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연단상
로스쿨이 잘 되기를 바라는 단상 몇 가지
송 석 언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어떤 제도도 출발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로스쿨 제도도 마찬가지이다.
로스쿨 제도의 시행 3년차가 되면서 아직도 손봐야 할 내용이 꽤나
많다고 느낀다. 로스쿨 교육의 성공은 모두의 바람이다. 로스쿨 현장에서
뒹굴며 내 나름대로 로스쿨의 성공을 위한 바람을 몇 가지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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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배경으로 한 무한개방의 시대를 대비한 로스쿨
“정의를 넘어 법률도 서비스 정신-기업적 마인드로 재무장되어야 하는 무 한개방의 시대를 우리는 맞이하고 있다. 전통적인 법률관계에 따른 단순함을 넘어 법률적 토털솔루션이 법률시장을 디스플레이한 지 이미 오래 되었다. 심 하게 표현하면 사회적 정의가 어쩌고저쩌고하는 레토릭의 주절거림에 상관없 이 세계법률시장은 성공으로 인한 국가적 실리와 실패로 인한 교훈으로 넘쳐 나는 무한경쟁의 장이 되어버렸다는 얘기다.”1) 이 이야기는 변화된 법률시장 을 스케치한 것이다. 세계화의 영향으로 변화된 법무서비스의 토털시스템화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법조인으로 구성된 로펌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메시 지의 일면이다. 귀가 따갑도록 들은 이야기다. 법률시장의 개방은 이미 오래 전에 예고된 것으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는 다름 아닌 법률시장의 세 계개방화라는 것이다.
법률시장의 세계개방화는 법조인에게 국경 내의 유효한 법률만 알아서는 안 된다는 책무를 부과하고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법조인양성기관은 로스쿨이 다. 그러므로 로스쿨 교육은 과거의 법학교육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법조인 양성을 위한 교육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법학은 현실학문이다. 현실학문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로스쿨 인가기준에 특성화 분야를 두었던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고 이해하고 있다. 국제법무, 지적재산, 국제금융, 글로벌기업, 해운물류, 국제인권 등등의 특성화 법학교육의 목표는 법률시장의 개방화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세계화, 더 나아가 지방의 세계화라 는 현실의 도도한 흐름을 반영한 로스쿨 교육의 현실인식에 있는 것이다. 로 스쿨의 출발과 목표가 이렇다면 인가기관이 출발과 목표지향 여부를 철저히
1)출처 : http://blog.naver.com/param25?Redirect=Log&logNo=10037576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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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감독해야 한다. 로스쿨 인가라는 도장만 찍어주었지 인가기준 중의 하나인 특성화를 충족하는지의 실질적인 감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법률시장의 무한개방시대를 대비한 로스쿨이라면 이미 얘기한 특성화 분야의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헌데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유는 변호사시험과 목과 관련된 것이다. 현재 변호사시험과목은 전통적인 법 률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다. 이렇기 때문에 로스쿨 들은 합격률에 발목이 잡혀 전통과목 위주의 교과과정을 필수과목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특성화 교육이 상대적으 로 빈약할 수밖에 없다. 한편 학생들도 당장은 변호사시 험 합격에 최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어 특성화 과목의 수강을 기피하고 있다. 변호사시험과목을 전통적인 법률 과목으로 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법 률과목은 법조인으로서 기본적인 ‘Legal Mind’ 형성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철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 다. 그런데 변호사시험과목을 필수과목으로 하여 로스쿨 이 운영된다면 로스쿨은 변호사시험대비학원으로 될 것 이 뻔하다. 로스쿨의 교과과정을 시험과목 중심으로 하게 된다면 다양한 전문법조인 배출이라는 로스쿨의 취지와 는 정반대 결과만 나타날 것이다. 의료시장에 비유한다면 일반의만 배출하는 공급불균형의 결과만 될 것이다.
로스쿨 도입의 목적이 다양한 전문법조인의 양성에 있 다고 보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를 짐작하게 될 것 이다. 즉 로스쿨은 특성화 교육 분야 중심으로 교과과정 을 제도적으로 필수화해야 한다. 그리고 특성화 교육 분 야의 충실도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그 제도가 시험이든 특성화인증제이든 반드시 검증이 있 어야 한다. 검증기관은 특성화 분야에 정통한, 예컨대 외 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문화관광부 등의 행정부에서 담당 토록 하고 한편으로는 급변하는 각 분야별 국제환경의
정보를 제공하여 그에 맞춰 현실성 있는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성화 교육 분야의 교과과정의 필수제도화는 다른 면 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방 로스쿨의 고민 중의 하나는 변 호사 취업이다. 수도권 중심 풍조에 따라 로스쿨도 같은 맥락에서 고민되는 것인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로스쿨과 다른 특성화 분 야의 지방 로스쿨의 졸업생이 수도권으로의 취업이 가능 할 수 있다. 또 그 역으로 수도권 로스쿨 졸업생이 지방 으로의 법률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 다. 법률서비스의 토털솔루션화와 지역균형발전에도 기 여할 것으로 본다. 비유한다면 로스쿨은 내과, 외과, 산부 인과, 소아과, 안과,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등과 같은 전 문의를 배출하고 그 전문의들은 로펌에서 소화기내과, 순 환기내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등으로 세부적인 전문화를 꾀할 수 있도록 법학교육의 구조를 구상하자는 것이다.
