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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불변의 속성과 가변적 속성의 구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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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마골리스의 이론에 대한 비판과 논쟁들

1. 속성의 변화와 작품 정체성의 문제

1.2. 제한적 다원론과의 논쟁 및 가변적 속성의 문제

1.2.3. 고정불변의 속성과 가변적 속성의 구별 문제

스테커는 “작품은 필연적으로 특정 시간에, 특정인에 의해, 특정 맥락 에서의 의도적 행위 (행위의 집합)에 의해 생겨난 (지향적인) 개 체”166)로 정의하여 기원과 관련된 속성들을 본질적으로 고정하는 실재 론의 입장에 있다. 이 때 스테커는 다양한 해석에 의해 변하는 것은 사 소한(trivial)한 속성이고 작품에 본질적인 견고한(robust) 속성은 변하 지 않으며, 해석은 단지 해석자의 작품에 대한 주장, 상상, 명령, 권유와 같은 것으로 그들의 간주 방식이 변화하는 것이 작품의 속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167) 즉 스테커는 작품의 참인 단일한 해석 과 관련되는 견고한 속성과 그렇지 않은 사소한 속성을 구별하고 있으 며, 그 견고한 속성은 물리적 속성 및 그가 작품 의미에서 중시하는 창 작의 맥락 및 작가 의도에 기반한 재현적/표현적 속성을 의미하는 것으 로 이해된다.168)

166) R. Stecker. Artworks, p.244.

167) R. Stecker, 'The Contstructivist's Dilemma', JAAC 55:1, 1997, pp.43~44.

168) 스테커는 견고한(robust) 속성을 언급하는 맥락에서 그 속성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퍼시벌의 지적 및 스테커의 다른 문헌들을 고려할 때 그의 전체적인 역사-의도주의적인 작품 존재론에 기반하여 위와 같이

예컨대, 꽃병 또는 얼굴로의 양의적 형태로 보일 수 있는 그림의 경우 를 다시 생각해 보자. 만약 이 그림이 얼굴의 사실적 재현을 허용하지 않는 문화권에서 꽃병의 재현으로 그려졌는데, 이후 이 문화권이 얼굴의 재현을 허용하는 문화권을 정복하여 피정복민들에게 제시되었을 때 피정 복민들은 이 그림을 꽃병/얼굴 그림의 양의적 재현으로 이해하며 또한 그 기원을 알고서 얼굴의 형태를 꽃병 속에 숨겨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 여 그것이 미술사의 표준적인 해석이 되었다고 할 때, 스테커는 이 경우 피정복민들의 해석 이래 미술사적으로 굳어진 해석까지 모두 잘못된 해 석이라고 본다. 또한 이 그림이 수천 년 후 기원의 맥락을 전혀 알지 못 하는 문화권에서 역시 꽃병/얼굴의 양의적 그림으로 해석될 때에도 스테 커에게 있어서 이 해석은 잘못된 해석이다. 이러한 결과는 해석에 의한 속성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해석시의 공동체의 관습이나 문화적 동의, 인식론적 상황과 무관하게 참된 해석은 기원에 기반한 불변의 본질적 속 성에 의거한 것이기 때문이다. 위의 경우 기원에 대한 무지 때문에 후대 에 잘못 내려진 해석은 기원을 참고하여 수정되어야 하며, 이후에 문화 권의 상황에 따라 주류가 된 다른 해석 또한 참인 해석이 아니다. 즉 스 테커에게는 후대의 해석이 해석적 변화로 생각되기보다는 인식론적 문제 로 인해 발생한 잘못된 해석이 된다. 

 그러나 우리가 지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의 물리적 측면, 텍스 트는 분명히 보존되고 있지만 기원과 맥락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기원 과 맥락에 대한 정보가 완전히 사라진 경우 해석자의 시대와 관점에 의 거하여 주류로 굳어지는 해석의 경우 인식론적인 차원을 언급하며 잘못 된 해석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 인식의 조건과 해석적 관행에 비추어 적절하지 못한 설명이다. 이러한 경우는 기원과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작품의 의미가 변화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스테커가 고정된 본질인 견고한 속성과 변화가능한 사소한 속성을 구 별할 때, 작품의 어떤 것이 견고한 속성이고 어떠한 것이 사소한 속성인 지를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그

이해할 수 있다. P. Percival, “Stecker's Dilemma : A Constructive Response”, JAAC 58:1, 2000, pp.56~59.

리고 명백히 변화하는 속성들을 과연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지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작품에 대해 완전히 새롭고 창조적인 해석이 속성의 변 화를 초래하는 경우는 사소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스테커도 이러한 경우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것일 듯하다. 그러나 위의 꽃병-얼굴 그 림의 예에서 보듯 변화하는 속성이 결코 사소해 보이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작품을 꽃병으로 보이게 하는 의미론적 속성과 얼굴로 보이게 하 는 의미론적 속성은 작품의 동일성과 표준적 의미에 관한 결정적으로 중 요한 속성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스테커의 개념상 견고한 속성이라고 보 는 것이 옳을 것이다. 스테커의 견고한 속성 중에는 이렇게 지향적 속성 인 재현적/표현적 속성도 있다. 그가 기원적 맥락을 작품의 본질 고정에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러한 재현적/표현적 속성들 중 견고한 속성과 사소한 속성의 구분 기준을 기원 당시의 의도에서 찾 아야 하는 것일까? 그의 구분법으로는 꽃병/얼굴의 형상의 물리적 윤곽 선과 결합해 꽃병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 견고한 속성이라면, 같은 윤 곽선에 얼굴로 보는 해석에 의해 부과된 재현적 속성은 사소한 속성이 된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구분은 정당해 보이지 않는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해석 자체가 변화하는 경우, 위의 피정복민의 후대에 꽃병/얼 굴 그림으로 해석될 때, 꽃병 속에 얼굴을 숨긴 것으로 해석될 때의 속 성을 과연 사소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 정당한지도 의심스러운 것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해석 공동체에서 표준적으로 인정되는 해석은 현재의 가치를 반영한다. 이것은 스테커의 기본적인 입장에 비추어, 의도와 기 원의 맥락에 기반한 참인 해석을 벗어나 원래 의도되지 않았지만 이후의 예술사를 고려한 더 종합적이고 가치 있는 해석에 의해 부과되는 속성을 사소하다고 할 것인가 하는 질문 제기이기도 하다.

또한 앞 절에서의 시간본위적인 양식적 속성들도 스테커의 기준에 의거 하면 견고한 속성인지 사소한 속성인지 분명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시간 의 흐름에 따라서 처음에는 귀속되지 않았던 속성이 작품에 귀속된다는 점에서 속성의 변화라고 볼 수 있고, 이러한 예술사와 관련된 관계적 속 성은 또한 감상의 맥락이나 문화권의 변화, 사람들의 인식적인 조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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