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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주도형: 비영리형 어린이집

Ⅳ. 보육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정책제언

3. 민간주도형: 비영리형 어린이집

법인어린이집, 법인외어린이집, 부모협동어린이집, 직장어린이집 등 비영리형 어린이 집들은 전체 시설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낮지만,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따라 서 현재와 같이 국공립어린이집의 비중이 현저히 낮고 민간 영리형 어린이집이 압도적 인 상황에서는,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 비영리형 어린이집의 비중을 높여 민간 영리형 어린이집을 견제하고 국공립어린이집의 역할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첫째, 모든 유형의 어린이집 중 만족도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대안적인 보육형태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부모협동어린이집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부모협동어린이집의 경우, 상당한 비용을 출자해야 하고 부모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되는 만큼 공급을 현저하게 확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현행 15인 이상이 조합을 결성하도록 정 하고 있는 규정을 완화하거나, 시설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전체 보육서비스 전달체 계 안에서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업의 직장어린이집의 설치를 적극적으로 장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여성근로 자 300인 이상 혹은 남녀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설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 어떠한 제재조치도 없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 하고, 다소 징벌적이긴 하나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제재 조치와 함께 직장어린이집 우수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직장어린이집을 설치 운영할 경우 기관평가 점수 에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직장어린이집 설치에 대한 유인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직 장어린이집 설치의무 대상이 아니더라도 중소기업들이 단독 혹은 공동으로 직장어린이 집을 설치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안상훈 외, 2011).

셋째, 법인어린이집과 법인외어린이집은 정부의 인건비 지원이 국공립어린이집과 동 일하게 이루어지는 데 비해, 그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높지 않다. 따라서 많은 정부 재정지원을 받는 만큼 보다 큰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차별화된 접근으로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Ⅴ. 결론

2000년대 이후 확산되기 시작한 보육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재정 지원이 서비 스 품질 개선, 이용자의 만족도 제고, 궁극적으로 아동의 건강하고 건전한 발달, 부모의 일․가정 양립, 기혼여성의 고용 증대 등 실질적인 정책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 달체계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제까지 전달체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문제들(민간어 린이집 과잉공급 구조, 보육서비스 질 관리 문제, 보육교사의 낮은 처우문제 등)에 대해 서는 여러 연구들에서 언급되었다. 하지만 행위자를 중심으로 면밀하게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 연구는 한국의 보육서비스를 둘러싼 행위자들(어린이집, 부모, 정부)을 분석함으로써 보육서비스 전달체계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특히, 정부 주도형(직영, 위탁), 민간주도형(영리형, 비영리형)과 같이 상이한 공급유형별로 각 행위 자들의 행동, 선호, 유인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분석하였다.

보육서비스는 다양한 긍정적 외부효과를 갖기 때문에 국가개입, 공적지원이 필요하고 정당하다는 데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보육서비스를 누가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문제에서 상당한 이견이 존재하며, 실제로 다양한 공급유형별로 제공되는 보육서비스를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비교한 결과를 토대로 어느 한 유형의

우월성을 입증한 연구는 없다. 또한 예컨대 국공립어린이집과 가정어린이집의 서비스 질을 비교하고자 할 때, 시설규모와 이용자 특성, 전체 어린이집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이 다른 상황에서 공정하게 비교하는 것은 사실 어려우며,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기도 하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현재 보육서비스 공급유형별 장점 과 단점을 분석함으로써, 장점은 확대하고 단점은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궁극적으로 전반적인 보육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고 서비스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어떠한 정책적 유인과 규제가 필요한지 검토하였다.

앞서 제시한 공급유형별 전달체계 개선방안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수반되어야 하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현행 종일제(1일 12시간) 기준 보육료 지원방식을 변경하는 것이다. 즉, 현행 보육료 지원체계를 ‘종일제’ 기준에서 ‘반일제’ 혹은 ‘시간제’

로 다양화하고 보육욕구에 따라 보육시간을 차등 적용하고, 이용시간에 따라 보육료 지원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종일제 보육은 맞벌이 전일제 근로 가구, 취업 한부모 가구에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전업주부와 취업여성 간의 불필요한 갈등 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욕구에 부합하는 지원을 함으로써 정책의 효과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국공립어린이집, 민간영리어린이집, 민간비영리어린이집의 ‘적절한 공급 비중’

은 일률적으로 제시되기보다는 ‘지역 단위’에서 논의되고 결정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행위자들 간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충돌하고 갈등하기보다는 함께 논의되고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지역 단위의 기구가 마련되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 영유아보육법 상의 지방보육정책위원회, 사회복지사업법 상의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내 보육분과가 있 지만, 논의 및 합의기구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이 두 기구를 활용하든, 새로 운 기구를 설치하든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보육에 대한 합의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김영미는 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에 조교 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분야는 복지국가, 비교사회정책, 여성가족정책, 복지정치 등이다.

(E-mail: dezember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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