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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다의어의 의미 호응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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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 태자

- 차 례 -

1. 머리말 2.4. <물>의 중세어 표기와

2. 다의어와 동음이의어의 의미 범주

의미 범주 2.5. <믈>과 <水>와 <染>의 2.1. 다의어의 의미 호응 관계 어원적 의미 관계 2.2. 동음이의어의 의미 호응 2.6. <물>의 의미 호응 관계

관계 3. 맺음말

2.3. <물>의 의미 항목

〈벼리〉

‘물(水)¹’과 ‘물들다’에서의 ‘염(染)’의 의미의 ‘물²’의 관계가 다의어 관 계인가 아니면 동음이의어 관계인가 하는 문제는 다소 모호하다. 현대어 사전에서는 모두 동음이의어로 다루고 있지만 중세어를 다루는 사전에서 는 다의어 혹은 동음이의어로 처리되어 있어 이의 보다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에는 어원적인 측면과 통사적인 의미 호응의 검증에 초점을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아, 먼저 ‘물¹’의 어원을 추정해 보면 중세어에서 는 ‘․믈’로 표기되고 방점이 있는 거성이었고, 그 어원은 몽고어의 ‘mör en(江)’과 만주어의 ‘muke(水)’, 일본어의 ‘mizu(水)’와 어원적 연관을 가 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물²’는 중세어에서 같은 표기이지만 방점이 없는 평성으로 그 어원은 ‘염(染)’과 관련이 있으며 ‘염비초(染緋 草)’를 말하고 이는 ‘천초(茜草)’ 곧 ‘꼭두서니. 띠’로서 ‘모수(茅蒐). 모(茅). 모초(茅草)’를 말한다. 바로 이 ‘모(茅)’의 중국식 발음이 ‘máo’로 ‘물²’의 중세어인 ‘믈’과의 관련을 생각해 볼 수가 있는데 당시 이 ‘믈’이 ‘므들다.

믈들다’로도 쓰였던 점으로 보아 ‘máo’에서 ‘므/믈’의 연관성을 추정해 낼 수가 있다. 따라서 ‘물¹’은 처음부터 ‘물²’와는 다른 어원을 가지고 쓰여 진 동음이의어였음을 알 수가 있다.

* 이 논문은 1997년 세종 탄신 600주년 기념 한글 학회 학술 대회에서 발표한 것을 수정 보완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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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어휘 분석에서는 한 단어가 여러 의미 국면을 가지고 사용되 고 있음을 자주 보게 된다. 이럴 때 이 한 단어를 찾아 의미를 좇아가다 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어원적으로 같은 어원에서 왔으리라 추측되는 다의 관계(polysemy)가 있는가 하 면, 다른 어원을 가진 동음이의어(homonym)나 때로는 동음어가 다의어처럼 쓰이는 경우 등 의미 변화의 다양한 폭을 볼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다의어라고 한다면 한 단어가 여러 가지 다른 의 미를 가지고 어원적으로 관련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곧 그 이전의 뜻을 가지고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뜻을 가질 수 있 다는 말이 되겠다. 동음어란 동음이의어를 말하는 것으로 동일 한 형태가 별개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발음뿐 아니라 철자까지도 같은 것을 동음이의어로 처리하고 있으나 표기에서 구별되어도 발음이 같은 것을 한 부류에 넣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물>이란 한 단어를 대상으로 하되 ‘물 마시 다’에서의 ‘물¹’과 ‘물들다’에서의 ‘물²’가 다의 차원인가 아니면 동음이의어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어떤 의미의 폭을 가지고 어떤 의미 범주로 사용되었나를 어원적인 추정과 통사적인 의 미 검정의 방법으로 두 의미 범주의 측면을 살펴보기로 한다.

의미 항목을 구분하기 위한 자료로는《표준 국어 대사전》(국립 국어 연구원, 1999),《우리말 큰사전》(한글 학회, 1992),《국어 대사 전》(김 민수 외, 1992),《국어 대사전》(이 희승, 1986),《새우리말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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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신 기철․신 용철, 1983),《고어 사전》(남 광우, 1982),《이조 어 사전》(유 창돈, 1984),《대한한 사전》(장 삼식, 1981),《중한 사 전》(고려대 민족문화 연구소, 1995),《새 중국어 자전》(연변대 출판 부, 1990),《일한 사전》(안전 길실․손 낙범, 1993),《한일 사전》(안 전 길실․손 낙범, 1994)를 참고로 하되 따로 구분하여 표기하지 않는다.

2. 다의어와 동음이의어의 의미 범주

다의어와 동음이의어(이하 동음어로 표기)의 의미 규정과 그 의 미 범주를 살펴본 뒤, 그에 따른 기본 의미의 추출 방법을 제시 하고, 이를 다시 <물>의 어원적 근거를 추정하여 다의어 혹은 동음어의 통사적 의미 범주와 관련시키는 방법을 취하기로 한 다.

