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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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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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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권2호 광학과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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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하늘에는 행성이 보이고

북두칠성과 같은 밝은 별들이 나타난다. 밤이 깊어지면 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 고, 쏟아지는 별빛으로 목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별들이 보인다. 가끔씩 꼬리별들이 하늘을 빠르게 가로 지르며 나타났다 사라진다. 인류는 지구에 출현한 이 후 대부분의 시간을 맨 눈으로 이러한 하늘의 모습을 관찰 했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오늘날 하늘을 보는 눈이 매우 다양해졌으며,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우주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세계 빛의 해를 맞이하여 하늘 을 보는 눈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본다.

1. 과거의 눈, 맨 눈의 능력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고인돌을 보유하 고 있다고 한다. 고인돌은 기원전 3000년부터 기원후 2 세기에 걸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의 선조들은 고인돌과 고인돌에 같이 매장한 유적에 눈으로 본 하늘 의 모습을 기록했다. 그러므로 고인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우주 관측의 기록을 담고 있다. 1978년 충북 청원군 문의면 아득이 마을에 있는 고인돌 유적에서 귀 중한 돌판(가로 32 센티미터 세로 24센티미터)이 발견되 었다 (그림 1). 이 돌판에 얕은 홈이 65개 새겨져 있는 데 이 홈들의 위치는 별자리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박 창범, 이용복, 이융조 연구진 (2001, 한구과학사학회지,

23권, 1호)은 돌판에 있는 홈들의 위치를 분석하여 이 홈 들이 기원전 5세기에 하늘에서 보였던 별자리 모습을 기 록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렇게 추정된 시기는 고인돌 의 설치시기와 일치한다.

한편 중동에서는 약 1000년 전에 이븐 알하담(Ibn al-Hatham, Alhazen, 956-1040)이 ‘광학의 책’ (1011 년-1021년)을 발간함으로써 과학적인 방법으로 광학을 연구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며 움직이지 않는다는 우주모형을 과학적으로 제시하기 도 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유엔에서는 올해를 세계 빛 의 해로 지정하였다.

약 600년이 지난 후 1604년 10월 9일 하늘의 뱀주인 자 리에서 새로운 별이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별은 점점 밝아졌는데 가장 밝았던 시기에는 -2.5등급이나 되

*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그림 1. 청원군 아득이 마을의 고인돌 유적에서 발견된 돌판. 얕은 홈들은 별자리를 나타낸다. 박창범, 이용복, 이융조 연구진은 홈들의 위치를 분석하여 기원전 5세기에 하늘에서 보였던 별자리의 모습이라고 추정하였다. (출처: 한국과학사학회지 23권 1호, 2001년).

특집 ■ 세계 빛의 해 (IYL) 2015 특집

하늘을 보는 눈

이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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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TICAL SCIENCE AND TECHNOLOGY April 2015

하늘을 보는 눈

특집 ■ 세계 빛의 해 (IYL) 2015 특집

어 낮에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 이 별은 초기에 관측 을 했던 케플러의 이름을 따라 케플러 초신성이라고 불 린다. 조선시대의 천문학자들은 맨 눈으로 이 별을 여러 달 관측하여 초신성이 가장 밝았던 시기에 밝기의 변화 를 기록하였다. 한편 유럽에서도 이 초신성을 맨 눈으로 오래 동안 관측했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가장 밝았던 시 기의 기록은 남기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관측 기록과 유 럽의 관측 기록을 통합함으로써 이 초신성의 광도 곡선 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 광도 곡선으로부터 이 초신성이 제Ia형임을 알 수 있었다. 제Ia형 초신성은 질량이 작은 쌍성계에 있는 백색왜성이 폭발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다. 무거운 별이 진화 최후에 폭발하면서 나타나는 별은 제II형 초신성이라고 한다. 케플러 초신성이후 우리 은하 에서 초신성이 아직까지 발견된 적이 없다. 이는 우리 은 하에서 조만간에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초신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케플러 초신성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이 초신성이 남긴 잔해는 오늘날에는 성운으로 보이며 계속 팽창하고 있다.

