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에서 시작된 일련의 개혁적 움직임은 1998년부터 수그러들었 는데, 1998년 8월에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감행했고 이를 계기로 미국, 일본과 북 한 간에 외교․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1998년 9월에 김정일 체제가 공식 출범한 후 내부체제의 단속을 강화함으로써 나진․선봉지대 개발에도 영향을 미쳤 다. 아울러 1998년 11월 현대아산에 의한 금강산관광사업의 막이 올라간 측면도 나진․
선봉지대에 대한 북한 당국의 관심이 줄어드는 데 상당한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 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1998년 9월에 나진․선봉지대의 명칭이 ‘자유무역지대’에서
‘자유’라는 문구가 제외된 ‘경제무역지대’로 변경되었다. 이와 함께 대외경제위원회가 무 역성으로 변경되고, 종전까지 나진․선봉지대의 외국인투자 유치를 담당했던 대외경제 협력추진위원회의 권한이 크게 약화되면서 대외활동 역시 크게 위축되었다.106)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가 당초 기대한 만큼의 극적인 발전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20 년 이상 경제 특구로서의 지위를 유지함에 따라 이 지역은 점차 북한의 대외 개방 및 개혁의 실험지대로서의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재 나진․선봉 지대 는 인프라 개발과 설비투자 및 생산이 이루어지는 등 개발과 운영이 실제로 이루어진 개성공업지구나 금강산관광특구 보다 오히려 시장경제체제가 보편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단순히 임가공지역이나 관광지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상업이나 유통, 그 리고 부동산 개발부문까지 폭넓은 변화를 수반하고 있기 때문이다.107) 따라서 노동관련 법제의 운영상황은 물론 향후 변화 가능성에 있어서도 보다 적극적인 의미부여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106) 양문수, 뺷북한경제의 구조: 경제개발과 침체의 메커니즘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01, 380~384면 참조.
107) 양문수․이석기․김석진, 뺷북한의 경제 특구․개발구 지원방안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15, 29면.
2. 금강산관광지구
금강산지역에 대한 관광사업은 2008년 7월 여성관광객 피격사건 발생 이후 현재까지 10년 이상 전면적으로 중단된 상태이다. 그동안 북측의 책임 인정과 재발방지 약속 등을 둘러싼 남북 당국 간 대치가 계속되면서 사태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고, 천안함사건 후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이외 남북 교역․교류를 전면 중단한 ‘5․24조치’를 발표한 이 후 금강산관광 재개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더구나 북측은 2011년에 금강산국제관 광특구법 제정이라는 새로운 입법조치를 단행해, 2002년에 제정한 금강산관광지구법을 사실상 무효화시키고 우리 측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아울 러 금강산지구 내 우리 측 자산에 대한 법적 처분을 단행한다고 하면서 우리 측 인원을 모두 추방했으며, 금강산관광사업을 자신들이 주도하고 중국, 해외동포 등 제3의 사업자 를 통한 해외관광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다시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다만, 최근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2018년 8월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금강산지 역에서 2차례나 개최됨으로써 냉각된 분위기가 상당 부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감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노동관계에 대한 변화 역시 이러한 변화추이와 함께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 신의주 특별행정구
신의주 특별행정구에 대한 구상은 중국 정부의 반대 등으로 실행에 옮겨지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신의주 특별행정구는 중국자본의 진출을 염두에 두었다는 점에서 북중 경제 특구의 하나라고 평가될 수 있지만, 이 구상에 중국이 어떠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서 중국 측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와는 큰 차이가 있다. 반면 신의주 특별행정구 개발구상은 해외의 민간자본에 경제특구의 개발과 운영에 관해 전적 인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당초 개성공업지구 개발구상과 유사한 측면이 있었다. 다
만, 상당한 추진성과를 거둔 개성공단 개발․운영 방식과 달리 특구의 개발이나 운영을 모두 신의주특구의 행정기구에 일임한 부분은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108)
한편 북한은 김정은 시대의 개막과 함께 2013년 4월 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경제개발구 창설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같은 해 5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경제개발구법」을 채택,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2013년 11월 조선중앙통신 은 신의주 지역에는 특수경제지대를, 각 도에는 총 13곳의 비교적 소규모의 경제개발구 를 설치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김정은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구 정책에서 주목되는 점은 경제특구의
“폐쇄성”이 점차 약화되고, 개방적인 특구로의 발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북중 경제특구가 명시적으로 개방적인 경제특구를 표방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폐쇄적 인 성격은 개성공단보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되며, 신의주 경제특구는 국제적인 개방도시로의 발전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남북한 사이의 경제적 거래가 공단지역 내에서의 “노동력 공급”에 국한되었던 개성공단 운영방식과는 확연하게 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109) 따라서 노동관계 법제의 운영 및 향후 관련 제 도의 변화 가능성에 있어서도 보다 적극적인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108) 양문수․이석기․김석진, 상게 보고서, 38~42면 참조.
109) 이상의 내용은 양문수․이석기․김석진, 상게 보고서, 43~54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