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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및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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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에서는 취약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부방 지원 사업 경험 사례를 사회정의 상담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사업 관련 지역사회단체 담당 자와 교육복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업의 계기 및 추진 방식에 대해 살펴보았 다. 또한 공부방 지원 사업 경험 학생 3명을 대상으로 사례 연구를 실시하였으 며, 그 결과를 사회정의 상담 관점에서 분석하여 의의와 한계를 찾아보았다. 지 금까지 이 연구와 관련해 검토한 이론 및 선행연구들을 토대로 공부방 지원 사 업 결과와 시사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학생의 유의미한 성장과 변화를 위해서는 학생에 대한 활동 지원뿐만 아 니라 여건 지원의 영역이 서로 연계되어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지원될 수 있어 야 한다. 선행연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교육복지 사업에 대한 효과성 관련 연구 들이 주로 교육 취약 학생의 인지적·정의적·행동적 측면에서의 변화에 초점을 맞 추어 온 만큼(류방란·송혜정, 2011; 박명신·임선희, 2013) 활동 지원 위주의 교육 복지 사업은 관심의 영역이었고 그만큼 많은 연구가 있어 왔다. 또한 학생들이 가정으로 돌아가기 전에 겪을 수 있는 교육소외적인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방과 후 학교, 돌봄 교실, 지역아동센터 중심의 활동 지원과 여건 지원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학생들이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의 환경에 대한 지원과 연구는 미비했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겪는 빈곤의 문제와 이에 따라 수반 되는 가정환경의 열악함은 학생들에 기인하지 않은 것이며 학생들이 변화시킬 수도 없는 부분이다. 또한 이들의 보호자 역시 빈곤의 문제에 대해 알려지는 것 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의 가정환경에서 오는 교육소외와 불평등의 문 제는 묻혀 버릴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학교에서 유의미한 활동 지원이 이루어진다 해도 가정에서 연계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활동

지원 영역의 효과를 위해서는 학교를 떠나 가정으로 돌아간 학생들이 처한 환경 속에 이들의 성장과 발전에 장애 요소가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제거하는 지원도 병행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통합적 지원을 통해서 학생이 가질 수 있는 복합적 위기 요인을 제거하고 학생의 유의미한 변화와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활동 지원 과 여건 지원을 하나의 선상에서 생각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앞으로 교육복지 분야의 상담 활동은 사회정의 상담의 요소를 가미하여 대상 학생들이 겪을 수 있는 환경적 악영향과 그 원인을 파악하여 제거해줌으로 써 학생들의 잠재력 개발과 자기실현을 돕기 위한 접근으로 가야 한다. 연구 참 여자들은 여러 가지 제약 조건으로 가정에서 생활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상 황에 대해 수용은 하면서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변화시킬 수 없는 환경에 대해 느끼고 있는 부정적인 요인들이 많았지만, 이에 대해 겉으로 드러낼 수 없었다. 교육복지 실천 원리 중 하나는 현상 그 자체보다 문제의 원인과 구조에 천착한다. 교육소외와 불평등은 학생 개인의 책임 이전에 사회구조의 불합리성에 기인하는 바 크기 때문에 그 원인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 면 문제에 대한 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김인희, 2010). 공부방 지 원 사업은 취약계층 학생에게 나타나는 현상보다 그 문제의 원인을 찾아 제거해 주려고 했다. 학생에게 나타나는 문제를 학생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그 원인 구조를 파악하여 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하려고 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상담을 통해 대상 학생을 발굴하고 그들의 환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변 화시키고자 한 교육복지사의 공부방 지원 사업 추진은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정의 상담은 환경적 악영향, 즉 사회정의가 실현되지 못한 상태로 인 해 성장에 방해를 받는 내담자들의 잠재력 개발과 자기실현을 돕기 위한 접근이 다(임은미·여영기, 2015). 이처럼 사회정의 상담의 관점에서 교육복지사의 공부방 지원 사업은 대상자들의 잠재력 개발과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변화 시킴으로써 유의미한 성장을 돕기 위한 적절한 접근이라 볼 수 있다. 교육복지 분야의 상담과 관련된 기존 선행연구는 학교상담교사의 역할(오세영, 2008), 상담 담당 기관인 Wee센터에 대한 직무환경 개선(김효진, 2014), 복지 분야 상담자들 의 자질 향상 및 효과적인 상담을 수행하기 위한 방법(하형진, 2006), 상담 프로 그램의 효과성 연구(조임숙, 2017)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들 연구에서

보이는 교육복지에서의 상담은 교육복지의 중심이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이 겪고 있는 현상과 관련된 환경적인 문제와 원인을 파악하는 부분에는 부족했 다. 위기 학생에 대한 정서적인 지원, 학생에 대한 다각적이고 총체적인 지원을 목표로 하는 제주형 교육복지에서도 상담을 통해 학생이 지닌 위기 요인을 진단 하고 이를 통해 통합적인 지원을 강조하는 등 상담의 역할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학생이 지닌 문제가 사회구조의 불합리성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이를 근본적으로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개입하려는 시도는 부족하였다. 이에 앞으로의 교육복지 분야의 상담은 사회정의 상담의 요소를 가미하여 학생이 지 닌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입하여 제거해줌으로써 학생들의 잠재력 개발과 자기실현을 돕기 위한 접근으로 가야 할 것이다.