2. 새로운 눈, 망원경의 등장

1608년에 네덜란드에서 한스 리퍼세이가 망원경을 발명 하였으나 그는 이 망원경으로 하늘을 연구하지 않았다. 한 편 이탈리아에 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이 소식을 듣고 구경 5센티미터 망원경을 만들었다. 갈릴레오는 1609년부 터 이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태양 계와 은하수에 대하여 놀라운 발견을 함으로써 인류의 우 주관에 대 변혁을 일으켰다. 맨 눈으로 보았던 우주의 한계 를 훨씬 넘어 새로운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로 써 망원경을 이용한 천문학 시대가 시작되었다. 유엔에서 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9년을 세계 천문학의 해로 지정하였다.

3. 현재의 눈, 다양성

망원경 역사는 광학망원경으로 시작하였으나 오늘날에 는 전자기파의 모든 파장 영역을 관측하는 망원경 (전파, 적외선, 광학, 자외선, X선, 감마선 망원경 등)으로 확장되

그림 2. 한국천문연구원의 보현산 천문대 (경상북도 영천군). 구경 1.8미터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그림 3. 유럽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매우 큰 망원경(Very Large Telescope).

구경은 8미터이며 칠레에 설치되어 있다. 레이저를 사용하여 인공별을 대기층에 만든 후, 적응광학계에 사용한다. 이를 이용하여 분해능을 높임으로써, 보다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돔 위로 뿌옇게 보이는 두개의 성운은 대마젤란 은하와 소마젤란 은하이다.

(출처: 유럽남천천문대(E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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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망원경의 위치도 지상뿐만 아니라 우주로 확장하여

지상에서 관측할 수 없는 빛을 관측할 수 있다. 망원경의 크기도 매우 다양하다. 광학 망원경의 경우 대형 망원경은 8미터-10미터의 구경을 갖고 있으며, 전파망원경은 단일경 의 경우 구경 300미터에 이르며 간섭계는 수십 킬로미터에 서 수천 킬로미터의 기선을 사용한다. 중성자 망원경으로 는 태양과 초신성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관측한다. 그림 2, 3, 4, 5는 우리나라 보현산 천문대의 1.8미터 망원경, 유럽

남천 천문대의 매우 큰 망원경 (Very Large Telescope, 구경 8미터), 미국과 유럽이 운영하는 허블 우주망원경 (구경 2.4 미터), 미국, 유럽, 아시아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ALMA 전 파간섭계의 모습을 각각 보여준다.

오늘날 우주 관측은 다파장 관측이 주를 이루며, 이를 이용하여 새로운 천체를 발견하거나, 알려진 천체의 다 양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우주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우주는 138억년 전에 대폭발로 시작했고, 최근에는 가속 팽창을 하고 있다. 우주는 암흑 에너지가 68퍼센트, 암흑물질이 27퍼센트, 보통물질이 5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빛을 내는 물질은 1퍼센트도 되 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암흑에너 지와 암흑물질의 정체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현재 전 세 계에서 다양한 망원경을 이용하여 암흑에너지와 암흑물 질의 정체를 밝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우주의 역사 속에서 은하와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추적하고 있다.

그림 6은 플랑크 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우주배 경복사의 영상을 보여주며, 이는 우주관측으로만 가능하 다. 우주배경복사는 대폭발 후 38만년이 지났을 때의 우주 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상에서 보이는 작은 덩어리들이 씨앗이 되어 후에 은하단과 같은 거대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림 7은 1604년에 나타난 케플러 초신성이 사라지면선 남 긴 케플러 초신성 잔해를 광학 망원경, 적외선 망원경, X선 망원경으로 찍은 영상을 보여준다. 초신성 잔해는 음속보 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며 충격파를 만들고 이 때 충격을 받 은 지역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빛을 방출한다.

그림 5. ALMA 전파간섭계의 모습. 최근에 칠레에 설치된 전파간섭계로서 최고의 감도와 분해능을 가지고 있다. 미국, 유럽, 아시아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출처: ALMA).

그림 4. 허블우주망원경. 구경2.4미터 망원경으로서 자외선, 가시광, 근적외선을 관측한다 (출처: NASA).

그림 6. 플랑크(Planck) 우주적외선망원경으로 관측한 우주배경복사의 분포 (출처: ESA).

