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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결과와 유럽의 미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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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결과와 유럽의 미래 1

프랑스 대선 결과와 유럽의 미래

전 혜 원

유럽·아프리카연구부 교수

1. 유럽의 위기 속 에마뉘엘 마크롱 등장

난 5월 2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 회의와 G7 및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직후, 뮌헨에서 개최된 집권 기민/기사당의 총선 유세 행사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서로 완전히 의지하던 시대는 어떤 면에서 끝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며칠간 그걸 경험했습 니다. 우리는 유럽인으로서 우리의 미래와 운명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은 일입니다.”

메르켈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두 정상회의에서 경험 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실망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5월 7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를 통해 새로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에 대한 기대가 없었으면 나오기 어려울 발언 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단독으

로 유럽을 이끄는 ‘지도 국가’가 되려 하지 않았으며, 특히 2010년 발생한 유로존 위기 이후 독일의 리더십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에서조차도 메르켈 총리는 대체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 왔기 때문이다.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하고, 유럽과 미국 간 관계가 안보와 경제 모두에서 최저점을 찍고 있는 현시점에 독자적 리더십 추구를 회피하고자 하는 독일에 있어서 프랑스와의 공동 파트너십 구축은 유일한 대안이자 가장 전통적인 해결 책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번 프랑스 대선은 프랑스뿐 만 아니라 유럽에 있어 의미가 큰 선거였다고 할 수 있다.

2. 2017년 프랑스 대선의 특징

이번 프랑스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195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프랑스 정치의 중심이었던 기존 중도 우파 및 중도좌파 정당들이 1차 투표(4월 23일 실시) 에서 탈락하고, 결선투표에서 ‘앙 마르슈(En Marche:

전진)!’란 신생 정당의 마크롱 후보와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ront National)’의 마린 르펜(Marine Le Pen) 후보가 대결한 점이다(<표 1> 참조).

IF 2017-11K June 8, 2017

<표 1> 2017 프랑스 대선 결과

정당 후보 1차 투표 결선 투표 비고

1위 앙 마르슈(En Marche) 마크롱(Emmanuel Macron) 24.01% 66.10% 당선 2위 국민전선(National Front) 르펜(Marin Le Pen) 21.30% 33.90%  

3위 공화당(The Republicans) 피용(François Fillon) 20.01%    

4위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La France Insoumise) 멜랑숑(Jean-Luc Mélenchon) 19.58%    

5위 사회당(Socialist Party) 아몽(Benoît Hamon) 6.36%    

기타   8.74%    

  100% 100%  

주) 결선 투표는 1차 투표 결과 상위 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음.

(2)

프랑스 대선 결과와 유럽의 미래 2 마크롱 후보는 2014년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부 장관

을 지냈다는 점에서 기존 주류 정당의 틀에서 성장한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는 장관직을 사직하고 사회당 을 탈당한 뒤 좌우 이념 틀에서의 탈피를 표방하는

‘앙 마르슈’를 창당하여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기존 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하였다. 또한,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이용하며 부상해 온 극우 정당 ‘국민전선’에 대한 마크롱 측의 대응은 새로운 정치 틀의 제시라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한 점에서 마크롱의 당선은 유럽의 극단주의 정당에 대한 새로운 대처 방식을 시사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 결과는 2017년 3월 네덜란드 총선에 이어 유럽에서 잇달아 극단주의 정당의 부상에 제동 이 걸리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반면,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극단주의 정당의 불씨는 남아 있다

는 것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3월 15일 네덜란드 총선에서 선거 전 우려와 달리 헤이르트 빌더르스(Geert Wilders)가 이끄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자유당(PVV: Partij voor de Vrijheid)’이 원내 최다수당이 되는 데 실패하였다.

반(反)이민·반(反)EU·반(反)이슬람을 주장하는 자유 당은 2012년보다 2.9%가 증가한 13%의 득표율로, 5석 많아진 20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집권당인 온건 보수 성향의 ‘자유민주당(VVD: Volkspartij voor Vrijheid en Democratie)’은 제1당으로서의 지위 를 유지했지만, 2012년 총선에 비해 득표율 5.3%

하락, 의석수에서는 8석(41석에서 33석으로 하락) 감소에 직면했다.

마찬가지로, 2002년부터 2017년까지 프랑스 대선 결과를 분석하면(<표 2> 참조), ‘국민전선’의 경우, 후보가

<표 2> 2002-2012 프랑스 대선 결과*

2002 프랑스 대선 결과

정당 후보 1차 투표 결선 투표 비고

공화국 연합

(Rally for the Republic) 시라크(Jacques Chirac) 19.88% 82.21%  당선 국민전선(National Front) 르펜(Jean-Marie Le Pen) 16.86% 17.79%  

사회당(Socialist Party) 조스팽(Lionel Jospin) 16.18%    

민주운동당 (Union for French

Democracy)

바이루(François Bayrou) 6.84%    

투표율   71.60% 79.71%  

2007 프랑스 대선 결과

정당 후보 1차 투표 결선 투표 비고

대중운동연합 (Union for a Popular

Movement) 사르코지(Nicolas Sarkozy) 31.18% 53.06%  당선

사회당(Socialist Party) 루아얄(Ségolène Royal) 25.87% 46.94%  

민주운동당 (Union for French

Democracy) 바이루(François Bayrou) 18.57%    

국민전선(National Front) 르펜(Jean-Marie Le Pen) 10.44%    

투표율   83.77% 83.97%  

2012 프랑스 대선 결과

정당 후보 1차 투표 결선 투표 비고

사회당(Socialist Party) 올랑드(François Hollande) 28.63% 51.64%  당선 대중운동연합

(Union for a Popular Movement)