셋째, 공부방 지원 사업 및 교육복지 사업에서 대상자를 주체로 인식하는 시각 의 전환과 더불어 이들과 함께 하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구 참여 자들은 공부방 지원을 통해 유의미한 변화를 겪으면서도 공부방에 대해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사업 과정에서 자신들의 참여 없이 만들어지거 나, 자신들이 처한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효율성만을 생각해서 만들어진 공부방 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교육복지사는 대상자들에게 좀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 그들의 보호자와 상담을 하였다. 또한 대상자의 다른 가족 구성원까지 생각하여 공부방의 가구를 지원하고, 공부방과 다른 공간을 바꾸어 설계까지 하 는 적극성을 보였다. 하지만 여기에 대상자는 빠져 있었고, 이로 인해 대상자들 은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수혜자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공부방 지원 사업의 대상자는 학생들이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사업이니만큼 그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주체로 참여시킬 수 있어야 한다. 즉, 교육복지 대상자를 주체로 참여 시킬 수 있는 교육복지 대상자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 필요했던 것이다. 교육복지 는 아동·청소년의 삶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 공유, 아동·청소년을 위한 프로그 램을 공동 기획, 운영, 평가하는 수준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함(교육과학기술부·

한국교육개발원, 2012)을 강조했지만, 공부방 지원 사업에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 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단순히 자신들이 경제적으로 취약하거나 한부모 가정이라 는 이유 등으로 공부방 지원 사업 대상자가 되었음을 추측하는 정도였다. 공부방

지원 사업을 계기로 환경의 문제에 기인했던 현상들을 떨쳐버리고 좀 더 긍정적 인 방향으로 자신들의 삶을 설계하는 임파워먼트의 과정이 없었다. 임파워먼트를 위해서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하기보다는 클라이언트와 함께 할 수 있어야 하 는 것(Chung & Bemak, 2020: 77)처럼, 공부방 지원 사업도 대상자들을 소극적 인 수혜자로 보고 위하는 사업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도록 기획되어야 할 것이 다. 하지만 교육복지사 혼자서 대상자와 함께 하는 공부방 지원 사업을 위한 상 담과 사업 추진을 하기에는 시간적, 업무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이 에 교육복지를 담당하는 도교육청 차원의 지원 체계 마련 등 이에 대한 깊은 고 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넷째, 일회성 차원의 지원 사업이 아니라 공부방이라는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성장과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수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 다. 연구 참여자는 공부방 지원 사업이 공부방을 한 번 만들어 주는 데 그쳐 버 리면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으니 공부방에서 실질적인 공부가 이루어질 수 있는 멘토·멘티 같은 지원에 대한 바람을 얘기했다. 사회정의 상담 활용 방법 중 내담자에게 도구 남겨두기는 내담자가 속한 문화에서 이용 가능한 지원체계 를 발전시키도록 도움으로써, 상담자의 초기 개입이 종료된 이후에도 내담자가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력하게 된다(Goodman et al., 2004). 공부방 지원 사업이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바로 내담자 도구 남겨두기의 방법을 활용하여 공부방 지원 사업 대상자들에 대한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대상자들 이 필요한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지원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많은 학자들이 교육복지에 관한 다수의 국내 선행연구를 통해 학교와 지역사 회 간의 유기적인 연대 또는 네트워크 체제의 구축을 강조하기도 하였다(김인희, 2010; 이은경 외, 2015; 이혜영 외 2005; 홍봉선, 2004). 장덕호(2012)는 학교와 지 역사회와의 연계협력의 강화 필요성으로 지역사회 중심으로 하는 민간 협력체계 구축, 학생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하는 통합적 접근, 교 육기회의 평등과 교육공동체 구현이라는 교육복지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 협력을 들었다. 하지만 이들 선행연구에서도 학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고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이나 방법적인 측면에 대한 부분은 부족하였

다. 더군다나 이 연구에서 다루어진 공부방 지원 사업에 대한 연구는 없는 실정 이라 더더욱 지속적인 연계 지원 부분은 미비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방과 후 이 용하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운영되는 공부방에 관련된 연구는 있었지만, 이 역시 개개인의 가정에서 이루어진 공부방이 아니라 센터에서 이루어진 공부방 관련 연구이므로 연구 주제와는 거리가 멀다. 다만, 개개인의 가정에 만들어진 공부방 에서 학습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려면 가정환경 적 장애 요소, 멘토나 멘티에 대 한 신변 보호적인 측면 등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장애 요소가 많을 것이다.

이에 마을 단위의 공부방 마련 등 사업의 시작과 종결 이후에도 네트워크 구축 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계 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협의체 교 육복지 담당자들의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하겠다.

취약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부방 지원 사업 경험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봄 으로써 대상자들은 어떠한 경험을 하고 있으며, 공부방 지원 사업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사회정의 상담 관점에서 분석해봄으로써 공부방 지원 사업의 긍정적인 면모와 더불어 보완되어야 할 부분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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