그림 7. 1604년에 나타난 케플러 초신성이 남긴 잔해. 적외선, 광학, X선 망원경으로 찍은 영상을 합성한 사진. (출처: NASA/STS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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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보는 눈

특집 ■ 세계 빛의 해 (IYL) 2015 특집

4. 미래의 눈, 상상을 넘어.

현대 우주 관측의 목표는 작거나 어두운 천체의 영상을 선명하게 찍거나, 이 천체의 스펙트럼을 얻는 것이다. 작거 나 어두운 천체는 태양 근처에 있는 외계행성계, 우리 은하 의 헤일로에 있는 가장 나이가 많은 별, 먼 우주에 있는 우주 초기 천체 등이다. 한편으로는 하늘의 넓은 영역을 빠르게 관측하여 변광 천체나 새로운 천체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 를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은 집광력을 늘이는 것이며, 이는 망원경의 구경을 늘임으로써 가능하다. 그러므로 오늘날에 사용되는 망원경보다 더욱 큰 망원경을 건설하고자 노력하 고 있다. 광학 관측에서는 거대망원경들이 건설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거대 마젤란 망원경 (GMT)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거대마젤란 망원경은 8.4미터 주경 7개를 조합하여 구경 25미터의 효과를 갖는 거대망원경이다. 이 망원경 사 업은 우리나라, 호주, 그리고 미국의 카네기 천문대, 하버 드 대학교 등 10개 기관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망

원경은 칠레에 건설되고 있으며 2020년경 완성될 예정이 다. 이 망원경이 완성이 되면 우리나라 천문학자들은 세계 에서 최고로 큰 망원경을 사용하여 흥미진진한 연구를 하 게 될 것이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도 구경 39 미터의 eELT, 구경 30미터의 TMT 등의 거대 망원경 건설 을 추진하고 있어, 2020년대 중반 이후에는 거대 망원경을 이용한 우주 연구가 꽃을 피울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우주에서 적외선 관측을 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여러나라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를 건설하고 있 다. 이 망원경의 구경은 6.5미터로서 이전의 우주망원경보 다 훨씬 크다. 이 망원경은 2018년경에 완성될 예정이다.

이 망원경이 완성되면 적외선 관측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광시야 광학 관측을 전담하기 위해서는 구경 8미터의 대형광역탐사 망원경(LSST)을 칠레에 건설 하고 있다. 이 사업에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다. 한편 파 장이 긴 전파 관측을 위해 아프리카와 호주에 킬로미터 전 파간섭계 (SKA)도 건설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다. 2020년대에 우리나라는 이와 같이 다양한 눈으로 하 늘을 보게 될 것이다.

이명균 교수 약 력

1. 학 력

•1976 ~ 1980 서울대학교 천문학 학사

•1980 ~ 1984 서울대학교 천문학 석사

•1984 ~ 1990 University of Washington, 천문학 박사 2. 경 력

•1993 ~ 현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조교수, 부교수, 교수

•2007 ~ 현재 한국천문학회 광학천문분과위원장

•2008 ~ 2013 한국천문학회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한국대표

•2002 ~ 2004 Carnegie Institution of Washington, Dept of Terrestrial Magnetism 방문교수

•2002 ~ 2002 Space Science Telescope Institute, 방문교수

•1990 ~ 1993 Carnegie Observatories(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연구원 •한국천문학회, 미국천문학회, 국제천문연맹 회원 3. 주요업적 및 수상경력

• 거대은하단에서 방랑하는 구상성단의 거대구조 발견 : 2010

•우주에서 가장 외로운 구상성단 발견 : 2012

•먼 우주에서 가장 어둡고 작은 왜소은하 발견 : 2014

•별로 분해되는 은하의 거리측정방법 개발 : 1993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선정 : 2009.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연구대상 : 2014. 9.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 2012. 5.

•한국천문학회 학술상 수상 : 1997. 4.

4. 연구분야

•외부은하천문학, 관측우주론 그림 8. 제임스웹 적외선 우주망원경(JWST)의 개념도. 구경 6.5미터

망원경으로서 적외선을 관측한다 (출처: NASA).

그림 9. 거대마젤란 망원경(GMT)의 개념도. 구경 25미터로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10개 기관이 공동으로 칠레에 건설하고 있으며, 2020년경 완성될 예정이다 (출처: 거대마젤란망원경천문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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