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2007년 12월 치루어진 제17대 대통령선거를 통해서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정상적이고 민주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어 내었다. 현행 헌법이 효력을 발생한 지 20년 이상이 지나면서 과거 헌정사를 얼룩지게 하였던 장기집권 등에 대한 우려는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어서 치루어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과거 집권여당인 민주 당이 선거에서 패배하고 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한나라당이 의회의 절대과반수를 획득 하는 압승을 거두었다. 제16대 대통령 임기 및 제17대 국회의 임기 중의 국정 및 의정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철회는 이념적 지향을 보수로 하는 정치세력이 입법부와 행정 부를 장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제18대 국회의 특징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보수를 기치로 하는 거대여당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다. 집권여당이 된 한나라당은 그 의석수가 국회의 절대과반수를 훌쩍 넘어섰고 한나라당에서 탈당을 하였으나 한나라당으로 복당을 희망하는 의원 수까지 합친다면 역대 국회에서 다수대표제와 소선거구제에 의한 선거에서 이처럼 많은 의석수를 확보한 경우는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더구나 한나라당과 그 이념적 지향이 유사한 정당 및 정파까지 포함한다면 이른바 보수 성향을 가진 의원들만으로도 개헌까지도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18대 국회의 입법활동
- 전망과 기대 -
최 윤 철 (건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이 글은 제17대 국회를 돌아보면서 제17대에 대한 전반적인 회고와 이를 기초로 하여 새로이 출범하는 제18대 국회에 대한 전망과 기대를 내용으로 한다. 우선 제18대 국회의 입법활동에 대한 전망 및 기대에 대하여 개괄적으로 적은 뒤, 입법과 관련하여 제18대 국 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에 대하여 나누어서 살펴보기로 한다.
Ⅱ
1. 제17대 국회에 대한 평가
제17대 국회의 경우 역대 국회 중 가장 활발한 입법 및 정책 활동을 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제17대 국회는 과거 국회의 입법기에 대비하여 의원입법의 수가 괄목할 만큼 증가하였고 정책제안도 매우 활발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외형상 매우 활발한 의정활동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면을 살펴보면 양적인 면에 비해서 만족스럽 다고 하기는 어렵다. 제16대 총선거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한 국회의원 후보자에 대한 시민단체의 검증 및 감시활동은 주로 이른바 현역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가 알려지면서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또한 현역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이 커다란 영향을 미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는 역대 국회 중 가장 많은 초선의원을 배출시켰는데 이들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활발한 의정활동이 제17대 국회의 의정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를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입법활동의 면을 살펴보면 제17대 국회는 임기 마지막 날인 2008년 5월 29일까지 총 5천7백28건 (철회포함)에 달했다. 이는 이전 16대 국회가 발의한 1천6백51건 보다 약 3.4배 증가한 수치로 가히 폭발적인 양이라고 할 수 있다. 제17대 국회가 이와 같은 가시적인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의원 스스로가 의정활동 에서 입법활동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을 인식하였다는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17대 국회는 초선의원들의 대거 진입과 의원들을 보좌 하는 보좌진의 질적 향상이 과거의 국회와 질적으로 다른 면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의원입법의 상당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보좌진의 경우 과거에는 비전문적이고 정치적
상황에만 민감한 보좌진들이 국회의원들을 보좌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제17대 국회의 보좌관들은 그 전문성이 매우 강화되었고 이는 의원의 입법 활동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결과가 되었다. 물론 보좌진을 기용한 의원들의 입법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결과 이다. 그 다음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의원들의 입법을 지원하는 국회입법지원조직의 확대와 활성화이다. 특히, 국회사무처의 법제실의 확충과 입법조사처의 신설도 의원입법의 활성 화에 기여하였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경우 제17대 국회 후반기에 설치가 되어 아직은 본격적인 활동의 기회를 갖지 못하였으나 설립취지 및 활동영역에 비추어 볼 때 제18대 국회의 입법 활동에 의미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운동의 구심점이 되는 시민단체들의 영향도 의원들의 입법 활동의 활성화에 기여를 하였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의원들의 입법 활동에 대한 감시 및 평가는 차기 국회에서 재선될 것을 기대 하는 각 국회의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과거 국회의원들이 지역구관리를 위한 활동에 주력하면서 주로 '정치적' 행보에만 주력을 하면서 의정활동의 핵심인 입법 활동 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었다.1) 그러나 제17대 이후 시민사회단체 의 의정활동에 대한 활발한 모니터링과 감시는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2)
제17대 국회는 의원들의 입법에 대한 관심과 내적 역량의 강화와 입법지원 조직의 확충, 시민사회단체의 입법활동에 대한 모니터링의 강화 등으로 의정활동 특히 입법 활동에 있어서 상당한 성과를 내었던 국회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시민사회단체의 모니터링 기법의 한계, 평가만을 의식한 의원들이 단지 양적인 활동에만 치우쳐서 질적인 면에서 빈약한 법률안의 제안을 하는 등 전반적으로 외화내빈인 국회였다는 비판도 있다.
