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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수단으로서의 편지

문서에서 다야마 가타이 (田山花袋)의 연구 (페이지 58-62)

Ⅳ. 요코야마 요시코의 고백

1. 고백의 수단으로서의 편지

메이지30년대의 하이칼라 신여성인 요시코는 주로 편지를 쓰는 것에 의 해 자신의 의지를 실현해 나가는 여성이다. 편지는 그녀의 생각이나 내면 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요시코가 도키오의 문학적 제자가 된다고 하 는 인연도 편지에서부터 시작된다. 요시코와 도키오의 인연은 요시코가 보

66) 나카무라 미츠오(송현순 역), 『풍속소설론』, p.67.

낸 편지에 의해서 시작되고, 요시코는 첫 번째 편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 자, 두통, 세통 열성어린 편지를 보내게 된다. 결국 이와같은 요시코의 열 렬한 노력에 탄복하여 도키오는 요시코와 사제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때 이미 요시코는 편지가 갖고 있는 효력에 대한 믿음과 또 자신의 편지의 언 설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불』에서 요시코는 주로 편지에 의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해 나가 며 고백해 나가고, 이 경우 편지의 인용이라는 형태로 그녀의 내면이 표현 된다. 이것은 화자는 편지에 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점에 관해서 다나다 데루요시(棚田輝嘉)는 “편지라 고 하는 타자의 형식으로 서술시킴으로써 이야기를 지배하는 화자는 교묘 하게 자신에게 올지도 모르는 비난을 회피하고 있다67)고 말하고 있다.

요시코는 도키오의 제자가 되고 난후, 상경하여 그녀의 목적인 문학자로 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여자학관에 다니며 도키오로부터는 문학수업을 받 는다. 투르게네프의 엘레네를 배우고 입센의 노라를 배우며 메이지 신여성 이 되기 위한 가르침을 받게 되는 것이다.

도키오의 이러한 가르침이 요시코는 무엇보다 의미가 깊고 기독교의 가 르침보다 더 자유롭고 권위있는 것처럼 생각되어서 도키오에 대한 사모의 마음은 깊어만 간다. 메이지 신여성으로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자유연애를 동경하는 마음이 요시코의 마음에 가득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요시코는 신경과민으로 자주 아프게 되고 요양 차 고향에 가게 되는데, 그러한 와중에 다나카 히데오라는 동지사(同志社)68) 수재와 연애

67) 棚田輝嘉, 「田山花袋「蒲団」-語り手の位置ㆍ え書-」, 『國語國文』, 京都大 , 1987, p.8.

68) 1875년 교토에 창립된 기독교 계열의 학교. 1912년 동지사 대학으로 개칭. (広辞苑)

를 하게 된다. 그리고 함께 교토 사가(京都嵯峨)로 유람을 가게 되는데, 이 것이 나중에 도키오가 알게 돼 스승 앞에서 그 신성한 사랑을 맹세하지 않 으면 안 되게 되었다. 요시코의 연애는 스승인 도키오에게 혹시 요시코와 다나카의 사랑이 육체적 관계에까지 이르지 않았는지 라는 불안한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요시코가 다나카와 함께 교토 사가(京都嵯峨)로 동행한 일은 이후 『이 불』텍스트에서 커다란 사건이 되어 요시코는 도키오에게 그 전말을 편지 로 고백하게 되기에 이르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서 다나다 데루요시(棚田 輝嘉)는 『이불』이라는 이야기는 사실의 재현으로서의 고백소설도 아니고, 여제자에의 생생한 감정의 고백도 아닌, 젊은 두 남녀의 육체관계라는 “사 실=범죄”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창조된 허구의 이야기69)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요시코와 다나카의 연애는 외면상 ‘온정어린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떠맡 게 된 도키오에게 일종의 불안감을 안겨준다. 도키오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은밀히 감시하게 되고, 요시코는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도키오에게 자신들의 사랑의 보호자가 되어 줄 것을 간청하게 된다. 요시코는 도키오 에게 그녀의 내면을 토로하는데 주로 편지를 이용하고 있다. 사제지간인 요시코와 도키오가 굳이 편지를 통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요시코는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서 그녀의 내 면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런 것을 볼 때 요시코는 편지라는 의미작용의 형 식의 효과에 충분히 의식적이고 자신을 나타내는 기호로서 숙달되어 있었 다고 말할 수 있다.

“편지의 문구로 미루어 그 감정과 생각의 표현이 능숙한 것은 놀랄 만할

69) 棚田輝嘉, 「田山花袋「蒲団」-語り手の位置ㆍ え書-」, p.12.

정도”(2장,p16)의 필자이고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보다는 오히려 편지를 많이 쓰는”(3장,p24) 요시코는 이 텍스트 안에서 가장 빈번하게 솜씨 있는 편지를 쓰는 필자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후지모리 기요시(藤森 )는 요시코가 새로운 여성의 전략 으로서 편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편지의 형식이라고 하는 것 은 일기와 비교하면 확실한 것처럼 본래 타자 지향적이고 구두발화와 비교 하면 명백한 것처럼 표현성이 강한 커뮤니케이션 형식이라는 것이다. 그렇 기 때문에 편지는 구조화된 표현으로서 자연히 수신자·발신자의 관계의 본 질을 웅변적으로 말해 버리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편지를 쓴다는 행 위는 편지에 있어서 수신자인 독자가 지금 현재 없다는 사실로 편지를 쓰 는 필자에게 일종의 자유를 부여하게 되는데, 필자는 부재의 수신자를 자 기가 바라는 역할로서의 독자로 설정하는 것에 의해 수신자·발신자의 관계 를 표현으로서 만들어내는 자유가 부여된다고 말하고 있다.70)

또한 후지모리 기요시(藤森 )는 요시코가 전략적으로 편지를 이용하여 내면을 말하는 것에 의해 상대방에 대해서 지배적인 입장에 서는 것을 허 락받고 싶다는 욕망, 즉 유혹하게 되는데, 이 유혹관계 속에서 요시코는 도키오를 설득가능한 상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유혹은 문자 그대로 도키오를 남자로서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온정어린 보호자”로서 구풍의 완고한 아버지를 설득시켜줄 존재로서, 요시코는 도키오를 가부장 제사회에서의 그녀의 교두보, 하나의 발판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하고 있 다.71)

70) 藤森 , 「「蒲団」における二つの告白―誘惑としての告白行 ―」, p.26.

71) 앞의 글, pp.27~28.

문서에서 다야마 가타이 (田山花袋)의 연구 (페이지 5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