2.1. 다의어의 의미 호응 관계

다의어란 하나의 말이 둘 이상의 다르면서 어원적으로 관련 이 있는 말을 가리킨다. 어원적으로는 서로 유연성을 가지며 하 나의 의미에서 분기되어 나온 것들을 말한다. 다의어에는 근본 적으로 그 의미의 중심을 이루는 기본 의미가 있으며 이를 바 탕으로 전이․확대․축소․전변 등의 과정을 거쳐 쓰이는 다양 한 파생 의미가 있다(김 태자 1984). 때로는 의미 변화에서 생기 는 여러 종류의 다의어가 오랜 시간의 흐름 뒤 동음어로 간주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다의어에는 여러 연관성 있는 의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의미가 있게 마련이고, 파생 적인 주변의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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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다의어의 기본적인 의미의 검정에는 그 단어를 둘러싼 다양한 상관된 어휘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연관성 있는 단어와의 의미 호응 관계를 일차적으로 선택 검증하는 의미 관 계이다.

‘죽다’의 한 예를 보기로 한다.

(1) ㄱ. 사람이 죽다.

ㄴ. 새가 죽다.

ㄷ. 나무가 죽다 ㄹ. 코가 죽다.

ㅁ. 머리가 죽다.

ㅂ. 풀(활기나 기세)이 죽다.

위의 예에서 (1)ㄱ과 (1)ㄴ, (1)ㄷ은 굳이 다른 말로 대치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1)ㄹ은 자국어를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당장 무슨 말인지 언어 사용으로의 관용성을 가지는 ‘코가 좀 낮다’는 의미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든 의미의 폭이다. (1) ㅁ 역시 직접적인 뇌사 상태를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미장원에 서 머리를 만지며 ‘머리의 부풀기가 좀 덜하다’는 뜻으로 쓰이 는, 그 사용으로의 관용성을 알지 못하고 문장 의미만으로 해석 한다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죽다’가 갖는 의미의 다양한 의미 확대에 의한 잦은 사용으로 흔히 쓰 이는 표현들이다. 여기서 (1) ㄱ, ㄴ, ㄷ은 다른 어휘로의 대치 가 불필요한 의미 호응 관계지만 (1) ㄹ, ㅁ, ㅂ은 ‘죽다’ 대신 다른 기본적 어휘로의 대치가 가능한 잉여적 의미를 가지고 있 다.

(2) ㄹ'. 코가 낮다.

ㅁ'. 머리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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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 풀이 꺾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그 기본 의미로의 호응이 이루어졌 을 때는 다른 어휘로의 대치가 필요하지 않는 데 비해 주변의 잉여적인 다의적 의미의 사용 의미는 다른 어휘로의 대치가 보 다 더 명확한 의미 전달을 할 수가 있다는 점이다. 바꾸어 말한 다면, 주어진 한 단어가 관련된 여러 항목 중에 가장 직접적이 고 일차적인 의미 항목의 관계로 기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 문이다. ‘먹다’란 단어의 기본 의미를 찾으려면 여러 관련된 항 목들 중에 가장 직접적이고 적절한 연관성을 선택하면 그 기본 의미가 되는 것이다.

(3) 먹다 ㄱ. 밥 ㄴ. 술 ㄷ. 골탕 ㄹ. 일등 ㅁ. 시간 ㅂ. 뇌물

위의 예에서 우선 ‘먹다’의 의미와 가장 기본적이고 직접적인 항목을 고르라면 (3)ㄱ을 찾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 항 목의 기본 의미를 찾는 길은 가장 기초적이고 직접적인 의미 관계로서 비유적이지 않고 다른 어휘로의 대치인 잉여적인 항 목을 가지고 있지 않는 관계의 선택인 것이다. 곧 (3)ㄱ은 서술 어의 선택에 있어 ‘먹다’ 대신 다른 잉여적인 항목이 없지만 (3) ㄴ은 ‘먹다’ 대신 ‘마시다’로 대치되는 ‘술’과 연관된 기본 의미를 따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문장 사용에 있어 인접성 에 의한 일종의 비유적인 표현에서 온 사용 의미의 확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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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의미 전용의 한 예인 것이다.

2.2. 동음이의어의 의미 호응 관계

동음어에는 소리가 같고 철자와 의미가 다른 동성(同聲) 동음 어와 철자와 소리가 같고 의미가 다른 동명(同名) 동음어가 있 다. 일반적으로 동음어로 다룰 때는 동명 동음어의 개념으로 많 이 사용된다. 동음어는 원래부터 다른 어원을 가진 경우와 다의 어에서 출발한 경우 등 그 기준이 모호하여 사전에 등재될 때 문제점을 야기한다. 실제로 사전을 보면 동일한 단어가 다의어 나 동음어로 사전마다 다르게 등재되어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 가 있다.

이런 다의어와 동음어의 분석에는 Lyons(1968)의 통사적, 형 태적, 음운적인 세 가지 국면이 같은 경우에만 동음어로 인정하 려는 다의적인 분석의 경우와 Kempson(1977)의 다의어의 자격 을 엄격히 제한하려는, 하나의 단어에 두 가지 해석을 할 수 있 는 환경에서 두 가지 해석이 동시에 가능한 경우에만 다의어를 인정하려는 동음어적 분석의 태도가 있다.

