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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구조로 본 슈만의 연가곡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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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구조로 본 슈만의 연가곡 구상

장 견 실

Ⅰ. 들어가는 글

1840년 슈만은 피아노 음악으로부터 1828년 이후 작곡을 중단했었던 음악 장르 “리트”로 방향을 돌리게 된다. 이 해에 그는 150개의 리트를 작곡함으 로 그가 쓴 이 장르의 전체 곡 중 절반 이상을 생산하게 되고, 이 유명한

“리트의 해”와 더불어 단번에 19세기의 가장 중요한 리트작곡자의 한 사람 이 된다. 그렇다면 왜 바로 이 시점에 이런 리트 곡이 돌발적으로 출현하게 되었는가? 왜 피아노 음악 대신에 리트가 등장하게 되었는가? 하는 질문에 부딪히게 된다. 왜냐하면 리트로의 방향 전환은 피아노 음악으로부터의 전 향과 연결되는 것으로 1840년 이후 발표된 슈만의 작품 중 그의 중요한 피 아노 작품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신음악 잡지(Neue Zeitschrift fuer Musik)”의 첫 발간해에 보여주었던 피아노 음악에 대한 비판적 관심도 현저하게 후퇴 하기 때문이다. 이 갑작스러운 리트의 출현은 전기(傳記)적으로 항상 클라라 와의 결혼과 연관하여 설명되어 왔었다. 그러나 이것은 전기적인 실제의 한 부분적인 요인밖에 되지 않는다. 1838년 슈만은 클라라의 아버지 비크 (Wieck)와의 불편한 관계때문에 외국에서의 성공을 통하여 자신의 위치를 개선시킬 목적으로 빈으로 떠나게 된다. 이 시도는 불발로 끝나게 되지만,

Ⅰ. 들어가는 글 Ⅱ. 분석

1. op. 39 <리더크라이스>

2. op. 48 <시인의 사랑>

3. op. 24 <리더크라이스>

4. op. 42 <여인의 사랑과 생애>

Ⅲ. 끝맺는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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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빈의 체류 기간 중 슈베르트의 동생 페르디난드에게서 C장조 교향곡 을 비롯한 아직 미공개된 작품들을 접하게 된다. 슈베르트 작품과의 상세한 씨름은 당면한 클라라와의 결합과 더불어 “리트의 해”의 작품 생산을 위하 여 실마리가 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1). 이 리트 해에 이어서 1841년의

“심포니의 해”, 1842년의 “실내악의 해”에 나타나는 이 두 가지 장르들의 돌 발적인 출현 역시 리트의 돌출과 마찬가지로 슈베르트의 수용과 관련되어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슈만이 슈베르트의 C장조 심포니(D 944)에 대한 견해에서 이 규모가 큰 장르로 관심을 돌리게 된 것을 분명히 하고 있음은 이 심포니 해의 돌출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된다.

슈만의 리트 작품에 있어서는 순환곡의 개념이 슈베르트에서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한다. 슈베르트의 두 개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와

“겨울나그네”를 위하여 전제된 시들은 뮐러(W.Mueller)의 연작시였다. “백조 의 노래”는 슈베르트 사후 엮어진 리트 시리즈로 엄격한 의미에 있어서 연 가곡이라고 보기 어렵다. 뮐러의 시들은 하나의 이야기, 즉 “아름다운 물방 앗간 아가씨”에서는 ‘사랑의 비극’, “겨울나그네”에서는 ‘인간의 비극’을 설 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슈베르트는 이러한 연작시를 연가곡으로 작곡함에 있어서 시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건의 진행의 관련성에만 내맡기고 조성구 조에 의한 순환곡적인 연관성은 고려하지 않는다. 반면에 슈만의 모든 연가 곡은 조성의 건축에 의해 음악적으로 관련성을 갖는 순환곡적 구조를 갖는 다. 하이네의 시에 의한 연가곡 op.24, op.48이나 아이헨도르프의 연가곡 op.39는 가사로 보았을 때 전혀 일관적인 사건의 진행의 설명이 아니고 다 만 시적인 순간을 포착한 운문들이 나열되어 있다. 특히 아이헨도르프 시의 경우 전혀 다른 분위기와 기분의 시들을 함께 모아 놓은 것이다. 즉 op.42

“여인의 사랑과 생애”를 제외한 다른 연가곡들은 시인으로 보았을 때는 하 나의 사건을 설명하는 순환 작품이 될 수 없지만 작곡자인 슈만이, 시로부 터 출발하지 않고 조성의 건축에 의해 연가곡을 만들어냄으로 슈베르트와는 완전히 다른 가사와 음악의 구조를 생산해 낸 것이다.

이러한 슈만의 연가곡 아이디어, 즉 조성의 건축에 의한 순환곡 아이디어

1) 참조. Siegfried Kross, Geschichte des deutschen Liedes, Wissenschaftliche Buchgesellschaft, Darmstadt, 1989.

