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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해석의 구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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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마골리스의 이론에 대한 비판과 논쟁들

1. 속성의 변화와 작품 정체성의 문제

1.1. 해석적 일원론/속성실재론과의 논쟁

1.1.2. 기술과 해석의 구별 문제

이 결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곧 작품 정체성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마골리스는 “비어즐리의 독립의 원칙이 실패한다면 자율성의 원칙도 실패”132)한다고 말하면서 작품의 내적, 외적 속성의 구별이 실패한다면 비어즐리에게서 작품 개체 의 경계는 무너지게 되고, 따라서 작품은 자기 충족적인 존재자로서 해석 과 판단의 근거를 그 안에 가지고 있을 수도 없게 된다고 지적한다. 비어 즐리의 입장에 대한 이러한 마골리스의 비판이 보여주는 것은 작품의 지 향적 속성들은 원래가 비결정적이고, 우리가 그것을 고정불변의 것인 것 처럼 말하는 것은 속성의 귀속이 이루어진 이후 작품 정체성 문제와 해 석의 편의상 그러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원 래가 속성은 변화에 대해 열려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본질주의적인 입장 에 비해 마골리스의 입장이 보다 유연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일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해석이고 후자는 주관적이고 완전히 근거없는 가공이자 상상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134) 의미를 규명 하는 설명적 해석은 작품에서 확인되는 바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기술 과도 다르다. 해석은 창의적, 상상적 추측을 통해 기술보다 더 깊은 의 미를 추구하며 가설을 상상적으로 체계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비츠 는 이러한 해석의 제약 조건으로서 사용 단어, 장르에 대한 믿음과 지 식, 이미 제공된 기존의 해석을 든다.135) 노비츠는 문학 작품뿐 아니라 음악적 연주와 같은 것도 악보의 한계 내에서 최선의 연주라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이 때 노비츠는 단어의 의미나 작 품의 범주와 관련된 속성 등 작품에서 문화적 영향을 받는 부분도 작품 의 기술, 고정된 속성과 관련된다고 보는 반면 마골리스는 이러한 속성 들을 고정된 것으로서 기술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마골리스는 문화적 속성들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작품의 속성 집합을 완전히 결정할 수 없 고, 작품은 해석에 의해 속성을 부여받으며 속성들은 불확정성을 가진다 고 주장한다.

그래서 노비츠가 마골리스를 비판하는 점은 마골리스가 기술과 해석을 혼동하면서 기술을 모두 해석에 가까운 것으로 만들어버린다는 것과, 설 명적 해석과 기교적 해석을 혼동하여 설명적 해석에 해당하는 것조차도 정확성과 수렴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136) 마골리 스는 고정불변의 속성은 기술되고 비결정적인 속성은 해석된다고 했는 데, 문제는 마골리스 이론에서는 고정된 속성조차도 사실상 우리의 믿음 에 의존하고 있기에 고정 속성의 기술은 사실상 모두 해석이 되어버린다 는 것이 노비츠의 지적이다.

이 비판에 답하기 전에 먼저 마골리스가 말하는 기술과 해석의 개념을 살펴보자. 마골리스는 기술은 “상대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없는”137)

134) Novitz, 'Against Plural Criticism', Is There a Single Right Interpretation?, M. Krausz ed., The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Press, 2002, pp.120~121.

135) Novitz, "Towards a Robust Realism." pp.172~173.

136) Novitz, "Towards a Robust Realism." p.173.

137) AP. p.127.

이고 정확성과 타당성이 요구되는 것으로서, 작품에서 “확신을 가지고 기술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 있다고 하면서, 음악과 춤에서 기보되 는 음표, 선율, 화성, 스텝, 동작, 조형 예술에서의 선, 색, 질감, 형, 재 현, 장르, 문학과 연극에서의 플롯, 행위, 인물, 단어, 운율 등과 같은 것 은 기술의 영역에 속한다고 말한다.138) 여기에는 객관적이고 지각적인 성질들이 대부분 해당하지만, 물리적인 성질들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 고 마골리스는 말한다.139) 기술적 요소들 중에서 인간의 문화적 조건과 관련이 된 지향적 속성들도 있기 때문이다.140) 마골리스는 외적 요인과 무관하게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작품을 가능하게 하는, 주어진 본질적 속 성은 없기에 작품의 속성은 불확정적이고 비결정적인 것으로 본다.

