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그 실체와 저감 대책 방향
인천발전연구원 도시기반연구실 조경두 선임연구위원
글/구성: 임수연 ([email protected])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원
오승환 ([email protected])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Q. 미세먼지라는 개념이 대두된 시기는 언제 이며, 최근 들어 미세먼지가 이슈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먼지, 황사, 스모그 등은 일반인 입장에서 구분하기 어려운데, 이것을 1995년 ‘미세먼지’라는 환경행정의 용어, 법적인 용어로 규제를 시작했습니다. 1995년 이전에도 행정적으로 모든 떠다니는 먼지, 분진, 정확히 표현하면 ‘총부유분진(Total Suspended Particulates, TSP)’을 규제하고 목표도 정했습니다. 그런데 총부유 분진 중에서도 어디서 나오는지 불분명한 것들은 농 도가 높아도 낮출 방법을 찾기 어렵고, 우선은 건강을 해치는 것들에 집중하기 위해 총부유분진에서 구체화 된 것이 미세먼지입니다.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PM)는 PM 뒤에 10이나 2.5, 1.0 등의 숫자가 붙는데, 이 숫자들은 입자의 크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PM10은 ‘미세먼지’, PM2.5는 ‘초미세먼 지’로 번역하고, PM1.0은 아직 법적용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합의된 것은 없습니다.
1995년 미세먼지 PM10에 대한 관리목표를 제시 했는데, 그전에 규제대상이었던 TSP와 PM10의 근
본적인 차이점은 TSP 중 상당량은 우리 몸이 스스 로 스크린할 수 있어서, 인체에 실질적인 피해를 미 치지 않습니다. PM10은 공기역학적인 지름이 10마 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말하는데, 코털이나 기관지 같은 보호기관들을 다 통과할 만큼 작아서 폐에 쌓이기도 하고, 상처가 있을 때 더 낫지 않게 만들어 염증을 유발시켜 큰 병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후 20년이 지난 2015년부터 PM2.5를 규제하기 시작하여 공기 중 농도에 대한 목표설정 및 관리계획 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PM2.5 수준의 작은 입 자들의 상당부분은 연료 연소과정, 특히 경유 연소과 정에서 배출됩니다. 즉, 디젤자동차의 배출가스와 연소
야외조사
서울대학교에서 환경관리 전공으로 석사(1988년) 및 공학박사 학위 (1996년)를 취득한 후, 인천발전연구원의 개원멤버로 근무하기 시작 하여 현재 도시기반연구실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수도권 대 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제정부터 1, 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 본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과 성과평가 등에 적극 참여하여 2015년 환 경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한국대기환경학회 부회 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후 배출된 입자 주변에 또 다른 것들이 서로 엉겨붙어 서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건강에 더 나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PM2.5에 대한 정책적인 관심이 구체화되었습니다. 우선은 수도권의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수도권 특별대책을 2005년부터 시작 하였는데, 10년 정도 시행하고 보니 투자효과가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PM10이 다소 개선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환경부가 PM10보다는 PM2.5를 어느 수준까지 개선할 것인지 관리목표를 제시하게 되었고, 수도권 특별대책 2단계(2015~2024년) 계획 에서도 관리대상물질로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의 측정결과를 접할 기회가 많 아졌는데, 몇 해 전부터는 10월부터 갑자기 미세먼 지 농도가 높아지는 일들이 지속되면서 예년과는 다 른 현상이 나타나면서 PM2.5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게 되었습니다. 대개 황사가 봄에 오고 여름에는 오존농도가 높아지고, 겨울철에 먼지 등의 대기오염 농도가 높아지는 특성을 보여왔기 때 문에 가을에는 대기오염이 별로 심각하지 않았습니 다. 그런데 2013~2015년 더 이상 개선이 안되고 오 히려 좀 더 악화되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먼지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런던 차에 작 년 말 폭스바겐사건이 발생하고 금년 초에 지속되었 던 대기 중 먼지의 고농도 현상으로 말미암아 환경 부 뿐만 아니라 범정부차원에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 니다. 이와 같이 일련의 일들이 조금씩 서로 상승작 용을 일으켜서 ‘미세먼지’가 ‘심각한 문제’, ‘조속히 벗어나야 할 문제’ 등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선진국의 경우 PM1.0까지 관리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아 직도 나아가야 될 부분이 많이 남은 것인 지, 아니면 우리나라는 PM1.0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PM10에 대한 대책을 내 놓 고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규제할 필요가 없어서 규제를 안 하는 것은 분명 아니고, 환경행정을 통해 관리하고 규제하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① 측정할 수 있어야 하 고, ② 측정한 것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되어야 하고, ③ 줄이겠다는 목표와 그에 따른 정책수단의 도입에 대한 사회경제적 수용이 있어야 합니다.
