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고고학의 의의
1. 상대주의의 도전
고고학은 물질문화와 인간행위 사이의 현상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우리가 살 면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을 연구한다. 그리고 고고학자들은 이 둘 사이의 관계를 밝히고, 개발한 이론들이 새로이 발견하는 자료에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한다. 초기의 고고학 이론은 고고학자들의 주관성과 상상력이 바탕이 되기도 하였지만, 기술의 발 전으로 인해서 객관성을 지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고학자들은 개인적인 성향에 의해서 고고 자료를 해석하곤 한 다. 그래서 젠더에 편견이 생기고, 종족성에서도 백인우월주의가 적용되는 것이다. 또 한 자신들이 속한 사회에서 고고 자료를 이해하여 그 사회에 이익을 주거나 그 사회 의 종족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러한 믿음들이 문화변화의 주된 요인이라도 받아 들여지기도 하였다.
고고학자들이 개인의 성향보다는 객관성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이러한 실 증주의에 입각한 고고학 이론보다는 상대주의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고고학 이론이 고고학자들에 의해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이론들은 서로 경쟁 하면서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론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기보다는 자신들이 주장하 는 이론이 고고 자료를 해석하는데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고고 자료는 하나의 이론만으로 해석되지 못한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고고학자들은 상대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에 대한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다.
2. 고고학의 발달
고고학이 발달은 하나의 유형으로 발달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고고 자료 를 설명하기 위해서 하나의 이론만이 그 고고 자료에 대해서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고고학의 모든 면이 상대주의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인류 기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단일한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인간 이 고등 영장류에서 아프리카에서 진화하였다고 고고 자료를 통해서 알고 있다. 전기 구석시시대의 호미니드들은 열대지방에서 온대기후로 확산되었다. 그리고 호미니드 집단들은 오스트레일리아와 신대륙까지 확산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빙하시기에는 정주하는 생활을 시작하면서 식량 채집 집단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들은 점차 각 부족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것으로 변화한다. 또한 동·식물에 대한 순화도 일어나게 된 다. 이러한 부족사회에서 계급사회들로 발전하고 잉여 생산물이 축적되면서 하나의 사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문명 즉, 사회가 만들어지는데는 완전한 것은 아니지 만 단일한 방향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수렵채집 사회에서 정주생활로, 그리고 사회 로 단일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진화적인 움직임으로 인해서 부족, 계급, 문명으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발 전을 하였지만 고고학 이론들은 단일한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고고학 이론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역사고고학이었다. 역사고고학은 고대의 미술이 나 건축물과 같은 예술품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시작한 것이다. 고대 예술품을 기 록하고 이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문헌기록들을 통해서 해석하고자 하였다. 반면에 선 사고고학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톰센이 삼시대법을 고안해내어 이 것이 여러 학자들에게 기본 토대가 되기도 하였다. 선사고고학에서는 다양한 관심을 보여주었다. 문화진화와, 문화사, 과거 인간 행위에 관심을 가지면서 진화고고학, 문 화사고고학, 기능과정고고학이 발전하게 되었다. 진화고고학은 다윈의 진화론이 배경 이 되었는데, 이후에는 인종주의가 악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문화사고고학은 주로 유물의 형식분류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인간행위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못했 다. 기능과정고고학은 이러한 문화사고고학을 밀쳐내고 고고학이론으로서 자리를 잡 았다. 기능과정고고학은 유물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인간 행위로서 도구가 어떠한 역 할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1960년대 이후로는 산업화의 진행과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의 개발로 인해서 과학적 접근 방법 을 강조하는 과정주의가 나타나게 되었다. 과정주의고고학자들은 인간의 행위를 강조 하였는데 이러한 행위에서 나타나는 과정들이 하나의 일반화를 보여준다고 주장하였 다. 그래서 이들은 일반화와 규칙성을 찾았고 이것이 고고 자료에 모두 적용될 수 있 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탈과정고고학자들에 의해서 부딪치고 만다.