그러므로 동음어와 다의어의 구분은 형태, 음운 등의 일치는 물론이고 단어간의 어원적인 연관성의 유무와 그 단어의 의미 호응이 통사적인 면에서 그 단어에 해당하는 기본 의미나 파생 의미로의 관계로 호응될 수 있는가 아닌가의 검증이 우선적으 로 논증되어야 할 것이다.

‘발’이란 단어를 보기로 한다.

(4) 발¹

ㄱ. 사람이나 동물의 발.

ㄴ. 물건의 밑에 달려서 그 물건을 받치게 된 짧은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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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 한시에서 시구의 끝에 다는 운자.

ㄹ. 걸음의 빠르기.

ㅁ. 걸음의 수를 세는 단위.

발²

발문(跋文).

발³

탄환의 수효를 나타내는 말.

발:4

가늘게 쪼갠 대오리나 갈대 같은 것을 엮어 만든 물건.

발:5

피륙의 날과 씨가 고운 정도.

우선 ‘발¹’은 다양한 다의 차원의 항목을 가지면서 ‘발²’, ‘발³’

뿐 아니라 사전에 등재된 다양한 다른 항목의 동음어를 가지고 있다.

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형태, 통사, 음운 등과 함께 공시적 통 시적인 음운 변화 및 다의 차원에서의 의미 분화 등 여러 측면 이 고려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어원이 같은 데서 나온 것인가 아 닌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때로는 같은 어원으로 추정되면서도 동음어가 되는 경우도 있고, 원래는 동음어인데도 형태적 변화와 유사성, 의미적 유연성 등에 의해 다의어로 인정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때로 동음어는 이런 음의 일치로 인한 여러 의미의 다양성에 의한 모호성을 역이용하여 웃음이 나 해학에 이용되기도 한다.

동음어를 쉽게 찾아 낼 수 있는 한 방법은 다의어에서는 ‘코 가 죽다’에서의 ‘죽다’라는 다의어가 ‘코’와 보다 일차적인 의미 관계로 호응되는 ‘낮다’로의 대치가 가능한 데 비해 동음어는 그런 관계로 대치될 수 없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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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¹ 배(梨)를 먹다.

배² 배(船)를 먹다. → 탄다.

곧 ‘배¹’의 의미와 호응되는 ‘먹다’를 다의어에서와 같이 ‘배²’

가 함께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때로 어떤 단어들은 다의적인 차원과 동음어적인 차원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어느 부류에 소속시켜야 할지 혼돈을 주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다의어와 동음어로의 의미 관계가 불분명한 한 단어를 택해 그 의미의 호응 관계를 위와 같은 분석 방법으로 살펴본다면 그 기준이 다소 분명해지지 않을까 한다.

2.3. <물>의 의미 항목

사전에는 <물>의 다양한 의미 관계가 설명되어 있다. 다의 항목으로 혹은 동음어로도 등장하고 있다. 여기서는 비교 대상 이 되는 <물>의 항목만《표준 국어 대사전》,《우리말 큰사전》,

《새 우리말 큰사전》등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6) 물¹

① 구름이 비로 내려 냇물․호수․바다를 이루며, 샘에서 솟기도 하는 생물에 꼭 있어야 하는 물질.

② 강이나 못 또는 바다를 두루 일컫는 말.

③ ‘조수’를 이르는 말.

④ 액체 상태의 것, 또는 물기가 많은 것.

⑤ 음료수, 술 따위를 비유하여 일컫는 말.

물²

① 물건에 묻어서 드러나는 빛깔.

② 물감(제주). 물³

물고기 따위의 싱싱한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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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에서 여러 각 ‘물’ 항들은 동음어의 관계를 이루면서

‘물¹’은 제시된 예 이상으로 다양한 다의 범주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비유적인 표현으로 쓰일 때 더욱 새로움을 주는데, 이런 새로움으로 인한 유사성 내지 인접성 등에 의해 다의어의 범주 가 확장되므로 모두 같은 어원에서 출발하였다고 보아 다의 범 주에 넣을 수가 있다. 그러나 ‘물²’는 학생들에 의한 간단한 설 문 조사에 의하면 사전에서의 구분과는 다르게 ‘물¹’과 같은 뜻 으로 알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말로 인식하고 있 는 학생들도 있었다. 물론 ‘물³’은 ‘물¹’에서 왔다고 인정하는 학 생이 있는 데 반해 모르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그것은 그만큼

<물>의 의미가 쉬우면서도 별 생각 없이 쓰이고 있었다는 점 이다. <물>은 ‘물¹’ 이외에 여덟 개 내지 아홉 개의 동음어로 각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물¹’은 별 문제가 없다고 보나 ‘물²’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인가(‘물³’과의 관계는 다음 기회로 미룬다)를 어원 적인 측면과 위에서 언급한 의미 검증의 방법을 거쳐 밝혀 준 다면 이들의 관계가 동음어인가 아니면 다의어인가가 보다 확 실한 한 구분이 되겠다.