조경두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PM2.5에 대한 측정분석 기술이 상당 수준 진전되 었지만 우리 내부의 기술수준이나 도입여건은 여전 히 제한요인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세먼지 를 줄일 수 있는 기술력을 보면 지금이라도 활용 가 능한 기술만으로도 상당부분 낮출 수 있습니다만 그 것을 도입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는 현 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미세먼지 등의 대기 오염 관리목표를 엄격히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의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특 정 국가에서 PM1.0을 규제 대상으로 공식화 했다는 것은 PM1.0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도 보편화되어 있고 PM1.0을 낮추어 일반국민들이 피해를 적게 받 으면 좋겠다는 사회적 합의도 확보되었기 때문에 그 에 따른 비용을 충분히 부담해야 한다는 국민들이나 산업체의 동의가 전제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좀 과하 지만 쉽게 얘기하면, 우리 국민들이 미국 국민들보 다 건강에 안 좋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공식적으로 허용되어 있는데, 이를 국민들도 용인하고 있고 국 가도 용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셈입니다.
Q. 또한 미세먼지에 관련된 국제기준, 선진국 기준과 우리나라의 현재 기준을 비교하면 어떤지요?
모든 국가가 보편적으로 따르고 있는 기준으로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 정도면 건강피해가 최소가 된다고 간주하는 ‘WHO 권고기준’이 있습니다. 이 권고 기준은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WHO는 우선 미세먼지 에 대한 잠정목표를 몇 단계로 나누고 제시함으로써, 이를 순차적으로 달성해 나가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것이 WHO 잠정목표 1, 2, 3 입니다(표1 참고). 우리 나라는 가장 느슨한 잠정목표 1보다는 다소 엄격한 ‘잠 정목표 2’를 대기환경기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PM10 환경기준은 WHO의 잠정목표 2 에 해당하는 일평균 100㎍/㎥인데 미국은 PM10에 대 해서는 잠정목표 1에 해당하는 150㎍/㎥로서 우리보 다 느슨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PM2.5의 일 평균 환경기준은 잠정목표 3에 해당하는 35㎍/㎥로서 우리보다 더 엄격합니다. 즉,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PM10은 좀 느슨히 관리하고 건강에 직접적인 피 해를 주는 PM2.5는 더욱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PM1.0까지도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PM10의 관리목표만 보면, 일본이나 홍콩이 우리와 비슷한 수 준이며 호주와 EU는 WHO의 권고기준인 일평균 50
㎍/㎥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그림 1 참고).
PM2.5의 경우도 유럽 국가들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WHO의 권고기준인 일평균 25㎍/
㎥, 연평균 10㎍/㎥을 환경기준으로 정하고 있습니
표 1 : 미세먼지에 대한 WHO 권고기준과 잠정목표
자료 : 인터뷰 시 제공받은 자료임
구분 PM2.5(㎍/㎥) PM10(㎍/㎥)
각 단계별 연평균 기준 설정시 건강영향
연평균 일평균 연평균 일평균
잠정목표1 35 75 70 150 권고기준에 비해 사망 위험률이 약 15% 증가 수준 잠정목표2 25 50 50 100 잠정목표 1보다 약 6%(2~11%) 사망위험률 감소 잠정목표3 15 37.5 30 75 잠정목표 2보다 약 6%(2~11%) 사망위험률 감소
권고기준 10 25 20 50 심폐질환과 폐암에 의한 사망률 증가가 최저 수준
실정인데, 한국보다 느슨하거나 비슷한 환경기준을 갖는 나라가 많지 않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일평균 35㎍/㎥, 호주는 굉장히 엄해서 유럽과 비슷한 25㎍
/㎥까지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PM2.5 환 경기준이 우리보다 느슨한 나라는 홍콩이나 중국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중국의 미세입자 영 향권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지만, 자국 내에 경유자 동차와 화력발전소 등 PM2.5 배출원이 밀집되어 있 어 유럽처럼 엄격한 배출기준을 운영하기 어려운 여 건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림 2 참고).
Q. 국내의 경우 현재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원들의 조사, 분석, 대책마련 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요?
