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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출산 결정 요인에 대한 연구 동향

2. 경제학적 접근

출산에 관한 경제학적 접근방법은 출산으로부터 얻는 효용과 이에 따르는 비 용에 관심을 두어 출산결정 요인을 분석한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여성의 교육수 준이 올라감에 따라 임금수준 또한 상승하게 되고 출산에 대한 기회비용이 올 라가 출산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는 출산비용 측면에서 인구사회학적 접근과 연 결된다. 즉, 기혼여성의 노동공급 의사결정 과정에서 본인의 연령, 교육수준 같 은 인적, 사회적 요인이 출산결정에 어떠한 경로로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적 접근만의 중요한 특징은 자녀를 가구의 효용함수에 영향을 미치 는 재화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Becker(1960, 1973, 1976)는 가 구의 효용극대화 과정에서 자녀의 수(Quantify)와 자녀의 질(Quality)을 명시적 으로 고려하는 Quantity Quality Tradeoff 모형을 제시하였으며, 이 모형을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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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하여 각 나라별 자료를 이용한 실증분석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출산에 대한 국내의 경제학 연구로 우선 전통적인 경제학의 생애주기모형을 이용한 조윤영(2006)과 최경수(2008)의 연구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여성의 생 애효용극대화 모형을 도입하여 소비, 노동공급, 출산이 어떻게 결정되고 상호연 관되어 있는지 이론적으로 검토하고, 이 모형을 국내의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검 증하고자 하였다. 조윤영(2006)은 이 모형을 이용하여 한국에서 어떤 출산장려 정책이 바람직한가를 모색하기 위해 정책 모의실험을 실행한 뒤, 아동수당과 같 은 보편적인 급여보다는 노동시장 참여를 조건으로 하는 보육지원금이나 근로 소득에 비례한 소득감면 정책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결론지었다. 최경수(2008)는 출산에 따른 노동시장 잠재비용을 추정한 뒤 출산에 따른 여성 노동공급의 축 소에 따른 기회비용은 출산의 잠재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여성임금 상승 과 고학력화에 따라 그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출산율 제고를 위 해서는 여성의 출산과 양육 이후 노동공급 축소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들, 특히 출산 후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결 론내렸다. 이와 관련하여, 홍석철, 김정호(2012)는 만 0-5세 영유아에 대한 보육 료지원 정책이 아동모의 경제활동참여와 추가자녀 출산의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에서, 보육료 지원은 영유아모의 경제활동참여율을 높이는 효과는 있 으나, 추가자녀 출산의사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영유아 보육지원 정책과 노동시장 정책은 상호보완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차경욱(2005)은 가임여성이 있는 핵가족 가계를 대상으로 자기 기입식 설문조 사를 수행하여, 1인 자녀 가구 중에 앞으로 출산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가구들과 더 이상의 출산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가구들의 가구 경제구조를 비교하였다.

이 중 출산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가구를 저출산 가구로 정의하고 두 집단 간 의 인구학적 특성 및 가구 소득, 가구 자산 및 자녀 교육비를 포함한 가구 소비 지출 행태에서 어떠한 차이점이 발견되는지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출산 계획에 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두 집단을 구분하고 가구의 기존 자녀에 대한 교육비 와 양육비에 대한 지출이 앞으로 새로운 자녀 출산과 관련하여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실증분석을 시도하였다. 분석 결과 출산계획이 있는 가구보다 저 출산을 결정한 가구에서 자녀교육비 지출이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 녀 교육비지출에 대한 소득탄력성을 추정해서 비교해 본 결과 저출산 가구의

소득탄력성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차경욱(2005)은 이같은 결과를 저출산 가구가 출산계획이 있는 가구에 비해 기존 자녀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투 자지출의 욕구가 더 강한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앞으로 기혼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자녀를 직접 돌보지 못하는 취업주부들이 이에 대한 보상으로 한 명의 자녀에게 과거 두세 명의 양 육비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출하는 양상이 확대된다면 단순히 양육비나 교육비 절감과 같은 경제적 보상으로는 저출산 지속화 현상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신윤정(2008)은 가구의 보육 및 교육비 부담이 어느 정도이며, 이러 한 부담이 자녀 출산 의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보다 명시적 인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출산 의향과 현재 보육교육비 부담을 느끼는 정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는데, 이는 교육비 지출 에 대하여 가구 경제에 부담이 되더라도 기꺼이 부담할 의향이 있는 가구와 그 렇지 않은 가구 간에 새로운 자녀 출산에 대한 사전적인(ex ante) 선호의 차이 가 없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이는 곧 출산 의향이 없는 가구에서 자녀의 질 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투자 지출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에 출산율이 낮은 것이 아니라, 교육비 지출에 영향을 주는 외부적 요인, 예를 들 어 교육비 시장 가격의 차이가 출산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다. 나아가 이 연구는 자녀에 대한 보육교육비 지출이 출산 의향에 미치는 인과 적 영향(causal effect)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는데, 이 분석에 따르면 출산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현재 시점의 보육교육비 지출은 출산 의향에 통계 적으로 유의한 영향력이 없으나, 이 지출의 규모가 외생적으로 적정수준으로 감 소하면 자녀의 추가 출산 의향이 없는 가구의 출산 의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 하게 변화한다. 이 분석에 기초하여 신윤정(2008)은 보육교육비 지출의 절감이 여성의 출산 의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보육교 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을 개발할 것을 제언하고 있다. 차경 욱(2005)과 신윤정(2008)의 연구는 Quantity Quality Tradeoff 모형을 실증분석에 적용하여 출산율 결정요인을 분석한 연구로서 설문조사 방법으로 연구에 필요 한 자료를 생성하여 자녀 양육비, 교육비와 출산 의향과의 관계에 대한 실증분 석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미가 있으나, 두 연구 모두 실제 출산이 아 니라 자기기입한 출산 의향을 주요 변수로 활용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한국의 경우, 자녀에 질적 수준 향상에 투자되는 비용이 너무 높아서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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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들이 1명의 자녀만을 출산하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는 배경이다. 한국의 부 모들은 대학 등록금은 물론, 더 나아가 결혼 비용 등도 지원하여야 한다는 부모 로서의 기대 때문에 자녀를 출산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는 한국아동패널 자 료(2010)를 통한 기초분석 결과를 통해서도 입증되었는데, 후속 출산을 계획하 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자녀 양교육비(유치원/어린이집/학교 이용비용, 사교 육비용 등) 부담으로 나타났다(이정림외, 2011). 최근 노동패널자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가구의 출산결정 요인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송헌재(2012)의 연구에서 도 비슷한 양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송헌재(2012)의 연구에서는 사교육비 지출 이 추가 자녀 출산을 줄이는 작용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즉, 사교육비 지출과 같은 자녀의 질에 대한 부모의 투자 결정이 향후 추가 자녀 출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에 대응하는 정책 방안으로 한국 정부 에서는 가구의 자녀 양육 비용 부담을 경감시켜 주기 위한 무상보육・교육 제 공, 양육수당 등이 제공되고 있지만,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의 총 양육비용 부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정부의 재정 투자 효과가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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