2.4. <물>의 중세어 표기와 의미 범주

중세어 표기에서 ‘물¹’과 ‘물²’의 용례를《고어 사전》과《이조 어 사전》을 참조하면 다음과 같다. 또 현대어에서와 같은 표기 체계인 ‘물ⁿ’이 있었음도 알 수가 있다.

(7) ‧믈¹ ㄱ. 믈 깊고  업건마(龍歌 34章) ㄴ. 믈爲水(訓正解例, 用子例)

ㄷ. 세가짓 이 므를 걷나(月釋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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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 람과 우믌 므리 다 디고(月釋 2:48) ㅁ. 뫼햇 神靈이며 므렛 神靈이며(月釋 2:51) ㅂ. 믈과 믇과애 다 나가리라(蒙法 38) ㅅ.   햇 므리 며(蒙法 41) ㅇ. 믈 슈:水(訓蒙 下35)

ㅈ. 冷水曰時根沒(雞類) ㅊ. 믈밥(訓蒙 中20) ㅋ. 믈릴 쇄:灑(癒合 下8) ㅌ. 믈싈 셜:泄(類合 下51) ㅍ. 믈여윌 고:凅(類合 下50) 믈² ㄱ. 믈들 염:染(類合 下48)

ㄴ. 오 므든 실로 麒麟 슈질고:五綵繡麒麟(初 朴 通事 上26)

ㄷ. 므드다:習染(同文解 上32)

ㄹ. 漢閣애 제 열우며 므드니라:漢閣自磷淄(杜解 32) ㅁ. 므드릴 :染(訓蒙 中2)

‧물ⁿ 무리(群)

ㄱ. 비록 사매 무레 사니고도 마도 몯호다(釋 譜 6:5)

ㄴ.  무렛 사미(蒙法 54)

ㄷ. 물도:徒.衆也(訓蒙 上34) 물:輩(訓蒙 下24) ㄹ. 시혹 後에 온 무를 위시며(圓覺 上一之二190) ㅁ. 뮈여 무리 이렛도다(杜解 24:49)

ㅂ. 群臣 물 臣下ㅣ라(杜解初 22:4)

위에서 보면 ‘물¹’의 고어형은 ‘믈’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ㅡ’

가 현대어에 ‘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믈’은 고어에서 거성의 방점을 가지고 방점이 없는 ‘믈²’와 구분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7)ㅈ항의 ‘時根沒’이다. 지금도 경상도 지역에서는 냉수를 ‘시근 물’이라고 하고 있다.

‘물¹’은 그 이외에도 ‘믈오리’, ‘믈하’ 등 합성어 등으로 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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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하나 사이시옷이 올 때는 ‘ㄹ’이 ‘믓결’, ‘믓고기’, ‘믓결’, ‘믓

’처럼 탈락하기도 하며, 방점 표시가 불규칙하다. 이 이외에도

‘믈¹’은 다양한 형태의 합성어나 용언 어간으로 쓰이고 있다. 위 의 예 (7) ㅋ, ㅌ, ㅍ 등은 용언을 이루고 있다. 또 현대어 ‘물¹’

과 같은 표기는 중세어에서 ‘무리(群)’의 뜻으로 표기되고 있었 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물ⁿ’은 ‘물¹, 물², 물³’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것은 물/므리>물이>무리>의 과정에서도 추측해 볼 수가 있다.

그런데 ‘물²’는 중세어에서는 주로 합성 용언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일반 명사가 다른 용언과 합해 새로운 합성 용언을 만들 어 내듯이 ‘믈’ 자체가 원래부터 독립된 명사이고 여기에 ‘들다’

가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이는 물론 현대 어에서 단순히 ‘물들일 염(染)’의 의미로 알고 있기 때문인데 실 제로 ‘염(染)’은 그 발음이 중국어에서 ‘răn’으로 ‘물들이다. 염색 하다. 감염되다. 걸리다(나쁜 것에 물들다)’로 동사이지 명사는 아 니다. 그러나 국어에서는 ‘물들다’에서 ‘물²’의 의미를 따로 인식 하고 있고 이를 또 ‘물¹’의 동음어로 인식하기도 하고 다의어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면 ‘물들다’에서 ‘들다’를 분리해 내면 ‘물²’가 남는데 이

‘물²’의 흔적을 찾는다면 이는 위의 예 ‘물²’의 (7) ㄱ, ㄴ, ㄷ, ㄹ, ㅁ과 같이 ‘물’과 ‘들다’의 복합어임이 분명해지고 ‘물¹’과

‘물²’ 역시 그 의미 영역이 확실해질 것이다.