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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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베토벤의 “아득히 먼 연인에게(An die ferne Geliebte)”를 들 수 있는데, 이 연가곡은 최초의, 그러면서도 아주 극단적인 예로써 조성뿐만 아니라, 주제로 보았을 때도 순환곡으로 완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곡이다. 본 논문에서는 슈만의 리트의 해, 1840년에 작곡된 연가곡 중 하이네의 시에 의한 “리더크라이스” op.24, “시인의 사랑” op.48, 아이헨도 르프의 시에 의한 “리더크라이스” op.39, 샤미소(Chamisso)에 의한 “여인의 사랑과 생애” op.42를 중심으로 그의 조성 건축에 의한 연가곡 아이디어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 분 석

1. Op.39 <리더크라이스>

아이헨도르프의 시에 의한 리더크라이스 op.39는 1840년 5월에 작곡된다.

아이헨도르프의 첫 전집은 1837년에 “죽은 이에게 바치는 제사(Totenopfer)”

라는 제목하에 출판되었고 슈만은 이 가장 최신의 문학 작품을 택하여 그의 리트모음곡 중 가장 중요한 연가곡을 내놓게 된다.

이 시는 본래 아이헨도르프의 여러 소설 <Ahnung und Gegenwart; Dichter und ihre Gesellen; Viel Laermen um Nichts>에서 유래한 것을 시집으로 출판한 것이 다. 그러나 슈만이 택한 텍스트는 이 소설들이나 시집으로부터 직접 선택한 것이 아니라 클라라가 그녀의 시앨범에 베껴놓은 것을 보고 작곡을 하게 된 다. 클라라의 시앨범은 아이헨도르프의 시집에 있는 순서와 다른 배열로 쓰 여져 있었고 슈만 역시 이 배열을 자신의 작품에서 바꾸어 놓는다1). 후에 브람스도 같은 시를 가지고 작곡하게 될 때에 슈만의 연가곡에서 변형시켜 놓은 텍스트를 그대로 따라서 하게 된다. 한편 슈만이 5월 22일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아이헨도르프의 연가 곡은 나의 가장 낭만적인 곡이고 너에 관해 많은 것이 그 안에 들어 있다

…”

2) 참조. Herwig Knaus, Musiksprache und Werkstruktur in Robert Schumanns <Liederkreis>, Muenchen-Salzburg, 197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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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의 아이헨도르프 연가곡 저변에는 슈베르트의 뮐러 연가곡에서와 같 은 사건의 이야기가 깔려있지 않다. 일괄진행되는 이야기라기보다 오히려 서정적 순간을 포착한 것으로 아이헨도르프 연가곡의 기초가 되는 주제는- 향수, 사랑, 심사숙고(Besinnung), 가슴아프게 숨기려는 의지1)- 등으로 슈만 은 이것을 항상 새로운 관계에서 표현하려고 했다.

아이헨도르프 연가곡은 f 단조(제1곡)에서 시작하여 F 장조(제12곡)에서 끝을 맺으므로 조성상 “f ”은 이 연가곡의 시작조성이자 목적조성이 되며 동시에 중심조성이 된다. 슈만은 그 당시의 다른 작곡가들과는 달리 음악저 술가로 조성의 성격의 문제에 대해서도 골몰하였다. f 단조로 쓰여진 그의 첫 피아노 소나타가 완성된 1835년에 그가 기고한 “조성의 성격”에 대한 소 고에 다음과 같은 것이 쓰여져 있다:

“더 단순한 감정은 더 단순한 조성을 가진다. 복합적인 <감정>은 오히려 귀가 드물게 듣 게 되는 낯선 <조성>에서 움직인다. 그러므로 서로 얽혀서 진행하는 5도 순환에서 고도와 하강을 가장 잘 볼 수가 있다. 소위 증 4도, 옥타브 사이의 중간인 F 은 가장 최고점, 정점 인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그후 플랫조성에서 다시금 단순한 장식이 없는 C장조로 내려가 게 된다.”1)

슈만은 바로 이 아이헨도르프 순환곡을 위하여 가장 복잡한 감정의 표현 을 위한 부가적 수단으로 f 조성을 선택한 것이다. 이 순환곡의 조성 진행 을 간단히 조망해 보면 다음과 같다.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 ? f A E G E B e a E e A F

f 단조로 시작한 첫 곡은 F 장조에서 끝맺으므로 이미 마지막 F 장조로 의 진행을 예견해 준다. 이 순환곡을 Ⅰ에서 Ⅵ곡과 Ⅶ-?곡으로 크게 두 부 분으로 나누어 살펴 보면, 첫째 부분은 f 에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 적인 조성은 E장조인 것을 알 수 있다. Ⅱ곡은 E장조의 하속화음인 A장조,

Ⅳ곡은 단 3도 위인 G장조, 이 부분의 마지막 곡은 속화음인 B장조에서 끝

3) 참조. 앞의 책 17쪽.