1) 제17대를 건너뛰고 제18대에 당선이 된 3선 의원 가운데 과거 의원임기 8년간 법안발의를 한 건도 하지 않은 국회의원도 있다(여의도 통신, 2008년 6월 2일 제6면 참조). 이는 과거 국회 및 시민사회단체가 의원들의 입법 활동에 대하여 정치적 활동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그 비중을 높게 두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하였다는 분석이 있을 수도 있다.
2) 국회의원 입후보자의 경우 시민사회단체가 자신들의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는 각종 의정활동 정 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시민사회단체의 입법 활동에 대한 감시결과는 의원들에게 상당한 압박으 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과거 시민사회단체의 낙선운동이 가져왔던 결과가 의원들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제18대 국회에 대한 전망
제17대 국회의 의정활동기와는 다른 정치적 환경과 정치외적 환경에 기초하고 출범한 제18대 국회에 대하여 국민들의 기대는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국회의 활동 가운데 특히 입법활동을 중심으로 하여 제18대 국회에 대한 전망과 기대에 대하여 간단히 적는 것으로 하겠다.
첫째, 거대 여당의 성립이라는 특징을 가진 제18대 국회의 경우 과거 제17대 국회와는 사뭇 다른 입법 활동을 보여줄 것이다. 원내 의석의 절대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의 입법에서의 주도권은 명백할 것이다. 현재의 여당인 한나라당의 이념적 지향 및 지표는 제17대 국회에서의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그것과 다르다고 볼 때 제17대 국회에서 제정되고 시행되었던 주요 정책과 법률 중 한나라당의 이념적 지향과 지표와 차이를 보여주는 것들에 대한 수정, 폐지 및 신설 등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든다면, 제17대에서 제정되었던 부동산 관련 각종 세법규정들에 대한 개정, 현 정부가 선언하고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기업 비 친화적 각종 규제”의 폐지를 위한 관련 법령 등의 개정, 폐지 및 기업 친화적 법령의 제정, 현 정부가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였던‘한반도 대운하’건설과 관련한 법령의 제정, 공기업의 민영화, 정부조직의 개편 등과 관련한 입법적 접근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무엇보다도 여당이 원내 절대과반수를 점하고 있는 현 국회의 의석분포를 보았을 때 쉽게 전망이 가능하다.
