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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좋은 대학수업과 관련한 각종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좋은 대학수업이란 무엇인지 비판적 담론 분석을 통해 밝혔다. 대학에서 ‘좋은’ 수업의 담론과 관련된 다 양한 자료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그 결과를 제시하였으나, 연구 방법의 특성 상 연 구자의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연구자료의 경우 연구자가 접 근할 수 있는 영역에 한정되며, 분석의 과정은 연구자의 통찰에 의존한다. 이에 연구 자는 접근 가능한 수준에서 최대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 자료 수집의 한계를 극복 하고자 하였으며, 심층적 문헌연구를 통해 관련 담론 및 비판적 담론 분석 방법에 대 한 충분한 이해를 갖추도록 노력하였다. 더불어 전문가 검증, 상호 동료 검증 등의 과 정을 거쳐 연구자의 주관적 시각을 보완하였다.

본 연구 결과, 좋은 대학수업 담론은 그것을 형성 및 확산하는 다양한 주체가 등장 하고, 이전 주체의 역할과 위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의 우수 교 수의 수업의 경우 담론적 실천 차원에서 구태의연한 대학수업 관련 담론을 비판하며, 새로운 담론이 형성될 수 있는 의미의 공간을 확보하였으며, 사회적 실천 차원에서 이 것을 대학교육의 경쟁력이란 키워드와 연결하여 최초의 좋은 대학수업 담론을 형성하 였다. 다만 이러한 담론은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그 기준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었 다. 이에 등장한 것이 교수법을 혁신하는 혁신적 수업, 그리고 학생에 의해 강의의 질 을 평가하는 강의평가제도다. 담론적 실천 차원에서 이러한 두 가지 형태의 담론에 힘

을 싣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이 등장하여 좋은 대학수업을 논의하게 되며, 특히 정부 기관 혹은 교수학습전문가가 담론을 형성하는 주요한 주체로 떠오른다. 그 결과 사회 적 실천 차원에서 강의평가와 교육의 혁신 수준은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도구나 지표 로서 그 입지가 확고해지며, 학생이 학습자가 아닌 고객으로서 인식되는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을 지지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마지막으로 좋은 대학수업 담론으로 신자유 주의적 교육정책이 전면에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좋은’의 의미는 수업의 통상적 영역 을 뛰어넘게 된다. 담론적 실천 차원에서 취업률 높은 수업, 학점 잘 주는 수업 등 수 업의 본질에서 벗어난 수업들이 좋은 대학수업으로 등장한다. 이는 결국 사회적 실천 차원에서 수업을 학문의 논리가 아닌 효울 중심의 비용-효과 논리로 재편해버린다. 이 러한 변화는 좋은 대학수업 담론에 대해 담론을 형성하는 주체들 간의 소통을 강조하 며 합의를 통해 ‘좋은’의 의미를 만들어가야 함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좋은 대학수업 이란 단순히 교수와 학생 사이에서 벌어지는 특정한 활동으로 설명될 수 없었으며 다 양한 관계자들이 얽혀 수업의 내용적, 방법적, 그리고 환경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였다.

좋은 대학수업 담론에 대한 비판적 담론 분석 결과의 시사점을 담론 분석의 수준에 따라 담론적 실천 및 사회적 실천 차원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담론적 실천 차원에서 좋은 대학수업은 다양한 주체를 고려해야 하며, 그들 간의 간주간적 소통에 의해 ‘좋은’의 의미를 규정해야 한다. 그동안의 좋은 대학수업과 관련된 선행 연구들을 보면 교수 혹은 학생이라는 특정 주체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수렴하는 형태였다(이은 화, 김회용, 2008; 이혜범, 양은배, 2013; Buskist, Sikorski, Buckley & Saville, 2002; Sheehan, 1999). 그러나 좋은 대학수업 담론에 대한 비판적 담론 분석 결과, 좋은 대학수업이란 교수학습전문가, 정부기관인 등 다양한 주체가 개입하여 담론을 형성한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즉, ‘좋은’의 의미 역시 여러 관계자의 생각과 입장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는 강의평가 점수라는 학생 입장 중심의 척도로서 ‘좋은’의 의미가 일방적으로 결정 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즉, 좋은 대학수업에서 ‘좋은’의 의미는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다양한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좋은’의 의미에 대한 간주관성(intersubjectivity)이 전 제되어야 한다.

