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6, No. 5, 2008…555
영화 속의 바이오테크놀로지
저 자 : 박태현 지음 출판사 : 생각의 나무
지난 10여년간 ‘영화 속의~’ ‘영화로 본~’, ‘영화와~’ 등의 책들이 쏟아져나왔다. 대중 성, 감각과 상상력, 다양한 서사와 현재진행형 테크놀로지 등을 끌어당기며 질주하는 영화 가 근대로부터 탄력받은 소설을 누르고 당대 최고의 파워 텍스트가 되었으니, 이를 매개로 수학, 과학, 의학, 철학 등 온갖 지식, 정보, 학문을 설명해낸 책들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제목만 본다면, 약간의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의 첫 1, 2 페이지만 읽어봐도 왓슨과 클릭이 디옥시리보핵산(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지 55년, 최초의 포유류 체세포 복제 양 돌리가 태어난 지 12년이 넘었고, 30억개의 인간 게놈 염기 서열 초안이 발표된 지도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바이오테크놀로 지에 관해서는 도통 좍 꿰기 어려운 보통 사람들을 위해, 영화는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단 ‘쥬라기 공원’, ‘스 파이더맨’, ‘엑스맨’ 등 생명공학적 설정으로 만들어진 영화 이야기에 끌려가다보면 어느새 생명공학 그 한가운데로 들어가 있 기 때문이다. 다만 광팬이라면 몇 번씩 봤을 ‘쥬라기 공원’이지만 책 속의 영화 이야기는 광팬에게 익숙한 영화 얼개와는 조금 다른,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맞춰진 길로 정리돼 있다. 영화를 바이오테크놀로지라는 채에 넣고 흔들어 걸러낸 것들만 보여주는 식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로 ‘과학과 대중의 소통’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연결된 고리들이 나올 때마다 이를 놓치지 않고, 낚아채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어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 하고, 보통사람의 보폭으로는 따라가기 힘든 진행형 바이오테크놀로지의 현재를 정확하게 짚어 보여준다.
예를 들어 ‘쥬라기 공원’편을 보면 호박에 갇힌 공룡의 피를 빤 모기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하는 설정을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술을 바탕으로 풀어내면서, DNA에 생물체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는 사실과 DNA와 관련된 인류의 지식 축적의 역사를 설 명한다. 일본과 러시아가 진행 중인 시베리아 동토에 묻힌 매머드의 잔해에서 매머드 DNA를 채취하는 작업을 소개하며 영화 적 상상력이 실제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한지도 보여준다. 이어 가까운 장래에 고래만한 거대 오징어 등 근래에 멸종한 생물체를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술을 이용해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으며 과학을 바탕으로 한 미래의 그림도 제 시한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자신이 대중들에게 설명해주고 싶은 것을 바이오 정보를 담고 있는 DNA, 바이오와 인간생활, 바 이오와 미래 세계, 바이오와 융합기술, 상상의 바이오 산물 등 5개 주제로 나눠 ‘쥬라기 공원’, 거미의 DNA가 몸속에 들어간
‘스파이더맨’, DNA 변형을 보여주는 ‘엑스맨’, 인간 DNA와 외계인 DNA의 결합인 ‘스피시즈’, DNA 지문 분석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아나스타샤’ 등 영화 24편을 매개로 풀어 내려간다설명하고, 각 장의 끝에는 영화로만 설명할 수 없는 주제별 지식 과 현재를 정리했다. 재미있는 영화이야기와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식이 슬쩍슬쩍 마주치며 흘러가는 책은 대중성과 전 문성 사이를 솜씨좋게 줄타기하며 결국 대중적 과학서는 이런 것임을 이야기한다.
최현미 기자, [email protected] (문화일보, 2008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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