둘째, 의원입법의 질적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다. 지난 제17대 국회가 활발한 입법 활동에도 불구하고 효율이 높지 않은 비경제적 국회였다는 비판이 있다. 통계에 따 르면 제17대 국회에서 의원들에 의해 제안된 법안은 총 5천3백14개이고 이증 2천1백29 개가 통과되어서 약 40%의 통과 율을 나타내고 있다.3) 반면에 정부가 제출한 법률안은 총 1천1백2건이며 이 중 8백83개가 본회의를 통과하여 약 80.1%의 높은 통과율을 보여 주고 있다.4) 정부제출 법률안의 본회의 통과율이 의원 입법안의 통과율보다 높은 것에 대해서는 정부입법안이 의원 입법안보다 전문성을 갖추고 있거나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는
3) 여의도 통신 2008년 6월 2일 자 31면과 35면.
4) 여의도 통신 2008년 6월 2일 자 35면.
것만을 내용으로 하여 입법안을 발의하는 반면에 의원들의 경우는 각자의 이익이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하는 까닭에 법안 처리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는 분석을 할 수 있다.5)
그러나 문제를 그렇게 단순히 보아서는 아니 된다. 정부의 입법과정과 입법과정에 참가하는 전문공무원의 수준과 각 의원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미 국회의 경우도 관계 법률에 따라 의원들의 입법활동을 위한 각종 체계 및 지원조직을 갖추고 있다. 각 의원 개인의 활동을 보좌하기 위한 보좌진에 대한 지원, 개별 의원의 의정 및 입법활동의 연구 및 정책개발을 위한 지원, 입안과정에서 전문적인 입법기술 및 자문을 하는 국회의 각종 지원조직, - 국회사무처 법제실, 각 상임 위원회 법제지원 인력,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국회도서관 - 을 감안 해 볼 때 각 의원 들이 이러한 지원체계 및 조직을 십분 활용한다면 정부 법률안에 대비하여 전문성이나 보충성 등에서 큰 열세에 처하지 않을 것이다. 제17대 국회까지 마련된 이러한 입법지원 조직은 제18대 국회의원들의 입법활동에 있어서 질적으로 높아진 입법안에 대한 자극으로 기능할 것이다. 여기에는 시민사회단체의 보다 선진화되고 개선된 입법활동에 대한 모니 터링 및 보고도 제18대 국회에 커다란 자극제가 될 것이다.
3. 제18대 국회에 대한 기대
유권자로서 국민들이 바라는 국회는 넓게는 국회 전체에 대한 기대와 작게는 의원 개인 들에 대한 기대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의원 각 개인들에 대한 기대는 의원 자질 및 능력, 해당 지역구의 이해관계의 관철 및 해결에 대한 요구와 기대 등으로 인해서 여러 면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보다 큰 틀에서 대의 기관으로서의 국회 및 그 구성원인 국회의원과 현대 국가에서 정치생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정당 등을 전제로 하고 논의를 하고자 한다.
첫째, 제18대 국회는 효율적인 국회이어야 한다. 대체적으로 국민들은 국회에 대하여 정쟁만 일삼는 국회 대신 각종 정책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이른바 정책국회를
5) 여의도 통신 2008년 6월 2일 자 35면.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는 제18대 국회의 경우도 예외일 수 없다. 효율적인 국회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의원들이 자신들이 다루는 중요한 정책과, 자신들의 손을 거쳐서 나가는 법률의 중요성을 자각하여야 한다. 법률조문의 문구 하나가 국민들의 권리의무 관계를 정하게 된다. 의사나 법관은 치료행위 또는 법적용 행위를 통하여 환자 개인이나 소송의 당사자에게만 효과를 미치지만 국회의원들이 만드는 법률은 전체 국민 모두의 생활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회의원들에게 고도의 책임성이 요구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원들 스스로가 자신의 관심분야 및 국가운영과 관련한 확고한 소신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입법부로서의 국회가 단지 법률안을 제안만 할 수 있는 정부에 비해 법안처리비율이 현저히 낮은 이유 중 하나가 의원들의 개별 사안 및 정책에 대한 전문성의 부족이 원인이라는 것은 위에서 언급하였다. 따라서 의원들의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전문가 그룹과의 긴밀한 협조 및 공동연구를 통한 전문성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물론 이러한 전문성의 기초에는 현장의 민심을 능동적으로 파악하고 현장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하는 자세가 놓여져 있다. 국민의 경험적 의사를 파악하고 이를 최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의원들의 책무이며 이러한 책무의 이행은 결국 입법 활동으로 나타난다. 