4) Wolfgang Boetticher, Robert Schumann in seinen Schriften und Briefen, Berlin 1942, Bd. I.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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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게 된다. 슈만에게 있어서 도미난트 조성으로의 전환은 심리적인 도약1) 을 나타내므로 첫 부분은 속화음 긴장에서 끝나게 된다. 두 번째 부분은 앞 부분에서 아껴왔던 단조로(첫 곡의 f 단조는 예외) 시작하지만, 첫 번째 부 분에서 지배적이었던 E장조의 같은 이름 단조인 e단조에서 출발함과 동시 에 이 조성이 이 부분을 지배하는 조성이 된다. Ⅷ곡은 e단조의 하속화음인 a단조에서, Ⅸ곡은 같은 이름 장조인 E 장조에서, ?곡은 장화음화된 부속화 음인 A장조에서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이 두 번째 부분도 e의 영역을 벗 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E장조 내지는 e단조가 이 곡 의 중심조성이 되지 못함은 다음과 같은 설명에서 이해될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을 세 곡씩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보면 첫 3곡의 조성적 관계는 두 번째 곡이 첫째 곡의 3도 위에서, 세 번째 곡은 두 번째 곡의 5 도 위인 도미난트 조성에서 나타나므로 긴장감이 고조된다. 두 번째 3곡의 그룹도 이와 유사한 진행을 보이는데 단지 이 그룹의 두 번째 곡이 첫째 곡 의 3도 아래에서, 세 번째 곡은 앞의 그룹에서와 마찬가지로 도미난트 조성 에서 나타나므로, 첫째 그룹의 3곡과 두 번째 그룹은 조성의 진행에 있어서 서로 밀접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다. 두 번째 그룹의 마지막 곡인 Ⅵ곡의 조 성은 B장조, 첫 번째 그룹의 마지막 곡인 Ⅲ곡은 E장조이므로 이 관계 역 시 도미난트 조성관계에 있게 된다. 따라서 두 번째 그룹과 첫 번째 그룹이 유사한 조성 진행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그룹에서는 긴장이 최고에 달하는 가운데, 첫 6곡이 끝남을 알 수 있다. 뒤의 6곡도 이와 마찬가지로 3 곡씩 그룹을 지울 수가 있다.1) Ⅶ곡은 e단조에서 시작하므로 Ⅵ곡의 B장조 도미난트의 긴장이 해결되는 순간이지만 Ⅴ곡의 E장조로 돌아가지 않고 같 은 이름의 단조가 등장하므로 새로운 그룹의 시작을 암시하게 된다. 두 번 째 곡인 Ⅷ곡은 a단조, 세 번째 곡인 Ⅸ곡은 E장조로 이 그룹은 4도 관계선 상에서 조성이 움직이므로 앞에서 보았던 도미난트 긴장은 더 이상 나타나 지 않는다. 그러나 단조가 아닌 장조 E장조에서 끝나므로 이 그룹 역시 E장 조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

5) 참조. Herwig Knaus, 앞의 책 21쪽.

6) Herwig Knaus는 Ⅵ곡을 첫 번째 그룹의 마지막 곡인 동시에 두 번째 그룹의 시작곡으 로 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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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그룹인 Ⅹ에서 ?곡의 진행은 최초의 그룹인 Ⅰ에서 Ⅲ곡의 진행을 거울처럼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Ⅲ곡의 E장조는 Ⅹ곡에서 e 단조로, Ⅰ곡의 f 단조는 ?의 F 장조로 바뀌면서 이 연가곡의 목적조성인 F 장조로의 진행을 더 부각시키게 된다. 이 시작조성이나 목적조성인 Ⅰ곡 과 ?곡을 분리해 놓고 보았을 때, 첫 3곡의 그룹은 A장조(Ⅱ곡)의 도미난트 인 E장조에서, 두 번째 그룹은 B장조(Ⅵ곡), 세 번째 그룹은 다시 E장조(Ⅸ 곡)로 돌아가 ?곡에서는 다시 두 번째 곡의 A장조로 돌아가므로 처음 도미 난트 긴장, 두 번째 그룹의 부차적 속화음에서의 더 고조된 긴장이 세 번째 그룹에서 도미난트로 일차적으로 해결된 뒤 마지막으로 ?곡에서 원래 A장 조로 회귀함으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즉 Ⅱ곡부터 ?곡까지의 긴장은 스스로 해결이 되며 가라앉게 되고 이 연가곡의 골격인 f 단조와 F 장조가 우뚝 서게 되어 자신들의 위치를 주장하는 동시에 이 곡의 본질, 즉 슈만이 생각했던 f 조성의 성격이 살아남게 되는 것이다. 슈만의 조성의 건축 구조 는 아주 간단명료한 대칭적인 조성 배열을 보여줌으로 그가 의도 한 조성의 구도가 명확히 표현되고 있다.

