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스페이스 공감>에 초대된 뮤지션
글 신현화 사진 김권석
<EBS 스페이스 공감>
마주, 서다
디어클라우드 프런트우먼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나인
EBS 2012.
OCT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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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보컬 나인이 첫 솔로앨범을 발표하며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 오른다. 이번 앨범에서 나인은 전곡을 작사·작곡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드 러내는가 하면 보컬리스트로서의 새로운 고민과 성장의 흔적도 담아낸다. 더하기보 다 빼기의 음악으로, 담담하면서도 슬픔 감성으로 자신만의 첫 이야기를 빚은 나인 을 만났다.
타이들 ‘9Stories’는 어떠한, 무엇 에 관한 이야기인지? 사랑의 아 픔, 슬픔 등이 진하게 느껴지는 가사들 때문에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겪은 것일까란 생각도 해보 았습니다만.
앨범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 소드라면?
디어클라우드와 나인의 음악적 경계, 그 지점에서 조율코자 했 던 부분이나 방향성이 있었을 듯 합니다. 그와 관련해 나인 씨가 머릿속에 그린 곡의 느낌, 정서라 는 것도 있을 듯하고요.
보이시한 외모만큼 중성적인 목 소리가 인상적입니다. 첫 솔로앨 범인 만큼 보컬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텐데, 자신의 보컬을 평 가해 본다면?
최근에 이별이나 사랑의 아픔을 겪은 건 아니고요. (웃음) 가사 쓸 때 보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자 했어요. 한 단어가 여러 가지를 함축할 수 있도록 말이죠. 대중가요는 사랑 얘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데 ‘9Stories’는 친구, 아버지, 누군가의 얘기도 될 수 있는 그런 이야 기예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아 밝게 쓴 곡도 있는데 다들 가사만 보 니 너무 슬프다 그러시더라고요. 제가 느끼는 삶 전반의 얘기를 담고 싶었는데 결국 전 슬픈 이야기로 많이 치우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제 색깔인 것 같기도 하고요.
메이트 정준일 씨가 군 입대 일주일 전에 ‘연인들’을 녹음했어요. 제 목소리가 다른 여성 보컬과 달라서 어떤 남자 보컬도 저를 여성스럽 게 만들어주지 못하는데 (웃음) 준일 씨 목소리가 제 목소리와 어울릴 거란 생각을 예전부터 했고 피처링을 부탁했죠. 좀 무리해서 녹음했 는데 나름 잘 나온 것 같아요.
시기가 시기인 만큼 준일 씨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애절할 수밖에 없 지 않았나 생각해요. (웃음) 제가 사랑하는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들을 조금씩 삽입해 만든 ‘노래들’이란 곡 작업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패닉, 이상은, 이소라, 루시드폴, 조원선 선배님들께 개인적으로 연락드려 허락을 받았는데, 다들 제 음악도 들어보시지 않고 쿨하게 “써~” 하 시더라고요. 뭔가 절 믿어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죠.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디어클라우드 음악과 다를 게 없네”, “뭐 하러 솔로앨범 냈지?” 이런 얘기 듣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특별히 주 력했던 것이 편곡 면이었어요. 편곡이나 연주는 웬만하면 디어클라우 드 멤버의 도움을 받지 말자는 주의였죠. 이적, 스윗소로우, 월러스 멤버이자 편곡자인 양시온, 박지윤 앨범을 편곡했던 기타리스트 영과 함께 작업했어요.
특히 서정적이거나 공간감을 살리고 싶은 곡은 영과, 리드미컬하고 좀 더 재미있는 요소를 그렸던 곡은 양시온과 작업했는데, 그 느낌이 너무나 잘 들어맞았어요.
노래는 할수록 어려운 거 같아요. 어렸을 때 녹음할 때는 뭣도 모르 고 목에 핏대 세워가면서… 열심히 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땐 노래가 뭔지 몰랐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목소리부터 창법, 음역 대, 키 정하는 부분까지 많은 고민을 했어요. 앞으로 노래 에 대한 그런 고민을 끊임없이 하게 될 것 같아요. 아직 멀었죠, 너무.
제가 생각하는 부분까지 제 보컬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 같아요.
테크닉, 음정 이런 걸 다 떠나서 어떤 경지가 있잖아요.
예전에 턱 앤 패티 공연에 간 적이 있어요. 밝은 곡을 패티가 턱의 기 타에 맞춰 노래하는데, 저도 모르게 첫 구절부터 눈물이 터져서 막 울 었어요. 제가 맨 앞자리에서 너무 우니까 패티가 나중에 저를 굉장히 오랫동안 쳐다보면서 노래를 해주더라고요. 오해한 거죠. 전 슬픈 감 정이 아니었거든요. 아직도 제가 왜 그랬는지 다 이해하지 못한 부분 이 있는데, 저는 그게 소리라고 생각해요. 보컬리스트로서 그런 소리 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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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2012.
