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사전 규제에서 사후 규제에 중점을 두어야 - 한국법제연구원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4

Share "사전 규제에서 사후 규제에 중점을 두어야 - 한국법제연구원"

Copied!
3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WWW.KLRI.RE.KR

63

VOL.47 .. 2015 SUMMER

62

무엇보다 법제 운용과정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입법

정책적으로 고려할 사항은 위법행위에 대응하는 제재 를 과도하게 형사화하는 경향이다. 법의 집행력을 강 화한다는 명목으로 각종 정치법제는 물론 다양한 사 회경제입법들에 형사처벌조항을 도입한 결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 검찰과 경찰 등 법집행 기관의 자의적 개입이 초래하는 영향이 너무 크다. 더 구나 수사권과 기소권을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현행 체제하에서 민주공화국이 추구하는 견제와 균형, 관 용과 절제의 법제운용은 비현실적인 기대일 뿐이다.

또한 법제의 합리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급한 것은 명 확하지 않은 포괄적 일반개념을 남발하는 태도이다.

특히 경제사회입법과 같이 구체적 상황의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경우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이루는 시민적, 정치적 인권이나 민주적 국가 운영에 필수적인 영역에 일반개념을 남발하는 것은 예견가능성을 높여 행위규범으로 효과적으로 작동해 야할 법의 기본요소인 명확성 원칙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특히 언어의 불완전성이나 상황을 효과적으로 포섭할 필요성에 따라 일정정도 일반개념을 사용할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행정권의 자의

적 법적용을 조장할 수도 있는 일반개념의 남발은 법 의 지배원리에 역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행 법제, 특히 정치 및 행정 규제와 사회통제에 작용하는 법제 에서 이런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정치활동이나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광범위한 통 제법제나 공무원이나 교원의 시민적 활동을 규제하 는 법제에 무수히 남발되고 있는 일반개념에 대한 정 비가 시급하다. 이러한 법제의 불합리성을 통제해야 할 헌재와 법원마저 법원에 의한 보충가능성을 들어 법률의 효력을 유지시킴으로써 법적 정의의 실현에 역행하는 현실을 조장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불명확 한 규정의 남발은 판례, 즉 사법입법의 의존성을 심 화시켜 사실상 사법권과 행정권에 의한 입법권의 전 복현상을 조장하기도 한다.

정의로운 법이 지배하는 사회를 위하여

한국 사회와 법제의 관계는 일반 국민의 차원에서는 쉽게 인식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 를 법의 지배가 실현되는 사회로 발전시키기 위해 법 률가에게 특별한 소명이 부여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를 민주공화국의 정신에 부합하게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사회적 연대감을 상실하지 않 는 민주복지사회로 만들기 위한 법률가로서의 사명의 식을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 개인화된 이익사회로의 전락에 직면한 한국 사회가 위기에 직면한 징후들을 자유롭고 민주적인 정치과정에 기초한 올바른 법제의 정립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한국 법제의 또 다른 과제는

법의 지배의 정신에 걸맞는 법제운용을 위한 통제시스템의 구축이다.

특히 법의 지배의 기본정신에 맞게 법률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적용상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법제정립이 시급하다.

전문가 칼럼

사전 규제에서 사후 규제에

중점을 두어야

글 김광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핀테크(Fintech) 산업 규제의 패러다임,

(2)

WWW.KLRI.RE.KR

65

VOL.47 .. 2015 SUMMER

64

이베이(eBay)의 창업자인 피에르 오미

디야르는 2006년 P2P 대출 업체인 렌 딩클럽(Lending club)을 설립한다. 렌 딩클럽은 지난 해 12월 상장 이후 기업가치 9조원 의 회사로 성장했다. 2011년 설립된 트랜스퍼와이즈 (TransferWis)는 전통적으로 은행의 고유 업무인 해 외 송금과 환전 서비스를 도입하여 일 평균 거래액이 100만달러를 넘어섰다.

알리페이(Alipay) 이용자는 인터넷 쇼핑몰, 택시, 편 의점 등에서 결제하고 남은 여유자금을 자산관리 회 사에 이체한다. 자산관리 회사는 그 자금을 펀드에 투자하여 수익금을 이용자에게 돌려 주고 있다. 알리 페이 이용자는 8억명이 넘는다.