의원들이 입법 활동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에 기초하여 잘 정비되어 있는 입법지원조직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국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는‘좋은 법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입법과정 및 제정되어서 시행되고 있는 법률들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능동적인 개선의 준비를 하여야 한다. 제17대 국회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의원입법은 그 외양으 로는 매우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 내실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바람직하 다고만 할 수 없다. 상당한 양의 의원입법안이 법률안으로 보기에도 초라한 빈약한 구조와 내용, 조문의 어법, 문법 등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외양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것은 이미 같은 내용의 법률안이 상정되어 있거나 이미 시행중인 법률과 동일한 내용의 법률안의 제안, 법률목적의 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안 등 이른바 부실 법률안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현상이 제18대 국회에서도 반복된다면 아무리 활발한 의정활동과 입법 활동을 한다하여도 국민적 지지를 얻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법과정에 대한 개선 및 입법평가 체계의 도입과 적용이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도 부분적으로 운영되고는 있지만 각 정당의 정책연구소와 소속 정당의 의원들 간의 수평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각 정당의 정책연구소는 소속 정당 의원들의 정책개발 및 입법사안에 대한 충실한 자문과 이를 법제화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기구로서 자리 매김을 하여야 한다. 당의 입장을 정한 채 소속의원들에게 당의 입장 내에서만 활동하도록 하는 것은 지양하여야 할 것이다. 의원입법의 질적 수준의 제고를 위하여 의회 내에 입법 평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회법이 의원입법에 관하여 다소간 규정을 하고 있으나 이러한 규정만으로는 의원입법의 질적 향상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따라서 전문 적이고 중립적인 입법전문조직으로 하여금 의원들이 발의하는 법률안의 상당부분에 대하여 입법평가를 거치게 한 뒤 법안을 처리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때 의원 입법의 전문성, 특히 실현가능성이 확보될 것이며, 집행부에 대해서도 입법부로서의 위상을 확인하게 하는 근거가 될 것이다. 의원들이 자신들이 발의하는 법률안에 대하여 외부기관이 평가하는데 대한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또한 그러할 필요도 없다. 입법 평가는 국민의 편에서 수범자 친화적인 법률, 일명‘좋은 법’을 찾기 위해서 고안된 상대 적으로 과학적인 평가기법이다. 입법평가는 의원입법을 보조하기 위한 방법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원들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Ⅲ
1. 헌법개정
1987년 개정되어 2008년 현재 20여년이 지나는 동안 상당한 헌법환경의 변화가 있었 다. 헌법 개정을 둘러싼 당시의 논의의 중심은 권위적 정권의 종식을 통한 민주주의의 회복, 국가에 의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본권보장이 주요 쟁점이었다. 이를 위하여 대통령의 국민 직선, 각종 기본권의 신설 및 강화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헌법재판소의 설치 및 운영이 이루어졌고 지난 20년간 헌법은 헌법제정권자인 국민의 기대에 상당한 부응을 하였다. 그러나 그간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적, 대외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국민들의 의식변화가 급속히 일어나면서 현행 헌법의 규범력이 급격히 변화한 현실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만약 그러하지 못하다면 이제 개헌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 지에 대한 논의들이 일어나고 있다.