일단 공기 중 먼지의 농도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전 국적으로 317여개의 측정소에서 거의 상시적으로 매 시간 농도를 측정하여 우리나라 전체의 오염정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PM10의 경우 규제관리를 1995 년부터 해왔기 때문에 그 때부터 측정해 오고 있고,
최근 들어 측정장비 도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특수목적의 측정소들이 있는데, 도로변 측정소와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보기 위한 소 위 ‘배경농도측정소’ 등이 있습니다. 제주도 고산, 백 령도 등에 측정소가 위치하여 우리 도시 내부가 아 닌 원격지의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내부 배출원의 영 향을 받지 않은 상대적으로 깨끗한 농도를 측정하는
‘국가배경측정소’라고 합니다. 이 곳에서의 기준농도 수준(baseline)이 예전에 비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외부 영향도 있고 그 지점에서 거꾸로 우 리 내부 배출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중국, 일본과의 환경 협약에 의해 LTP(Long-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ants in Northeast Asia)라고 해서 장거리 이동하는 오염물 질을 측정하기 위해 중국, 일본, 한국의 각 몇 지점에 집중측정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집중대 기측정소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목적으로 운영되 고 있으며, 3개국의 오염농도 변화특성과 서로 주고받 는 영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온성 물질과 중금속 물 질까지 포함하여 측정항목이 훨씬 많습니다.
자료: 인터뷰 시 제공받은 자료임 그림 1 : PM10의 대기환경기준 비교
잠정목표1
잠정목표2 잠정목표3 권고기준 160
140 120 100 80 60 40 20 0
PM10(㎍/㎥)
한국 100
미국 150
일본 100
호주 50
홍콩 100
중국 150
EU 50
국가
자료: 인터뷰 시 제공받은 자료임 그림 2 : PM2.5의 대기환경기준 비교
잠정목표1
잠정목표2
잠정목표3 권고기준 80
70 60 50 40 30 20 10 0
PM2.5(㎍/㎥)
한국 50
미국 35
일본 35
호주 25
홍콩 75
중국 75
국가
그리고 규제 및 대책 마련을 위하여 대기질관리정 책지원시스템(Clean Air Policy Support System, CAPSS)을 구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발전소, 자동 차, 건설기계, 농기계, 항만, 소각장 등 각 배출부문 별로 배출 정도를 데이터베이스(DB)로 생성, 관리하 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배출계수나 산정알고 리즘의 경우 배출비중이 클수록 우리 고유의 것을 사용하고, 배출빈도가 적거나 기초적인 자료가 확보 되지 않은 경우에는 유럽이나 미국 등 외국자료를 차용하여 배출량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CAPSS에 근거한 모델링을 통해 시뮬레이션하여 각 지역에서 측정한 오염도와 견주어, ‘이 지역에서 이 정도의 오 염이 나타나는 것은 특정 배출원의 영향이 어느 정 도 되겠다’ 그런 추정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요한 배출원에 대하여 상시적으로 감시 하는 시스템인 TMS(TeleMetering System)를 갖추 고 있어서 대규모 사업장, 발전소 굴뚝에서 배출되 는 배출가스의 오염 정도를 계속 측정하여 한국환경 공단의 서버에 실시간으로 전송함으로써 특정 배출 구에서 배출허용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실시간으 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도권의 대형 배출 원에는 업체별로 1년 동안 허용되는 배출허용총량이 할당되어 있어서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경제적 부담 을 갖도록 합니다. 대형사업장의 경우는 이와 같이 조금은 체계적인 틀을 갖추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 나라 전체 굴뚝개수에 비하면 아주 적은 규모로 TMS가 구축되어 있습니다.