로스쿨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부담
로스쿨 인증평가기준은 교육의 내실화를 유도하기 위 한 목적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목적이 아무리 좋 아도 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목적설정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날 수도 있다. 일부 인증평가기준은 로스쿨 교수들에 게 교육 외의 잡무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인증평가기관은 인증기준이 교수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실제적으로는 모든 교수들이 달 려들어 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교육에 전념해야 할 정열이 분산되어 수업에 상당한 지장을 초 래하고 있다. 가뜩이나 로스쿨에 적합한 새로운 강의안을 준비하는 데도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인증평가기준과 관 련한 행정업무까지 겹치니 로스쿨 제도에 애정이 생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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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없게 만드는 분위기이다. 로스쿨 제도의 성공은 교 수들의 애정이 필수적인 것이다. 빨리 시정되어야 한다.
로스쿨에 대하여 물적 투자를 너무 과하게 부과하고 있다. 예컨대 도서만 해도 그렇다. 전자도서로 될 수 있 는 것을 굳이 도서로 권수를 갖추도록 하는 것은 2중 투 자를 하라는 것이다. 비효율적인 투자가 아닌가 싶다.
교육시설에의 부담을 주는 인증기준도 그렇다. 독자적 인 교육과정의 유지를 위해서 대학의 다른 주체와 공유하 는 것이 아니라 로스쿨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독립된 공간이 아니더라도 교육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내용적으로 독립 된 공간을 인증기준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인증기준은 대학 전체적으로 공간활용도를 기준으로 설정해야 합리적이다. 점점 줄어드는 대학입학정원을 고 려한 거시적 대학정책 차원에서도 그렇다. 언젠가 대학의 건물공간이 쓰이지 않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 을 아니 할 수 없다. 로스쿨의 ‘독립적인 전용공간’이라 는 인증기준은 현실적으로 건물을 신축하라는 것이나 다 름없다. 낭비도 보통 낭비가 아니다. 이 비용을 로스쿨의 교과과정의 운영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로스쿨에 대한 과도한 부담은 엉뚱한 불협화음을 초래 하고 있다. 법정교원 수, 연구지원비의 하한선, 유급조교 의 충원기준, 시설기준 등은 학내의 다른 대학과 교원들 간에 오해와 냉소를 초래하고 있다. 학내에 로스쿨만 있 는 것이 아니다. 국립대학은 교원을 필요에 따라 임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해마다 교과부에서 일정 수의 교 원임용권한을 받아야만 할 수 있고 그것도 대학 전체에 총괄적으로 부여해주고 있어 로스쿨만이 법정교원 수를 우선적으로 충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다른 대 학에 배정되어야 할 법정교원 몫을 무리하게 로스쿨에
배정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인증기준이다. 한 지붕 의 다른 대학구성원들로부터 원성과 분개를 자아내게 하 고 있다.
연구지원비의 하한선이라는 것도 대학구성원들로부터 공감을 전제로 실행 가능한 것이다. 이는 로스쿨 교원들 에 대한 특혜성 인증기준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 다. 이런 상황에서는 로스쿨이 순탄하게 나아갈 수 없다.
특히 국립대학의 경우는 대학재정운영에 있어서 현실적 으로 불가능한 기준인 것이다.
강의담당 시수기준도 대학 전체의 실정을 고려해야 한 다. 로스쿨 교수는 기존의 법학과 강의를 포함하여 9시 수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강의시수의 부담을 줄여 로스쿨 교육에 전념하라는 취지로서 바람직한 인증기준 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9시수 범위에서도 다른 학과의 법학 관련 개설과목을 강의할 수 없도록 한 인증기준이 다. 다른 학과에 개설된 법학과목 시수로는 담당전임교원 을 충원할 정도의 시수가 아니어서 교원을 임용할 조건 이 되지 못한다. 부득이 로스쿨 교수가 지원강의를 할 수 밖에 없는데도 인증기준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원강의 를 하려면 로스쿨 강의를 하지 않아야 가능하다. 다른 학 과의 지원강의 요청에 로스쿨을 난감하게 만드는 인증기 준이다. 한편 소규모 로스쿨은 개설과목이 적어 일부 교 수는 법정시수인 6시수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원천적으로 법정시수 강의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9시수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강 의시수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으로 집안에서 거부되지 않아야 적극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인증평가기준이 만들고 있다. 실제 로스쿨 교육에 필요한 투자비용을 너무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