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NICE, 제21권 제3호, 2003
현재 아시아권 국가들을 공포에 떨고 있게 만드는 SARS(급성호흡기증후군)의 공포를 뒤로하고 4월말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천국제공항은 생각 대로 여행객의 수가 많이 없었으며 특히 학회를 마치 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는 승객수가 적어서 개인적으로는 편안한 여행이 되었으나 걱정 또한 앞 섰다. 이번 여행의 주된 목적은 유럽에서 화학증착 (CVD, chemical vapor deposition)을 연구하는 사람 들이 정기적으로 가지는 EuroCVD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특별히 올해는 전기화학회(ECS)의 모임 이 함께 열려서 총 관련분야별 모임 수가 50개가 넘는 큰 학회가 되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필자를 포함한 화공인들 뿐 아니라 재료/전기화학을 연구하는 많은 분들이 같은 기간에 파리를 방문하게 되었다. 파리에 초행인 필자는 학회에서의 공부뿐 아니라 유럽 문화 의 중심인 도시에서 많은 것을 얻겠다는 기대가 컸다.
특별히 조직위원회의 배려(?)로 금요일 오후 마지막 세션에 발표가 할당되어 거의 일주일 동안 샹젤리제 거리를 거닐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번 학회가 열린 Le Parais des Congrès는 파리시내의 샹젤리제 거리 에 있는 컨벤션센터로서 개선문이 가까이 보이는 아 름다운 곳에 위치했다.
ECS학회는 워낙 분야가 광범위하고 많은 내용이 소개되었고 또한 필자의 경우 대부분 EuroCVD 미팅 에 참석하였으므로 화학증착(CVD)관련 내용을 주로 소개하겠다. EuroCVD 미팅은 월요일 오전부터 금요 일 오후까지 매일 두 개 이상의 세션씩 총 10개의 세
션이 계속해서 진행되는 강행군이었다. 발표내용도 매우 광범위하여 화학박막증착의 기초연구/모델링으 로부터 시작하여 산화물, 금속, 유전물질 등 다양한 물 질의 박막성장연구,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박막성장 기술의 소개 및 나노구조성장 등 현재 많은 관심을 받 고 있는 연구내용이 소개되었다. 대부분 발표자가 유 럽 출신이었으나 상당수 미국인들도 있었고 동양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가 적었다. 학회의 연구주제가 CVD라는 단일 주제로 통일되어 있고 발표내용 또한 요즘의 핫이슈를 비롯해서 다양한 분야가 소개되므로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학회가 그렇듯이 좋은 연구내용을 보면 학문적 도움과 함께 자극이 되며 평소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연구분야의 발표는 새로운 관점에서 본인의 연구내용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거 같다. 특히 화요일 저녁에 있었던 포스터 세션에는 전세계 연구 자들로부터 150여 편의 논문들이 발표되어 본 학회에 대한 많은 관심을 느낄 수가 있었다.
또한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이트산화막성장 및 금속박막증착에 관한 여러 흥미로운 논문들을 만 날 수 있었다. 그 밖에 발표된 연구논문들 중 특히 관 심을 끌었던 것으로는 하버드대학의 Gordon 교수가 초청연설로 발표한 새로운 개념의 원자층성장연구로 일반적인 나노박막 성장기술인 원자층증착과 달리 그 성장속도가 수십 배에 달하는 새로운 기술이 소개되 었다. 또한 박막성장과는 정반대 기술인 플라즈마 에 칭기술을 소개한 UCLA대학의 Chang 교수 발표도
EuroCVD
용 기 중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email protected]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1, No. 3, 2003…409
학·회·참·관·기
나노박막성장을 연구하는 연구자 입장에서 반응선택 성에 의한 게이트산화막 에칭연구결과는 매우 흥미로 웠다. 이 외에도 촉매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박막성 장연구, 초진공시스템을 이용한 나노구조 성장연구 및 금속결정성장 관련 표면연구 등 좋은 연구결과들 이 많이 소개되었으나 지면 관계상 다 밝히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본 학회를 참석하며 필자가 가장 많이 느낀 점 중의 하나는 물론 유럽에서의 주된 관심분야 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현재 기업체에서 관심을 많이 갖는 분야, 즉 연구비지원이 수월한 분야에 초점이 맞 추어 지는 것도 사실이나, 반면 관련 기초연구를 하는 인력도 무시할 수 없게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기초가 튼튼할 때 창의적인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이 가능 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고 생각한다.
본 학회 기간 중 만난 분들 또한 새로운 곳에서의 정겨움을 느끼게 해 주었다. 서울대 문 박사님, 영남대 박 박사님, KIST 이 박사님, 화학연구소의 두 김 박사 님 등 여러분의 한국에서 오신 분들과 또한 6년 만에
Carnegie Mellon 대학에서 지도교수이셨던 Dr. Sides 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 반가움이 컸다. 그 외에도 지 난 2년 전 경주에서 열렸던 Asian-CVD학회에서 초 청연사로 참석했던 연구자들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시 간이 되었다. 참고로 국내에서도 매년 CVD학회가 열 리고 있으며 또한 2년에 한번씩 아시아권에 있는 연 구자들의 모임인 Asian-CVD학회가 정례화되어 있 고 2001년에는 우리나라 경주에서 제2회 Asian-CVD 학회가 열린바 있다. 이번 학회를 참석하면서 아시아, 유럽, 미주 권에 있는 연구자들의 정례적인 모임도 앞 으로 CVD 및 전자재료 연구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필 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오래되었으나 거리악사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던 파리지하철, RER 이층기차를 타고 방문했던 베르사 이유 궁전(참고로 베르사이유는 일본식 발음이며 실 제는 벡사이에 가까운 발음임)의 호화로움, 저녁노을 지는 세느강에서 바라본 에펠탑의 웅장함과 노틀담의 아름다움은 이번 여행에서 얻을 수 있었던 또 다른 기 쁨이 아닐 수 없다.
학회에서 만난 박진호, 이중기 박사님과 함께(오른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