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국토 제453호(2019. 7) 해외동향 글로벌정보
미국
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친(親)이민 노력
중앙아메리카 망명 신청자 구금, 자녀 · 부모 간의 격리, ‘드리머’(Dreamer)2)들의 국외 추방, 면 밀한 입국 심사 등 이민에 대한 현 미국 정권의 엄중한 행보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이는 “미국이 꽉 찼다”(Our Country is FULL!)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2019년 4월 7일자) 글 속에서도 잘 드러난다. 하지만 많은 언론매체와 전문가들은 미국이 오히려 인구감소로 인한 위기가 심화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8년에는 32년 만의 최저 출산율과 80년 만의 최저 인구증가율을 기록했다(Chappell 2019; Frey 2019). 일부 ‘슈퍼스타 도시’(뉴욕 · LA · 샌프란시스코 등)를 제외 하고는 많은 지역들은 오히려 산업 쇠퇴, 고용 불안 등 복합적인 이유로 인구감소를 겪고 있어 미 국 내 인구 문제의 원인은 지역적인 위치에 기반하고 있다고 여겨진다(Smith 2019). 이에 반(反) 이민 프레임에 맞서 친이민적인 환경을 형성해 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을 간략하게 다루고자 한다.
새로운 미래를 이주민들과 함께 만들려는 지역들
이민자가 없었더라면 미국의 인구감소는 더욱 급격하게 진행됐을 것이다. 2030년 이후의 인구 성장률은 이민자 인구가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Frey 2019). 저출산과 취업연 령 인구의 감소, 그리고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이미 모든 주에서 진행 중이지만 특히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그림 1> 참조). 일리노이주(Illinois)와 웨스트버지니아 주(West Virginia)의 경우 소속 자치구 80%에서 인구가 감소했다(Ozimek, Fikri and Lettieri 2019).
이민자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정치적 사안이지만,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최 근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이민자가 미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있 다(Jones 2019). 응답자의 62%는 이민자가 일자리 · 의료보험 · 주거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오히 려 그들의 근면과 재능이 미국을 강화시킨다고 믿고 있었는데, 재밌게도 1994년도에는 정확히 반대의 수치가 나왔다. 이 입장은 응답자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욱 두드러졌다(1981~1996년생의 밀레니엄 세대의 75%가 이와 같이 응답).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는 인종적 · 문화적 · 사회적 다양
2) 2001년부터 꾸준히 미국 의회에 상정되고 있는 ‘드림(DREAM) 법안’(Development, Relief, and Education for Alien Minors Act)은 2012 년부터 시행된 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서류미비 청소년 추방 유예) 수혜자들을 비롯해 DACA 신청을 하지 못 한 청소년과 청년 이민자들이 추방당하지 않고 교육을 받고 일을 하며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으로, 보호받는 이들을 ‘드리 머’(Dreamer)라 칭함. 상당한 사회적·정치적 지지를 받아왔으나 지금까지 입법화되지 못했음.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DACA를 단계적 으로 폐지할 것이라 공표해 신청이 중단됐고, 드림 법안은 2019년 5월에 다시 상정안으로 오른 상태임.
97 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인 데다가, 현재 미국 내 청년층을 비롯한 취업(예정) 인구의 대부분이 소수인종 출신이다(Frey 2019). ‘소수가 다수가 되는’ 시대에 사는 젊은 세대의 유입을 유인하기 위해서 쇠퇴 도시들이 다양성을 존중하는 이민친화적인 환경을 갖추는 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자국 내 젊은 인구가 일하고 이주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쇠퇴기를 겪은 많은 전통 산업도시(legacy city)3)들이 이주민을 포용하고 수용하는 것이 경 제력을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한 길임을 깨달은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인 변화 를 이끌고 있는 전통 산업도시들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는 이주민 보유율로 인한 인구 증대였다 (Hollingsworth and Goebel 2019). 전통 산업도시는 주택 공급량, 저렴한 임대료 등을 강점으 로 내세우고, 이주민들은 도시(동네)의 긍정적인 변화에 직접적으로 기여 · 동참한다는 자긍심이 생겨 대도시와는 차원이 다른 유대감을 형성한다(Maciag 2014). 오하이오주의 대표 도시 클리블랜 드(Cleveland)는 ‘글로벌 클리블랜드’(Global Cleveland)란 단체가 이주민과 난민들의 정착을 돕고 다 양한 고용정보를 제공한다. 중소도시 데이튼(Dayton)도 최근에 ‘웰컴 데이튼’(Welcome Dayton)이란 계획을 통해 이민자에게 고용 · 교육 · 의료 · 사회 서비스와 문화 등을 폭넓게 지원해 ‘이민 친화적인 도
<그림 1> 2007~2017년 미국 전역 카운티(county)의 인구감소율 변화
자료: Ozimek, A., Fikri, K. and Lettieri, J. 2019, 9 (원자료 제공: U.S. Census Bureau).