위의 예와 같이《고어 사전》과《이조어 사전》에서는 ‘물¹’과

‘물²’는 동음이의어로 등재되어 있다. 그러나《우리말 큰사전》

의〈옛말과 이두〉편에서는 아래와 같이 한 표제어에 넣고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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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① ․믈 물(水)

② 믈 물감, 믈들 염:染(類合 下48, 石千 49)

《고어 사전, 이조어 사전》

믈 ① 물 ㄱ. 엄마다 곶과 옥녀(玉女)ㅣ 믈을 다 마셔 그 모시 스러디니(월곡 159)

ㄴ. 蓮ㅅ 고지 더러 므레 이쇼 조호미 고 (석보 13:33)

ㄷ. 서르 親며 서로 갓갑닌 믌 가온 며 기로다(두해초 7:3∼4)

② 액체 濃 믈디틀 롱(신합 하:52)

③ 물감 깁  필에 믈갑시 두 돈이오(絹子每匹錢 二錢, 노해초 상:12)

《우리말 큰사전-옛말과 이두편》

《우리말 큰사전》에서의 현대어 편에서는 표제어를 달리하여 동음어로 처리하고 있으나〈옛말과 고어〉편에서는 위와 같이 한 표제어 밑에 분류한 것으로 보아 다의어로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또《중학교 국어 3-2 교사용 지도서》와《국어 과 수준별 교육과정 적용 방안과 교수-학습 자료 개발》에서도 이들을 다의어에서 출발한 동음어로 보고 있다.1) 그러므로 ‘믈¹’

과 ‘믈²’의 어원적인 관계를 분석해 낸다면 자연 그 의미 범주 가 확실해질 것이다.

2.5. <믈>과 <水>와 <染>의 어원적 의미 관계

‘물¹’의 의미가 ‘수(水)’의 의미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그 음이 1)《중학교 국어 3-2 교사용 지도서》(148쪽)에서도 원래는 다의어였으나 중심 의미와 주변 의미의 거리가 멀어짐으로써 동음이의어가 된 예로 (水-色)의 예를 들고 있다.《국어과 수준별 교육과정 적용 방안과 교 수-학습 자료 개발》(187쪽)에서도 물1(水)과 물2(染), 물3(回數)을 다의어 에서 동음어화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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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왔을까 하고《새 중국어 자전》에서 찾아 보면 ‘shui’

로서 전연 관련이 없다. ‘물¹’은 의미적으로 ‘강(江). 하(河)’의 다 의 차원의 의미까지 가지고 있다(이 남덕 1985:62). ‘믈¹’의 어원 을 보면 다음과 같다.2)

(9) ․믈¹ 몽고어 mӦren (江) 퉁구스어 mŭ (水) 만주어 muke (水) 일본어 mizu (水)

국어에 있어 ‘무명’은 고유어로 알고 있으나 실은 한자어 ‘목 면(木棉)’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최창렬 1986:267). 원래 표기 체계로는 한자 표기 그대로의 국어 발음으로 ‘목면’이라 하여 한자어에서 오고 ‘목면’의 중국식 발음인 ‘mùmián’에서 고유어 와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가 있다. 곧 동일한 단어에 표기는 표 기대로 들어와 우리말식 표기대로 쓰이고 발음은 또 발음대로 고유어로 굳어져 인식되고 있다고 볼 수가 있겠다. 그러나 ‘물1’ 은 한자어에서는 그 음의 연관성을 찾을 수가 없고 몽고어와 만주어에서 그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있다.3) 또 지금까지 조사 된 바의 몽고어와 관련된 어휘가 많지만 최근의 한 예로 우리 의 ‘족두리(蔟頭里, 蔟兜里)’와 비슷하게 생긴 머리에 쓴 관을 ‘족 도르’라고 현 몽골어에 말하고 있는 점이다(최 승범 2000:129).4)

2) 한국어의 ‘ㄹ’은 알타이어에서의 대응에서 ‘s, z’로 대응한다.

3) 일본어에서 ‘물¹’과 ‘물²’는 동음이의어로 구분되고, ‘물¹’은 ‘みず ’로

‘물²’의 뜻인 ‘염(染)’은 ‘そめ’로 구분하고 있다.

4) 족두리는 몽고에서 여인이 외출할 때 쓰는 모자이며 이것은 고려 말 에 원(元)나라와 혼인이 많게 된 관계로 원의 궁중 제도가 고려 궁중으 로 들어오게 되었다.《영조실록(英祖實錄)》33년 11월 16일 조에 ‘금 사 족부녀가체 대이속명족두리 운운(禁 士族婦女假髢 代以俗名蔟頭里 云云) 이라고 논의한 기록 이외에《정조실록(正祖實錄)》12년 10월 3일 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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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²’의 직접적 의미와 관련되는 한자어 ‘염(染)’을 찾아 보면 그 발음이 ‘răn’이다.

(10) 染 ① 물들이다. 염색하다. 染布, 捺染.

② (병)에 감염되다. 걸리다. 나쁜 것에 물들다.

染病, 汚染.

③ 姦通 他的夫人和賭棍有染.

④ 染痘 천연두에 걸리다.

⑤ 染坊 염색집.

⑥ 染緋草 茜草의 다른 이름.

위의 예에서 ①, ②항 모두 동사로 쓰이고 있고 ⑥항만 명사 로 쓰이고 있다. 그러므로 ‘염(染)’의 의미는 동사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여기서 비슷한 용례를 보면 ‘염병(染病)’이 중국 에서는 ‘병에 감염되다’이나 국어에서는 하나의 명사로 ‘장티푸 스. 전염병’을 말하는 명사로 통용되어 쓰이는 점이다.