미국, 영국, 중국의 소위 핀테크(Fintech) 기업에 관한 얘기다. 핀테크는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 (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모바일 간편결제 및 송금, 개인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 비스 또는 기술을 말한다.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금융 서 비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장차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통화의 종류, 결제 시스템 같 은 기존 장벽을 허물고 보다 간편하고 보안 문제까지 해결한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렌딩 클럽, 트랜스퍼와이즈, 알리페이 등 현재 시장을 선 도하고 있는 모델은 일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해 ‘천송이 코트’에 관한 언급 이후 핀테크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는 공인인증서 폐 지, 보안성 심의 완화 등 각종 규제 완화책을 속속 발 표하고 있고, 연내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정책 마 련에 분주하다. 핀테크를 화두로 한 각종 세미나, 포 럼 개최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핀테크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규제 완화 방침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규제완화만으로는 국내시장을 넘 보는 해외기업에 맞서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인터넷 은행은 핀테크산업의 한 분야에 불과함에도 정부 정 책이 인터넷은행의 도입에만 집중된 느낌도 든다.

인터넷은행이란 모든 금융서비스를 인 터넷 상에서 제공하는 은행을 말한다.

오프라인 지점이 있는 기존 은행과 달리 인터넷 은행은 물리적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프 라인 점포가 아예 없거나 극소수로 운영되기 때문에, 점포를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여 고객 에게 보다 좋은 조건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오 프라인 은행과 달리 365일, 24시간 제한없이 운영한 다는 점도 강점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인터넷뱅킹과의 차별점은 뭘까. 우 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뱅킹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IT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대부분 의 은행이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제공했고 오래 전에 인터넷뱅킹 이용자 수도 천 만 명을 넘었다. 현재는 스마트폰으로 시간과 장소 구애없이 인터넷뱅킹을 이용한다. 이미 인터넷은행의 가지고 있는 요소들이 다 구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인터넷은행은 은행에 주는 사업 면허를 IT기업 등 산업자본에도 주자는 의미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시장확대 및 고용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혁신적인 서비스의 운용 경험이 풍부한 IT기업이 인터넷은행을 운영한 다면 창의적인 신규 서비스가 탄생할 수도 있겠지만 일응 일리가 있다.

어떤 산업이든 새로운 시장, 일자리를 만들고 부가가 치를 높이는 것이 궁극의 목표인데 은행이 하던 일을 IT기업이 한다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새 로운 시장이 열리고, 일자리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인터넷은행 도입이 전혀 무용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 밖에 핀테크산업도 골고루 발전 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정부가 구상하는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IT기업 등 산업자본의 진입 을 허용해야 한다. 대면확인이 필수적 인 현행 금융실명법도 손봐야 한다. 정부는 최근 은 산분리 원칙 완화 입장을 발표했고, 곧 구체적인 안 이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핀테크산업 분야는 그밖에도 간편결제, 송 금, 자산관리, 크라우딩 펀딩, 데이터분석 등 다양하 다. 살펴봐야 할 관련 법도 은행법,여신전문금융업 법, 전자금융거래법,자본시장법, 대부업법,전자상거 래법 등 외에도 개인정보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 법, 위치정보법 등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문제는 어느 법이든 강력하고 지나치다 할 정도로 세 세하게 사전적 규제를 담고 있고, 신고, 등록 뿐만 아 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까다로운 인·허가의 장벽도 넘어야 한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사업을 시작하려 면 관련 분야 법률에 정통하여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 가 있을 정도다. 이처럼 사전적 규제로 가득한 규제 환경에서는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렌딩클럽이나 트랜스퍼와이즈와 같은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어느 법이든 강력하고

지나치다 할 정도로 세세하게 사전적 규제를 담고 있고, 신고, 등록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까다로운 인·허가의 장벽도 넘어야 한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사업을 시작하려면 관련 분야 법률에 정통하여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다.