둘째, 담론적 실천 차원에서 좋은 대학수업의 구현 및 설계는 좋은 수업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아우르는 총체적 접근이어야 한다. 비판적 담론 분석 결과, 좋은 대학 수업이란 특정한 교수학습 이론 및 기술적 차원에서의 효과적인 학습, 실제 수업 현장 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의 문제로 벌어지는 이슈들, 대학교육 관련 정부 정 책과 대학 경영 차원의 제한점 등을 포괄한 종합적 결과물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교 육공학 분야에서 대학 수업과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PBL(류수영, 2013; 양영선, 허

희옥, 2018), 플립드러닝/블랜디드러닝/이러닝(강지혜, 이지연, 2018; 김윤영, 정현미, 2017; 임정훈, 2016), 수업컨설팅(이은택, 심규진, 유영만, 2017; 장선영, 2017) 등 주로 수업설계방법론(ISD) 측면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대학 수업의 현장에서 수업 을 구성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고려한다면 ‘좋은’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과 관계된 모든 인적, 물적, 환경적, 정책적 요인들을 고려하여 접근하는 연구도 필요하다.

셋째, 사회적 실천 차원에서 좋은 대학수업은 ‘경쟁적’ 혁신이 아닌 ‘본질적’ 개선을 지향해야 한다. 비판적 담론 분석 결과, 정부기관이 제시하는 좋은 대학수업 담론의 가장 큰 키워드는 ‘혁신’이었다. 대학 경영의 자율화라는 명분하에 다양한 재정지원사 업을 주관하면서 각 대학 간의 경쟁을 붙여 수업의 혁신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그 렇다보니 각 대학은 수업의 본질에 대한 성찰에 기반하여 혁신을 추구하기 보다는 최 신 기술을 도입하여 혁신적으로 ‘보이기’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 각종 새로운 기술이 대학교육에 도입할 때도 이것이 학습에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지 충분한 고민 없이 기술적인 ‘새로움’만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기 인한다(임상훈, 강수민, 이신우, 유영만, 2016). 혁신을 위한 혁신의 결과, 수업에는 혁 신적인 기술은 적용되었으나 정작 학습은 변하지 않은 기형적 수업만이 만들어진 것 이다. 교육공학은 그동안 한국 대학교육 혁신, 특히 교수법 변혁과 질관리 측면에서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송상호, 이지현, 박태정, 2016). 이제는 더 나아가 혁신으로 얻어 진 성과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습의 본질적 측면에서 좋은 대학수업이란 무엇인지 깊 이 성찰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한 개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넷째, 사회적 실천 차원에서 학생을 ‘고객’이 아닌 ‘학습자’로서 인식해야 한다. 비판 적 담론 분석 결과, 대학수업에서 학생은 학습자라고 하기 보다는 고객에 가까웠다.

좋은 대학수업이란 ‘고객이 만족하는 수업’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 배 경에는 시장경제중심의 대학경영 시스템이 있다. 대학의 기능을 ‘정부가 국민에게 제 공하는 교육행정’이 아니라 ‘고객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학습서비스’라는 관점으로 보 는 것이다(김용식, 2006). 자연스럽게 수업에서도 학생이라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전략을 구사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을 고객으로 보는 이러한 관점 하에 서 좋은 대학수업 담론은 오로지 학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에만 집중될 수밖에 없다. 즉, 교수가 전문가로서 필요하다고 판단한 수업 내용과 방법을 바탕으로 하여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우며, 학생이 요구하는 수준에 휘둘리기 쉽다. 또 한 이러한 시스템에 길들여진 학생은 자신을 주체적인 학습자로 인식하기보다는 서비 스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입장에서 ‘수업 구경꾼’으로 전락이 우려된다. 따라서 좋은 대 학수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생 중심의, 학생을 배려하는 수업의 특성을 가지되,

학생을 고객으로 보지 않고 학습자로서 상정해야 한다. 여기서 학습자란 일방적으로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수동적 입장에서 보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할 능동적 학습자이자, 수업의 내용 구성에 참여하는 또 다른 의미의 교수자로서 역할 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상의 시사점을 종합하여 좋은 대학수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수업에 대 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수업을 교수와 학생 사이의 사건(event),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활동, 지식 서비스를 판매하고 구매하는 시장 논리로 바라볼 경우 좋은 대학수업의 의미는 교수학습의 주체인 교수와 학생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 변수에 의해 좌우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대학수업이란 교수와 학생은 물론 교수학 습전문가와 정부기관인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그들 사이의 주관적 견해들이 집결되어 더 나은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에서의 ‘좋은’의 의미를 추구하는 활 동이어야 한다. 모든 관계자는 각자의 역할에 대해 존중받아야 하며, 지식의 탐구라는 공동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좋은 대학수업을 구현해갈 수 있어야 한다.

이상의 시사점들을 정리하면 좋은 대학수업은 단순히 하나의 단위로서 수업을 구성

이상의 시사점들을 정리하면 좋은 대학수업은 단순히 하나의 단위로서 수업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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