여기서 유추해 볼 때 혹시 ‘물²’의 음이 ⑥항의 ‘염비초(染緋 草)’의 어떤 음과 관련이 없을까 하는 점인데 찾아 보면 ‘천초 (茜草, 꼭두서니)의 다른 이름’으로 나오고, 그 음은 ‘rănfēicăo’로 명칭상의 관련성은 있는데 발음상으로는 전연 관련이 없다.

그러면 국어 사용자를 위한《대한한 사전》을 참조하여 다시

‘염(染)’의 의미를 찾아 보기로 한다.

(11) 染 ① 꼭두서니 염 茜屬

② 물들일 염 以繪彩爲色

③ 훌부들할 염 柔貌

④ 물젖을 염 漬也汚也

도 사족의 처첩에 한하여 얹은머리를 금하고 쪽진머리를 하고 족두리 를 얹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한국 민속 대관,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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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염(染)’의 의미가 명사와 동사의 기능을 함께 하고 있 음을 추측해 낼 수 있다. 그러면 동사의 의미는 이미《중한 사 전》에서 보았지만 관심이 가는 것은 ‘꼭두서니’와 ‘염(染)’과의 관계이다. ‘꼭두서니’를 ‘염비초(染緋草)’와 관련시켜 보면 그 발 음에서는 어떤 관련성을 찾을 수가 없으므로 다시 동일한 의미 로 표기되는 ‘천초(茜草)’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5)

(12) 茜草 ① 꼭두서니. 茜草

② 빨간색. 붉은 빛. 붉게 물들인 실. 茜紗

③ 풀이 무성하다. 姓

④ 성.

茜草 ⑤ 꼭두서니.

茜 ⑥ 꼭두서니 천. 茅蒐草名花可染絳

茜 ⑦ 꼭두서니의 뿌리에서 배어 낸 물감으로 紫色을 띤 赤黃色.

‘천초(茜草)’를 찾아 보면 ‘qiàncăo’로 의미적으로는 관련이 있 을 것 같은데 발음으로는 ‘믈²’와 관련성 없다. 위의 예에서 ①,

②, ③, ④는《중한 사전》에서의 설명이다. 여기서 색과 관련 있 는 것은 ①, ②이다. 또《대한한 사전》에서의 ⑥의 설명에서 ‘모 수초명화가염강(茅蒐草名花可染絳. 史記)’이다. 다시 ‘염(染)’과 관련 된 ‘천초(茜草)’의 해석을《대한한 사전》에서 찾으면 ⑤ ‘꼭두서 니’이고 ⑥ 역시 그 한자만으로도 ‘꼭두서니’를 가리키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천(茜)’의 해석에서 ‘모수초명(茅蒐草名)’이다. 이 를 다시 사전에서 찾아 보기로 한다.

(13) 茅蒐 ① 꼭두서니.

茅 ② 띠. 띠꽃. 白茅 茅針

5) 일본어에서도 ‘꼭두서니’를 ‘천(茜)’으로 표기하고 그 발음은 ‘あかね’라 고 하여 한자 차용은 같으나 그 음을 달리하고 있다.

(16)

茅草 ③ 띠.

위에서 ②의 ‘백모(白茅)’ 역시 ‘띠. 삘기’를 말하고 있다.6) 여 기서 재구해 볼 수 있는 것은 ‘모수(茅蒐)’와 ‘모(茅)’이다. ‘모(茅)’ 의 중국식 발음이 ‘máo’이라면 ‘믈²’와 어느 정도 발음의 유연 성을 추정해 낼 수가 있겠다.

여기서 ‘모수(茅蒐)’라는 단어를《표준 국어 대사전》과《우리 말 큰사전》에서 찾으면 ‘① 꼭두서니’로 나오고 ‘모초(茅草)’라고 함께 설명하고 있다. 또《한국 민속 대관 2:345》에서는 천염 (茜染)은 꼭두서니과의 다년생 덩굴풀인 꼭두서니(가삼자리)의 황 적색 수염뿌리가 적색 염료와 약용이 된다 하며, 이 시진의《본 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차즉염강천초야염비초엽사조엽(此卽染 絳茜草也染緋草葉似棗葉)’이라 한다.《이아(爾雅)》에는 ‘여려모수(茹 藘茅蒐)’라 하고 그 한주(漢注)에 ‘모수일명천가이염강(茅蒐一名茜 可以染絳)’이라고 설명하여 고문헌에 나오는 비(緋)와 강(絳)의 색 은 이 천초(茜草)에 의해 염색된 홍색(紅色)이라 하고 있다.7)

(14) 꼭두서니 ① 꼭두서닛과의 여러해살이 덩굴풀. 모수. 천초.

② 꼭두서니를 원료로 하여 만든 물감. 또는 그 빛깔.

(15) 므드다 믈들다 → 므들다 : 習染(同文解 上32) 므드리다 물드리다. 므드릴 염 : 染(訓蒙 中2)

그렇다면 ‘꼭두서니. 띠’를 ‘모(茅)’와 관련시킬 수가 있고, 그

6) ‘띠’는 일본어에서 역시 ‘모(茅). 모초(茅草)’를 가리키며 그 발음은 ‘さ がや’라고 하여 다르나 한자 표기에서는 같다.