–5% 이상 -5~0% 0~5% 5% 이상
3) 주로 북동부·중서부 지역에 있는 인구가 3~20만 명 사이인 도시를 말함. 제조업으로 부를 이뤘고 현재는 제조업의 쇠퇴로 인구감소 를 비롯한 복합적인 변화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러스트벨트(Rust Belt) 혹은 ‘전통 산업도시(legacy city)’라 일컫기도 함(Hollingsworth and Goebe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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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거듭나고 있다.
친이민 정책을 실행하는 전통 산업도시들은 과거의 산업이나 영광에 대한 향수에 젖어 과 거로의 회귀가 아닌, 새로운 ‘유산(legacy)’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Hollingsworth and Goebel 2019).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현 정권의 슬로건과 그 해 법으로 내세운 이민 제한주의적 정책들은 오히려 전근대적이고 미국에 해가 될 수 있는 발상임을 시사하기도 한다. 인구 유입이 절실한 지역들을 위한 ‘이주민 비자’(place-based visa)의 타당성 조사(Ozimek, Fikri and Lettieri 2019), 이주민이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와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방안 등에 대한 연구와 노력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시사점
미국은 ‘더 이상 새로운 이주민들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는 일부 인식과는 달리,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인구밀도도 낮고 새로운 인구를 수용할 천연 자원도 풍부한 곳이 많아 이주민의 잠재적 가 능성을 활용할 수 있는, 그리고 필요로 하는 곳들이 많다(Smith 2019). ‘슈퍼스타 도시’에서 일어 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교훈 삼아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대다수의 중소지역들이 어떤 이민 정 책을 펼칠지 지켜볼 만하다. 아울러 인구감소의 또 다른 중요한 이유인 저출산 문제까지 고려해 지불가능한 보육지원(affordable childcare), 부모 육아휴직 제도 개선, 의료보험 개혁 등 함께 논의돼야 할 부분들도 많아 보인다. 미국은 이주민과 난민이 일궈낸 나라다. 지금이 오늘날의 인 구학적 변화를 현명하게 바라보고 판단해야 할 중요한 시점인 것은 이견이 없을 것이다.
[자료: Chappell, B. 2019. U.S. Births Fell To A 32-Year Low In 2018; CDC Says Birthrate Is In Record Slump. NPR. https://www.
npr.org/2019/05/15/723518379/u-s-births-fell-to-a-32-year-low-in-2018-cdc-says-birthrate-is-at-record-level (2019 년 6월 7일 검색).
Frey, W. 2019. America is not full. Its future rests with young immigrants. https://www.brookings.edu/blog/the-avenue/2019/04/10/
america-is-not-full-its-future-rests-with-young-immigrants/ (2019년 6월 8일 검색).
Hollingsworth, T. and Goebel, A. 2017. Revitalizing America’s Smaller Legacy Cities: Strategies for Postindustrial Success from Gary to Lowell. Cambridge: Lincoln Institute of Land Policy.
Jones, B. 2019. Majority of Americans continue to say immigrants strengthen the U.S. Pew Research Center. Januanry 31. https://
www.pewresearch.org/fact-tank/2019/01/31/majority-of-americans-continue-to-say-immigrants-strengthen-the-u-s/
(2019년 6월 8일 검색).
Ozimek, A., Fikri, K. and Lettieri, J. 2019. From Managing Decline to Building the Future: Could a Heartland Visa Help Struggling Regions? Wasington DC: Economic Innovation Group.
Maciag, M. 2014. Immigrants Countering Population Losses in Many Metro Areas. GOVERNING. https://www.governing.com/
topics/urban/gov-international-migration-countering-metro-area-population-loss.html (2019년 6월 8일 검색).
Smith, N. 2019. Demographic Decline Is the Real Threat to the U.S. Bloomberg. https://www.bloomberg.com/opinion/
articles/2019-04-10/trump-says-u-s-is-full-but-demographic-decline-is-real-threat (2019년 6월 7일 검색).]
주소윤 |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도시계획 및 개발학과 박사과정([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