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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산업 부실의 원인과 한국 법률가들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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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8 .. 2015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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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래로 어언 50년이 흘렀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해외건설산업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으며, 한국 건설회사가 세운 건축, 토목 및 플랜트 구조물들이 세계 곳곳에서 그 위용을 자랑하 고 있으며, 건설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 높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와 같은 외형상 대한 민국 해외건설산업의 화려한 약진을 기뻐만 하고 있 기에는 최근 보도되고 있는 뉴스들이 너무나 심각한 형편이다. 국제건설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대형 한국 건설업체들이 최근 수년간 잇달아 이른바 어닝쇼크 (earning shock)라 불리는 대규모 적자를 발표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단시일 내에 호전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시장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근자에는 한국 조선업계에서도 해양플 랜트 사업 분야에서 회사마다 수조 단위의 적자를 연 달아 발표하고 있어 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도대체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필자는 한국 의 대형 건설회사 사내변호사로서의 오랜 경험과 법 무법인에서의 국제건설계약, 클레임 및 중재 해결 경 험을 바탕으로, 그 원인들이 다음과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국제 건설시장에서 발주되는 해외프 로젝트들을 보면 대부분 장기 대규모이고 시공자가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책임지는 턴키계약 방식이어 서 기본적으로 시공자가 부담하는 위험이 더욱 커진

반면, 거의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경쟁입찰을 통해 발 주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시공자가 충분한 이윤을 얻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건설산업은 수주 산업이기 때문에, 마치 자전거가 굴러가려면 계속 페 달을 밟아줘야 하듯이 건설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서 는 어떻게든 수주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늘 작용하 여, 비록 이윤이 박해도 일단은 수주를 하고 보자는 심리가 발현되기 쉽다.

둘째로, 한국의 해외건설업체들은 대부분 종합시 공자(EPC Contractor 또는 General Contractor) 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설계(Basic Design)를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설계능력이 부족하 기 때문에 이로 인한 견적 및 수행 상의 실수가 많다 는 점이다. 잘못된 설계에 기초해서 기자재 발주가 나가고, 제작 및 설치까지 완료된 경우 시운전 단계 에서 그러한 설계오류가 발견되면, 새로 기자재를 설 계, 제작 및 설치해야 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공기지 연이나 추가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셋째, 해외건설산업은 급격한 물가변동이나 환율변동 위험 등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워낙 많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낯선 해외현장에서 그 국가의 노동, 환경, 세무 및 공사관련 법규를 사전에 다 조사하지 못해서 입게 되는 손실도 적지 않은 편이다.

넷째, 우리나라 해외건설업체들이 건설계약의 중요 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도 들지 않을 수 없다. 해외건설계약 실무에 종사하는 분들로부터 자 주 듣는 이야기가 “건설 분야는 소위 ‘갑’과 ‘을’이 확 실한 분야여서 계약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발

해외건설산업 부실의 원인과

한국 법률가들의 대응

김승현 (법무법인 태평양 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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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가 제시하는 계약조건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 이다. 따라서 발주자가 제시한 계약조건을 협상도 제 대로 못한 채 그대로 수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정당하 게 청구할 수 있는 클레임을 못 받게 되는 일도 허다 한 것 같다. 또한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대표이사나 본부장들이 대부분 공학 전공자들이어서, 공학전공 자 분들을 폄하할 의도는 없지만, 의사결정권자인 이 분들의 계약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 족하다는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해외건설계약 검토와 협 상을 도와줄 만한 전문가들도 부족하다.

다섯째, 계약이 체결된 후에도 공사수행과정에서 공 사를 총괄 지휘하고 감독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들이 계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공기연장이나 추가공 사비를 청구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해도 계약에서 요 구되는 대로 이를 적기에 통지하지 못하고, 이를 입 증할 만한 증거들을 확보하지 못해 충분히 받을 수 있 는 클레임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공사 도중에 발주자에게 공기연장이나 추 가공사비 청구를 위한 클레임 공문을 보내기를 주저 하는 한국건설업체들의 성향도 동시에 작용하는 것 같다. 최근 들어 계약관리의 중요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계약관리란 “계약이 체결된 후 수행과정에 서 공기연장이나 추가 공사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계 약 하에서 따르도록 되어 있는 여러 절차를 준수하는 것” 정도의 의미로 이해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계 약관리란 계약 체결 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계약