보수 진영의 대통령선거에서의 승리와 대통령선거에 이어서 실시된 제18대 총선거에 서의 보수진영의 의회장악은 개헌논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개헌안 발의의 요건인 재적의원 과반수를 넘어서 국회의 개헌안 의결 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에 해당하는 숫자에 육박하는 보수성향의 의원들로 구성된 제18대 국회는 어느 때보다 개헌추진 가능성이 높은 국회라고 할 수 있겠다. 아울러 현재의 야당의 경우도 제 17대 회기 중 개헌을 논의하였던 바가 있었기에 제18대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보다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 개정은 헌법이 가지는 법 이론적 의미를 논의할 필요도 없이 한 국가의 가치관 및 구조 등에서 거시적이고 본질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것이므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한다. 따라서 헌법 개정의 시도의 개연성이 높은 제18대 국회의 경우 우선 개헌의 불가피 성의 원칙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개헌의 불가피성에 대한 전 국민적 공감대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후 개헌에 대한 정확한 관점과 입장의 정리가 선행된 상태 에서 비로소 개헌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의 개헌 논의에서 보여주었던 개헌에 대한 정략적이고 의도적인 입장의 개진과 관철을 위한 시도는 자제되어야 한다.
예를 든다면 권력구조의 개편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방식의 개헌추진은 자제되어야 한다.
물론 현재의 권력구조가 과거 20여년 전의 정치적 환경에 기초하여 마련되었고, 그에 따라 현재의 정치 환경에 부합하게 개선할 점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한 예로서 헌법 제3조 영토조항, 제9조의 문화관련 조항, 기본권 조항가운데 보편적이고 기본적 가치의 관점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따라서 더 이상 규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조항, (예, 고문을 받지 아니할 권리 등)과 새로이 명문으로 규정하여 보장할 필요가 있는 기본권의 신설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국가구조와 관련하여, 특히 국회와 대통령과의 관계, 감사원을 비롯한 몇 개의 헌법기관, 헌법재판소관련 조항, 지방자치제도 규정 등도 새로이 형성된 헌법질서 및 헌법환경에 따라 검토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조항의 경우도 개정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헌법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최적화를 전제로 21세기 새로운 환경에서 정치·
경제·사회 ·문화 영역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관계를 유지하여야 하는 가의 문제이다.
따라서 제18대 국회는 개헌의 불가피성에 대한 합의의 도출 과정부터 각 분야별, 쟁점 별 논의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과거 개헌 논의과 정을 살펴보면 특정 정파 또는 이해 집단이 의도를 가진 채 밀실에서 개헌준비를 마친 뒤 정치적 상황을 이용하여 개헌을 추진하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공개되고 자유로운 토론과 충분한 협의 및 합의과정은 헌법의 규범력 확보와 유지의 필요조건이다. 개방성과 유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헌법은 다른 영역의 법규범보다는 변화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므로 헌법 개정의 필요성만을 앞세우면서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합의 없이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루면서도 개헌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편익은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을 할 것이 요청된다.
2. 정치 분야
제17대 대통령선거와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정치권력의 축을 이른바 진보에서 보수로 돌려놓았다고 평가를 한다. 특히 주목하여야 하는 점은 의회의 구성이 거대 여당과 이러한 거대야당과 이념적 지향을 같이 하는 정치세력이 국회를 입도하고 있다는 점이 다. 이러한 경우 국회 내에서 여당과 야당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국회는 정책현안 및 쟁점 법안들을 여당과 야당간의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에 의해 결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국회의 다수파가 소수파에 대하여 수적 우위를 기초로 하여 다수파의 의견 및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한다면 소수파는 힘의 절대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하여 비 정상적인 방법의 사용에 대한 유혹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의 헌정사는 국회에서의 비정상적인 의사결정과정과 그에 대항하는 소수파의 격렬한 반대에 의해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했던 수많은 사례를 알려주고 있다. 그러한 예는 직전 국회인 제17대 국회에서도 어김없이 볼 수 있었다. 국회의 다수파와 소수파간의 원활한 협의와 토론 등 합법적이고 합리적 의사결정과정만이 국회가 순항할 수 있기 위한 절대 필요조건이다. 특히 거대 여당이 국회를 점하고 있는 제18대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제18대 국회는 민주적 의사결정의 기초가 되는 표현의 자유의 보다 폭넓고 실질적인 보장을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관련 법률들에 대한 사후 관찰과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입법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의사결정 과정의 공개는 소수파의 보호 및 이를 기초로 한 다수파의 의사 관철을 위한 중요한 전제가 된다. 따라서 국회에서의 각종 정책 현안 및 법률안에 대한 정보의 공개와 이를 알리기 위한 입법예고 및 공청회 등의 개최가 활발히 이루어 질 수 있기 위한 법제의 개선도 필요하다.