첫 번째 리트 “타향에서”(In der Fremde)는 그때까지 작곡된 슈만의 리트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곡이다. 시는 전부 2연으로 되어있고 각 연은 4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에도 1연은 8-9마디, 2연은 19마디를 차지함으 로 2연이 확장되어 작곡되었음을 알 수 있다. 피아노 반주 부분을 살펴보면 슈베르트 모델에서 볼 수 있는 음향판타지적인 통일성있는 움직임의 필법을 볼 수 있다. 즉 음향의 카페트가 계속적으로 깔려있는 것이다. 또한 이 곡은 전체적으로 총휴지가 없어 그 안에 계속 결합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성 부도 단락을 짓는 것을 상당히 주저하듯이 아주 짧은 단락만 가지며 전체가 연속 진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연은 거의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P에서 pp로 거의 이야기하듯이 시편을 낭송하는듯한 성부의 진행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낭송적인 선율에도 섬세한 뉴앙스가 주어지는 곳이 있다. 즉 네 번째 마디의 Wolken과 여덟 번째 마디의 Keiner에는 슐라이퍼(Schleifer) 장식음에 의하여, lange tot에 나오는 점음표와 더불어 가벼운 악센트가 주어 진다. 또한 Mutter(어머니)라는 가사에는 감 7화음을 반주에 부여함으로 화 성적인 악센트가 덧붙여지고 있다. 그러나 1연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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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적으로는 거의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악보 1>

2연에 가서야 도약적인 선율, 4도의 상박에 의하여 엄청난 다이나믹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Ich auch에서도 이 곡에서 가장 높고 가장 긴 음가의 음이 4 도의 상박 도약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죽음을 의미하는 da ruhe ich auch는 다 시 순차 하강을 하지만 auch에서 F 장조 화음이 등장함으로 죽음이 자연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죽음이 긍정적인 것으 로 장조 화음을 통하여 표현되고 있다. 여기서 이미 죽음에 대한 기대를 강 조하여 충분히 작곡하였으며 다음에 나오는 Waldeinsamkeit(숲의 고독)에도 F 장조 화음이 다시 등장함으로 아름다운 숲, 즉 낭만시기에 있어서 비밀스 럽고 도시 세계에 반대되는 중요한 삶의 세계로 인식되고 있었던 숲의 고독 역시 강조되었다. 이처럼 슈만은 숲의 고독과 다시 태어남으로서의 죽음을 그에게 있어서 가장 낯설고 비밀스러운 조성인 f 에서의 F 으로의 전환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2연의 마지막에는 다시금 1연에서 나왔던 낭송적인 것을 끄집어 내게 된 다. Und keiner kennt mich는 다시 처음처럼 이야기하듯이 1연을 되짚고 있고 두 번째 반복에서는 f 페달음 위에서 도약을 함으로 강조되어 되풀이되고 있다. 피아노 후주는 F 장조에서 메아리처럼 이 성부선율을 울려줌으로 언 어가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것을 피아노가 이야기를 해준다. 이것이 바로 슈만의 발명이라고 할 수 있는 점으로 이와 같은 진행을 “여인의 사랑과 생 애”에서 또 한번 보여준다. 고독과 승화로서의 죽음을 나타나내는 마지막의 F 은 긍정적인 종결을 이룩해 낸다.

<악보 2>

낭만의 숲과 관련된 것으로 연가곡의 세 번째 곡인 “숲의 대화(Waldesgespraech)”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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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주 부분을 언급할 수 있겠다. 이 피아노 부분은 발트호른(Waldhorn)의 소 리를 묘사한 것으로 낭만적인 숲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사냥호른의 등 장은 이 리트의 내용인 숲의 대화의 분위기 묘사에 아주 적합한 것인 동시 에 발트호른은 이 시의 가사에 직접 나오기도 한다. 슈만은 텍스트에 나타 나는 기사와 로렐라이의 대화를 4부분으로 나누어 조성적인 대비를 통하여 나타내주고 있다. 처음에 기사의 말이 시작하는 부분은 E장조에서 나온다.

<악보 3>

이 E장조는 뵈티혀(W. Boetticher)1)에 의하면 사랑과 빛나는 낭만적인 자 연 모습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조성이다. 로렐라이의 대답은 C장조에서 시작 하여 조성적으로 대립을 하고 있으며 E장조의 도미난트에서 끝맺음으로 다 음에 뒤따라 나오는 기사와 로렐라이의 대화의 E장조를 준비시킨다. 4연으 로 구성된 대화는 조성을 통하여 단락을 지워주는 한편 E장조의 상징적인 의미를 통하여 낭만적 숲속에서의 대화를 잘 표현해 주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이 연가곡의 두 번째 곡과 네 번째 곡은 가사 취급 방법에 있어서 작곡자 가 원래의 텍스트를 변형시킨 예가 된다. 두 번째 곡에서는 시의 1연을 슈 만이 반복함으로 시의 원형에 손을 대게 되는데, 이 방법은 슈만이 즐겨 사 용하던 취급법이었다. 네 번째 곡은 4연으로 구성되어 있는 원래의 시를 슈 만이 3연을 누락시키고 그 대신 1연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변형을 가하게 된 다. 두 번째 곡인 간주곡(Intermezzo)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연가곡 의 첫 3곡의 그룹 중간에 끼여 있는 곡으로 제목이 표시하는 바와 같이 간 주곡의 성격을 조성적인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후주를 통해 더 확실히 알려 준다. 많은 저서에 이미 언급이 되어 있는대로 슈만에게 있어서 피아노 반 주는 슈베르트와 다른 새로운 점을 보여준다1). 이 곡의 6마디의 후주는 반 음계적으로 음영이 지워지는 가운데 물음에 붙여지며 끝을 맺게 되는데, 슈 만이 즐겨 쓰는 테크닉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슈만의 후주는 방금 불리워진 가사의 후면으로 들어가 다시 한 번 음미하게 하던지, 앞으로 올 것에 대한 관점에서 음영을 지워주는 역할을 하는데 바로 이 점이 연가곡 작품을 연가

7) 참조. Boetticher, Robert Schumann in seinen Schriften und Briefen, Berlin, 1942. 504쪽.