(3)

WWW.KLRI.RE.KR

67

VOL.47 .. 2015 SUMMER

66

먼저, 렌딩클럽의 이용 방법을 보자.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렌딩클럽 홈페이지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대 출가능자를 정하고 다시 그 중에서 신용 등급을 매겨 온라인 대출 장터에 올려놓는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 출 장터에 있는 명단을 보고 원하는 사람에게 투자한 다. 이때 투자 금액은 최소 25달러를 기준으로 소액 분산투자하게 되는데 대출금리는 신용 등급에 따라 연 6.78~9.99% 수준이다. 현재 제로에 가까운 은행 이자에 비하면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트랜스퍼와이즈의 서비스 모델도 마찬가지로 간단하 다. 예컨대 한국의 아버지 A가 미국 유학 중인 아들 B에게, 반대로 미국에 사는 아버지 C가 한국 유학중 인 아들 D에게 돈을 보내야 한다. 이때 트랜스퍼와이 즈를 통하면 A는 D에게, 또 C는 B에게 각각 자국 통 화를 넘겨주면 된다. 자녀가 유학 중인 나라의 화폐 로 따로 환전해 송금하지 않아도 되니 당연히 환전 수 수료도 발생하지 않고 이 과정에서 트랜스퍼와이즈 는 소액의 수수료를 챙긴다.

우리나라라면 모두 불법의 소지가 크다. 렌딩클럽과 같은 업체는 대부중개업자로 등록하면 되겠지만 수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대부업자 등록 없이 투자가 가 능하다고 봐야할까. 실제로 우리나라 한 업체가 렌딩 클럽을 벤치마킹하여 P2P방식으로 대부업을 영위하 다 제재를 받은 예가 있다. 또한 해외서 송금환전의 혁신적 사례로 꼽히는 트랜스퍼와이즈는 국내 서비 스가 불가하다. 외환거래법 위반, 불법 환치기로 규 정되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나라나

혁신적인 서비스는 기존의 규범, 규제, 이익집단과 충돌할 수 있다.

국경없이 돈과 상품이 오가는 핀테크산업 분야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기존 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만 따져서는

시시각각 밀려오는 해외 기업의 거센 도전을 막을 수 없다.

미국,영국 공히 전통적인 금융서비스 강국이고 선진 적인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렌딩클럽이나 트 랜스퍼와이즈와 같은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도 바로 두 가지에 힘입은 바가 크다. 다만, 인터넷 분야는 민 간기업의 자발적 규제와 리더십이 우선되어야 하고 정부의 관여나 간섭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철학하에 사전 규제 보다는 사후 규제에 중점을 둔 규 제방식도 눈여겨 봐야 한다.

우버 택시의 예에서 보듯이 세계 어느 나라나 혁신적 인 서비스는 기존의 규범, 규제, 이익집단과 충돌할 수 있다. 국경없이 돈과 상품이 오가는 핀테크산업 분야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기존 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만 따져서는 시시각각 밀려오는 해외 기업의 거 센 도전을 막을 수 없다. 알리페이가 국내 서비스를 확대하자 시중 은행들이 너나 없이 알리페이에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 IT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초조한 마음이다.

핀테크 분야의 글로벌 투자규모는 2013년 40억 5000만달러에서 지난 해 122억 달러 규모로 3배 가량 가파르게 증가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만개할 수 있도록 투자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뒤떨 어진 낡은 규제들부터 걸러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 다 사전규제에서 사후규제에 중점을 두는 규제 방식 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수출 효자산업이었던 게임산업이 작년에 최초로 마 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한다. 승승장구하던 세계 1위 한국의 게임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텐센트 등 중 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인터넷게임 기업으로 성장하 였고 우리는 하청업체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비관적 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인이야 많겠지만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도 한 몫을 했다는 것 이 지배적인 견해다.

규제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어떠한 규제도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많은 고민 끝에 만들어 졌을 것 이다. 작년 세월호 사건을 통해 경험했듯이 규제 완 화, 규제 철폐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며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영역에서는 오히려 보다 촘촘히 규제 할 필요성도 있다.

핀테크 분야 역시 이용자의 편의성만 따질 수는 없 다. 거래의 안전, 즉 보안성도 놓칠 수 없다. 기존 규 범과의 충돌을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게임산업의 경우를 보듯이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는 원래 의도한 규제의 목적은 달성 못한 채 산업발전의 발목만을 잡을 수 있다. 핀테크 관련 서 비스들은 기존 금융 법제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 다. 보안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일일이 사 전에 안되는 일만을 따지기에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기 일쑤이다. 근본적으로 넓은 안목에서 규제방식의 변경이 필요한 때다. 창립 25주 년을 맞이한 법제연구원의 선도적인 역할을 기대해 본다.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