OCT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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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목소리 톤을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제 목소리가 굵고 낮은 편이 고, 또 목소리가 워낙 큰데 그걸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몰랐던 것 같 아요. 예전에는 컨트롤 할 수 없는 소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리고 어렸을 때 가장 고민됐던 것 중 하나가 비슷한 목소리가 없으니까 롤모델이 없었고 자연히 연습할 곡들이 없었어요.
그런 과정 속에서 굵은 제 목소리를 좀 더 편안하게 가져가는 것에 대 해서 많이 고민했어요. 어떤 평론가가 제 목소리를 ‘혀의 가장 끝까지 힘을 준 거 같은 목소리’라고 평했는데 제가 너무 힘을 줘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예전보다 목소리 톤이 많이 달라지긴 했는데, 아직 멀었죠.
시너드 오코너, 사라 맥라클란과 같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을 사랑하 고, 또 그렇게 되고 싶고요. 그리고 음악을 하기 전에 음악 팬이어서 국 내외 뮤지션의 공연을 많이 봐요. 국내 공연에서는 단연코 이소라 선 배님이 최고예요. 매년 소라 언니의 봄 콘서트를 가요. 보컬리스트로서 그렇게 짧은 순간에 자기 곡에 몰입하는 게 너무 멋있고, 극단적이지만 평소에 쓰는 말을 가사로 아름답게 표현해내시는 게 너무 대단해요. 그 사람 자체가 멋있고 아름다운 것 같아요. 앨범 발매 전 소라 언니에게 가장 먼저 앨범을 드렸는데 제가 하고 있는 고민들 다 짚어주시고, 굉 장히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셨어요. 제 모습도 음악도, 더 담백하게 단순 하게 더 저처럼 하라고.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저를 조금 찾은 것 같아요. 내가 누구인지도 알 게 되고 말이죠. 뭘 많이 하는 것보다 꾸밈이 없는 게 저더라고요. 이를 테면 이전에 거의 가면 수준으로 진한 스모키 화장을 했다면 지금은 더 담백해지려 하죠. 음악적으로도 그렇게 가야 되는 것 같아요. 가장 본 질적으로요.
싱어송라이터 오지은 씨와 여자들이 나이 들수록 더 멋있는 음악을 하 는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여자들은 결혼을 해도 편해지 지 않잖아요. 가사노동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일반인과 많이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요. 아무리 성공한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도요.
메르세데스 소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그녀가 “나는 아직도 애보 고 빨래하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이야 기 속에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성 뮤지션은 삶과 밀접해있어 나 이 들수록 더 멋있는 음악을 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라는. 오지은 씨 와 그런 얘기하면서 서로 멋있는 사람 되자며…. (웃음)
무엇보다 나인으로 다시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스페이스 공 감은 디어클라우드로 두세 번 무대에 올랐는데 가장 힘들 때 힘이 됐던 무대였어요. 아무도 우릴 모를 때 나갔는데 뭔가 뮤지션으로 인정받은 기분이 들고,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 더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이번 무대에서는 완전히 채운 풀밴드 사운드와 오직 피아노만으로 노 래하는 완전히 비우는 음악을 함께 선보이고 싶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스페이스 공감> 그댈 향한 멜로디 싱어송라이터 나인
공연 10월 24일(수), 25일(목)
여성보컬들이 목소리의 다양 한 변화를 많이 고민하던데 요. 특히 풍부한 감성과 하고 싶은 것도 많은 20대에 시행 착오도 겪으면서 자신의 목소 리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던데 나인 씨는 어땠나요?
음악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이 있다면요?
갓 20대를 통과해 서른을 맞 은 젊은 여성뮤지션으로서 요 즘 어떤 생각을 하는지…. 첫 솔로앨범을 준비하며 음악에 대한 더 깊은 시선, 자신을 돌 아보는 시간 등으로 느낀 생 각들도 있을 듯하고요.
이번 스페이스 공감 무대를 준비하며 느낀 생각들을 말씀 해 주세요.
첫 솔로앨범을 발표했고, 서른을 맞았다.
음악인으로서 그녀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데 이 두 가지면 충분할 듯도 싶다. 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보컬로 네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나인은 첫 솔로앨범을 준비하며 자신만의 소리와 마주한다. 보컬리스트로, 송라이터로 자신이 무엇을 그려낼 수 있는지, 또한 자신은 누구인지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나인은 또 한 번 성장의 고개를 넘었으리라.
그리고 나이란 종종 자신이 의식하는 것보다 큰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나이 서른을 지나 본 사람들은 안다. 인생에서 한 차례 탈피를 거치는 나이, 서른 그 시간의 힘을.
나인은 앨범 ‘9Stories’에서 담담하면서도 슬픈 감성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
‘9Stories’는 9개 이야기를, 그리고 나인 자신의 이야기를 뜻하기도 한다. 가사를 보면 언뜻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 듯하지만 나인은 보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연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친구,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보이시한 외모와 다르지 않게 남자와 여자 목소리의 경계에서 노래하는 나인의 보컬 또한 이번 앨범에서 빛이 난다. 한층 편안하고, 질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