7) 이아(爾雅)는 중국 고대의 사전으로 십삼경(十三經)의 하나로 사물이 나 말을 풀이 한 책이며 노(魯)의 주공(周公)이 지었다 함. 여려모수(茹 藘茅蒐)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다년생의 덩굴진 풀로 모수(茅蒐) 천초 (茜草)를 말한다.

(17)

음 ‘máo’에서 ‘물’을 이끌어 내는 것은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그런데 당시 자료를 보면 ‘믈들다’와 함께 ‘므들다’가 쓰인 흔적 이 있는데 바로 여기서의 이 ‘므’와 ‘máo’의 연관성을 더욱 확인 할 수가 있으며, 이는 ‘염(染)’의 의미와 연결된다.

이의 증명을 위해 다시 다음 예를 보기로 한다.

(16) 무색 ① 물감을 들인 옷으로 지은 옷. 색옷. 색의. 색복.

色衣 ② 무색 옷.

위 (16)의 풀이는《표준 국어 대사전》과《우리말 큰사전》과

《대한한 사전》에서의 설명인데 이 ‘무’가 바로 ‘꼭두서니. 띠’의 한자어 ‘모(茅)’를 말하며 이 ‘모(茅)’의 한자음 ‘máo’에서 중세어

‘므/믈’의 관계가 이어지는 것이다. 또 현대어에서 ‘물²’가 ‘무’로 되는 것은 끝소리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이 나지 아니하는 음운 현상으로 ‘물논’이 ‘무논’이 되는 경우와 같다.

실제로 경상도 지역에서는 지금도 ‘무색옷(물색옷, 染)과 흰옷 을 같이 삶지 마라’고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말이 ‘무(無)’의 의미가 아닌 ‘모(茅)’의 의미인 것이다. 또 ‘무색(無色)’의 의미로 쓰일 때는 ‘모(茅)’의 의미로의 ‘무’보다 ‘무(無)’의 고저를 높여 말함으로써 구분하고 있고, 물색옷(水色衣)을 말할 때는 확실하 게 ‘물¹’을 높게 발음하여 ‘물²’의 낮은 평음과는 구분하여 인식 하고 있다. 따라서 중세어 ‘믈’은 ‘수(水)’의 의미와 ‘염(染)’의 의 미의 동일한 발음을 가지는 서로 다른 어원의 단어인 동음어임 을 알 수가 있다.

2.6. <물>의 의미 호응 관계

지금까지 ‘물¹’과 ‘물²’의 현대어에서 중세어까지의 의미 관계 를 어원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18)

다의어와 동음어의 구분에는 이 이외에도 통사적 측면의 의 미 호응 관계에서의 검증 방법에 의존할 수 있다. 먼저 그 단어 가 가지는 다양한 의미 중에서 가장 직접적인 기본 의미를 찾 고 그 다음 의미 호응의 연관성을 검증하여 서로 의미 호응이 이루어지면 다의어지만 그렇지 않으면 동음어로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 비교해 본 (1)과 (2), (3)에서와 같이 의미 호응 관계를 비교해 봄으로써 이들의 의미 관계를 검증해 보기로 한 다.

(17) 물¹ ㄱ. 물 마시다.

ㄴ. 물 먹다.

ㄷ. 물이 마르다.

ㄹ. 물을 건너다.

ㅁ. 물비누.

ㅂ. 물에 물 탄 듯.

ㅅ. 물에 빠지다.

물² ㄱ. 옷에 들인 물이 빠지다.

ㄴ. 물이 난다.

ㄷ. 물을 잘 들인 옷감.

물¹ 물¹을 마시다

물² 물²을 마시다 → 들이다

위의 예에서 보면 ‘물¹’의 기본적인 의미 관계는 (17)ㄱ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17) ㄱ, ㄴ, ㄷ, ㄹ, ㅁ, ㅅ의 의미 자리에

‘물²’가 교체되어 쓰일 수가 없다. 다만 ‘물¹’의 (17) ㄷ, ㅁ, ㅂ 이 단일한 문장에서 혼동이 온다 할지라도 상황이나 앞뒤 문장 에 의해 다른 의미라는 것이 구분되므로 ‘물²’가 대치되어 쓰일 수가 없다. (17)ㅂ 항목이 다소 무엇을 말하는지 모른다 해도 우리의 경험적 지식에 의해 그 단어로의 관용적 사용이 있으므

(19)

로 ‘물²’의 뜻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물²’의 뜻으로는 ‘물¹’의 어느 자리에도 대치될 수가 없다. 이들은 곧 서로 다른 의미 항목으로 인해 다른 서술 항목 의 의미 관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의미 호응의 검증에서도 다른 의미 항목으로 작용해 서로 대치될 수 없는 동음어의 관계를 이루고 있다.

