어진 임의경매절차나 강제경매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도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유치권자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발생되었던 여러 문제점들은 위의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 된다.185)
185) 이용득, 앞의 논문, 136-138면; 엄성현, 앞의 논문, 197-200면 참조.
제6장 결 론
현행 민법상 부동산 유치권제도는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을 확보할 수 있 도록 일정한 요건을 갖추게 되면 공평의 원칙에 의하여 인정되는 법정담보물 권이다. 그러나 다른 담보물권과는 달리 공시방법을 등기에 의하지 않고 불 확실한 점유에 의하고 있어서 민법상 성립요건주의를 취하는 것과 괴리가 있 고, 우선변제권과 물상대위성이 인정되지 않는 특이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제도이다. 그러면서 절차법인 민사집행법에는 소멸주의가 아닌 인수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 사실상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강력한 물권이라는 기이한 제도가 되어 있다. 그 결과 유치권에 대한 이해와 권리분석에 한계를 가져와 유치권자, 소유자, 담보물권자, 일반채권자, 경락인(매수인) 등의 이해관계인 들 사이의 법률관계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유치권 의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있지 않아서 유치권의 존부와 적법하게 성립하였는 지의 여부에 대하여 당사자 외에는 그 객관적 사실을 알기 어려운 점을 악용 하여 피담보채권을 부풀려 주장하거나 허위․가장의 유치권을 주장하여 경매 절차를 지연시키는 등의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부동산 유치권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제시되는 새로 운 입법의 방향이나 해석론을 통하여 그 성립이나 효력에 대해 제한을 하는 방안이나 유치권의 폐해가 제도적 문제점에서 발생한 이상 그 해결에는 한계 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치권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 기 위한 방안으로 새로운 입법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과 법조문의 해 석을 통해 유치권의 성립이나 효력을 제한하는 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학계와 실무계가 법원의 판결을 반영하여 새로운 입법을 통해 유치권을 해 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2004년과 2013년 민법개정안으로 나타났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자동폐기 되었다. 2013년 민법 일부개정시안에 의하면, 현행 부동산 유치권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동산 또는 유가증권을 그 대상으 로 하고 있다(개정안 제320조). 다만, 미등기부동산에 대해서는 채권자가 그 부동산이 등기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소로써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개정안 제372조의2 제2항). 그러나 현행
부동산유치권제도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등기부동산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 등으로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진정 성립한 유치권자 등의 이해관계인 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우려와 폐지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혼란 등을 고려하면 그 폐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피담보채권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유치권자의 유치권만 소멸한다는 것은 담보물권의 부종성에도 반하 는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 또한 유치권자가 아닌 채권자에 대하여 저당권 설 정청구권을 인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유치권자를 보호하는 장애요인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현행법의 해석에 의해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다.
민사집행법 개정안에 의하면 유치권자가 저당권설정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이해관계인에 포함되어 배당요구를 할 수 있게 되어 부동산의 경락으로 인하 여 채권확보에 취약한 유치권자의 지위를 보호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위의 유치권을 소멸시키고, 매수인은 그에 대한 인수부담 없이 경락받을 수 있도 록 인수주의를 소멸주의로 전환한 것을 의미한다.
유치권의 성립이나 효력을 제한하는 방법 등에 의해서 유치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은 첫째,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피담보채권의 범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피담보채권에 관한 규정이 매우 추상적이므로 어떤 특정한 채권 이 유치권으로 담보되는가에 대하여 판례와 학설에 일임되어 있고, 채권자가 무조건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권리를 행사할 오·남용의 여지가 크기 때문에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유치권등기제도를 도입하여 제3자에 대하여 유치권의 존재여부를 명 확히 하고, 유치권자도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 물권변동에 관한 민법 제186조의 규정과의 체계에서도 일체성을 가질 수 있 고, 유치권의 존부에 대한 분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셋째, 유치권도 다른 담보 물권과 마찬가지로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는 등의 권리보호를 위한 다른 절차를 도입하면서 소멸주의가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넷째, 경매절차에서 우선변제권을 인정하고 배당요구권을 보장하여야 할 것 이다. 유치권은 담보물권이지만 우선변제권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경매절차 에서 실질적으로 권리를 보호받는 데 미흡하다. 이는 부동산 유치권의 경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