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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의 정착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네트워크 변화

1) 이주 직후의 사회적 네트워크

오늘날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를 지향하면서도 정주성(sedentarism)을 포기하지 않는 모순 속에서 실제 만남의 기회는 감소하였으나 도구적인 연결 망의 연계 관계는 증가하고, 이동성의 도구가 증대할수록 연결의 폭은 넓어지 지만 결합의 강도는 약해지며 리좀 형식으로 사회적 연계와 결속을 가지는 새 로운 삶의 방식, 즉 연결망 사회성(network sociality)이 나타나고 있다(Sheller and Urry, 2006; 장세용, 2012). 입국 직후 결혼이주자의 사회적 네트워크 또 한 공간의 전환을 통해 그 영역은 확장되어 공간을 초월한 사회적 네트워크 를 구성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결의 폭은 증가한 반면 결합의 강도 는 다소 감소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국 거주 당시 결혼이주자의 높은 네트워크 강도는 입국 직후 일시적 단절 또는 네트워크 강도의 감소로 이어졌 다. 이주 후 결혼이주자가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 확장 하려던 네트워크는 약화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네트워크가 와해·해체 될 수도 있다.

설진배 외(2013)의 연구에 따르면 이주여성들은 한국생활 초기에 공통적으 로 사회적 관계의 공백을 느낀다. 한국생활 초기 경험은 낯선 언어와 환경으 로부터 오는 외로움과 사회적 관계의 단절로 오는 외로움으로 이어지며, 본국 에서 친밀한 관계로 맺어진 가족과 친구들은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일종의 상 실감으로 다가온다. 이는 본 연구에서 또한 결혼이주자가 이주 직후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한국어를 잘 못하는 점(3.93)과 고향(가족 등)에 대한 그리움(3.79) 을 꼽았다는 점을 통해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결혼이주자의 이주 직후의 사회적 네트워크는 이주 과정에서 나타난 영향력 강도에 비해 지역주민과 배우자를 제외한 모든 행위자의 영향력 강도가 크게 감소하였으며, 이주과정과 달리 정착과정에서 관계 맺고 있는 행위자들은 다 소 차이가 있었다. 본국과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약화된 결혼이주자는 앞으로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정주해야만하기에 점차 사회적 연결망의 재형성에 노력 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결혼이주자는 배우자나 시부모 배려 없이는 가족 외부 의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거나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국인 배우자나 그 가족과의 관계가 특히 중요하며, 이 시기 또한 배우자(.851)의 영향력은 가 장 크게 나타났다. 또한 이주 이전의 사회적 네트워크에서는 가족과 자신의 친구·친지가 중심이 되었다면, 이주 이후에는 배우자의 가족(.801)과 배우자 친구·친지(.662)가 새로운 행위자로 등장하였으며, 그 영향력 또한 매우 높게 나타났다(그림 4).

주목할만한 점은 지역주민이 새로운 행위자로 등장 한다는 점이다. 결혼이

그림 4. 이주 직후 생활에서의 영향력 강도

주자의 특성상 이주 직후에는 가족 내에서만 혹은 지역사회 내에서도 자신의 집 주변에서만 활동하는 경향을 나타내며, 대부분의 연구에서 이주 직후에는 지역사회 주민과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적 거리감은 한 집단의 성원이 다른 집단에 대해서 느끼는 친밀감의 정도 또 는 주관적 거리감이다. 사회적 거리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인종, 경제, 지리, 문화 등으로 매우 다양하지만, 다른 국가로의 이주로 공간적 이동을 경 험한 결혼이주자들은 대부분이 사회적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특히 한국보다 경제적 수준이 낮은 국가 출신의 이주자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무관심과 배제 등은 이주자 개인에게 매우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으며(이 순희 외, 2009), 사회적 차원에서도 한국의 사회문화적 적응에 심각한 장애요 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사회적 거리감이 이주 직후에는 다 소 크게 작용하기에 결혼이주자가 지역사회로의 정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 로 예상한 것과 달리 이주 직후에 지역주민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난 점은 다른 연구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기존의 연 구들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진행된 설문조사의 결과로 현대 한국사회에서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보편적으로 확장된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한 결혼이주자의 초기 정착에 있어서 본국출신 한국인 거주자(.622)의 역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사회에 먼저 정착한 동일 결혼이주자 집단의 사전 지식이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고, 동일한 상황의 이주자로부터 신뢰관계

표 6. 이주 직후의 어려움 정도

순위 이주 직후의 어려움 순위 이주과정에서의 어려움

1 한국어를 잘 못함 3.93 8 가족의 경제 형편(적은 수입) 3.34 2 고향(가족 등)에 대한 그리움 3.79 9 한국의 외국인 정착관련 정책 3.33 3 한국 문화(예절)를 잘 모름 3.52 10 지역 자연환경이 다름(기후 등) 3.29 4 배우자와 갈등 3.45 11 일자리 구하기/직장에서 일하기 3.18 5 지역의 지리를 잘 모름(이동) 3.42 12 본국과의 연락(송금 등 포함) 3.13