정당 내에서도 소속 정당원 및 소속 의원들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개진되고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과거 정당이 특정 유력정치인을 중심으로 이합집산하고 해당 유력 정치인의 의사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행동하거나 그러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한다면, 지금의 정당은 국민들의 의사를 결집하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여 그 결과가 다시 국민들에 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제18대 국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 정당들은 정당의사의 결정에서의 민주적 절차의 보장, 국민들의 의사의 신속한 수집 및 국정에서의 반영을 위한 제도적 보장과 실질적 실현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3. 경제 및 이른바 민생법안
제18대 국회의 최초 법안 발의안은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의안번호 1800001)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종부세의 면제 및 경감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제17대 대통령 선거 및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세제부담의 경감, 기업 비 친화적인 규제의 철폐, 성장우선의 경제정책을 통한 경제성장우선 등을 주요 공약으로 선거에 임하여 각각 대통령 당선 및 국회의 절대다수의 확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한 점에 비추어 본다면 첫 법안 발의가 한나라당측 의원에 의해서‘종부세’경감을 내용으 로 하는 법안이라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바가 아니다. 여당은 이제 경제관련 각종 법률들 을 공약에서 제시한 바대로 기업규제의 대폭완화, 세제의 개편, 수출 및 성장 중심의 경 제정책을 위한 법적 토대의 마련, 공기업의 민영화 등을 위한 제 법률의 개편작업에 착수 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되었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경우도 경제 개발을 통한 성장 동력의 확보라고 하는 입장에서 계획되었고 그와 관련하여 국회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뜨겁게 달굴 쟁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2달여 걸쳐서 일어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미국과의 재협상 주장과 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의 대립은 제18대 국회의 개원조차 불가능하게 한 결과 제18대 국회는 현재 개문휴업
상태에 빠져있다. 위에서 제기한 여러 쟁점들도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높은 주제들이다. 거대 여당과 소수 야당 간의 정치적 역량이 높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새 정부는 교육부문에 대한 학교의 자율적 영역의 확대, 특히 입시의 자율화, 대학의 자치 등을 골자로 하는 교육정책을 내 놓았는데 과거의 입시정책, 나아가 교육정책과 관련하여 벌써부터 상당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제18대 국회 기간 중에 교육정책 및 입시 관련 제도 및 정책에 대한 논의는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 밖에도 의료보험, 연금, 노사관계 등 관련 제도의 개선 및 개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국회 내에서 상당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Ⅳ
제18대 국회는 그 출범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국민들의 반대와 맞물리면서 개원조차 하지 못한 채 표류를 하고 말았다. 이는 제18대 국회가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못할 것 같다는 예상을 하게 한다. 하지만 개원 초기에 국회가 파행을 겪은 것은 어떠한 면에서 제18대 국회가 대의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개원하지 못한 것은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맺은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한국 국민의 국민적 반대와 재협상 요구가 원인이 되었다. 재협상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바탕으로 민주당이 등원을 거부하면서 국회는 원구성은 고사하고 개원조차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국민과 정부와의 소통부족, 국민의 경험적 의사를 잘 헤아리지 못한 정부 및 정치권의 잘못이라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발생한 일련의 사건과 그로 인해 치루고 있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수업료로 삼아서 제18대 국회는 국민들의 의사가 가감없이 논의되고 거리낌 없이 주장되는 국민들 간의 소통의 장소이며, 통로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