8) 참조. Hermann Abert, Robert Schumann, Schlesische Verlagsanstalt, Berlin, 1917. 82쪽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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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이 되게 하는 속성이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두 번째 Intermezzo 의 후주는 다음에 올, 이 곡과 도미난트 관계에 있는 세 번째 곡으로 가기 위한 교량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악보 4>

네 번째 곡 “Die Stille”의 후주는 이와는 또다른 양상을 보여주는 곡이다.

후주의 몇 마디 안에 앞에 나왔던 모든 것이 함께 눌려 넣어짐으로 모짜르 트의 기악곡에서 나타나는 코다의 구성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즉 이 곡 의 후주는 앞에 나왔던 것처럼 배경을 암시하거나 다음에 오는 것을 미리 알려준다기보다는 리트의 음조를 다시 한번 종합해줌으로 금방 앞에서 진행 되었던 것을 짧게 집중시켜주는 코다의 한 종류로서의 역할을 한다.

<악보 5>

일곱 번째 곡 “성 위에서(Auf einer Burg)”는 이 연가곡을 크게 둘로 나누 었을 때 두 번째 부분을 여는 곡이다. 제목 “성 위에서”가 이미 지나간 것 과의 관련성을 암시해주듯, 이 곡은 19세기에는 고풍스러운 것이며 경외적 으로 취급되었던 대위법적 기법에 의하여 쓰여진 곡이다. 또한 e단조에 서 있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종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마지막은 반종지의 한 종류로 끝맺음을 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전통적인 장, 단조 체계의 종지법은 아닌, e프리지아 선법이 E장조 화음으로 끝나고 있다. 대위법적인 기법과 마 지막 종지 취급법이 이미 이 곡의 양식을 확정짓고 있는데, 이것은 슈만이 리트의 양식의 관점에서 이 곡을 의식적으로 고풍화시킨 것을 보여주는 것 이다. 마지막 종지가 보여주는 팔레스트리나 종지법은 19세기 이후 정신적 이고 교회적이면서도, 고풍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던 용법으로 옛 것으로의 추구가 이것을 통해 잘 드러난 것이다. 마지막 종지용법은 다른 한편에서는 마지막 단어 weinet(울다)의 묘사와의 관련성속에서도 설명될 수 있는데 반 음계적인 움직임은 표현용법의 규칙에서 weinet(울다)라는 단어의 좋은 묘사 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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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 6>

여덟 번째 곡 “타향에서(In der Fremde)”는 첫 곡과 같은 제목을 가지지만 다른 내용의 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단조에서 3번 반복 후 A장조로 끝 맺음으로 첫 번째 리트와 유사하게 죽음과 승화의 대비를 보여준다.

열번째 곡 “Zwielicht(여명, 황혼)”의 e단조는 일곱 번째 곡의 e프리지아로 의 재귀인 동시에 앞의 곡의 E장조과 대조를 이루게 된다. 대위법적인 기법 역시 일곱 번째 곡 “성 위에서”로의 관련성을 암시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 대위적 기법은 마지막에 가서는 중단되어지고 완벽히 레시타티브적으로 곡 을 종결하게 된다. 1811년에 지은 아이헨도르프의 시 중 가장 먼저 태어난 이 시는 또한 가장 스산함을 느끼게도 한다. 숲과 자연의 병존이 큰 역할을 하는 이 시의 가사에 슈만은 어두컴컴한 방식으로 곡을 붙이고 있다.

<악보 7>

2. Op. 48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이 연가곡은 하이네의 시집 <Buch der Lieder>중 “시적 간주곡(Lyrische Intermezzo)”의 65개 시로부터 슈만 자신이 선택한 16개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다. Op. 24가 완벽한 하나의 시의 그룹을 작곡하여 연가곡을 만들었다면, 이 곡은 아이헨도르프의 op. 39와 마찬가지로 시의 모음집에서 발췌한 것을 작곡하여 연가곡을 구성한 것이다. 이미 1823년 5월 한 비평가는 “이 모음 집은 재기있는 작곡가를 위하여 얼마나 귀한 보배인가”라고 이 “시적 간주 곡”에 관한 평을 하고 있다. 1970년까지 하이네의 시는 6306회 작곡되었는데, 그중 이 “시적 간주곡”이 2038회나 차지하고 있다1). 하이네는 독일 시인 중 괴테 다음으로 많이 작곡되는 시인으로 당대의 유명한 작곡가들은 그의 시를 건너뛰어넘은 경우가 거의 없다. 즉 브람스 그리고 리스트, 뢰뵈, 멘델 스존, 슈베르트, 슈만, 차이코프스키, 바그너, 볼프 등을 들 수가 있겠다.

