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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의 모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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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자 측면

2. 가이드라인의 모호성

나아가, 명확성의 원칙과 관련하여 의료행위와 건강관리행위를 구분하 기가 매우 어렵다는 취지의 의료법 제27조와 관련한 문제제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319)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각종 데이터를 활용하여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의료법 제27조 상 무면허 의료행위가 제한되어 있음에도320) 무엇이 ‘의료행위’인지에 대

319) 박소정·박지윤, “인슈어테크 혁명: 현황 점검 및 과제 고찰”, 보험연구원, 2017. 8, 106-107면.

320) 의료법[법률 제17787호 2020. 12. 29. 일부개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의료행위 를 할 수 있다.

한 정의가 없는 상황이어서 자칫하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 이 큰바, 서비스의 확대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건강나이를 산출해주 는 서비스, 병원 내원일을 알려주는 서비스, 평소 건강관리 행동을 통해 고혈압, 고혈당 수치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제 공하여 지출되는 보험비용을 감축하려는 보험회사들의 건강상담 등의 서 비스가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등이 문제될 수 있다.

물론 판례가 의료행위에 대하여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 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 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 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정의하고,321)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는 추상적 위 험으로도 충분”하다고 정의한 바를322) 참고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사안 에 따라 달리 판단될 여지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나.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

구체적으로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먼저 비의료기관의 ‘건 강관리서비스’를 “건강의 유지·증진과 질병의 사전예방·악화 방지를 목적 으로, 위해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올바른 건강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제 공자의 판단이 개입(의료적 판단 제외)된 상담·교육·훈련·실천 프로그램 작성 및 유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라고 정의된다. 그리고 큰 틀에서 이는 1)건강정보의 확인 및 점검, 2)비의료적 상담 및 조언(① 객관적 정 보의 제공 및 분석, ② 건강목표 설정 및 관리, ③ 상담·교육 및 조언)인

1. 외국의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로서 일정 기간 국내에 체류하는 자

2.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 전문대학원, 종합병원 또는 외국 의료원조기관의 의료봉사 또는 연구 및 시범사 업을 위하여 의료행위를 하는 자

3. 의학ㆍ치과의학ㆍ한방의학 또는 간호학을 전공하는 학교의 학생 321)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322)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도19422 판결.

것으로 본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만성질환자 대상 서비스의 경우, 관리를 위해서만 비의료적 상담 및 조언이 행해져야 하나 의료인의 판단·지도·

감독·의뢰 하에서는 예외적으로 만성질환 중 특정 질환 치료를 위해 상 담 및 조언이 허용된다.323)

반면, 비의료기관이 하지 말아야 하는 의료행위는 판례에 따라324) “①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행위”325)인지 여부(이하, “요건 1”), “② 대상 자의 상태에 따른 진단·처방·처치가 수반되는 행위”326)인지 여부(이하,

“요건 2”), “③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327)인지 여 부(이하, “요건 3”) 중 1가지라도 해당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해당 기준에 따라 대표적으로 ① 특정 증상에 대해 질환의 발생유무·

위험을 직접적으로 확인하여 주는 행위, ② 질병의 치료를 직접적 목적 으로 하는 상담 및 조언행위, ③ 질병 확인을 위한 문진·검사·처치 등을 행하고 의료기관에 의뢰하는 행위가 명백한 금지규정 위반 사례에 해당 하게 된다.328)

나아가 비의료기관들에 의해 문의된 사례로서, ① 건강한 사람을 대상 으로 대상자의 상태 및 증상 등을 확인하고 질병의 의심소견을 밝히거나 의학적 지식에 기반한 상담 및 조언을 행하는 행위, ② 비만관리 대상자 를 대상으로 의료적 검사·처방·처치·시술·수술 및 이와 관련한 의료적 상담·조언에 해당하는 행위, ③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상황 에 따른 혈압·혈당 목표를 제시하거나 (약사·의사가 아닌 사람이) 약물 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 등은 명시적으로 금지된다.329)

다. 검토

323) 보건복지부(주 183), 3-5면.

324)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도19422 판결.

325) 보건복지부(주 183), 8면.

326) 우의 가이드라인.

327) 위의 가이드라인.

328) 위의 가이드라인, 10면.

329) 위의 가이드라인, 15-18면.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규제 방식 의 측면에서 정부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를 활용하면서도 ‘포지티브 (positive) 규제’를 함께 사용하여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즉, 가이드라 인은 판례의 ‘의료행위’ 개념을 체계화하여 3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되지 않으면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로 규제하지 않는 네거 티브 규제를 활용하면서도, ‘건강관리 서비스’ 개념을 체계화 한 후 허용 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포지티브 규제를 덧붙여 두 규제가 충 돌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네거티브 규제간 충돌 즉, 그간의 축 적된 금지사례 간에도 충돌하는 부분도 발생하고 있다.

즉, 포지티브 규제와 네거티브 규제의 충돌 사례로, ‘만성’ 질환인 ‘고 혈압 관리를 위한 상담 조언’에 대하여 의료인이 감독이 있거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침, 기준 등에 근거할 경우 허용한다고 하면서도(포지티브 규제), ‘(약사·의사가 아닌 사람이) 약물에 대해 설명 하는 것’이나 ‘급격한 혈압강하·상승시 조치방법 등’은 ‘의료적 상담’으로 서 불가능한 행위라고 하는 점(네거티브 규제)이 있다. 또한, ‘건강활동에 대한 목표설정 및 인센티브 지급 행위’로 체중, 혈압, 혈당 등 질환과 관 련이 있는 건강수치의 경우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제시한 ‘정상수치’ 등 을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포지티브 규제), ‘당뇨병 관리를 위한 상담 및 조언’에서 ‘상황에 따른 혈당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공신 력 있는 기관에서 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불가능한 행위가 되는 점(네거 티브 규제)이 있다.

둘째로, 규제 방식을 통일한다고 하더라도 ‘의료행위’를 현재 판례가 설시한 바에 근거한 네거티브 규제 방식의 요건으로 해석하여 이에 해당 되는 경우를 금지한다면, 자의적인 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있다. 일례로, 비의료기관이 의학적 전문지식 중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침, 기준 등 일체를 단순 제공하는 것이 아닌 환자의 상태에 맞게 가공하여 혹은 정보를 선택적으로 제공하였을 경우 요건 1 과 요건 2를 위배한 것으로 의료법 위반 여지가 되는 문제도 있지만(만 성 질환은 허용되므로 제외), 그러한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더라

도 요건 3 즉, 보건위생 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에 대한 판단의 포섭이 매우 포괄적이어서 규제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사회 전반의 상황이 어떠 한지 등에 따라 위반 여부가 달라지는, 예측가능성이 부족한 문제가 쉽 게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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