Q. 미세먼지 문제는 국민들 모두에게 직접적 으로 피해를 입히는 사회문제로 볼 수 있 습니다. 이러한 공공적인 성격을 띤 문제들 을 해결하는데 있어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
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추 진하는 방법 vs 규제(간접/직접)를 통해 문 제를 해결하는 방법)
원론적으로 국가의 역할은 모든 국민들이 쾌적하 고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소위 헌법에서 보 장하는 환경권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 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을 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들은 결국 정책의지이고, 정책의지는 대 다수 국민들의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예 를 들면 휘발유가격이나 경유가격이 올라도 좋으니 적게 사용하고 환경투자를 할 수 있도록 내가 양보 하겠다는 생각이 전제되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배출하는 입장을 봐야하는데, 현재 한 국의 사업자들은 시설 내부의 오염배출을 최대한 줄 여보려는 스스로의 책임보다는 법에서 정해준 수준 을 절대로 초과하지 않아 경제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사실 대기 환경보전법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보면 예외조항 이 참 많습니다. 규제목표를 불가피하게 명문화 하 였지만 어떻게든 예외에 포함되어 좀 더 유예받거나 좀 더 느슨한 목표를 적용받기 위한 영역과 그에 상 응하는 조치가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벤치 마킹을 위해 외국으로 나간 한국 공무원이나 전문가 들의 ‘사람들이 법을 잘 안 지킬 때는 어떻게 했느냐’
라는 흔한 질문에 대한 공통적인 대답은 표현이 다 소 다를 뿐, ‘불법행위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정책 적 고려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 그냥 벌을 주고 불이 익(penalty)을 주면 될 뿐, 그것에 대해서 어떤 정책 적인 예외나 특혜를 만들지 않는다’는 골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국가의 책무는 ①목표를 정해주
할 수 있고 국민들도 수긍할 수 있는 정도이고, 행정 에서도 정말 그것을 지킬 수 있도록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그 수준의 목표를 찾아 정하고, ②그런 목표가 정해지면 목표달성 여부를 매우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인프라를 갖추고, 그 결과에 대해서 이행평가를 제대로 해줘 야 합니다. ③그 다음에는 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티 브를 주거나 불이익을 주는 정책적 피드백이 분명해 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적절하고 명확한 목표 설정, 공정한 모니터링과 평가기반 구축, 평가에 따 른 엄정한 조치 등이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인 동 시에 최우선으로 준비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정부가 최근 발표한 미세먼지 관련 대책(미 세먼지 관리 특별대책(6월 3일 발표), 세부 이행계획(7월 1일 발표)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국대기환경학회를 통해 내놓은 정부의 미세먼 지 관리 특별대책에 대한 의견은, 큰 원칙이나 방향 성에 대해서는 환영하고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사항 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아쉬움이 많다는 표현으로 요 약할 수 있겠습니다.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기약없 는 시간으로 뒤로 미뤄진 것들, 논의는 하겠다고 했 지만 그 논의 결과가 언제쯤 현실이 될지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아서 아직 많은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책에서 예전과 크게 달 라진 정책적 접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폭 스바겐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배출가스검사를 예전처 럼 실험실 조건에서 하기 보다는 실도로 운행조건에
우 전향적이고 평가받을만 합니다. 국산 자동차에는 그런 문제가 없었던 것인지에 대한 접근방향보다는 정책 천명에 따른 구체적인 후속조치들을 어떻게 가 져갈지 조금은 기대를 하며 기다려 볼까 합니다.
그 다음에 발전소 일부는 폐기하고, 일부 발전소 는 성능개선(retrofitting)을 많이 해서 배출하는 오 염물질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도 후속적으로 7월 에 나온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를 보면 진짜로 그런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들이 없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30년 이상 경과된 발전소는 사 실 그 당시 환경기준도 엄밀하지 않았고, 현재의 연 소효율도 별로 안좋고 방지시설을 투자해서 오염물 질을 줄이기 위해 투자한 만큼 투자효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발전사업자에게도 애물단지였을 것입니다. 결국 이번 대책을 통해서 그 애물단지들을 단지 희생양으로 던져놓고 ‘우리가 할 바를 다 했다’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입니다. 가동 된 지 20년이 채 안된 발전소들에 대해서 대규모 성 능개선 (retrofitting)하여 어느 수준까지 배출삭감 을 할 수 있을지, 얼마의 비용을 어떤 스케줄로 투자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성이 후속조치를 통해 설득력 있게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큰 원칙 에 비해 구체적인 내용들을 좀 더 기다려 봐야겠다 고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특별대책이라는 것이 굉장히 단기적으로 나 온 작품이다 보니 그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의구 심이 계속 남아 있고, 특히 환경부가 아닌 타 부처가 주도적으로 해야 되는 일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실천력이 담보되는지, 그리고 내년 대선 후에도 정 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지켜봐 야 할 것 같습니다.
Q.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질 개선을 위해 많은 연구를 수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 금까지 연구 및 활동하시면서 느낀 애로사 항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개선점은 무엇인 가요?