이 연가곡은 가사로 보았을 때 마지막에 내용적으로 엑센트가 주어짐에도

9) 참조. Annliese Schneider, Robert Schumann und Heinrich Heine, eine historisch- aesthetische Untersuchung anhand der Vertonung mit Beruecksichtigung einiger Probleme der Liederanalyse. Phil.

Dies. Humboldt-Universitaet Berlin DDR,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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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하고 관통하는 사건이나 이야기가 존재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 곡 역시 조성적으로 완결성을 보여줌으로 조성에 의한 슈만의 연가곡 구상이 또 한 번 드러나게 된다.

<악보 8>

첫 번째 리트 “Im wunderschoenen Monat Mai”는 하이네가 자신의 “시적 간 주곡”에 나중에 추가로 첨가한 것으로 가사가 과거형에서 이야기하고 있고 뒤를 돌이켜 보고 있다. 이 리트는 화성적으로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시작한다. f 단조를 지시하는 전주로 시작하지만 노래 성부가 들어 서면서 A장조로 진행하게 된다. f 단조가 A장조를 가미한채 시작된 것이다.

마지막에는 C장 7화음에서 끝냄으로 두 번째 리트를 향해 열린채 중단을 하게 된다. 이 f 단조의 불협화적 화음과 더불어 이 곡의 근본 조성에 대한 물음 또한 열린채 끝난다. 봄의 조성인 A장조 또는 f 단조?

<악보 9>

아홉번째 리트 “Das ist ein Floeten und Geigen”에는 낯선 결혼식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이 가슴아픈 사건에 대해 하늘의 천사가 우는 것으로 하이네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묘사를 한다. 이 결혼식은 피아노의 16분음표의 끊 임없는 연주를 통해 축하연에 동반되는 음악을 그림처럼 그려주고 있다. 그 러나 이 즐거움은 울음과 대조를 이루게 된다. 이 즐거움과 울음의 균열은 19마디에 달하는 아주 긴 후주를 통해 드러나게 된다. d단조에서 출발한 이 곡은 후주에서 장조로 끝을 맺게 되는데 반음계적인 진행으로 점점 가라앉 음으로 장조의 용법이 완전히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 다.

<악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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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번째 곡 “Ich hab' im Traum geweinet”는 조성적으로 두드러지는 플랫이 6개 붙은 e 단조에서 불려진다. 첫 2절에 나오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떠나감에 대한 두려운 꿈이 거의 억양없이 멈추듯이 어떠한 화성적인 받침 도, 반주 부분도 없이 읖조려지고 있다. 두 마디 휴지 부분에 피아노 반주가 낮은 음역에서, 윗 성부는 그대로 둔채 리듬은 장송곡을 연상시키며 들어선 다. 마지막 연에 가서야 성부의 선율을 완전히 화성화시키지만 피아노 부분 은 여전히 단순히 보조기능에 제한되어 있다. 성부와 피아노 반주가 e 단조 라는 특별한 조성과 함께 서로 결합되어 가사의 내용을 전달해 주고 있는 곡이다.

<악보 11>

마지막 곡인 열여섯번째 곡 “Die alten, boesen Lieder”에서도 첫 번째 곡에 서 f 단조와 A장조의 병존을 보여주었듯이 A장조와 c 단조의 병존에 이르 게 되지만 여기서는 c 단조의 지배가 더 두드러진다. 이 곡에서 눈에 띄는 점은 후주로, 이 곡의 종결인 동시에 이 연가곡 전체를 마무리짓는 역할을 하고 있다. c 단조의 곡이 이것과 이명동음인 D 장조의 긴 후주를 통해 끝 을 맺게 되는 것이다. 이명동음적인 전환은 항상 내용적으로 완성되어질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순환곡의 조성의 종결인 동시에 조성의 완결을 뜻한다.

또한 이명동음의 사용은 동일한 것과 전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 순간 시인 은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자신의 사랑으로부터 드디어 해방되는 모퉁이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연가곡은 조성의 구조에 있어서 앞의 연가곡에서 보았던 일 관적인 조성체계는 보여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후주의 이명동음적 전환에 의하여 이 연가곡의 완결성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3. Op. 24 <리더크라이스>

슈만의 “가곡의 해” 1840년은 하이네의 가곡집 <Buch der Lieder>의 첫 부 분인 “젊은이의 고통(Junges Leiden)”에서 따온 가곡의 한 그룹인 리더크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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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Liederkreis) op. 24와 더불어 시작된다. 하이네의 시집에서 이 시들은

“Lieder”라는 제목하에, 슈만의 리더크라이스에 나오는 순서와 똑같은 배열 로 놓여있다. 그러므로 이 시의 그룹은 좁은 의미에 있어서는 이미 순환곡 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순환곡(Zyklus)라기보다는 구체적인 곡의 그룹(Liedergruppe)을 다룬다.

