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목 및 다목
나목 및 다목의 개정은 영업표지 중 영업외관인 일명 트레이드 드레스 보호를 명문화 한 것이다.
특정 영업을 구성하는 영업 방법, 간판, 실내장식, 표지판 등 영업의 종합적인 외관은 프렌차이즈 사업이 발달하면서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대형 프렌차이즈 사업자가 아닌 영세․소상공인 등의 경우는, 일정기간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일반 소비자 에게 알려지게 된 트레이드 드레스를 타인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그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트레이드 드레스를 보호하는 명문화된 규정이 없는 이상 개별 사안에 대 하여 불법행위를 주장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영세․소상공인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러한 필요성에 의해 트레이드 드레스의 보호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어떠한 법에 어떻 게 반영할 것인지도 논의가 계속되었다.
67) [시행 1962. 1. 1.] [법룰 제911호, 2061. 12. 30., 제정].
결과적으로 트레이드 드레스는 판례(대법원 2016. 9. 21. 선고 2016다229058 판결, 서 울중앙지방법원 2015. 9. 3. 선고 2014가합588383판결 등)를 반영하여 2018. 7.18 시행된 부정경쟁방지법에 명문화되었다. 법 시행이 얼마 지나지 않았으므로 이와 관련된 판결은 아직 없으나, 영업표지의 보호 여부가 불분명하여 발생하였던 논란은 시장에서 빠르게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개별 사안마다 법원에 구체적인 판단을 요구하여 야 했던 불확실성도 나목 및 카목으로 인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2. 차목
차목의 신설은 과거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가 어렵던 아이디어나 기술탈취 행위에 대한 보호를 가능하도록 부정경쟁행위를 확대하여 규정한 것이다. 이는 중소사업자를 보 호하고 제4차산업혁명시대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이라는 입법 결과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혹은 기업에 의한 개인의 기술탈취 문제는 4차 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68) 실제로 중소기업이나 개인은 불법행위에 대해 소를 제기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거니와, 증거를 수입하여 제출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 모든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아이디어․기 술 탈취 이후에는 마땅히 취할 조치가 없었을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권리화된 특허조차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손해배상액이 과소하다는 지적이 있는 현실에서 권리화 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대해 일반법상 블법행위로 규율하여 배상받아 손해를 전보받기에 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69)
68) 일요신문, “소공인’의 기술이 4차 산업 근간 마련할 수도...그들 위한 지원 절실”, 2018. 08. 23일자, <자료출처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07405>; 헤럴드경제, “홍종학 "기술탈취․납품단가 후려치기 근절 해야"”, 2018.05.30.일자, <자료출처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80530000595>, 연합뉴스, "혁신 생태계 활성화 하려면 특허도용․기술탈취부터 막아야", 2018. 2. 28일자, <자료출처 http://www.yonhapnews.co.kr/
bulletin/2018/02/28/0200000000AKR20180228081900001.HTML?input=1179m> 등 69) 지식재산연구원, 중소기업을 위한 지식재산 금융 활성화 방안 연구, 2017, 4면.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 제공 요구를 금지하도록 하여 원칙적으로 기술자료 요청을 금지함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인 만큼, 부정 경쟁방지법을 통해 계약 성립을 위한 사전 단계에도 아이디어 부정사용행위를 규제하려 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도 이해할 여지가 있다.
반면, 산업의 육성과 보호를 위해 아이디어 부정사용 문제를 성문화 한 것은 정책적 측면에서 타당성을 찾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디어 제공에 관련된 상거래상 불법행위 가 경제활동 증가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부정경쟁행위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도가 현행과 같은 차목의 형태로 명문화하여 부정경쟁방지법의 영역에 편입될 수 있는 것인지는 별개 의 문제로서 재고의 여지가 있다.
정보의 관점에서 지식재산권법을 보면, 특허법은 새롭고 유용하며 진보성 있는 ‘기술 정보’(technological information)에 대한 투자를 보호하고, 저작권법은 독창성 있는 ‘표현 정보’(expressive information)를 보호하며, 상표법은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상징정 보’(symbolic information)를 보호한다,70)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아이디어는 특허나 영업 비밀로 보호되나, 특허로 보호받으려면 신규의 진보한 아이디어여야 하고 영업비밀로 보 호받으려면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저작권은 아이디어와 표현을 분리하여 아이디어를 보호하지 않는데, 이때는 아이디어에 준하는 절차, 과정, 시스템, 운영방법, 개념, 원칙, 발견 등도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71) 따라서 이들과 구별되는 것으로서 새로 운 부정경쟁행위로 보호하는 아이디어가 어떠한 것인지 합의가 필요하다. 경제적 가치는 적지만 많은 비용을 들여 취득한 아이디어는 부정경쟁행위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특허성 이 부정된 아이디어를 사용하는 것도 부정경쟁행위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등이다. 부정경 쟁행위의 다양화는 부정경쟁법의 영역확대와 더불어 자유경쟁과의 갈등을 일으키고, 기 존의 지적재산권법 보호영역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바, 아이디어 제공에 대한 과도한 보호는 자유경쟁영역을 축소시켜 궁극적으로 상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
70) Paul Goldstein, Copyright, Patent, Trademark and Related State Doctrine, 3d ed., Foundation Press, 1993, p.1 71)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경계창작물 보호를 위한 현황 분석, 2017, 3면.