6 배우자 가족과 갈등 3.38 13 지역주민과의 갈등 2.99

7 지역 사회(시장, 교육, 병원) 모름 3.38 14 기타 인물과의 갈등 2.33

전체 평균 3.32

를 형성하기 때문에 그들이 상대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현재의 사회적 네트워크

본 연구에 따르면 결혼이주자는 국제결혼 의사결정 과정의 시기에서 이주과 정의 시기로, 그리고 이주 직후의 시기에서 현재의 시기로 시간이 지남에 따 라 그 중심성과 영향력의 강도가 강화되는 형태를 취했다. 이러한 결혼이주자 의 사회적 네트워크 내에서의 행위주체들 간 결속은 개인적 차원, 지역적 차 원, 국가적 차원, 지구적 차원의 각 행위자들로부터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느 냐에 따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네트워크로 발전되어 갈 수도 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한국사회로의 동화를 거부하는 배제자로 위치지어질 수도 있다. 또 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범위가 넓어지고 그 밀도가 높아질수록 결혼이주자들 은 안정적인 정주민이라는 의식을 갖게 되고, 이는 이들의 정체성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설진배 외, 2013).

결혼이주자의 관계에서 주목해야 할 점 중의 하나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나 타나는 지역적 차원에서의 네트워크 팽창이다. 이는 결혼이주자의 생활에서 지역사회 주민들이 주요 행위 주체로서 등장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결혼 이주자의 입국직후 시기에 다양한 지역적 관계망들이 결혼이주자의 생활을 유지·변화시켜나가는 사회적 행위주체가 아니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결혼이 주자의 사회적 네트워크 내에서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영향력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았던 이주 직후의 시기와는 달리, 지역주민(.724), 직장(.599), 지역사 회단체(.594) 등 지역적 차원에서의 사회적 네트워크의 확장이 눈에 띄게 나 타났다(그림 5). 이는 정책적으로 지원되는 한국어 교육 및 다양한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지원 활동과 관련되는데, 결혼이주자의 경우 입국직후와 마찬가 지로 현재의 어려움 또한 한국어를 잘 못한다는 점(3.62)이 가장 높게 나타남 에 따라 한국어와 기타 다양한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지역사회 내의 다문 화가족지원센터 및 시민단체와 같은 지역사회단체로부터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이주자의 경우 한국에서의 삶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본국출신 이주자를 제외하고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해져야만 깊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기에 교육적 지원을 바탕으로 한 지역사회단체의 영향력이 높아진 것으 로 보여 진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이주자의 적응정도를 대표하는 변수로 한국 어 실력이 미치는 영향은 이중적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사회에서의 적응 및 심 리적 안녕감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도 하지만(이민아, 2010), 반면 한 국어 능력이 생활만족도에 유의한 수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장지혜·설동훈, 2007). 본 연구에서는 여전히 사회적 네트 워크를 형성하고 한국사회에 정착하기 위한 도구적 수단으로써의 한국어는 결혼이주자에게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표 7).

지역적 차원에서의 네트워크 팽창과 함께 여전히 결혼이주자에게 있어 컴

그림 5. 현재 생활에서의 영향력 강도

퓨터·인터넷(.607), 통신·편지·전화(.606) 등의 국가의 공간적 차원을 벗어 난 지구적 차원에서의 다양한 행위자는 현재 결혼이주자의 생활에 또한 많 은 영향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매체의 발달은 오늘날 결혼이주 자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확장시키는 결과를 낳아왔다.

SNS, 메신저 등과 같은 통신수단의 발달은 결혼이주자와 본국과의 일상적인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이주 전·후의 모든 시간에 있어서 막 대한 영향력을 미치는데, 국제이주 결정 과정에서는 이주를 결정하기 위한 정 보를 획득하고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자나 지인으로부터의 연계 수단으로 국 제 이주를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작용을 하며, 이주 직후와 현재에 이르기 까지는 한국 내에서 본국과의 연계를 지속할 수 있는 수단으로 혹은 한국 사 회 주민과의 상호작용 수단으로써도 중요한 위치에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경 숙(2008)의 연구에 의하면, 이주여성들에게 휴대전화는 본국에 있는 가족과

SNS, 메신저 등과 같은 통신수단의 발달은 결혼이주자와 본국과의 일상적인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이주 전·후의 모든 시간에 있어서 막 대한 영향력을 미치는데, 국제이주 결정 과정에서는 이주를 결정하기 위한 정 보를 획득하고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자나 지인으로부터의 연계 수단으로 국 제 이주를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작용을 하며, 이주 직후와 현재에 이르기 까지는 한국 내에서 본국과의 연계를 지속할 수 있는 수단으로 혹은 한국 사 회 주민과의 상호작용 수단으로써도 중요한 위치에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경 숙(2008)의 연구에 의하면, 이주여성들에게 휴대전화는 본국에 있는 가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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