이 시를 이 해의 첫 번째 리트 작품으로 선택하게 된 전기적인 동기는 슈 만이 1840년 3월 13일에 그의 신부 클라라 비크에게 쓴 편지에서 뚜렷이 나 타난다. “리더(Die Lieder)는 나의 첫 번째 인쇄된 것이니 너무 강한 비판을 하지는 말아주어. 이것들을 작곡하듯이 나는 완전히 너에게 몰입해 있었어.

낭만적인 소녀인 너는 어디든지 나를 눈으로 쫓고 있고 이러한 신부 없이는 이러한 음악도 작곡할 수 없다고 자주 생각하게 되지.”1)

하이네의 <Buch der Lieder>는 19세기의 서정시집 중 처음으로 대단히 선 풍적인 성공을 거둔 시집이었다. 제 1판은 1827년, 제 2판은 1837년, 제 3판 은 1839년에 출판되었으며 후에 나오는 판들은 아주 많이 개작이 되고 매끄 럽게 작업된다. 슈만이 어떤 판을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며, 또 중요하지 도 않다. 왜냐하면 제 1판에서 3판까지는 텍스트가 전혀 변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이 연가곡의 마지막 곡인 “Mit Myrten und Rosen”은 <Buch der Lieder>에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시는 더 오래전 에 씌여진 1822년에 발간된 그의 시모음집에 들어 있는 작품으로 슈만이 이 마지막 곡을 위하여 옛작품을 다시 끄집어 낸 것이다.

조성의 구조는 근본에 있어서는 op.39 아이헨도르프 연가곡보다 더 단순 하다. 근본 조성이며 골격을 이루는 조성은 D장조이고 거의 단지 조성으 로 이루어져 있다. 첫 곡은 D장조, 두 번째 곡은 이곡의 나란한 조인 b단조, 세 번째 곡은 두 번째 곡과 같은 이름 장조인 B장조이고, 네 번째 곡은 e단 조, 다섯 번째 곡은 같은 이름의 E장조이고, 여섯 번째 곡에서는 같은 E장 조가 반복이 된다. 일곱 번째 곡은 A장조에서 쓰여졌고, 여덟 번째 곡은 이 곡 자체로는 d단조이지만, 마지막에는 A장조로 감으로 다음 곡의 D장조의 도미난트가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용적으로는 강조가 되며 요점이 되는

10) Walther Duerr, Das deutsche Sololied im 19. Jahrhundert, Wilhelmshafen, 1984, 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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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조성적으로는 열린 상태로 놓여짐으로 마지막 곡과 그 앞의 곡이 서 로 물려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조성 구조는 서로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조성에 집 중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조성적으로 스스로 완결되어 있고, 근본에 있어 서 아이헨도르프 연가곡의 조성 구조의 계획보다 더 단순하게 다음처럼 고 안되어 있다.

Op.24의 조성 구조 D - b - B - e - E - E - A - d(->A) - D

4. Op. 42 <여인의 사랑과 생애>

이 연가곡은 아이헨도르프의 “리더크라이스”와 “시인의 사랑” 이후 작곡 된 1840년의 마지막 연가곡이다. 이 연가곡은 샤미소(Chamisso)가 1830년에 같은 이름으로 발표한 하나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연작시를 작곡한 것이다.

슈만은 이 연작시 전체에 작곡가로서 개입을 하면서 곡을 붙이게 된다. 즉 두 번째 곡에서는 1절을 반복시키고 세 번째 곡에서도 마찬가지로 1절을 반 복하며 끝에서 세 번째 곡에서는 3절을 빼놓음으로써 슈만 스스로가 이 시 에 작은 개입을 하게 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샤미소의 마지막 시를 완전 히 삭제함으로 슈만이 이 연작시에 큰 개입을 하는 점이다. 여기서 작곡자 인 슈만은 이후에 다른 리트 작품에서 더 이상 반복하지 않는 요령을 채택 한다. 즉 마지막 리트 후에 긴 피아노 후주가 오게 되는데 이것은 바로 다 른 것이 아닌 첫 번째 리트의 반주 부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이것을 이 해하기 위해서, 또한 샤미소의 마지막 시를 삭제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연작시의 내용에 관한 것을 생생하게 그려보아야 한다. 즉 여인의 사랑 과 생애, 이것은 단순히 한 젊은 처녀의 이야기로서, 그녀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게 되고, 아이를 낳게 되고, 그리고는 남편이 죽고 그녀 혼자 아이와 함께 남겨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샤미소에게서는 여덟 번째의 시 다음에 또 하나의 시가 따르게 되는데, 시간은 훌쩍 뛰어넘어 이제는 노인이 된 소녀가 그녀의 손주에게 이야기하 는 내용으로 어느 정도 통속적인 이야기가 된다. 여기에 문학자이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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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은 이 내용이 서정적 연작시에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작 곡가로서 다른 해결의 방법을 찾게 된다. 즉 한편으로는 슈만의 문학적 섬 세함에 의하여,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작곡가로서 천재적인 착상에 의하여 마 지막 시는 삭제시키고 첫 곡의 피아노 부분을 후주로 나오게 함으로 사랑하 는 사람이 깊은 생각에 빠지는 동안, 사랑하던 사람에게로 되돌아 갈 수 있 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