즉 마골리스에게서는 문화적 개체인 예술작품에서의 기술과 해석의 개 념은 자연 과학이나 물리적 대상의 영역에서와는 다른 것이고, 기술들이 결국 해석과 같은 성격을 띠는 것이 문제되지 않게 된다. 마골리스는

“어떤 이론가들은 이미 기술된 것 혹은 기술가능한 것을 해석할 수 없 다거나 혹은 주장하는 것이 개체 안에 기술가능하게 현존하는 것에 대응 하지 않는다면 객관적인 해석적 주장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그것들이 물리적 대상의 적절한 특징과 동일한 것처럼 예술 작품의 존재론적이고 인식론적인 특징들을 해석한 결과일 따름이다...이 것은 지향성을 무시하는 것이다”141)라고 말한다. 이로써 마골리스에게 서 예술작품의 기술은 단순히 물리적 속성이나 지각적으로 식별가능한 속성들에 국한되지 않고 지향적 속성을 포함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138) AP. p.127. 마골리스는 여기에서 각 장르에 양식(style)을 포함시켰지만 양식은 다시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139) AP. p.128.

140) WWA, pp.99~100. 우리가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마골리스는 말한다. “지향적 속성들은 비지향적 속성들안에 육화된다는 것, 예술 작품의 정체성은 물리적 대상의 동일성이 처리되는 것처럼 처리된다는 것, 문장, 음악적 구절들, 무용 스텝, 칠해진 표면들과 같은 최소한의 지향적 구조는 관행에 서 지향적 개체들을 개별화하는 데 있어서 믿을만하게 식별된다는 것으로 확인된 다는 것, 예술작품과 그 지향적 명백함의 존재는 실제 사회의 삶의 형식인 관행 속 에 있기 때문에 예술작품과 물리적 대상은 같지 않고, 예술작품 안에서는 이러한 지향적 속성과 관련된 패러독스는 없다.”

141) WWA, p.99.

여기서 우리는 마골리스의 구현 논제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기술의 대 상이 물리적 개체가 아니라 예술작품일 때는, 비록 작품이 물리적 개체 안에 육화되어 있지만 기술은 그 물리적 측면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이도록 하는 지향적인 속성들 중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을 기술하는 것이다. “해석적 수단에 의해 예술작품에 결정적인 본성 을 식별하는 것과 부과하는 것 사이에 어떤 원칙적인 구별도 없다...무엇 을 예술작품으로 식별하는 것은 지향적으로 자격부여된 지시체를 구현하 는 것으로서 어떤 집합의 물리적 요소들을 구성하는 것이고, 그 지시체 를 해석하는 것은 그 지향적인 구조를 정확히 명시하는 것이다”142)라 는 마골리스의 말해서 확인할 수 있듯, 문화적 지향성이 예술작품을 예 술작품으로 만드는 한은 기술 또한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뒤샹 의 <L.H.O.O.Q>에 대한 기술은 해석자의 문화적 맥락에 따라서 <모나 리자>를 재료로 특정한 낙서가 있는 그림일 수도 있고 베일을 쓴 수염 달린 사람의 형상일 수도 있다. 마골리스가 기술을 참/거짓의 이치 논리 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본질주의적으로 고정불변 의 속성에 대한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물론 기술과 해석을 개념적으로 분명히 구분했지만, 마골리스도 작품의 속성이나 국면에 관한 실제 진술에서 기술과 해석의 구분 문제가 항상 명쾌하지 않음을 인정한다.143) 마골리스는 “기술적으로 할당될 수 있 는 것을 확정할 필요도 없고, 작품에서 정확히 기술적으로 제시되는 것 과 해석적으로 부과되는 것 간의 어떤 형식적인 구분도 할 수 없 다”144)고 인정하고 있다. 마골리스에게서 기술과 해석의 구별이 어려 운 이유는 기술적 요소들 중에서 지향적인 것들의 가변성이 핵심적인 이 유이다. 예컨대 문학의 매체인 언어의 경우, 언어의 배경이 되는 사람들 의 믿음에 기반하여 화자나 독자의 의도와 의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 으며, 인간 자체가 속성이 계속 변화하고 역사성을 가지는 존재이기 때

