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HS 보고서
96 국토 제456호(2019. 10)
한 도시와 지역의 성장과 번영은 시대의 새로운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사람 의 집단, 즉 혁신계층에 달려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지식의 공유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 할 수 있는 역량이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며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창의적 공간이 도시와 지역 성장의 핵심요인 임을 리처드 플로리다는 그의 책 ‘도시와 창조계층’(Cities and the Creative Class)에서 강조한다. 혁신계층에 의한 도시와 지역의 성장은 단순한 일자리와 임금, 소득수준의 향상이 아닌 질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혁신계층이 지닌 인적자본의 긍정적 외부효과가 지역경제 구조의 변 화를 야기하고 성장과 번영을 이루는 토대의 질적 전환을 만들어내며, 도시와 지역의 새로운 발전경로를 창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정책적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혁신성장은 혁 신계층이 그 중심에 있다. 과거 시장에 대한 접근성, 거래 비용 절감, 자본 주도의 기술혁신 등 생산성과 효율성으
로 설명되어 왔던 산업의 군집과 도시의 성장에 관한 양 적 · 물리적 측면의 전통적인 지역산업 정책은, 질적이며 비물리적 측면의 형태로 전환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 고 있다. 이는 산업화 시대의 대량생산체계에서 적용되어 왔던 표준화된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 아니라 전문화된, 그리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수요자 중심 정책을 의미한다.
따라서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첫째, 혁신계층은 그들의 입지를 결정 하는 데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둘째, 혁신계층은 어 떠한 과정과 협력체계를 통하여 그들의 아이디어를 새로 운 것으로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 과정 중에 정부가 정책 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인가? 셋째, 혁신계층 은 그들의 활동을 확장하는 데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이 보고서는 혁신성장을 이끄는 혁신계층의 핵심적 활동인 기술형 제조창업을 대상으로 방대한 기업데이터 분석과 현장조사를 통해 위 질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고용뿐만 아니라 다양성과 혁신성을 촉진 김동현 | 부산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email protected])
혁신성장을 위한 창업 · 혁신생태계 네트워크의 구축방안 제안
창업·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한 산업입지 전략 연구
New Industrial Location Strategies for Building an Innovative Entrepreneurship Ecosystem
조성철, 남기찬, 장철순 지음
97 하여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전환시킬 수 있는 혁신성장
의 핵심동인으로 기술형 제조창업을 설명한다. 중견기업 이나 연구기관으로부터 파생되는 분사형 창업이 지배하 던 과거의 제조창업에 비해 기술형 제조창업은 낮은 기술 적·재무적 진입장벽, 개인 창업가 중심의 구조, 그리고 단 일한 정책 지원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연결되어 창업활동을 지원하는 생태계적 환경 특성을 가진다. 3D 프린터와 같은 디지털가공장비가 시제품 제작비용을 크 게 낮추고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게 만들고 있으며, 아두이노와 같은 하드웨어 오픈소스가 공유되면서 일반 인의 R&D 진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또한 소셜네트워 크를 통한 크라우드펀딩은 창업가에게 초기자금과 시장 피드백을 수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 에서 기술형 제조창업에 창업생태계가 부상하고 있으며, 어떠한 창업생태계가 구축되어 있는지에 따라 혁신계층 이 입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첫 번째 질문인 혁신계층의 입지, 즉 기술형 제조창업 과 관련된 입지에 대해 2,905개의 기업을 분석하여 네 가 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규모와 성장성이 높은 기술업종 의 성숙기 창업기업은 산업단지에 입지하고 있으며, 제조 공정의 아웃소싱 비중이 높은 전자·의료·전기 분야의 창 업기업은 테크노파크와 지식산업센터에 입지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또한 혁신성과 R&D 투자비중이 높은 초기단 계 창업기업은 창업보육센터에, 식료품·섬유·인쇄 등 연 구개발 투자비중이 낮은 성숙업종 창업기업은 개별입지 의 특성을 보인다. 특히 418개 기술형 제조창업기업에 대 한 설문조사를 통해 제조공정을 자체 소화하는 기업일수 록 제조공간의 확장성, 부품조달망, 연관업체 집적, 낮은 임대료 같은 생산조건을 입지결정에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SW·서비스·브랜드에 집중하는 무공정 제조업체 는 배후지역의 정주환경과 숙련인력 확보가능성을 중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질문인 혁신계층의 협력체계에 대해서는 입지
유형별 창업·혁신생태계 네트워크 구조 및 특성을 분석하 여 기술형 제조창업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역별 주요 경 로와 문제점, 경로별 정책방향을 제시한다. 기술형 제조 창업은 산업단지형 창업생태계, 캠퍼스형 창업생태계, 도 심부 창업생태계로 구분되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다른 창업의 경로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제시한다. 수도권은 메이커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비수도권은 대학 내 보육기 관과 산단 내 보육기관을 중심으로 기술창업의 경로를 형 성하고 있음을 분석했다. 또한 현장조사를 통해 창업·혁 신 생태계의 구조를 유형별로 분석한 후, 국내 기술창업 생태계의 문제점도 제시했다.
세 번째 질문인 혁신계층이 그들의 활동을 확장하는 데 필요로 하는 정책방향에 대해 이 보고서는 산업단지를 거 점으로 한 지방창업생태계 육성, 캠퍼스 산업단지 조성, 그리고 도심 기술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복합산업공간 조성 등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정책방향을 실현하 기 위한 제도 개선방안으로 산업단지 (가칭)혁신성장센터 공급, 산단 내 임대형 표준공장 확대공급, 산업단지 고숙 련·청년인력 유입을 위한 정주환경 개선, 산업입지법 개 정을 통한 대학부지 내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 허용, 건축 연면적에 따른 도시첨단산업단지 기준면적 재정립, 도시 첨단산업단지 단일건축물 내 복합용도 허용, 산업단지 사 업시행자의 건축사업 허용 유연화, 도시첨단산업단지 감 정가 공급 및 창업인프라 투자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혁신성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술형 제조창업 활동의 바탕이 되는 창업·혁신생태계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활동 유형에 따라 제안하고 있다. 기술형 제조창업 기업의 데이터와 설문조사, 현장조사 등을 이용해 체계적이고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혁신성장을 위해 현장에서 요구되는 목소 리와 과학적 분석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책대안으로 연결 하고 있다. 향후 제안된 다양한 제도적 개선방안이 정책 에 반영되어 혁신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