다. 물론 계약법은 각국의 국내법에 따른 차이가 비 교적 적은 분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준거법 에 따른 차이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사실 국제건설계약의 준거법이 한국법이 아 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분쟁해결 절차도 외국을 중재 지로 하는 국제중재로 합의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한 국의 변호사들이 전문성을 쌓기가 쉽지 않은 분야이 다. 하지만, 준거법이 한국법이고 분쟁해결 장소가 한국인 경우에만 한국의 변호사들이 활약할 수 있다 고 생각하는 것은 점점 더 국제화되어 가고 있는 현재 의 법률시장에 걸 맞는 사고가 아닌 것 같다.

따라서 그 동안 한국의 법률가들이 신토불이의 한국 법만 공부하면 별 문제가 없었던 시대를 살았다고 한 다면 앞으로는 한국의 법률가들이 국제사법과 국제 거래법 및 비교사법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 를 살아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제건설계약의 준거 법으로 자주 채택되는 영국법 및 중동국가를 비롯한 현지국가의 법률에 대한 연구와, 국제건설산업 및 계 약관행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해, 한시바삐 우 리나라 해외건설업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영미 로펌의 법 률서비스를 경험해 본 우리 건설업체들은 언어, 문 화, 지리 및 시간대의 차이로 인한 불편함과 상대적 으로 비싼 그들의 법률자문수수료에 대한 불만을 자 주 호소하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나라 로펌들이 국제 건설분야의 전문성만 갖춘다면, 이들 영미 로펌과의 싸움은 결코 승산 없는 싸움이 아니라고 본다.

아 전문성을 쌓을 수 없었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우 리나라 해외건설업체들은 한국의 변호사들이 전문성 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일을 못 맡기고, 한국의 변호 사들은 일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전문성을 못 쌓고 있는,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지만, 이는 알고 보면 결 론이 내려져 있는 문제이다. 향후에도 우리나라 해외 건설업체들이 한국의 변호사들에게 경험을 쌓게 하 기 위해, 전문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먼저 주 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변호사 들이 국제건설분야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제 건설분야의 전문성을 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동안 한국의 변호사들은 국내의 법률수요를 감당 하기에도 바빴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의 법률시장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나 유인이 별로 없었다. 하지 만 이제 국내 법률시장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미국 식 로스쿨 제도의 도입으로 해마다 변호사 숫자는 급 증하고 있고, 내로라하는 영미 로펌들이 앞다투어 한 국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날마다 경 쟁이 치열해져 가고 있다. 이제 한국의 변호사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환경 속에서 한국의 변호사들이,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 는 국제건설분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다.

현재 해외건설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보면, 계약의 준거법에 대해 특별한 고려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 체결 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너무나도 불리한 독소조항으로 가득 찬 계약을 체결 해 놓고 어떻게 계약관리를 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러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현재 해외건설 분야에서 대규모 손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데 이러한 원인들 중에 특히 네 번째, 즉 해외건설계약 관행과 관련하여 필자는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말 이 있다. 해외건설 분야는 경쟁입찰을 통해서 발주되 기 때문에 ‘갑’과 ‘을’의 지위가 확실하게 차이가 나서 계약협상이 어려운 분야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고 해서 계약협상을 전혀 할 수 없는 분야인 것은 아니 다. 발주자 입장에서 제일 관심이 있는 부분은 뭐니 뭐 니 해도 입찰가격이다. 입찰자가 발주자가 제시한 계 약조건에 여러 변경조건을 달았다고 해서 최저가 입찰 자를 바로 탈락시키는 일은 드물고, 어떻게든 협상을 통해 입찰자가 붙인 조건들을 철회시키려고 든다. 그 런데 이 과정에서 입찰자가 변경조건들에 대한 합리적 인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 발주자가 일방적으 로 이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건설업체들은 수주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계약 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발주자의 강압적인 협상 태도에 쉽게 굴복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계약조 건을 쉽게 받아들이고 마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해외건설계약 협상과 분쟁 해결 을 도와 줄 만한 전문가가 별로 없다는 소리도 들린 다. 우리나라의 변호사들은 그 동안 국제건설계약의 법리와 실무에 대해 경험을 쌓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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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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