포한다.72)
아이디어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에 대한 착상이나 구상”이고, 표준국어대사전에 ‘아 이디어’는 ‘생각’, ‘고안’, ‘착안’ 등으로 순화 해 사용한다고 되어 있다. 아이디어는 추상 적 개념이자 사상으로 그 경계가 모호하고 형태가 다양하여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기 어 렵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보호한다”는 전제로 입법한 이상 보호 대상을 특정하기 위해서 는 보호하려는 아이디어의 정의 및 범위, 그리고 지식재산권체계에서 아이디어와의 관계 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73) 이를 위해서는 차목에서 정의하는 ‘기술적 아이디어’
와 ‘영업상의 아이디어’를 분리하여 구체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아이디어는 통상 사업제안 등에서 포함되는 것으로 특허가 보호하는 ‘기술적 사상의 창작’이거나 그 기초가 되는 아이디어일 것이며, 단순한 것이라기보다는 상당한 노력에 의해 구체화되거나 경제적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어야 한다. 반면 영업상의 아이 디어는 기술 이외의 아이디어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어떻게 경제적 가치를 갖는 것으 로 판단할 것이냐의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참신성의 여부 등이 있을 것이 다. 하이트맥주 광고문구 도용사건(서울고등법원 1998. 7. 7. 선고 97나15229 판결)에서 법원은 광고문구에 대해 아이디어로서의 참신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불법행위책임 을 부정한 바 있다.
제2조 제1호 차목의 신설은 영세․소상공인․중소․벤처기업 등을 부정경쟁행위로부 터 보호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 나 아이디어 보호에 집착하여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오히려 자유 경쟁을 제한하는 또다른 부정경쟁행위가 될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앞서 검토한 나목․다목의 트레이드 드레스 및 다음에 살펴볼 카목 성과모용행위는 판결의 취지를 반영하여 입법화 된 것으로 판례를 통해 어느 정도의 해석이 가능한 반면,
72) 나종갑, “아이디어 제공과 부정경쟁행위”, 법학평론, 제8권, 2018. 214면.
73) 지식재산연구원, 중소기업을 위한 지식재산 금융 활성화 방안 연구, 2017, 4면.
본 차목은 직접적으로 참고할 만한 판례가 있거나 해외 입법례를 참고하기도 어려운 것 이어서 입법 당시부터 그 해석에 논란이 있었다. 이에 입법을 주도한 특허청이 기고를 통해서 아이디어 부정사용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포섭한 이유와 주요 쟁점을 밝혔다.74) 그러나 사법부의 해석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부가 입법사유서에도 없는 법조항 의 해석 근거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불분명한 법규정을 명확히 하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으나, 향후 법적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이러한 주무부처의 사전 해석은 유권해석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 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결국 공중의 영역에 있는 아이디어, 특허요건이나 영업비밀의 보호 대상이 아닌 아이 디어를 보호할 때 특허법이나 영업비밀의 목적과 관할범위를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차목 규정의 해석, 즉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 및 ‘부정한 사용’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요건 등이 향후 판례를 통해 구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특허청은 법 공포일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법 시행과 함께 아이디어 탈취 사건에 대 한 조사를 개시하고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75) 또한 시행일에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특허청이 전문성을 활용해 적극적인 행정조사와 시정권고를 발 동함으로써, 상대방의 노력에 무임승차하는 아이디어․기술 탈취 행위를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76) 이에 더하여 행정조사와 시정권고의 실효성을 강화 하기 위하여 향후 시정명령 및 명령불이행죄의 도입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중소기업 등에 대한 아이디어 탈취 행위를 금지하는 데에 부정경쟁방지법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4) 이하의 내용은 박성준(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 “[특별기고]아이디어 탈취 금지를 위한 부정경쟁방지법 개정 배경과 주요내용”, 대한변협신문 2018.07.16.일자를 참조하여 재정리하였음.
75) 특허청 보도자료, “특허청, 아이디어․기술탈취 행위 직접 조사․시정권고”, 2018. 4. 18, 자료출처 : 특허청 홈페이지.
76) 특허청 보도자료, “아이디어․기술 탈취, 특허청에 신고하세요”, 2018. 7. 17, 자료출처 : 특허청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