142) WWA, p.99.

143) 이것은 속성들, 특히 기술적 속성들을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지 여부의 문제를 말 하는 것은 아니다. 마골리스는 그 속성이 지각적으로 확인 가능해야 한다는 인지주 의는 거부하기 때문이다. (J. Margolis, "Robust Relativism", p.47.)

144) AP. p.130.

문에 텍스트 속 문장의 의미는 더 이상 직설적 기술로만 설명될 수 없다 는 것이다.145)

그래서 마골리스는 기술도 해석과 마찬가지로 지칭적인 안정성을 위한

“합치” 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기술과 해석 모두 지시 대상 에 객관성을 보증할 목적으로 본성을 할당하는 문제와 관련되는 것이고, 합치 관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기술도 일종의 해석이라고 할 수 있 다.146) 슈스터만이 적절히 지적하듯 “기술적 사실들은 우리의 동의의 정도가 강한 것들이고, 해석은 합의를 보다 덜 요구하고 더 넓은 다양성 을 허용하는 것”147)이다. 따라서 기술과 해석 자체의 구별은 마골리스 에게 있어서 논리적이고 개념적인 것이며, 기술이 해석보다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인 지칭적 진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가변적인 지향적 속성이 기술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문화 적인 관행과 사회의 합의에 의해 그것이 구성원들에게 참인 것으로 식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석은 지향적인 기술가능한 구조가 확인되는 동 일한 ‘삶의 형식’적인 관행 내에서 합의적으로 지지된다. 즉, 실제 예 술작품을 식별하고 그 의미를 얼마나 최상으로 수용가능하게 결정하는지 의 훈련된 방식을 제공하는 것은 바로 그 동일한 관행이다”148)라는 마 골리스의 말에서 ‘기술가능한 지향적 구조’는 문화적 관점의 영향을

145) AP. 128. 마골리스는 여기서 기술과 해석의 구별을 위협하는 해석학적 전통에 공 감하는 듯하지만, 그렇다고 텍스트는 항상 지각할 수 없는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타당성을 말할 수 없다는 후기구조주의자, 해체론자들의 생각에는 명백히 반대한 다.

146) 마골리스는 해석이 가지는 두 가지 의미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데, 1) 지시 대상의 성질에 관해 말하는 지칭적으로 믿을 만한 방식 (고정되거나 불변하는 성 질이 아니더라도), 2) 사물의 본성을 최초로(initial) 산출하거나, 구성하여 변화시 키는 것이다. 전자에서 강조되는 것은 지칭, 합치(adequation)의 측면, 후자에서는 구성의 측면인데 이 두 가지 해석의 의미를 모두 가지는 것이 텍스트라는 지시 대 상에 대한 해석이다. “텍스트가 구성되는 방식은 첫 번째 의미에서 해석에 적합한 지시 대상을 산출하고, 텍스트는 적합한 문화적 행위와 같은 것에 의해, 즉 두 번 째 의미의 해석에 의해 구성된다”고 마골리스는 말하면서 이것은 비일관적이거나 모순을 낳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RI, pp.25~26.)

147) R. Shusterman, 'Interpretation, Intention and Truth', Intention and Interpretation, G. Iseminger ed., Temple University Press, 1995. p.72.

148) WWA,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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