Op.24에서 마지막 곡앞에서 d로 시작하여 다음에 오는 D장조의 도미난트 인 A장조에서 끝맺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마지막 곡에서 d단조로 시 작하여 도미난트인 A장조로 가게 된다. 그러나 후주와의 사이에 한 마디를 둠으로써 후주에서는 다시금 첫 곡의 조성인 B 장조로 돌아가게 되고 연가 곡의 조성적인 통일이 생산된다. 이 연가곡도 조성의 관련성에 의하여 연가 곡 구성을 하게 되는 곡이지만 하이네 연가곡이나 아이헨도르프 연가곡과는 또 다른 변형을 보인다.

첫만남 알게됨 사랑 약혼 결혼

B - E - c - C - E - B │ G - D - ( d - B )

이 조성 배열은 한편으로는 시를 공감하며 따라가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 는 조성적 통일을 이루게 한다. 처음 다섯 곡은 조성적으로 하나의 그룹으 로 형성되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나고 사랑에 빠져 약혼하고 결혼에 이르게 되는 내용을 B 장조에서 시작하여 E 장조, c단조, E 장조를 거쳐 다 시 B 장조로 돌아가게 하여 하나의 조성적 단락을 이룬다.

두 번째 그룹은 조성적으로 3도 아래인 G장조에서 시작함으로 이때까지 의 조성에서 조성으로 전환하게 되는데, 첫 아기를 낳음으로써 새로운 인생의 변화를 조성 영역의 전환으로 구별하여 나타내고 있다. 그 다음 곡 역시 D장조로 조성에서 나타남으로써 첫 번째 그룹에 나타났던 으뜸화음 과 하속화음의 관계가 여기서는 거울에 비친 것처럼 거꾸로 속화음, 으뜸화 음의 관계로 나타난다. 일곱 번째 곡은 D장조이지만 후주의 어두운 반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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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진행에 의하여 다음에 나올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여덟 번째 곡은 같 은 이름의 단조인 d단조에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슬픔을 이야기하고 있지 만, 전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첫 곡의 반주 부분이 B 장조에서 나타남으로 사랑하던 사람과의 첫 대면의 회상을 통해 그에게로 다가가는 길을 발견하 게 되는 것이다.

한 여인의 삶이자 사랑이었던 남편에의 헌신적 사랑이 조성적으로뿐만 아 니라 첫 주제가 마지막 곡에 나타나게 함으로써, 전체를 크게 하나의 리트 로 볼 수 있는 베토벤의 “아득히 먼 연인에게”와의 관련성도 찾아볼 수 있 게 한다.

Ⅲ. 끝맺는 글

앞에서 살폈던 슈만의 연가곡 전체는 아주 밀접한 조성 범위에서 쓰여졌 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텍스트의 측면에서는 전혀 진행되는 이야기 나 사건의 설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시들을 하나의 연가곡으로 구상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조성의 건축술에 의한 슈만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 증명되었다. “여인의 사랑과 생애”를 제외한 모든 연가곡들은 슈베르트 의 뮐러 시에 의한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나 “겨울나그네”에서 볼 수 있는 이끌어갈 하나의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헨도르프의 연 가곡이나 하이네의 시에 의한 두 개의 연가곡은 단지 시적인 동기를 포착한 여러 가지 다른 필름들을 합성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하이네의 op.24는 완 결된 시의 그룹을 작곡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관통하는 사건이 이 시 안에 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이네의 시 op.48이나 아이헨도르프의 시 op.39는 완결된 시의 그룹도 아닌 단지 슈만이 임의로 택하거나 클라라의 시앨범에 기록된 흐트러져 있던 시들을 추스려 작곡한 것으로 시인으로 보았을 때는 전혀 순환곡이 될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작곡가 슈만은 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성에 의하여 하나의 순환 곡을 만들어내는, 베토벤의 “아득히 먼 연인에게”에서 나타나는 리트 작곡 에 있어서의 순환적 아이디어를 포착하여 자신의 연가곡 전체에 적용시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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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바로 이 “조성 건축술”이 슈만의 중요한 연가곡들을 탄생시켰고 리트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게 된 것이다.

Op.24, op.39, op.42에서는 대칭적이고 명확한 조성 체계에 의하여, op.48에 서는 이명동음적 전환에 의하여 연가곡의 완결성을 보여주며, 특히 op.42의 후주에 나타나는 첫 곡으로의 회귀는 슈만만의 천재적인 발명품이라고 볼 수 있다. 조성에 의한 순환곡 개념은 원래는 기악곡, 특히 소나타 형식으로 쓰여진 기악의 장르를 지배했던 개념이었으나 피아노로부터 출발하여 리트 작품의 영역에 발을 내디딘 슈만은 그의 연가곡에 이런 기악적 순환적 개념 을 도입시킴으로 자신의 리트 작품에 기악의 현존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 고 있는 것이다.

참 고 문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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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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