3. 맺음말

‘물¹’과 ‘물²’가 동음어인가 아니면 다의어인가, 동음어이면 어 디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으며 다의어라면 또 어떠한 범주 로 의미 확대를 하고 있는가 등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 결과

‘물¹’과 ‘물²’는 각각 다양한 범위의 다의어의 개념을 가지고 확 대되어 쓰이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물¹’의 중세어 표기는 ‘믈’이었는데, 사전에 따라 동음어로 때 로는 다의어로 분류되고 있다. 현대어 ‘물¹’과 똑 같은 표기 체 계의 ‘물’이 중세어에 있었는데 ‘무리(群)’의 의미로 쓰이고 있었 다. 중세어에서는 현대어에서처럼 ‘물¹’과 ‘믈²’의 표기가 같지 만 ‘물¹’은 방점이 있는 거성이고 ‘믈²’는 평성으로 구분하고 있 다. ‘물¹’은 어원적으로 몽고어 ‘mören’, 퉁구스어 ‘mū’, 만주어

‘muke’와 연관성을 가지나 중국어 ‘shui’와는 구분된다.

그러나 ‘물²’는 ‘물¹’과는 다른 흔적을 보이고 있어 이 비슷해 보이는 의미 개념을 분석해 내기 위해 ‘물들다’에서의 ‘염(染)’의 의미인 ‘물²’의 어원적인 의미를 찾아 본 결과 다음과 같이 정 리된다.

우선 ‘염(染)’의 의미를 중국 측 사전에서 찾으면 ‘răn’이다. 이

(20)

는 모두 동사로 쓰이고 있으며 ‘물들이다. 염색하다’의 의미와

‘(병)에 감염되다. 걸리다. 나쁜 것에 물들다’의 의미로 나오는데 여기서 ‘물들다’의 ‘들다’가 동사로 존재하므로 ‘믈²’와 관련된 명사인 ‘염비초(染緋草)’를 찾으면 ‘천초(茜草. 꼭두서니)의 다른 이 름’으로 나온다. 다시 ‘염(染)’의 의미를《대한한 사전》에서 찾으 면 ‘꼭두서니 염(茜草). 물들일 염(染)’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양 쪽 사전에서 다 ‘천초(茜草)’로 되어 있는데 모두 ‘꼭두서니’를 말하고 있고, 이 중국식 발음은 ‘qiàncăo’로서 ‘믈²’와의 직접적 인 연관성이 없다. 다시 이 ‘천초(茜草)’를《중한 사전》에서 찾아 보면 ‘꼭두서니’로 나오고,《대한한 사전》에서 찾아 보면 ‘모수 초명화가염강(茅蒐草名花可染絳. 史記)’으로 나와 있다. 다시 ‘모수 (茅蒐)’를 찾아 보면 ‘꼭두서니(茅草)’로 나오고, 다시 ‘모(茅)’, ‘모 초(茅草)’를 찾아 보면 ‘띠. 삘기’ 등으로 나온다. ‘띠. 삘기’는 ‘모 초(茅草). 백모(白茅)’라고도 하며 산과 들에 떼지어 자라는 여러 해살이 풀이다.

그런데 ‘꼭두서니. 띠’의 의미인 ‘모(茅). 모수(茅蒐). 모초(茅草)’ 에서의 ‘모(茅)’의 중국식 발음이 바로 ‘máo’인데, 당시 ‘염(染)’의 의미인 ‘믈들다’는 ‘므들다/믈들다’의 양 형태가 쓰이고 있었으므 로 여기서의 ‘므/믈’에서 ‘모(茅)’의 중국식 발음 ‘máo’와 그 연관 성을 추정해 낼 수가 있다. ‘목면(木棉)’의 한자 표기는 한자대로 들어와 우리말에서의 한자로 인식되어 쓰이고, 그 발음인 ‘mù mián’은 ‘무명’으로 들어와 고유어로 자리잡은 것과 같은 한 예 라 할 수 있다.

현대어에서 경상도 지역에서는 실제로 ‘물색옷(水色衣)’의 ‘물¹’

은 높게 발음하여 거성의 흔적을 가지고 있고 색깔이 있는 옷 은 ‘무색옷(물색옷, 染)’이라 하여 ‘무색(無色)’의 ‘무’의 높은 음과

(21)

는 달리 평음의 높이로 말하고 있다. 이 ‘무색옷(물색옷, 染)’의

‘무’가 끝소리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이 나지 아니 하는 음운 현상으로 인해 ‘무’로 발음된다. 곧 ‘물들다’의 의미의 평음으로 이 음은 ‘꼭두서니. 띠’의 의미인 한자어 ‘모(茅)’의 음 인 ‘máo’에서 온 것으로, 중세어에서 방점이 있는 ‘물¹’은 ‘물들 다’의 ‘물²’와 의미가 다르면서 음이 같은 어원적으로 다른 동음 어였음을 알 수가 있다. 또 함께 의미 호응의 관계를 검증해 보 아도 ‘물¹’과 호응되는 서술어의 의미 성분으로는 ‘물²’의 서술 어로의 대치가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물¹과 ‘물²’ 는 다의어가 아니며 또 다의어에서 동음 어화한 의미 관계도 아닌, 처음부터 서로 다른 어원을 가진 동 음어였음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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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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