지금까지 해왔던 연구들이 정책에 관련한 분야이 기도 해서 자주 접하기도 했고 그래서 아쉬움이 크 게 남는 부분은, 정책적 관심에 대한 지속성과 일관 성입니다. 많은 분들이 예산 탓을 많이 하시는데, 환 경은 국토, 교통, 산업 부분에는 비할 바도 아니고, 환경부 내에서도 물, 폐기물, 자연환경을 관리하는 부서에 비하면 예산규모도 훨씬 작습니다. 이는 대 기가 갖고 있는 고유한 속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수 질오염문제는 정수처리장, 하수처리장을 만들거나 하수관거 설치, 고도처리시설을 만드는데, 결국은 시설물에 대한 투자입니다. 그리고 폐기물의 경우도 폐기물소각장, 폐기물 재활용시설, 열병합을 해서 에너지로 바꿔주는 조치 등도 대부분 시설투자입니 다. 자연환경에 대한 부분도 비슷합니다. 공원을 만 드는 것은 결국 국유지가 아닌 개인사유지를 수용하 거나 토지배상해서 공공용으로 사용용도를 바꾸는 것이니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대기오염물질 은 불특정한 여러 장소에서 조금씩 공기 중에 배출 되고 나면, 일단 배출된 것을 어떻게 할 방법은 없습 니다. 결국 대기환경관리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규 제나 인센티브를 부여해서 배출자 스스로 어떤 행동 이나 활동을 통해 오염물질 배출을 관리하거나 억제 하도록 해야하는 정책의 영역일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지나치게 기초자료가 부족합니다. 한편 으로는 지금까지 대기환경관리의 역사가 짧고 투자 의 한계도 없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금
까지 10년, 15년 이상 지속적으로 관심갖고 기초자 료에 투자를 해왔다면 훨씬 더 양질의 데이터베이스 와 양질의 모니터링 인프라가 갖춰졌을 것 같은데, 정책 일관성의 부재로 정부나 장관이 바뀌면 그 분 들이 강조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옮겨가는 모습들은 반복해 왔던 것 같습니다.
환경부분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측면에서 보면 국 민들이 선입견을 많이 갖고 있는 분야인 것 같습니 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 한 기초자료에 근거해서 대기환경 정책을 펴왔다기 보다는 상당 부문 논리적인 비약을 통해서, 아니면 기초자료는 전혀 도외시한 정책적인 물결을 통해 일 들을 추진하고 대외적인 약속을 해왔던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일상생활에서 어떤 대 기오염, 어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나 사실(fact) 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좀 더 많아지고 내용에 대한 좀 더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미 세먼지를 포함한 대기환경에 관한 정보들이 조금씩 쌓이고 많이 노출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비난도 받 고, 사회적 이슈가 될 만큼 논쟁도 이루어지는 과정 을 통해서 국민들이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를 제대 로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현재 미세먼지를 포함한 환경분야를 연구 하고 있는 후배 연구자들이나 이 분야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 야기가 있으신지요?
제가 환경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현장을 통해 얘기 하고 조사하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느 끼는 것은 ‘환경은 말 그대로 문제해결을 위한 연구 이고 학문이다’라는 생각입니다. 결국 문제가 무엇
으면 목표가 없는 난파선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하고 있는 노력이 환 경문제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고, 얼마만큼 문제해결 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 가 있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생각 중의 하나는 환경문제가 대부분 선 의(善意)로 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어떤 사회경제적인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 아니면 원래 있었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서, 아니면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자 하는 아주 숭고한 뜻으로부터 시작된 것들이 환경문제라고 생 각합니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이 있었기 때문에 본 격적인 대기오염이 발생하게 되었고, 프레온가스가 1930년대 개발되었을 때에는 냉장고, 에어컨 등과
륭한 성과였지만, 40~50년 지난 후에 성층권 오존 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런 것처럼 다른 문제로부터 시작된 것,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작된 것이 시간이 지난 후 예상 치 못했던 문제, 이것이 저는 환경문제라고 생각합 니다. 그래서 조금 전에 내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그것을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내가 했던 그 결과, 내가 주장했던 어떤 의견, 내가 제시했던 정책적인 대안이 또 다른 문제를 어딘가에서 만들고 있지 않을까’하는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도 계속 필 요하다는 것으로 이해 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를 만드는데 스스로 일조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그럴 수 있는, 환경문제의 고유한 속성 때문에 겸허 한 태도는 항상 간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당부를 하자면, 환경연구는 문제해결 형 학문이라는 속성 때문에 그 대상이 결국 현장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때 공부를 시작할 때 들었던, 그리고 지금까지 기억을 하고 있는 얘기 중의 하나가 ‘현장을 공부하는 사람은 구두가 절대 로 반짝거려서는 안된다’였습니다. 그러니까 항상 먼지구덩이라도 뛰어다니면서 현장의 상황을 담고, 거기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항상 귀기울이 고, 거기에서 얘기는 못하지만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동식물들이 보여주는 자연의 메시지 하나하나 를 가벼이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 니다. 저도 잘 실천하지 못하지만 잊지 않으려고 하 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만약에 이런 것들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환경을 연구하는 기쁨보다는 오히려 엄청난 스트레스에 짓눌리게 되지 않을까 싶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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