과정주의고고학자들은 인간의 행위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이지 인간들의 인지능력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탈과정고고학자들은 이러한 과정주의학자들의 주장에 비판을 하 면서 인간행위는 하나의 일반화로 정의할 수 없고, 해석하는 고고학자들에 따라 달라 질 수도 있고 인간의 인지능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역사고고학에 서부터 시작하여 탈과정고고학까지 다양한 이론들은 고고 자료들이 해석되는데 도움 을 주었다. 이러한 이론들은 단일한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이론들 을 비판하기는 하였지만 상호보완하는 경향을 가지면서 발전하였다. 과정고고학자들 과 탈과정고고학들은 서로 자신들의 주장들이 옳다는 것을 내세웠지만 이것은 서로 쿤이 말하는 패러다임의 형식이 아니라 경쟁하면서도 존재하면서 같은 평행선에서 발 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적 접근들의 개발을 중요시하는 관점이 이론을 하나의 종합체로 만들어 고립시킨다고 로라 네이더는 말했다. 이론적 접근들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상 호보완이 아니라 고립을 가져오게 되면 유용하게 생각했던 개념들은 폐기되어진다고 보았다. 그리고 폐기된 개념들이 다시 발명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이론들은 서로 경쟁 하면서 존재하기도 하지만 순환하는 경향도 보이는 것이다.
3. 다른 사회과학들과의 관계
고고학에서 인간행위를 해석하는데 다른 사회과학들의 영향을 받은 것을 잘 알고
있다. 분명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고학 이론에 따라, 당시 사회적 상황에 따라 다른 사회과학의 영향을 받았다. 고전고고학자들과 역사고고학자들은 문헌기록 을 참고해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인문학자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이들은 금석학자 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하였다. 또한 선사고고학자들은 역사학이나 인류학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진화론에 경도되어 있었을 때는 인류학과, 문화 사에 관심이 많았을 시기에는 역사학과 관계가 있었다.
북아메리카에서는 고고학이 인류학의 분과로 위치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에서는 고 고학이 인류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유럽에서는 고고 학이 독립하거나 사학과에 소속되기도 한다. 고고학이 하나의 학문이기는 하지만 인 류학이나 역사학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수단이나 방법으로서 보는 경향이 아직까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고고학이 다른 사회과학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서 고고학 이론이 지속되기도 하였다. 미국에서는 특히 인류학과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데 이러한 관계 속에서 선 사고고학이 이론으로서 계속 유지를 할 수 있었다. 이렇듯 고고학은 다른 사회과학분 야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정보들을 축적해 나갔다. 한마디로 고고학은 다양한 사회과 학분야들의 정보들까지고 축적하고 있는 종합적인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4. 주관성에 맞서
고고학은 1960년대 이후로 많은 과학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 법을 비롯하여 포타슘-아르곤, 미량원소 분석 등 물리와 생물학 분야에서 많은 고고 학 방법들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컴퓨터 기술이 고고학에 적용되면서 대량의 자료들 을 분석하고 체계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과학기술의 힘을 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고고학에서도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과거 선사시대 사람들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전이나 이후에도 몇 몇 고고학자들은 증거자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상상력이나 구비전승에 의존해 얼토당토아니한 주장을 내놓기도 하였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고학자들은 더 광범위하고 많은 고고 자료들을 발견하게 되었 다. 고고 자료의 발견으로 인해서 이전의 해석들이 다시 수정되기도 하였고 발전하기 도 하였다. 가장 두드러지는 해석은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에 대한 것이다. 20세기 이 전에 인디언들은 창의력이 없기 때문에 내부적인 이유에서 문화변화는 일어나지 않았 다고 보았다. 그러나 고고 자료들이 발견이 되면서 인디언들은 창의능력을 가지고 있 었고 내부적인 이유에서 문화변화가 일어나기도 하였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상위이론에 대해서도 수정을 하기도 하였다. 상위이론은 하나의 일반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론적 접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상위이론은 인간 행위를 해석하는데, 어떤 상위이론을 채택하느냐에 따라서 인간행위의 해석이 제각기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고고학자들이 이러한 상위이론을 통해서 인간행위를 설명하
면서 문제가 나타나게 되면 이것을 수정하고 보완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론들을 적 용하면서 서로 비교를 하고 수정·보완하면서 다른 부적절하게 보이는 해석들을 줄이 기도 한다. 즉 편견을 가지고 있는 해석들은 줄이거나 폐기하기도 한다.
고고학은 과거 사람들이 남긴 흔적들을 통해서 인간행위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현 대에는 많은 기술들을 적용하여 분명한 증거들을 가지고 인간행위를 추론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기 이전이나 현대에도 아직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 으로 해석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직까지도 환상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 기 때문이다. 아니면 종교적인 믿음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고학은 계속해서 주관성과 싸워오고 있다. 과거에 트로이의 발견처럼 인간의 환상이 고고학적 발견에 도움이 되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전문기술자들도 늘어나고 시대가 너무도 빠르게 변 화하고 있다. 그 속에 아직까지 환상 속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빨리 과거의 몽 상에서 벗어나 연구자들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확실한 증거자료를 통해서 과거 인 간행위에 대한 해석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