사르코지(Nicolas Sarkozy) 27.18% 48.36%  

국민전선(National Front) 르펜(Marine Le Pen) 17.90%    

좌파전선(Left Front) 멜랑숑(Jean-Luc

Mélenchon) 11.10%    

투표율   79.48% 80.35%  

* 상위 4위까지의 후보

(3)

프랑스 대선 결과와 유럽의 미래 3 최초로 대선 결선에 진출했던 2002년에 비해 두 번

째인 이번에는 득표율이 많이 증가하였다(17.79%→

33.9%). 한편 2017년 1위 후보의 득표율(66.1%)은 2002년(82.21%)에 비해 급감하여, 1위와 2위의 차이 가 2002년 64.4%에서 2017년 32.2%로 급감하였 다. 이러한 변화는 ‘국민전선’이 프랑스 정치 지형의 일부로 안착하였으며, 극우주의 정당의 집권을 막고 자 하는 유권자들의 정서가 약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즉 극우주의 정당의 약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3. 향후 프랑스 정국 전망

이번 프랑스 대선 결과가 장기적으로 프랑스 정당 체제 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지를 예측하기에는 시기 상조이다. 이원집정부제인 프랑스의 정치 구조상 6 월 11일(1차 투표)과 18일(결선 투표)에 걸쳐 치러질 총선에 따라 새로운 프랑스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앙 마르슈’는 신생 정당으로서 의회 기반이 없다. 이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불가피 하게 좌·우 성향의 기존 정당들에서 탈당한 의원들을 영입하는 한편, 중도우파 당인 ‘공화당(Les Républi- cains)’ 소속의 에두아르 필리프(Edouard Philippe) 를 총리로 임명함으로써 총선 전부터 중도적 성격의 정부 구성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므로 프랑스 정당 체제의 다당제적 성격이 이번 대선을 통해 공고화되 는 것은 사실이나, 신생 정당이 주류 정당을 완전히 대체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기성 정치인의 영입이나 기존 정당과의 연대는 자칫

‘앙 마르슈’의 신선한 이미지를 손상시킬 위험 요인도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으로서는 정치 신인들을 대거 총선 후보자로 내세워 앞으로 치 러질 총선에서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 동안 정치 개혁과 안정 적 국정 운영의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이 2012년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özy) 전 대통령의 연임 실패에 이어 프랑수아 올랑드(François Hollande) 전 대통령 역시 연임에 실패하는 두 번째 사례라는

것도 마크롱 대통령이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 고려할 점이 될 것이다.

4. 2017년 유럽 리더십의 재편 동향

대통령 선거 공약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주의를 강조하여 왔다.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 institut francais des relations internationales)가 2017 년 대통령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1)마크롱 대통령은 대부분의 대외관계 문제에 있어 EU 차원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무역과 관련해서는 EU 차원에서 “유럽산 우선구매

법(Buy European Act)” 채택, 유럽의 공통 통상 정책 심화, 프랑스·독일 간 경제개발 협력 도모 등을 제안 하였다.

▲방위 부문에서는 EU 차원에서 방위 협력

강화의 방법으로 유럽안보이사회(European Security Council) 제도화와 유럽지휘본부 신설, 아직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EU 전투단(EU Battlegroups) 활성화, 유럽방위투자펀드 창설 등을 제시하였다.

이민 문제에서도 유럽 국경 경찰력을 증강하고, ▲경제 부문에서는 유로존 경제·재무 장관직 신설을 공약하 였다. 요약하면 기존의 EU 체제를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유럽 통합을 더욱 진전시키겠다는 것이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러한 유럽 통합 진전 노력에 프 랑스와 독일의 공동 노력이 핵심임을 명확히 하였다.

프랑스·독일 공동 리더십 활성화, 프랑스·독일 간 유럽 방위협력 파트너십 심화, 프랑스 경제에 대한 독일의 신뢰 회복 등을 선거 공약에서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독일의 외교적 숙원 중 하나인 UN 안전보장이사회 에서 상임이사국 진출을 프랑스가 적극 지원할 것임 을 분명히 함으로써 유럽을 넘어 국제무대에서도 프 랑스·독일 협력이 이어지도록 할 의지를 보였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올랑드-메르켈 시기보다 마크롱 -메르켈 시기에 프랑스·독일 간 파트너십이 원활할 가능성이 높다. 두 정상은

▲일단 미국에 대한 실망

과 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EU의 단결된 대처 필요 성, 그리고

▲이 두 가지 위기 요인에 대한 대처를

위한 프랑스·독일 공동 리더십의 필요성에 대해 크

* “Foreign Policy Challenges for the Next French President,” Études de l'Ifri, April 2017, <https://www.ifri.org/en/publications/

etudes-de-lifri/foreign-policy-challenges-next-french-president.>

(4)

프랑스 대선 결과와 유럽의 미래 4 게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유로존 거버넌스를

비롯한 경제 부문에서 양국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나, 대서양 동맹의 기반이 약화되고 영 국이 EU를 탈퇴하는 상황에서 유럽 안보·방위 협력 부문에서 프랑스·독일 공동 리더십이 유럽을 다시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 문건은 집필자의 견해를 바탕으로 ‘열린 외교’의 구현과 외교정책수립을 위한 참고자료로 작성된 것으로서 외교부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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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